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다큐멘터리 사진 안에는 온갖 다양한 역사학자, 철학자, 사회과학자, 이야기꾼, 인문학자들이 다 들어 있습니다. 루카치도 들어 있고, 헤이든 화이트도 들어 있고, 긴즈버그도 들어 있고, 푸코도 들어 있는데... 그중 압권은 레비 스트로스로 봅니다. 참여관찰이지요. 대상 속으로 들어가되, 그들 속에서 공기와 같이 보이지도 느끼지도 못한 채 하나로 융화되는 거지요. 거기서 어떤 사진가는 까르띠에 브레송 같이 표현을 하고, 어떤 사진가는 로버트 프랭크 같이 표현을 하고 어떤 사진가는 유진 리차즈같이 표현을 하지요. 사진가 조문호는 레비 스트로스 같이 참여관찰을 하는 사진가이면서, 브레송이나 프랭크 같이 스케치나 장면 포착과 같은 방법을 택하지 않습니다.
조문호는 브레송이나 프랭크와는 다른 사진을 찍지만, 그렇다고 리차즈 같이 자극적이고 감각적인 사진을 찍지도 않습니다. 그저 있는 그대로, 우리 눈이 보는 그대로 찍습니다. 대상이 마음 문을 열 때까지 카메라를 들지 않는 건 리차즈와 같지만, 사람의 눈을 맞추고 셔터를 누르거나 그게 아니다 싶으면, 그 사람을 감춰줍니다. 오로지 모든 초점은 그 대상, 사람에 있습니다. 카메라도 그저 그런 똑딱이, 화려한 이론도 없이... 그저 사람을 존중하는 사진을 찍습니다. 조문호가 현장에 들어가는 것은 사진을 찍으러 들어간 게 아니고, 그들과 함께하러 들어가는 겁니다. 사진은 삶을 함께하는 하나의 방편입니다. 사진이 종이고 사람과 함께 하는 삶이 주라는 이야기입니다.
5년간의 참여관찰-관찰보다는 참여에 방점이 있습니다-로 찍은 그 사진이 나옵니다. 동자동 사람들을 담은 『노숙인 길에서 살다』(이숲 출판사)... 한국 사진사에 큰 족적이고, 이정표가 되리라고 확신합니다.
- 이광수(부산외대교수, 사진평론가)
작가 소개
지은이 : 조문호
조문호(1947-)는 사람만 찍는 다큐멘터리 사진가다. 청량리 사창가 여인, 강원도 산골 농민, 인사동 풍류객, 장터꾼, 쪽방촌 빈민을 렌즈에 담아왔다. 찾아가 촬영한 것이 아니라 현지에서 그들과 함께 살면서 작업해왔다. 이 책의 집필을 위해서도 쪽방촌에서 5년간 살았다. 『월간사진』, 『한국사협』, 『삼성포토패밀리』 편집장으로 일했으며, 1995년부터 10년간 「한국환경사진가회」 회장을 역임하며 우리나라 자연환경 기록에도 힘썼다. 현재 동자동 쪽방촌에 살며 빈민의 삶을 기록하고 있다.
개인전으로 아시안게임(1986), 동아미술제 초대전(1987), 민주항쟁(1987), 전농동 588번지(1990), 불교상징(1994), 전통문양 초대전(1995), 동강 백성들(2001), 태풍 루사가 남긴 상처(2002), 두메산골 사람들(2004), 인사동 그 기억의 풍경(2007), 신명 설치전(2008), 산을 지우다(2008), 인사동, 봄날은 간다(2010), 장날, 그 쓸쓸한 변두리 풍경(2015), 청량리 588(2015), 사람이다(2016), 산골사람들(2018) 등이 있다.
출판 서적으로 『청량리 588 사진집』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천상병 사진집』 『인사동 이야기 사진집』 『두메산골 사람들 사진집』 『동강 백성들, 포토 에세이』 『불교 상징 사진집』 등이 있고, 공저로 『우포늪』 『동강』 『낙동강』 『서울환경』 『한국불교미술대전』(전7권) 등이 있다.
동아미술제에서 연작 「홍등가」로 대상(1985), 아시안게임기록사진 공모전 대상(1986)을 각각 수상했다. 또한, 강원다큐멘터리 작가(2002)로 선정됐으며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2018)을 받았다.
목 차
프롤로그 : 노숙인과 쪽방촌 빈민들의 눈물겨운 삶 5
1부 : 그들에게 빛을 19
2부 : 지옥의 계단 97
3부 : 노숙인의 삶에 귀 기울이라 175
에필로그 : 코로나는 없는 자에게 더 가혹하다 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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