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아

황애숙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다. 하이데거 철학을 전공하고 대학에서 오랫동안 철학을 강의해온 시인의 시는 구성과 내용이 매우 독특하다. 시인의 시는 서정시의 양상을 띠면서 철학적 사유의 서사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시인의 첫 시집이 연작 형식의 시집이었다면 이번 시집은 대화 형식의 시집이다. 한 편의 시와 그에 상응하는 한 편의 시가 따라 실려 있다. 시인의 삶의 여정에 대한 성찰, 자연과 문화, 역사에 대한 탐구와 성찰이 담겨 있다. 거시 세계와 미시 세계를 오가며 보다 근원적인 것을 탐구하고 사유하여 그것을 시작(詩作)의 바탕으로 삼고 있다.

시인은 부처님이 말한 생로병사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사성제 즉 고, 집, 멸, 도)에 대한 관심보다는 ‘세계가 어떠한지 무엇인지 왜 있는지 알고 싶어 삶의 근심 걱정 잊는 사람들’이 있음을 말한다. 시인은 실존적 삶의 고통과 고뇌보다는 ‘아포리아’를 묻는 매우 지성적인 철학자로서 인식론적이고 존재론적인 문제에 관심이 많으므로 철학자로서 ‘철학시’를 시도한 것이 아닐까? ‘철학시’에 대한 시도는 시인의 뜻대로 이루어졌는가? 그가 시인으로서 꾸는 꿈은 일망(一望)의 꿈이다. 이 꿈은 실현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때때로 찾아오는 순간들로 현현한다. (⋯) 그의 시에는 구체적인 대상과 체험을 감각적 이미지로 묘사하는 수사학적 기교나 표현이 거의 없다. 하지만 ‘철학시’로서 제시한 다양한 ‘세밀화’와 ‘거대한 수묵화’에서 우리는 새로운 관점과 깨달음에서 오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김재현(경남대 철학과 명예교수) 해설 중에서

황애숙

인천에서 출생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과 졸업

서울대학교 대학원 철학과 석사과정 졸업

부산대학교 대학원 철학과 박사과정 졸업

대학에서 오랫동안 철학을 강의했다

저서 <시와 철학> 2010년

역서 <하이데거와 비트겐슈타인> 2011년

시집 <시간 이야기> 2019년

시인의 말

시詩 1

시詩 2

길 Ⅰ

돌아온 여행자

낙조

돌아오지 못하는 여행자 1

더 블루스

어둠 속에서

유배된 별

만어산

부엉이가 날기 시작한다

초음파 사진

블랙박스

루시

첫걸음마

벼. 쌀. 밥

기원 전 토기 앞에서

레테강을 건너다

길 Ⅱ

실크로드 1

실크로드 2

왕의 피라미드

사막의 배

수리아 사원

멕시코, 태양 신전

말의 신 1

말의 신 2

언어 1

바벨탑

위대한 침묵

듣는 종鍾

길 Ⅲ

피와 포도주

쿠스코, 대성당

아유타야의 불상

선악의 탄생 1

선악의 탄생 2

악의 창조

판도라

신들의 황혼

언어 2

다시 신을 찾습니다

새로운 신

마돈나

데우스 엑스 마키나

쿠마리

돈

바라나시

신들의 나라

길 Ⅳ

조류독감

닭가슴살

닦달

그 바다의 변천사

누가 더 센가

팽팽한 대치

이제, 이제서야

숨은 신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

그래도 세상은 아름답다

동충하초

하루살이

불멸의 꿈

연꽃이 진흙에 더럽혀지지 않듯이

길 Ⅴ

오래된 미래 1

오래된 미래 2

다시 또 신이다 1

다시 또 신이다 2

아포리아 1

아포리아 2

돌아오지 못하는 여행자 2

돌아오지 못하는 여행자 3

붉은 달

상현달

일망一望의 꿈

몽환

해설/김재현_‘일망一望의 꿈’과 ‘몽환’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