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아침 우포」는 이 나라 최대의 자연내륙습지 우포늪을 노래한 명편이다. 우포늪의 첫인상을 이 시는 “큰 화첩 넘긴 첫 장”이라 운을 뗀다. 이어서 “수묵빛 쪽배 한 척”과 장대를 짚은 사람의 모습이 멀리 보인다. 지금 막 쪽배는 어디론가 이동하려는 듯 삿대를 물 깊이 찔러 넣고 있다. 시인은 이 장면을 두고 “장대로 세월의 깊이 조심스레 재고 있다”라고 노래한다.
물활론의 정수는 둘째 수이다. “찾아든 진객”은 다름 아닌 황로黃鷺이다. 황로의 삔 발목에 침술을 시술하는 한의원의 주인은 가시연이고, 가시연의 둥글고 큰 잎은 진귀한 손님인 황로를 위해 내놓은 맷방석이다. 때마침 아침 햇살도 찜질로 부기를 빼주려는 듯 온도를 높여가기 시작한다. 무엇보다 동화적 설정이 전혀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멋스럽고 재미있다. 이 대목은 시인이 빼어난 동심의 소유자임을 잘 보여준다.
작가 소개
경남 김해 출생
1990년 《문학세계》 신인상 및 1991년 《시조문학》 천료
시조집 『화포리에서』, 『늘 바라보는 산』 외
동시조집 『둠벙에 살던 물방개』 외
성파시조문학상, 부산문학대상 등 수상
한국문인협회, 부산문인협회, 한국시조시인협회, 오늘의시조
시인회의, 부산여류시조문학회, 국제시조협회 회원
현재 부산시조시인협회 회장
목 차
1부 아침 우포
목련 /서재에 갇힌 바다 /천칭 /기상대 분소 /아침 우포 /비슬산 참꽃 /십육만도자대장경 /2020 실종된 봄 /눈부처 /개명 /들똥 /폐교의 가을 /가을 동화 /경주 주상절리 /겨울 강
2부 광안리 탱고
복천박물관 /광안리 탱고 /희망온도계 /몰운대 /결행의 꿈 /동래학춤 /해운대 밤바다 /겨울 한국화 /볕뉘 /지각한 봄 /오월 장미 /오륙도 /눈웃음 행로 /가을 청도 /인동초
3부 가을 미사
가을 미사 /여성배려칸 /유등 /비망록에 적힌 동화 /수화의 우주 /고로쇠나무 /검정 비닐봉지 /복수초 /찔레꽃 /가을 동심 /단풍들은 /자장매 /취업 박람회 /멸치후리
4부 담쟁이
고려모자합 /어머니의 유훈 /담쟁이 /민통선 안부 /거리두기 /반구대 암각화 날다 /질경이 /꼬마 민들레 /새해 첫날 /놀이터 /여름 소묘 /섣달그믐 이후 /이팝꽃 /대금산조
5부 대설 앞에서
해바라기 /대설 앞에서 /서운암 한지 /동래산성에서 /왈츠 추듯 /숲길을 걸으며 /옹기종기 /독백 /마트에서 길을 잃다 /놀이터 느티 /사랑을 연주하다 /해묵은 과수원 /눈 온 아침 /2020 제야 /해설_조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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