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골짜기

일어나 창문을 열었다

바람이 창문 밖에서 겨울 노숙을 했나 보다 우리 집은 새벽에 문을 연다우 미안하지만 동트기 전까지 조금만 더 발 동동 노크해 주세요 아직 이불 속이 좋아요 수평선에 걸친 검은 구름처럼 아직 눈꺼풀이 안 풀렸답니다

- 알람 시계의 발칙한 기지개

우리 집은 별거 없답니다 침대, 제 역할 못 하는 TV와 전화기, 옷걸이, 옷장 그리고 시집 몇 권이 전부죠

그래도 습관처럼 동이 틀 때를 맞춰

일어나 창문을 열면

눈살 찌푸릴 새도 없이 바람이 노크하죠

새벽 손님

머리카락과 뺨을 스치고 코로 들어가 폐부의 깊숙한 곳까지 들어왔다 차갑지만 다행인 것은 동해 소금기를 머금은 신선한 공기다 미역 냄새와 통통배에서 뿜어내는 감성적인 냄새까지 물밀듯이 들어섰다

이제 손님 그만 오랄까요?

아니요, 이왕 이런 거, 동해 바람 다 들어오라 하세요

지은이 : 이종무

청도 생. 시인. 수필가. 한국미소문학 신인상. 부산문인협회 회원. 한국해양문학가협회 편집차장. 저서 〈샛강에 서서〉, 〈글을 쓴다는 것〉, 〈국어 선생님이 들려주는 가타부타 세상 이야기〉, 〈북ˑ중ˑ러 접경지역을 가다〉. 현재 해양에 대한 저술을 집필 중이며 전국 글짓기, 독후감 경진대회에서 다수 수상함. 울산에서 중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다.

시인의 말 ㆍ 4

1부

바다와 삶

1.5리터 페트병 13

쓰레기 섬 14

컨테이너선 선장 16

바다를 들어 올린 남자 17

참치잡이 이야기 18

항구와 노동 20

다시마와 노동 22

그녀의 갯벌 24

선박 수리 26

서생항 27

별명이 먹장어인 친구 28

어선 30

부두에서 31

묘박지 32

자갈치 회센터에서 33

2부

바다에 빠지다

인상 21-해돋이 37

일출 38

네모 바다 40

일출 2 42

서생 바다 2 43

바다 44

바다, 한 생각 46

우아, 바다다 48

갯바위 49

바다 그림자 50

당물길 52

몽돌 53

태풍 54

3부

바다 생활

미역국 59

집어등集魚燈 60

풍어豐漁 62

게 64

꼬시래기 묵 66

바닷물 속 바위 68

멸치 70

상어 72

미역을 따며 74

미역 75

아귀들의 합창 76

물고기 비늘 78

4부

바다의 역사

부표浮標 81

동해선 82

등대 사이렌 84

서생 이길봉수대西生 爾吉烽燧坮 86

메르카토르 도법 88

부산공동어시장 90

수정동 산복도로 91

봉래산 꼭대기에서 92

영도다리와 시내버스 93

방파제 풍경 94

해안 초소 96

항구의 등대 98

바람 부는 해안 100

대한해협에서 101

5부

바다와 꿈

동짓달 밤 105

푸른 고래의 꿈 106

해무海霧 108

귀신고래의 노래 110

바다 시화전詩畫展 111

점심나절에 112

바다 향수병 113

붉은 달 114

필리핀 망고 115

가베 술라웨시 116

어젯밤 117

산 미구엘 118

방콕 재회 120

물수제비 121

평론 ㆍ 123

삶과 결합한 바다, 조화로운 공간 세계를 구축하다 | 박미정(평론가, 문학박사)

후기 ㆍ 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