책 소개
오늘 시인은 바람을 쓴다. 바람은 나 세상에 올 때 불더니 아직 불어주는 바람 오늘까지 살아 있는 끝까지 지고 가는 바람, 5분간만 숨 쉬지 못 하면 죽는 것을 아무도 얘기하지 않네, 바람의 고마운 이야기를 시인은 지금 세상에 심는다. 심지 않고 거두려는 사람들에게 시인은 말한다. /어디서 불어오나? /날 깨우고 가는 바람아/ 생명을 깨우고 잠을 깨우고, 숨통을 깨웠지 /그 바람 할미꽃을 만지고 가는 구나/ 누구랄지 편애하지 않고 공평한 바람을 한 없이 퍼주는 창조주 하나님, 바람은 잠근 문 까지 열고 들어가 코에 대주는 생명의 무한한 이야기는 끝이 없네, 멈추지 않네, 멈추면 세상 끝인가? (……) “갑자기 꽃샘추위를 몰고 불어온 바람 앞에/ 새싹들 놀라 고개 숙이네” 식물은 기후여건에서 잠시 벗어날 수 없다. 절대조건에서 생사가 달린 생존의 문제, 사람 또한 먹지 않고 숨 쉬지 않고 살 수 없는 아득한 삶이다 아는 것은 무엇이며, 모르는 것 또한 무엇인가? 그것을 모르고 잘난 줄 알았구나, 글 쓰는 순간은 가장 진실한 나를 만든다. 과거의 나, 현재의 나를 살피면서 앞으로 닥칠 일은 깜깜해도, 과거의 나는 어느 때 어느 곳에서 감성이 되살아나며 맺힌 마음의 슬픔과 기쁨이 그대로 드러난다. 나의 어리석음까지도 선명하게 그려진다.
내 마음엔 늘 진두지휘하는 양심이라는 주님 계셔서 밤 놔라 배 놔라 주님이 강요하신다. 맑은 빛으로 소금으로 살라 하시는 연습은 매일 진행되는 일과다. 그게 생활이다. 글 쓰는 일은 작가에겐 작업이자 일상이다. 독자의 성향은 달라도 학습에서 생활 속에서 유기적으로 이뤄지는 또 다른 생활이다. 살아가는 동안 목적의식을 나름대로 정한다. 그 목적에 충실한 자만이 목적에 도달하는 것은 당연하다. 읽고, 생각하다 쓰는 습관으로 발전한다. 쓰는 습관은 자연스럽게 점차 향상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자연스러운 결과다.
― 글밭(시인)
작가 소개
김남주
경상북도 봉화 산골 소녀로 자라난 김남주 시인은 평범한 삶을 살다가 비교적 뒤늦은 나이에 시를 배우게 되었다. 경기도 과천에서 문학활동을 하며 몇 권의 동인지에 시를 발표하기도 했다. 최근 세종시로 이주하게 되었는데 평생 시를 가까이 하고 마지막 삶의 친구로 여기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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