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1999년 『즐거운 몽상』, 2003년 『임창수의 밸브사랑』 이후 19년
하루하루 맺힌 시인의 언어가 빗물이라면,
이제 우리는 강을 만날 차례이다.
‘언어는 진정한 존재의 집’이라고 철학자 하이데거는 말했다.
시인은 그 집의 문을 열어야 한다.
아니면 스스로 그 존재가 되어야 한다.
아가미 하나를 얻기 위해
오래된 수족관을 들여다본다
자그마한 몸을 가진
죽은 물고기의 바람 빠진 부레
어제 점심때 먹은 횟감 생선들은
지금은 뱃속 어디쯤 조각난 유영을 하는 걸까
반찬으로 먹은 돌미나리도
수초로 자라, 물속
아름다운 배경이 되었을까
끊임없이 마셔댄 물로
내 몸은 거대한 강의 수로 하나쯤이다
- 「몸의 기억 2」 전문
작가 소개
김인권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공부했고, 교육공무원으로 퇴직하였다. 1997년 시문학 등단하였으며, 부산시인협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현 강서문협 이사, 강서문화원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시집 『즐거운 몽상』, 『임창수의 밸브사랑』을 출간했다.
목 차
시인의 말
1부
인연, 하루를 열다
물안개
강마을 1 - 갈앉은 길 걷다
강마을 2 - 옅어진 가을 보다
강마을 3 - 그대 사는 마을로부터
강마을 4 - 성묘
매운탕
나무를 자르다
고백, 어머니와의 1 - 기억
고백, 어머니와의 2 - 능소화
고백, 어머니와의 3 - 구포
시간, 옷장에 머물다
오후의 강
사랑이 어머니로 살아왔다면
갈대
봄밤, 매실나무엔
끊임없이 물가로 불러낸
당신의 강
우리는 겁 없이 - 이분법 세상
한천
2부
수맥水脈
그윽한 침묵을 낚다
몸의 기억 1
몸의 기억 2
대저 가는 길
삶, 가죽을 다루다
아내와 잠
벚꽃 피다
당황
요가
소만小滿, 바다의 집
가을 노래
단풍, 길을 내다
고슴도치 사랑
수족관
두문 일지 - 텃밭
멀미 세상
무관심한 동행
손톱
망각, 아름다운
3부
기억들은 모여 나이테를 이룬다
로망스, 기타를 치며
언어와 노동 1 - 유자
언어와 노동 2 - 퇴근하는 오후
언어와 노동 3 - 오월을 지우다
산문山門
금목서 1
금목서 2
봄, 향기
꿈
낙엽 1 - 삶
낙엽 2 - 귀향
여뀌 피다
민들레
우리들의 휴식 - 선거 벽보
오월, 회화나무 아래에 서면
소매치기 1 - 자유로운 영혼
소매치기 2 - 건강한 감촉
2020 가덕, 국군용사충혼비에서
허황후 신행기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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