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묘지

고객평점
저자폴 발레리
출판사항민음사, 발행일:2022/01/20
형태사항p.114 A5판:21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37475566 [소득공제]
판매가격 10,000원   9,000원  (인터넷할인가:10%)
포인트 450점
배송비결제주문시 결제
  • 주문수량 

총 금액 : 0원

책 소개

“나는 기다렸다. 내 작품도 기다려 왔다. 발레리의 시를

읽었을 때 그 기다림이 끝난 것을 알았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삭막하고 씁쓰름한 의식의 궤적 끝에 부드러운 관능이 있다.” ―김현(불문학자)


● 프랑스 상징주의의 대미를 장식한 시인


20세기 프랑스 상징주의의 대미를 장식한 폴 발레리의 시집 『해변의 묘지』가 민음사 세계시인선 56번으로 출간되었다. 샤를 보들레르에서 시작하여 스테판 말레르메, 아르튀르 랭보에 이어 프랑스 상징주의 시 계보를 이은 폴 발레리는 20대 때 말라르메와 서신을 주고받으며 시인으로서 자질을 인정받았다. 특히, 말라르메는 「나르시스는 말한다」를 읽은 후에 서신을 통해 “당신의 시에 매혹되었소. 계속해서 그 희귀한 톤을 지키시오.”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잘 있거라, 나르시스여…… 죽어라! 이제 황혼이다.

내 가슴의 숨결에 내 형태는 물결치고,

덮어 가려진 창공을 가로질러, 울며 가는

가축들의 아쉬움을 목동의 피리가 조율한다.

하지만 별이 불 밝히는 독한 추위의 수면에서,

완만한 안개 무덤이 생기기 전에,

숙명적인 물의 정적을 깨뜨리는 이 입맞춤을 받아라!

희망만으로 이 수정을 망가뜨리기에 충분하다.

잔물살이 몰아내는 숨결로 나를 호리니,

내 입김이여 가냘픈 피리를 생동케 하라

가벼이 피리 부는 이도 내겐 너그러울 것이니!……

―「나르시스는 말한다」, 『해변의 묘지』에서


발레리는 시를 사유 방법의 하나로 여겼다. 인간성을 지고(至高)의 위치까지 올려놓는 것은 바로 의식의 명확성이라고 생각했던 발레리는 의식이 어디까지 명확해질 수 있는지에 대한 탐구를 평생 이어 나갔다. 끝까지 사고를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고통과 환희를 동시에 느꼈던 발레리는 시에서도 이와 같은 생각을 드러냈다.


어디로 가니? 죽음으로.

어떤 조치가 있겠는가? 그만두기,

개 같은 팔자로

더 이상 되돌아가지 않기.

어디로 가니? 끝장내러 간다.

무얼 할 것인가? 죽음.

―「제쳐 놓은 노래」, 『해변의 묘지』에서


발레리는 심적 위기를 겪으며 문학을 포기할 뻔하기도 하고, 말라르메의 죽음을 계기로 시와 이별한 20년간의 공백도 있었다. 그러나 산문 「레오나르도 다빈치 방법론 입문」, 「테스트 씨와의 저녁」을 통해 깊이 있는 사유를 보여 주었고, 1917년에는 장시 「젊은 파르크」를 발표하며 문단의 호평과 명성을 얻었다. 시, 산문, 논문, 평론 등 다양한 저술 활동을 펼쳤던 발레리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지식인이자 시인으로 자리 잡았다.


● 비관의 회복, “바람이 인다!…… 살려고 애써야 한다!”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애송되던 「해변의 묘지」는 폴 발레리가 고향 세트에서 영감을 받아 죽음에 대해 적은 시다. 세트의 공동묘지에 묻힌 발레리는 자신의 묘비에 「해변의 묘지」 1연의 마지막 두 행 “신들의 정적에 오랜 시선을 보냄은/ 오 사유 다음에 찾아드는 보답이다!”를 새겼다.

「해변의 묘지」는 발레리가 삶과 죽음에 대해 사유하는 방식과 사유를 통해 점차 또렷해지는 의식을 보여 준다. “단 한 숨결 속에 요약되는, 시간의 신전,/ 이 순수경에 올라 나는,/ 내 바다의 시선에 온통 둘러싸여 익숙해진다./ 또한 신에게 바치는 내 지고의 제물인 양,/ 잔잔한 반짝임은 심연 위에/ 극도의 경멸을 뿌린다.”라며 삶을 비관하던 시인은 사유의 격랑 끝에 살아야겠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바람이 인다!…… 살려고 애써야 한다!

세찬 마파람은 내 책을 펼치고 또한 닫으며,

물결은 분말로 부서져 바위로부터 굳세게 뛰쳐나온다!

날아가라, 온통 눈부신 책장들이여!

부숴라, 파도여! 뛰노는 물살로 부숴 버려라

돛배가 먹이를 쪼고 있던 이 조용한 지붕을!

―「해변의 묘지」, 『해변의 묘지』에서


이런 발레리의 비관과 삶의 의지로의 회귀는 윤동주를 비롯한 많은 시인들의 사랑을 받은 원동력이 되었을 것이다. 지브리스튜디오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역시 발레리의 시 「해변의 묘지」에서 영감을 얻어 은퇴작 「바람이 분다」를 만들어 일본 청년들에게 위로를 주고자 했다. 불완전하고 흔들리는 사유와 삶의 끝에서 발레리가 주는 “살려고 애써야 한다”는 위로는 냉혹하고 씁쓸한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큰 울림을 준다.


● 1973년 시작하여 가장 긴 생명력을 이어온 최고의 문학 시리즈!


“탄광촌에서 초등학교 교사를 할 때 세계시인선을 읽으면서 상상력을 키웠다.” ―최승호

“세계시인선을 읽으며 어른이 됐고, 시인이 됐다.” ―허연


<민음사 세계시인선>은 1973년 시작하여 반세기 동안 새로운 자극으로 국내 시문학의 바탕을 마련함으로써, 한국 문단과 민음사를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문학 총서가 되었다. 1970-1980년대에는 시인들뿐만 아니라 한국 독자들도 모더니즘의 세례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때로는 부러움으로, 때로는 경쟁의 대상으로, 때로는 경이에 차서, 우리 독자는 낯선 번역어에도 불구하고 새로움과 언어 실험에 흠뻑 빠져들었다. 이러한 시문학 르네상스에 박차를 가한 것이 바로 세계시인선이다.

민음사는 1966년 창립 이후 한국문학의 힘과 세련된 인문학, 그리고 고전 소설의 깊이를 선보이며 종합출판사로 성장했다. 특히 민음사가 한국 문단에 기여하며 문학 출판사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바로 ‘세계시인선’과 ‘오늘의시인총서’였다. 1973년 12월 이백과 두보의 작품을 실은 『당시선』, 폴 발레리의 『해변의 묘지』,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검은 고양이』, 로버트 프로스트의 『불과 얼음』 네 권으로 시작한 세계시인선은 박맹호 회장이 김현 선생에게 건넨 제안에서 비롯되었다.


“우리가 보는 외국 시인의 시집이라는 게 대부분 일본판을 중역한 것들이라서 제대로 번역이 된 건지 신뢰가 안 가네. (……) 원본을 함께 실어 놓고 한글 번역을 옆에 나란히 배치하면 신뢰가 높아지지 않을까. 제대로 번역한 시집을 내 볼 생각이 없는가?”


대부분 번역이 일본어 중역이던 시절, 원문과 함께 제대로 된 원전 번역을 시작함으로써 세계시인선은 우리나라 번역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데 기여하게 되었다. 당시 독자와 언론에서는 이런 찬사가 이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요, 또 책임 있는 출판사의 책임 있는 일이라 이제는 안심하고 세계시인선을 구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세계시인선은 문청들이 “상상력의 벽에 막힐 때마다 세계적 수준의 현대성”을 맛볼 수 있게 해 준 영혼의 양식이었다. 특히 지금 한국의 중견 시인들에게 세계시인선 탐독은 예술가로서 성장하는 밑바탕이었다. 문화는 외부의 접촉을 독창적으로 수용할 때 더욱 발전한다. 그렇게 우리 독자들은 우리시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시성들과 조우했고, 그 속에서 건강하고 독창적인 우리 시인들이 자라났다.

하지만 한국 독서 시장이 그렇게 시의 시대를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은 시문학 전통이 깊은 한국인의 DNA에 잠재된 자신감이 아니었을까? 이러한 토대에서 자라난 시문학은 또 한 번의 르네상스를 맞이했다. 국내 출판 역사에서 시집이 몇 권씩 한꺼번에 종합베스트셀러 랭킹에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는 세상을 향해 보다 더 인상적인 메시지를 던져야만 하는 현대인에게 생략과 압축의 미로 강렬한 이미지를 발산하면서도 감동과 깊이까지 숨어 있는 시는 점점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 씨앗을 심어 왔던 세계시인선이 지금까지의 독자 호응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새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고전을 다시 만들어 나간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폴 발레리 

프랑스의 시인·비평가·사상가. 1871년 남프랑스의 항구도시 세트에서 세관직원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몽펠리에 대학 재학 중에 시의 습작에 몰두하다가 파리에서 온 피에르 루이스를 알게 되었고 그를 통해 앙드레 지드와 스테판 말라르메와도 교류하게 된다. 대학 졸업 후 파리로 이주해 “레오나르도 다빈치 방법 입문”, “테스트씨와의 하룻밤”, “방법의 제패” 등을 발표하면서 고도의 관념성으로 독특한 비평적인 세계를 열었다. 1917년 『젊은 파르크』를 발표하면서 시인으로서 명성을 얻었고 1925년에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회원이 되면서 프랑스를 대표하는 지식인으로 꼽히게 되었다. 시인으로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을 뿐 아니라 20세기 최대의 산문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산문작품은 다방면에 걸치는 것으로 문학 ·예술 ·철학 ·과학 등에 관한 논고論考와 현대문명에 관한 고찰이 주요 부분을 이루고 있다.

죽을 때까지 새벽에 일어나 자신을 위하여 습관적으로 쓴 노트인 『카이에』는 1894년부터 시작한 것으로 그가 죽은 후 29권의 사진 복제판으로 간행되었다. 3만 페이지에 이르는 이 방대한 책은 어떤 의미에서는 그의 가장 중요한 작품이라고 꼽히며, 지금도 그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옮긴이 : 김현 

서울대학교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교에서 유학했으며, 1990년 작고하기까지 서울대 불문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1962년 김승옥, 김치수, 최하림과 함께 소설 동인지 《산문시대》를, 1966년 황동규, 김화영, 정현종과 더불어 시 전문지 《사계》를 창간했으며, 1970년에는 《문학과지성》 창간의 주축이 된다. 우리나라 1세대 불문학자이자 비평가로서, 또한 치열한 지식인으로서 열정적으로 학문에 매진했으며, 『프랑스 비평사』, 『바슐라르 연구』, 『말들의 풍경』 등 수많은 책을 저술하고 많은 제자를 양성했다. 시집 『앵무새의 혀』, 유고집 『행복한 책읽기』 등이 있으며, 아르튀르 랭보의 『지옥에서 보낸 한철』 등을 번역했다.

목 차

실 잣는 여인 LA FILEUSE 6

뚜렷한 불꽃이 UN FEU DISTINCT 10

똑같은 꿈나라 MÊMÉ FÉERIE 12

방 안 INTÉRIEUR 14

잘 구슬리는 2 INSINUANT II 16

제쳐 놓은 노래 CHANSON À PART 18

잃어버린 포도주 LE VIN PERDU 22

발걸음 LES PAS 24

꿀벌 L’ABEILLE 26

시 POÉSIE 28

띠 LA CEINTURE 34

잠자는 여인 LA DORMEUSE 36

나르시스는 말한다 NARCISSE PARLE 38

구슬리는 자 L’INSINUANT 46

석류 LES GRENADES 48

해변의 묘지 LE CIMETIÈRE MARIN 50

비밀의 시가(詩歌) ODE SECRÈTE 66


주(註) 71

작가 연보 83

작품에 대하여: 폴 발레리의 시와 방법(김현) 87

추천의 글: 밤하늘 아래에서 흔들리는 영혼(오은) 113

역자 소개


01. 반품기한
  • 단순 변심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신청
  • 상품 불량/오배송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3개월 이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0일 이내 반품 신청 가능
02. 반품 배송비
반품 배송비
반품사유 반품 배송비 부담자
단순변심 고객 부담이며, 최초 배송비를 포함해 왕복 배송비가 발생합니다. 또한, 도서/산간지역이거나 설치 상품을 반품하는 경우에는 배송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상품의 불량 또는 오배송 고객 부담이 아닙니다.
03. 배송상태에 따른 환불안내
환불안내
진행 상태 결제완료 상품준비중 배송지시/배송중/배송완료
어떤 상태 주문 내역 확인 전 상품 발송 준비 중 상품이 택배사로 이미 발송 됨
환불 즉시환불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04. 취소방법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05. 환불시점
환불시점
결제수단 환불시점 환불방법
신용카드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신용카드 승인취소
계좌이체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계좌입금
휴대폰 결제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포인트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환불 포인트 적립
06. 취소반품 불가 사유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환불불가
상품군 취소/반품 불가사유
의류/잡화/수입명품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계절상품/식품/화장품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가전/설치상품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자동차용품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CD/DVD/GAME/BOOK등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내비게이션, OS시리얼이 적힌 PMP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