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멈출 수 없다

고객평점
저자서정민갑
출판사항삶창, 발행일:2022/08/30
형태사항p.298 46판:19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66551545 [소득공제]
판매가격 14,000원   12,600원  (인터넷할인가:10%)
포인트 630점
배송비결제주문시 결제
  • 주문수량 

총 금액 : 0원

책 소개

이렇게 솔직하게 써도 돼?

―청량감을 주는 문장들


대중음악평론가가 아니라 대중음악의견가임을 자처하는 서정민갑의 산문집이 나왔다. 그간에 펴냈던 음악에 대한 ‘의견’이 아니라, 음악에 대한 내밀한 ‘감정’들과 생활에서 벌어진 일들을 통한 성찰, 그리고 지난 기억을 찾아가는 발걸음으로 엮여 있는 이 책은 ‘평론가’의 이면에서 들끓고 있던 욕망을 솔직담백하게 써 내려간 글들로 가득 차 있다. 독자들은 저자의 사(私)이고도 사(史)적인 목소리를 들으면서 어느 순간 자신이 정화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서정민갑의 글의 힘은 문체에도, 의견에도, 주장에도 있지 않고 자신의 내면을 독자들에게 내어 맡기는 ‘믿음’에 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대목을 읽으면서 웃음이 떠오르다가도 그게 바로 독자 자신의 모습이기도 함을 들키게 된다. 서정민갑의 글에는 거울이 숨겨져 있는 것이다.


그럴 때 구명줄처럼 나를 붙잡아준 사람들이 있었다. 일을 맡겨주는 사람, 글이 좋다고 칭찬해주는 사람, 나와의 결혼을 결심해준 사람, 나를 따뜻하게 바라봐주는 사람, 정직하게 잘못을 지적해주는 사람들 덕분에 삶을 멈추지 않을 수 있었다. 나는 다른 사람의 반응 같은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그러거나 말거나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나는 계속 애정과 관심을 갈구하는 사람이었다. 그게 없으면 버틸 수 없는 사람이었다. 나를 좋아하고 응원하는 사람이 아주 없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내가 완전히 망하지는 않았다고 안심할 수 있었다.

―「당신이 ‘좋아요’를 누르지 않더라도」에서


반성과 성찰을 요구하는 글에는 어쨌든 글쓴이의 자아가 배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서정민갑의 글에는 저자 자신의 자아를 망설임 없이 방류함으로써 독자에게 시원한 물줄기를 선사한다. 방류된 저자의 자아가 독(毒)이 아니라 시원한 물줄기인 것은, 이 책을 차분히 읽은 독자만이 느낄 수 있는 청량감이다. 1부에 배치된 음악에 대한 소감들에서는, 음악평론가도 결국 자기감정에 충실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하고, 생활 이야기가 주를 이룬 2부에서는 서정민갑이라는 ‘사람’이 온전하게 다가와 누구나 친구가 되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누구나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존재와 가질 수 있는 감정을 저자가 대신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콤플렉스, 비루함, 숨기고 싶은 감정을 이렇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은 결국 저자가 자신의 자아를 내려놓지 않고서는 쓸 수 없는 노릇이다.


갈수록 나의 능력과 그릇이 변변치 않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이만큼 살 수 있다는 것도 내게는 과분하다는 생각을 안 할 수 없었다. 운이 좋다고, 더 욕심내지 말고 주어진 일이라도 잘해야겠다고 마음을 고쳐먹게 되었다. 악담하지 않고 나를 받아주는 이들, 내게 일할 기회를 주는 이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내일은 모른다」에서


결국 우리의 삶이라는 것이 이웃이나 친구, 또는 “아기 고양이” 같은 다른 생명체와 맺는 관계 양식이라는 사실을 자신의 소소한 경험을 통해서 말해주고 있다. 그래서 서정민갑의 글에는 거울이 숨겨져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삶을 선과 악으로, 도덕과 비도덕으로만 볼 수 없는 것은 우리의 삶이 그러한 것들과 함께 구성돼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지난 기억이나 역사는?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역사 앞에서


3부에서 저자는 시간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그 여행은 과거를 특권화하거나 신비화하지 않는다. 도리어 저자 자신의 현재를 구성한 과거와 역사에 대한 탐방이라고나 할까? 먼저 「40년 만의 강진」.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광주에 살고 있다는 소식을 안고 돌아오는 길, 40년 전의 나는 40년 뒤에야 어머니와 함께 이곳을 다시 찾게 될 거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40년 내내 동네에서 미용실을 하신 그분도 이곳에서 계속 머리 손질을 하며 늙을 줄 몰랐을 것이다. 40년도 순식간이었다. 40년의 시간을 보내고서야 알게 된 것은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그걸 알고 받아들이는 데 40년이 걸렸다. 다시 40년이 지났을 때 누가 그곳에 남아 있을까. 누가 우리가 그곳에 있었다는 것을 기억할까. 다시 모르고 영원히 모를 삶.

―「40년 만의 강진」


아버지를 따라 잠시 살았던 강진 기행은, 어릴 때 받은 상처를 떠올리게도 하지만 아직 그곳에서 ‘여전히’ 살고 있는 삶을 발견하게도 해준다. 그러면서 홀연 찾아온 생각은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모두가 ‘앎’을 갈구하고 ‘앎’이 우리의 삶을 좋게 해줄 거라고 믿어왔지만, ‘모름’을 모르는 ‘앎’은 삶을 더욱 가파르게 할 뿐이다. 이것은 일종의 철학적 깨달음인데, 자신의 ‘모름’을 알게 되기까지 40년이 걸렸다. 어떻게 보면 서정민갑은 이 한 권의 책에서 자신의 ‘모름’을 줄곧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신의 욕망을 긍정하고 겸손히 받아들이는 것은 ‘앎’의 상태에서는 불가능하다. 욕망을 알고자 하는 자세는 욕망을 여전히 불타오르게 한다. 도리어 욕망에 대한 앎의 의지를 끄고 모름의 어둠을 택했을 때 욕망의 체온은 뚝 떨어진다. 그럴 때 삶이 좀더 온전해진다.

또 한 가지 저자의 현재를 구성한 것은 자신이 살아온 역사다. 그것을 인상 깊은 글인 「내가 만난 역사, 내게 남은 기억」에서 낱낱이 보여준다. 저자는 먼저 이렇게 말하면서 시작한다. “하지만 어떤 기억은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다. 기억은 최근 기록부터 지워진다고 했던가. 지워지지 않는 기억은 특정 공간을 마주하거나 같은 날짜를 맞이할 때면 소나기처럼 엄습한다.”(204쪽) 이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 기억이란 대체 무엇일까? 그것은 저자가 온몸으로 마주할 수밖에 없었던 역사적 사건들이었다. 사실 저자의 연령대와 고향, 자라온 장소를 고려해보면 그 역사적 사건들이 저자 ‘현재’에 끼친 영향이 깊을 수밖에 없다. 그중에서도 대학 시절에 마주해야 했던 사건들은 아마 서정민갑의 정신 지형에 직접 영향을 끼친 것 같다. “1991년 5월의 기억”과 “1996년 여름”이 그것이다. 이 역사적 사건들을 돌아보면서 서정민갑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다만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없는 어떤 사건들의 기억에 대해, 그 기억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의 마음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슬프고 억울하고 화가 나고 답답한 마음에 공감하게 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들어야 하는지 고민하게 한다. 덕분에 한 사람을 이해하고 역사를 안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 함께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기억 사이에 불씨처럼 남은 다른 사건들의 개별적 기억들은 누구도 역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알려준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역사가 정면으로 관통할 수 있다고 일러준다. 의지의 결과로서가 아니라 우연일 수 있다고, 그것이 역사라고 말해준다. 그래서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가르쳐준다.(90~91쪽)

―「내가 만난 역사, 내게 남은 기억」


이렇게 서정민갑의 이번 산문집은 추천사를 쓴 장혜영 의원의 말마따나 “사(私)적이고” 동시에 “사(史)적”이다. 하지만 역사 앞에서도 저자의 확고한 자아가 먼저 나서지는 않는다. 역사에게서 배운 것은 그 의미도 의미이지만,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모름’만이 ‘배움’을 받아들인다. 이 책의 기저에는 이 진리가 울리고 있는 것만 같다.

작가 소개

서정민갑

대중음악의견가. 맛있는 빵과 디저트를 사랑한다. 음악의 아름다움이 구현되는 방식과 사회적 역할에 특히 관심이 많다.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하고, 스스로 놀라는 글을 쓰고 싶어 하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어 한다. 블로그에 가면 어떤 음악을 들으며 사는지 엿볼 수 있다.

쓴 책으로는 『음악열애』, 『누군가에게는 가장 좋은 음악』, 『음악편애―음악을 편들다』, 『밥 딜런, 똑같은 노래는 부르지 않아』가 있고, 『대중음악의 이해』, 『대중음악 히치하이킹하기』, 『인간 신해철과 넥스트시티』 등을 함께 썼다.

목 차

들어가며 • 4


1부 음악―우리에겐 늘 박수가 필요하다


좋은 작품의 조건을 물으신다면 / 19

예술가의 삶과 행복 / 27

노래가 세상을 바꾸려면 / 35

나를 울린 음악 / 40

슬픔이 너의 가슴에 / 48

나의 비지엠(BGM) / 52

그녀의 웃음소리뿐 / 58

평론가로서 속이 상할 때 / 62

영화는 영원히 그곳에 / 68



2부 생활―당신이 ‘좋아요’를 누르지 않더라도


다르지만 멋진 사람 / 75

채식의 날들 / 80

내가 너의 손을 잡았다면 / 84

누구나 한번은 어쩔 수 없으니까 / 88

환자의 삶 / 93

당신이 ‘좋아요’를 누르지 않더라도 / 98

세미나에서 배운 것들 / 105

내일은 모른다 / 115

함께하는 여행 / 122

질투하는 사람 / 129

운동하는 습관 / 136

빵과 나 / 142

가진 게 많은 삶, 모순적인 나 / 150

일 잘하는 사람 / 158

못 이룬 패셔니스타의 꿈 / 163

면 탐식자의 고백 / 167



3부 삶―그 새벽이 묻는다


나는 가난을 모른다 / 175

도벽의 기억 / 181

어리지만 나빴던 날들 / 184

40년 만의 강진 / 188

누가 나를 글 쓰게 이끌어주었을까 / 193

고향 사투리를 안 쓰는 사람 / 197

내가 만난 역사, 내게 남은 기억 / 203

해바라기의 추억 / 229

나는 어머니의 아들 /234

무디고 이기적인 나와 50년 살기 / 245

아버지, 아버지 / 251

불타는 적개심 / 257

좌파가 되지 못하더라도 / 266

잊을 수 없는 밤 / 276

나의 인생관 / 281



추천의 글 1―김성우(응용언어학자)

부끄럽지만 기쁘게 살고 싶어서 / 289


추천의 글 2―장혜영(국회의원, 정의당)

서정민갑이 공들여 적어 올린 사(私)적이고 사(史)적인 ‘기억의 세계’ / 294

역자 소개


01. 반품기한
  • 단순 변심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신청
  • 상품 불량/오배송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3개월 이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0일 이내 반품 신청 가능
02. 반품 배송비
반품 배송비
반품사유 반품 배송비 부담자
단순변심 고객 부담이며, 최초 배송비를 포함해 왕복 배송비가 발생합니다. 또한, 도서/산간지역이거나 설치 상품을 반품하는 경우에는 배송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상품의 불량 또는 오배송 고객 부담이 아닙니다.
03. 배송상태에 따른 환불안내
환불안내
진행 상태 결제완료 상품준비중 배송지시/배송중/배송완료
어떤 상태 주문 내역 확인 전 상품 발송 준비 중 상품이 택배사로 이미 발송 됨
환불 즉시환불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04. 취소방법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05. 환불시점
환불시점
결제수단 환불시점 환불방법
신용카드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신용카드 승인취소
계좌이체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계좌입금
휴대폰 결제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포인트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환불 포인트 적립
06. 취소반품 불가 사유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환불불가
상품군 취소/반품 불가사유
의류/잡화/수입명품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계절상품/식품/화장품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가전/설치상품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자동차용품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CD/DVD/GAME/BOOK등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내비게이션, OS시리얼이 적힌 PMP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