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극적이고도 생생한 전달력
안시찬의 수필은 꽤 이색적이다. 수필의 사전적 의미가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듣고 본 것, 체험한 것, 느낀 것 따위를 생각나는 대로 쓰는 산문 형식의 짤막한 글 또는 그러한 글투의 작품’이라고 한다면 그의 작품들은 ‘보고 체험한 것’에 크게 치중돼 있으며 상대적으로 ‘듣고 느낀 것’에 대한 관심이 덜하다. 더 눈여겨 볼 바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생각나는 대로’ 쓰질 않는다는 점이다. ‘붓 가는 대로’ 내버려두기는커녕 되레 그는 각각의 작품마다 나름의 형식 부여를 마다하지 않으며 구성의 임의성을 드러내는 시도마저 주저하지 않는 것이다.
안시찬 수필의 전편에 흐르는 심리적 기조가 바로 이런 것이다. 상대를 이해하고 수용하려는 관용과 배려, 가지지 못한 자에 대한 연민과 동정, 자기반성에서 오는 겸손과 양 보 등. 현실에서 좀체 마주하기 어려운 이러한 미덕이 기본 토양으로 깔려 있기에 그의 글에서는 봄바람 같은 온기가 느껴지며 이는 그대로 인간미라고 하는, 수필문학의 빼놓을 수 없는 한 가치로 옮겨진다.
송대(宋代)의 성리학자 정호(鄭灝. 호 明道) 선생은 만년에 하남 땅 보풍(宝豊)에서 술 빚는 일을 감독하는 벼슬살이를 했다. 낮에는 엄정히 공무를 집행했으며 저녁에는 후학들을 모아놓고 천지의 이치를 강의하였는데 그 깊고 온화한 자태가 마치 봄바람을 일으키는 듯했다. 하여 사람들은 ‘주무춘풍(酒務春風)’의 명도선생이라고 부르기를 마지않았다. 가까이 하다보면 안시찬 시인한테서도 그런 봄바람을 느낄 수 있는데 그러한 훈기는 그의 체취가 묻어있는 이들 수필 작품들에서도 여실히 맡을 수 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안시찬
東岩 시인·수필가
·충남 논산시 벌곡면 신양리에서 부 안상만安相萬(호 大谷), 모 이아기李阿基의 5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다.
·벌곡초등학교, 연산중학교, 대전공업고등학교(한밭대학교 전신), 충남대학교를 졸업하고 ROTC 소위로 임관하여 소령으로 예편하였다.
·『대전문학』『 수필과비평』 신인상으로 시와 수필에 등단하였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전자문학 위원,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 한중백주문화교류협회 고문, 한국문인협회 대전광역시지회 이사(운영자문위윈, 감사 역임), 국제PEN한국본부 대전광역시위원회 부회장(운영위원 역임), 문학동인 대전문학회 고문(초대 회장 역임), 국제계관시인연합한국본부 회원, 수필과비평작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 칼의 뼈』『 달빛 사랑』『 글 씨를 받고』가 있고 수필집『 아버지의 봄』이 있다.
·2020올해의 작가상, 제14회 청동빛문학상을 수상하였다.
·2019, 2023대전문화재단 예술지원사업공모에 선정되었다.
목 차
작가의 말 _4
1부 대성빌라 사람들
간이역 13
첫사랑 19
대성빌라 사람들 23
검정장화 28
아버지의 봄 32
오해 35
어머니의 성城 41
좀도리 45
밥 좀 먹고 살자고요 50
인간연어 길들이기 54
2부 총소리
총소리 1·읍참마속 63
총소리 2·누가 그 아이의 심장에 총을 겨누었는가? 67
총소리 3·전우야! 73
총소리 4·이별 77
총소리 5·빈터 82
고양이 야옹 86
백마고지 전투를 회상하며 91
박 중령의 교훈 94
전쟁과 아이들 99
3.5% 102
3부 싸움
사랑이야 109
발소리 114
칼 쥔 놈 118
싸움 122
불평등 126
깊고 긴 여름밤 130
따뜻한 봄을 기다리며 134
대장새 140
찬바람 불어 145
4부 허울
구멍 난 풍선 153
끊어진 끈 157
은빛 날개 165
감자의 눈물 169
웃는 초상화 174
허울 179
외출 184
노욕의 방 189
비둘기의 향수 192
사돈 득도하셨네 198
5부 메리와 경수
메리와 경수 205
그녀의 나침반 209
임을 봐야 별을 따지 215
중쇠 220
또 다른 길 223
지금, 골목은 몸살 중 229
그는 왜 눈물이었나? 234
대전역 새벽시장 239
대전, 이런 곳 아시나요 243
청소년은 국가의 미래 246
【안시찬 수필집에 붙임】 개인의 회억(回憶), 시대의 풍속도 251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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