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 한 번 피워 보려고

마침내 물방울이 구멍을 뚫었다. 내면의 맑고 깨끗한 풍경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펼쳐졌다. 응집된 꿈들은 현실 너머에서 순수성을 비추는 물방울이 되었다. 경험에서 얻어진 이미지에 근원적 가치를 부여한 생명의 언어가 시편에 모두 담겨졌다. 자연을 의인화한 유동적인 은유가 물처럼 고임없이 흘러간다. 흐르다가 솟아나는 물방울은 자신을 낮추어 내적승화를 이루고자 하는 시인의 모습과 닮았다. 삶의 체험적 인식에서 맑고 순수한 물의 언어를 무수히 빚어 낼 줄 아는 시인. 시인의 시적 감각은 고정적이거나 인위적이지 않으며 언어의 원초적인 대양을 향해 끊임없이 흐른다

- 김기덕 시인 문학평론가

지은이 : 권순용

출간작으로 『눈꽃 한 번 피워 보려고』 등이 있다.

제1부 나의 연인,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들의 꿈

담쟁이의 꿈

화관무

꽃물

무의도

꿈의 게이지

나비의 문장

트리하우스

춤추는 풍선

장마철의 매미

시 읽는 계곡

봄의 맛을 보다

마지막 연인

소금마을

일몰

돌담과 골목과 바람

향기로운 여행

배냇저고리

손녀의 선물

어머니의 우물

가을

제2부 순백의 천에 사랑의 날개를 그려

쑥부쟁이 사랑

겨울비

상춘

섣달그믐

달의 안부

푸른 연등

희망 온도

헌 집 주고 새집을

행운목 꽃 피다

달팽이의 일기

동백꽃 다시 피다

비문증

낯선 둥지

명품 길들이기

센서와 센스

해물탕

참새 방앗간

밥상머리

마지막 반찬

두 여자

한통속

제3부 눈꽃 한 번 피워 보려고

태풍을 읽다

춤추는 낙엽

고구마 밭에서

용꿈을 꾸는 돌

까치밥

늙은 배추

착한 버섯

겨울나무

산딸기

불시착한 둥지

찔레꽃 무덤

보리누름

꽃처럼

인연

늙은 집

오월의 풍경

두물머리에서

낙엽이 된 러브레터

눈 오는 날의 수채화

모지랑숟가락

백두산 목이버섯

향수

할미꽃 전설

제4부 강물에 비친 나비는 어디를 날까

잃어버린 영혼

매물도의 아침

개똥참외

문창호지

고사목

저승꽃

넉고개에서

황혼의 사랑

꽃게의 영혼

꿈꾸는 밤

단풍의 눈물

풍장의 계곡

바람맞은 폐가

경지

외누박이 별

슬픈 문단속

당신은 재활용이 안 됩니다

늙은 꼭지

물안개

강물에 뜬 은하수

해우소의 이별

마음을 솎다

환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