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객

고객평점
저자이경렬
출판사항한누리미디어, 발행일:2023/03/02
형태사항p.109 A5판:21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79698688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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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고단하게 견디던 시절

이제 다 건너왔으니

한 생애 담은 얼굴, 

이리 맑으면 되었다 


눈물 많은 사랑도 상처 많은 사랑도 

세월에 기대어 묵히고 삭히다 보면

한세상 버티는 힘이었으니 

한세상 살아가는 까닯이었으니 



작가 소개

이경렬

활동 단체 

한국문인협회 

한국현대시인협회 

경기시인협회(한국시학)

수원시인협회

경기시조시인협회 회장 


수상

경기문학인상 수상(2003년)

한국문인협회 수원지부 작품상 수상(2011년)

수원시인상(2022년)

목 차

시인의 말


1부

또 한 번 가을 숲이 저물어 갑니다

산행 마무리쯤 운두령에서 석양을 만나다

비로봉에 올라 지나온 첩첩준령을 되돌아보다

백운동 골짝에서 피어오르는 안개를 보다

청량사 굴뚝에서 연기가 오르는 저물녘

한 무리 산객이 떠나자 숲은 더욱 고요하다

곰배령에 이르러 홀로 가는 산객을 만나다

두타산 산행길에 솨르르 떨어지는 단풍의 잎들

백운산(白雲山) 정상에는 구름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운무산에 올라 지나온 산길을 돌아보다가

백운산 하늘길을 걸으며 숲으로 스며들다

천불동(千佛洞) 계곡의 천불(千佛)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다

원효봉과 의상봉 사이를 지나 백운대에 올랐다

새벽 북한산에서 잔멸하는 불빛을 내려보다

지리산에 들어 숲의 가슴에 묻히다

산으로 들고 산에서 나오는 이야기

신선봉(神仙峰)에서 천불동(千佛洞)의 새벽 고요를 두드려 보다

반야사에 들렀더니 또 대성일갈(大聲一喝)하신다

도솔봉에 이르러 어둠에 풀어지는 노을을 보다


2부

가을 숲이 비우는 만큼 청명해지는 하늘

문수산에서 한강이 바다에 이르는 모습을 보다

숲에는 길이 없어도 길이 있다

산행 중에는 길이 아닌 길을 많이 만난다

중봉산을 오르다가 길을 잃고 잠시 쉬면서

산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길을 만나다

가을에는 견성암(見性庵) 오솔길은 걸어야 한다

산행 끝 무렵 죽비소리로 들리던 상원사 종소리

무릎 통증으로 더욱 까마득해지는 하산길

관악산, 아무렇게나 놓여진 바위 하나

고된 산행길에서 가랑비에 속절없이 젖는다

입추 무렵 강물에 실려 온 풀잎 한 장

비 내리는 산길에서 나리꽃을 만나다

서북주릉 걷고 걷다가 슬퍼지는 까닭은

오르는 길 밖에 알지 못합니다


3부

상봉에 서서 폭설로 덮인 미시령을 보다

도락산(道樂山) 바위 위에 앉은 소나무가 말하다

선자령 설원에서 소나무가 바람에 맞서다

썩어가는 고사목의 울음소리를 듣다

노인봉의 구름과 바람에 맞서다가 문득

보배산이 군자산에게 대드는 소리를 듣다

가리왕산 숲에서 침묵의 소리를 듣다

당산 팽나무가 간밤에 폭풍우를 견뎌냈다

계곡으로 굴러 떨어진 고사목에게 묻다

잡초를 뽑는데 누군가 죽비로 내 어깨를 후려쳤다

백악산 노송을 30여 년 만에 다시 만나다

바람 불자 노송의 삭정이가 쏟아지는 순간

굽은 소나무 사이로 굽이진 동강을 내려다보다

파사성(婆娑城)에 서서 온달산성을 지나온 강물을 내려다본다

홀로 걷는 산객의 통화를 엿듣다


4부

가을이 맑은 까닭은 구절초 하얀 꽃 때문이다

가을 나무가 가을 숲에게 노래한다

구슬봉이 피고 진 자리에 은방울꽃 피고지고

산벚꽃 후루루 꽃비로 흩어진다

길고 긴 산행에서 풀꽃 한 송이 만나는 일

연인산, 봄꽃 지천으로 피우는 절절함

봄꽃 핀 숲에서 낙엽은

쌍계사 벚꽃 길에 낙화 휘날리는 날

경포대 솔숲에서 홀로 야영을 하다

화암사 뜨락에 서서 秀岩을 보다

공림사 느티나무가 표정으로 말하다

푯대처럼 솟은 수암과 마주 앉아서

내장산 단풍나무 숲길을 걷다 보니

네 눈동자 안에서 빛나던 선자령 별빛

설악산 울산바위를 오르며 말했었지

조팝꽃이 일제히 꽃비로 떨어진 아침


5부

제 빛깔 제 자리에 있는 대덕산에 오른다

까치밥 넉넉히 남아 있는 날이다

쑥꽃은 꽃 같지 않아서 향이 깊다

심원사 입구에서 낯선 개가 다가왔다

가을비 내린 아침에 보이는 겨울 입구에서

가을비 산길에 무수히 누워있는 낙엽들

앞으로 가야 할 길을 가늠해 보다가

고군산군도 섬들은 저마다 홀로 떠 있다

궁평리 낙조를 보며 건배하다

여름산 울울하여 숲길이 모두 덮이다

두륜산 천년수(千年樹)와 대화를 하다

저녁 무렵 마량포 해변은 침묵하고 있다

설악산으로 들어가며 또 다시 설렘을 맛보다

절골에 들어 휘영청 금낭화를 만나다

여전히, 운명처럼, 허허 웃으며

고로쇠나무 수액을 파는 할머니의 손

세심사(洗心寺) 삼층석탑 너머 내 유년의 들판을 바라보았다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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