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우리는 지구의 마지막 여행자이다
이사람 시인의 첫 시집 『지구에서의 마지막여행』이 출간되었다. 13년 《시산맥》 시, 15년 《동양일보신춘문예》 동화, 2016년 《매일신문신춘문예》 동시가 각각 당선되어 등단했다. 동시집 『아빠는 쿠쿠 기관사』 『혼자가 아니야』 『학교 사용 설명서』, 동화책 『새들의 세탁소』 『너의 이름은 해리』를 출간한 바 있다. 22년 동시로 이르코창작기금을 수혜받았다.
이사람 시인의 첫 시집에는 이별과 사랑, 죽음과 삶, 아버지와 어머니의 기억과 고독을 유추할 수 있는 시어들이 자주 등장한다. 인간은 누구나 고독하고 시인은 고독속에 작품을 탄생시키는 존재이자, 한 사람이기도 하다. 저자가 고독에 몰입한 이유는 삶 자체가 고독했다기 보다는, 시인으로서의 철저한 자기 반성과 작품을 위해서 투신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어린 시절의 결핍과 그로 인한 아픈 기억들과, 가난했지만 가난에 매몰되지 않았던 가족들의 추억도 작품속에 스며 있다. 저자는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의 아픔속에 조금 더 영악했더라면 받지 않았을 상처들에 대해 연민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고독’을 고독속에 감추려하기 보다는 그것을 웃음의 페이소스 속에 구축하려 한다는 점에서 그의 첫 시집이 주목할 만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별은 어디에서나 편재했다. 나는 이별을 애써 외면하려 했다. 그것은 두려움 때문이었다. 이 시집 『지구에서의 마지막 여행』에서 보여주듯 가장 아픈 이별은 가족과의 이별이었다. 특히, 부모님과의 이별, 나의 가장 중심에 서 있던 존재와의 이별. 예감은 준비보다는 회피와 발을 맞추려는 습성이 강했다. 아쉬움과 후회는 나중에 부록처럼 따라왔다. 죽음 쪽으로 기울어가는 어머니는 점점 새를 닮아갔다.
슬픔, 후회 그리고 미련. 그리고 잔열처럼 남는 자신에 대한 분노와 상대에 대한 야속함. 이런 일련의 끈적한 감정들은 다가올 시간이 지워줄 거라는 걸 지나온 시간이 가르쳐 주었다. 하지만 이론과 실체는 등을 맞대고 있지만, 결코 마주 볼 수 없는 동전의 표리관계 같은 것이었다. 이별 앞에서 나의 차분한 이성은 부재중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말을 쉽게 하지 않는 습관이 생겼다. 내가 무심히 뱉은 말들이 마치 갚아야 할 부채처럼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깨우침에도 자꾸 같은 지점에서 걸려 넘어지는 것은 말처럼 쉽게 쓸 수 있는 게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얼마나 많은 헛된 약속들을 내뱉으며 살았을까. 나의 경솔함으로 인해 누군가는 새벽까지 기다리다 되돌아가는 날도 있었을 것이다.
시는 흘리고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가 주워 담는 작업이다. 흘린 것들은 대게 후회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 그 꼬리표의 순서를 정리해 나열한 것이 이 한 권의 시집이다. 이 시집엔 쉽게 스며들 수 있는 서정들과 기시감 같은 직관들로 가득하다. 시를 읽는 독자의 자리에서 시를 쓴 시인의 자리로 자연스럽게 오버랩 될 수 있게 만드는 시집이다.
― 「저자와의 인터뷰」 중에서
존재는 홀로서기(hypostase)를 통해 존재자가 됨으로써 고독해진다는 존재론적 탐색을 보여준 레비나스도 있지만, 우리에게 그것은 시시각각 무시로 느껴지는 감각적 경험의 영역에 속한다. 알 수 없는 순간, 가늠할 수 없는 이유로 찾아와서 갑자기 가슴 한쪽을 무너지게 하고 쓰리게 하고 아프게 한다. 고독은 홀로 있을 때만 아니라 여럿이 있을 때에도 찾아오며, 호젓한 저녁이나 밤만 아니라 햇살 싱그러운 아침에도 찾아온다. 그리고 우리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생의 비의(秘義) 앞에서 절망하고는 한다.
사전이 말하는 대로 만일 쓸쓸함이 ‘외롭고 적적함’을 뜻한다면, 그것은 고독의 한 양상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 외롭기 때문에 쓸쓸하고 적적하기 때문에 쓸쓸하다는 것은 ‘홀로 있음’으로 인하여 고독감을 느끼는 것과 다르지 않다. 두 단어의 발음상의 차이를 배제하고 의미의 측면에 주안점을 두고 보면 그것들은 더욱 닮았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고독과 쓸쓸함은 공히 인간 내면에 형성되는 정서적 경험이다.
이사람의 시편들은 이러한 고독의 의미를 묻고 천착하는 가운데 인간적 진실을 해명하려는 시적 노력을 보여준다. 대체로 20행을 상회하는 58편에 이르는 작품들은 일관되게 고독의 양상에 주목하고 있다. 이별과 사랑, 죽음과 삶, 아버지와 어머니 등의 시어에서 유추할 수 있는 많은 이미지들은 고독의 조형이라는 한 곳을 향해 나아간다. 그가 이토록 고독에 몰입하게 된 연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고독이야말로 우리 모두 너나없이 겪어야 하는 삶의 본질임을 깨달은 때문이다.
삶이 고독하다면, 죽음은 고독의 붕괴를 의미한다. 존재자가 홀로서기를 그치고, 존재라는 함께 있음(Miteinnandersein)의 지평으로 상승할 때 그것은 어쩌면 영원한 자유의 경지일지 모른다. 「지구에서의 마지막 여행」은 바로 이런 차원을 웃음의 페이소스 속에 구축하고 있다. 이 작품은 이사람 표 고독 조형의 세 번째 항목인 ‘아버지와 어머니’가 동시에 나오는 작품이다.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어머니 또한 그 경계선에 도달해 있다.
작품은 시종 웃음을 잃지 않으면서도 정련된 언어 속에 짙은 슬픔을 내포하고 있다. 웃음의 근거는 ‘죽음’이 시사하는 고독의 붕괴로 추정할 수 있고, 슬픔의 뿌리는 ‘삶’이 본질적으로 고독하다는 데 있다. 실제로 그렇다. ‘어머니’는 ‘새’가 되고 싶어 했다. 심지어 ‘새’를 닮아가기도 했다. 그러다가 어머니는 마침내 ‘액자 속에서’ 웃고 있는 아버지를 두고 날아갈 것이다. 여기서도 우리는 삶과 죽음을 구별하지 않는 이사람의 시적 인식이 번뜩인다.
이렇듯 이사람의 시집 『지구에서의 마지막 여행』은 이별과 그리움, 삶과 죽음, 아버지와 어머니를 디딤돌 삼아 한없이 쓸쓸하고 슬프고 안타깝고 그리운 생의 비의를 고독이라는 틀에 주조하고 있다. 그러나 생의 여러 국면을 모두 거쳐 온 고독은 결코 단편적이고 표면적인 우울의 표정에 그치지 않는다. 이사람의 시적 언어 속에는 현상학의 철학적 존재론에 육박하는 고독의 조형이 이루어져 있다. 그의 고독에는 웃음이 있고, 그의 죽음에는 삶이 있으며, 그의 이별에는 그리움이 있다.
이사람은 고독이야말로 우리 모두 너나없이 겪어야 하는 삶의 본질이라는 사실을 시화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러한 그의 세계가 어디를 향해 나아가는지 주목해야 하는 것이다.
― 「시집 해설」 중에서
작가 소개
이사람
2013년 《시산맥》 시, 2015년 《동양일보신춘문예》 동화, 2016년 《매일신문신춘문예》 동시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동시집 『아빠는 쿠쿠 기관사』 『혼자가 아니야』 『학교 사용 설명서』, 동화책 『새들의 세탁소』 『너의 이름은 해리』가 있다. 22년 동시로 이르코창작기금 수혜. 현재 광영고등학교에 재직 중이다.
목 차
시인의 말·5
1부
이별을 읽다·15
바닷가를 걸으면·17
단칸방·20
관절염·22
배웅·24
사랑, 그 비빔밥·26
고라니·28
그림자·30
그 집을 지나며·32
개 꼬리·34
빈집·36
새의 목도리·38
그리운 수족관·41
조용한 날들·44
거처·46
2부
메시지 예약 전송·51
오늘의 날씨·52
북회귀선·54
트랙에 갇히다·56
약수동·58
한강대교를 건너고 싶다·61
이갈이·64
간판·65
중환자실·66
그리운 야옹·68
반성·70
숨바꼭질·72
그 고추·74
등뼈·76
입관 후·78
3부
지렁이·83
왜·86
집들이·88
버스를 기다리며·90
동지의 당신·92
눈꽃·94
봄, 밤, 그리고 관음증·96
안녕, 파리바게뜨·98
병색·100
그의 바다·102
개복숭아·104
친구의 장례식·106
꽃문·107
사구아로선인장·108
4부
플랫폼에서의 한때·113
그 먼 행성·116
해안사구·118
잠버릇·120
슬픈 정강이·122
아침을 기다리며·124
따뜻한 후회·126
당신과 겨울 사이·128
국화꽃 향기·130
이제, 우리는 터미널·132
안락사·134
요양원·136
안개의 근황·138
지구에서의 마지막 여행·141
해설 | 김재홍(시인, 문힉평론가)
‘시들어가는 무청처럼 쓸쓸한’ 나날들
역자 소개
- 단순 변심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신청
- 상품 불량/오배송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3개월 이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0일 이내 반품 신청 가능
반품사유 | 반품 배송비 부담자 |
---|---|
단순변심 | 고객 부담이며, 최초 배송비를 포함해 왕복 배송비가 발생합니다. 또한, 도서/산간지역이거나 설치 상품을 반품하는 경우에는 배송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
고객 부담이 아닙니다. |
진행 상태 | 결제완료 | 상품준비중 | 배송지시/배송중/배송완료 |
---|---|---|---|
어떤 상태 | 주문 내역 확인 전 | 상품 발송 준비 중 | 상품이 택배사로 이미 발송 됨 |
환불 | 즉시환불 |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결제수단 | 환불시점 | 환불방법 |
---|---|---|
신용카드 |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 신용카드 승인취소 |
계좌이체 |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
계좌입금 |
휴대폰 결제 |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
포인트 |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 환불 포인트 적립 |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
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 |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