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문학의 거장이 말해주는 환상 문학의 영원성과 보편성.” 김보영(소설가)
“르 귄의 팽팽하고 우아한 산문을 읽는 기쁨이란!” 에리카 종(소설가)
2005년 베스트 논픽션 부문 로커스상 수상작
“변화의 힘을 품은 상상력의 불꽃이 되어”
상상과 환상의 예술에 대한 활달하고 독창적인 에세이 선집
닐 게이먼, 살만 루슈디 등에게 깊은 영향을 준, SF·판타지 문학의 세계적인 거장 어슐러 K. 르 귄의 에세이집 『마음에 이는 물결: 작가, 독자, 상상력에 대하여』가 ㈜현대문학에서 출간됐다.
이 선집을 위해 새롭게 집필한 글들과 함께, 1988년부터 2003년까지 15년간 문예지 등에 발표해온 에세이, 문학 작품집의 해설과 서문 및 글쓰기 워크숍 강연 원고 등을 새롭게 손보아 내놓은 것으로, 2005년 베스트 논픽션 부문 로커스상을 수상했다.
30편의 에세이를 각각의 성격에 따라 ‘개인적인 문제들, 독서, 토론과 의견, 글쓰기에 대하여’의 네 개 범주로 나누어 묶은 이 산문집은 자전적인 글, 문학 비평, 권력이나 자유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논평, 글쓰기와 읽기라는 예술에 관한 성찰로 이루어져 있다.
정련된 문학 비평, 솔직하고 내밀한 자서전,
글쓰기와 읽기 예술에 대한 곡진한 성찰이 담긴
어슐러 K. 르 귄 산문의 정수
의식의 흐름과 글쓰기에 대한 버지니아 울프의 은유에서 제목을 가져온 『마음에 이는 물결』은 작가와 독자, 창조적 상상력, 픽션과 논픽션의 정의, 쓰기라는 ‘일’ 등 글쓰기와 읽기 예술을 둘러싼 제반 요소들을 여타와 다른 시선으로 고찰한다. 뿐만 아니라, 인류학, 사회심리학, 순수한 문학적 예술성을 결합하여 복잡하고 어려운, 다양한 주제들을 놀랍도록 우아하게 탐구한다.
예를 들어 첫 번째 에세이 「나를 소개하기」에서 우리가 내면과 외면, 개인과 사회, 사적인 것과 수행적인 것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며 살아갈 때 우리가 누구인지, 성별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와 같은 본질적인 주제를 다루는데, 이를 완전히 독창적인 관점의 호소력 있는 문장으로 전달함으로써 처음부터 이 산문집에 깊숙이 몰입해 들어갈 수 있도록 해준다. 어린 시절의 회상을 다루는 「인디언 삼촌들」이나 아름다움과 젊음에 대한 생각을 담은 「개, 고양이, 무용수」도 마찬가지다.
세밀하게 정련된 문학 비평으로 보자면,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의 유명한 첫 문장에 대한 ‘무례한’ 질문부터 톨킨의 『반지의 제왕』에서 리듬이 작동하는 방식, 마크 트웨인의 『아담과 이브의 일기』에 나오는 성별 관계의 역학에 이르기까지 기존 비평가들의 글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분석을 내놓는다. 또한 고전 동화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재해석한 자신의 단편소설 「밀렵꾼」을 분석하면서 창의성 그 자체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한편, 자유와 정의에 관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끝없는 전쟁’」과 같은 산문은 무척이나 설득력 있는 어조로 전개된다. 저자는, 우리가 알고 있는 현실에 대한 대안을 상상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 즉 상상력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도구이며, 이는 항상 더 나은 현실을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상상력을 가장 강력하게 활용하여 가능성의 범위를 넓힐 수 있는 방법으로 ‘이야기하기(storytelling)’를 제시한다.
상상으로 만들어낸 것이지만 설득력 있는 대안적 현실을 제시함으로써,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이 인간에게 가능한 유일한 삶의 방식이라고 생각해버리는 게으르고 소심한 습관에서 나와 독자들의 정신을 떼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불의한 제도가 아무런 비판 없이 계속 이어지는 것은 바로 이런 타성 때문이다. 판타지와 사이언스픽션은 애당초 독자가 살고 있는 실제 세상의 대안을 제시하는 장르다. 젊은이들은 대개 이런 종류의 이야기를 반긴다. 경험을 쌓고 싶다는 열정과 활기를 지닌 만큼 여러 대안과 가능성, 변화를 반기기 때문이다. 360~361면
수십 년간 쌓아온 깊이 있는 필력과 유연한 상상력, 활달하고 독특한 필치로 어슐러 르 귄 산문의 정수를 담은 『마음에 이는 물결』은 “위대한 예술가들이 그리는 (…) 인생의 깊이가 담긴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작품집으로서, “평생 함께할 수 있는 책, 즉 인생과 같은 책”(마리아 포포바)으로 남을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어슐러 K. 르 귄
1929년 10월 21일, 저명한 인류학자 앨프리드 크로버와 대학에서 심리학과 인류학을 공부한 작가 시어도라 크로버 사이에서 태어났다. 사제 관계였던 부부는 현장 연구를 함께하고 북미 최후의 야생 인디언으로 알려진 이시를 곁에서 도우며 기록을 남기는 등 아메리카 인디언 연구에 큰 족적을 남겼고, 이들의 풍부한 경험과 지식은 르 귄의 작품 세계에도 영향을 끼쳤다.
래드클리프 컬리지에서 프랑스와 이탈리아 르네상스 문학을 전공한 어슐러 르 귄은 이후 컬럼비아 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선발된 그녀는 박사 과정을 밟기 위해 1953년 프랑스로 건너가던 중 역사학자 찰스 르 귄을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몇 달 후 파리에서 결혼했다. 1959년, 남편의 포틀랜드 대학 교수 임용을 계기로 르 귄은 미국으로 돌아와 오리건 주의 포틀랜드에 정착하게 되었다.
시간여행을 다룬 로맨틱한 단편 「파리의 4월」(1962)을 잡지에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르 귄은 왕성한 작품 활동을 보이며 ‘어스시 시리즈’와 ‘헤인 우주 시리즈’로 대표되는 환상적이고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축해 냈다. 인류학과 심리학, 도교 사상의 영향을 받은 그녀의 작품은 단순히 외계로서 우주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다른 환경 속에 사는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문화를 깊이 있게 파고들어 일종의 사고 실험과 같은 느낌을 주며 독자와 평단의 사랑을 받았다. 휴고 상, 네뷸러 상, 로커스 상, 세계환상소설상 등 유서 깊은 문학상을 여러 차례 수상하였고 2003년에는 미국 SF 판타지 작가 협회의 그랜드마스터로 선정되었다. 또한 소설뿐 아니라 시, 평론, 수필, 동화, 각본, 번역, 편집과 강연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정력적인 활동을 펼치며 2014년에는 전미 도서상 공로상을 수상하였다.
2018년, 88세의 나이로 포틀랜드의 자택에서 영면하였다.
옮긴이 : 김승욱
성균관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뉴욕시립대학교에서 여성학을 공부했다.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로 근무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19호실로 가다』 『우아한 연인』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비롯하여, 『펠럼 그렌빌 우드하우스』 『노년에 대하여』 『스토너』 『사형 집행인의 딸』 『신 없는 사회』 『분노의 포도』 『돌로레스 클레이본』 등 다수의 작품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 차
개인적인 문제들
나를 소개하기
화강암 취급
인디언 삼촌들
내 도서관들
내 섬
변경에서
독서
모든 행복한 가정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 『환상의 책』과 J. L. 보르헤스에 관하여
젊은 독서, 늙은 독서: 마크 트웨인의 『아담과 이브의 일기』
코드웨이너 스미스에 대한 단상
시와 산문의 강세-리듬
『반지의 제왕』의 리듬 패턴
내면의 황야: 「잠자는 숲속의 미녀」와 「밀렵꾼」 그리고 실비아 타운센드 워너에 대한 추신
종이 밖으로: 시끄러운 암소들: 소리 내어 읽기에 관한 시와 강연
토론과 의견
사실 그리고/또는/플러스 픽션
상과 젠더
유전적 결정론에 관하여
발에 대하여
개, 고양이, 무용수: 아름다움에 대한 생각
수집가, 엉터리 시인, 드러머
말하기가 곧 듣기
작업 지시
‘끝없는 전쟁’
글쓰기에 관하여
신뢰의 문제
작가와 등장인물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가설들
자부심: 글쓰기 워크숍에 관한 에세이
내가 가장 자주 듣는 질문
글을 쓰지 않는 늙은 몸
일 위에 누운 작가, 일하는 작가
발표 지면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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