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가지 기분과 나머지

이 숲에 던져진 문장 -“뒤를 돌아보는 사슴”-은 짐승처럼 돌아다니며 “단어의 의미를” 확장하는데, 이 확장된 의미를 씨앗으로 뿌려 “가장 깊고 어두운 문장”이 자라나 완성되도록 “파종의 때를 기다”리는 것이 강주 시인의 시작법이다. 때를 기다리면서 시인은 리트머스 종이에 잉크를 떨어뜨리듯 현현하고 있는 시적 세계-숲-에 밤을 떨어뜨린다. 그러자 “메아리가 숲속의 테두리를”, “처음이었고/지금의//뒤돌아보는 자세로” 그리기 시작한다. 밤의 어둠을 숲속에 번지도록 만들자 첫 문장으로 던진 “뒤를 돌아보는 사슴”이 메아리가 되어 되돌아오면서 숲의 테두리를 그려내기 시작하는 것이다.

- 이성혁(문학평론가)

강주

강원 동해 출생

2016년 『시산맥』으로 등단

제1회 정남진신인시문학상 수상

2019년 대산창작기금 수혜

제5회 동주문학상 수상

시집 『흰 개 옮겨 적기』 『99가지 기분과 나머지』(달을쏘다)

Part 1. 찢어진 낱장으로 이해하기

詩 13

a의 사물함 14

오렌지는 아무도 모르는 말 16

목련 18

내장기관 20

레고 22

검색어 24

ㅅ의 시작 26

심장과 날씨 28

세상의 모든 주어 30

너의 눈동자가 한 마리 물고기였을 때 31

Angel-in-us, 33

해피엔딩 37

Part 2. 360˚ 궁금한 얼음

홀수의 새벽 39

바이러스 41

큐브의 경우 43

빨강 45

P의 배경 47

눈동자를 빠뜨린 붉은 항아리 49

이것은 새가 아니다 51

바뀌는 순간 53

쌍둥이 55

조율 57

비커다운 생각 58

여름은 왈츠 60

Part 3. 기억박물관

흑백 65

콜라주 67

기념일은 단지 기념품으로만 69

기억박물관 71

팬터마임 73

고전주의자의 絃 75

스위치 77

B와 B′의 심야 78

꺾꽂이 80

동지 82

무의 대답 84

……한 소녀가, 85

연꽃이라는 결말 87

Part 4. 두뇌의 겨울은 생략이 가능한 정원

휴가 91

음악 효과 93

Purple Door 95

왕은점표범나비 96

비인칭의 오늘 98

타임머신 100

두뇌의 겨울은 생략이 가능한 정원 102

드로잉 104

활과 리라 106

너와 나의 이름 사이에서 씨앗이 생겨 108

매일의 숲 110

모빌 112

99가지 기분과 나머지 114

애프터 눈 116

다짐의 序 117

해설 – 침묵 속의 연꽃, 시의 존재론 121

이성혁(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