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이태희 시인 디카시집 『꽃 트럭』 출간
올해로 등단 35년이 되는 이태희 시인(60, 인천대 기초교육원 강의교수)의 『꽃 트럭』이 애지출판사에서 나왔다. <애지디카시선>의 여섯 번째로 출간된 이 시집에는 시인이 수년간 핸드폰과 디지털카메라로 직접 촬영한 수만 장의 사진 속에서 고른 55편의 사진과 함께 정제된 시가 실려 있다.
이태희 시인은 1988년 월간 《동서문학》으로 등단하였으며, 2001년 첫 시집 『오래 익은 사랑』을 출간한 바 있다. 시인이 금번에 디카시집을 내게 된 것은 회갑을 맞이하여 스스로 기념품을 만들어보고 싶은 심정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이 시집에는 「이순(耳順)」이라는 제목 아래 강릉 경포호 연꽃 연못에서 찍었다는 연밥 사진과 함께 “늙어간다/아름답다”는 짧은 시가 실려 있다.
‘디카시의 매력이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 시인은 “순간적인 장면의 포착, 절제된 시적 표현을 통한 심상과 의미의 확장”이라고 답했다.
「첫사랑」은 지리산이라는 넓은 공간으로부터 시작해 화엄사로, 풍경으로, 홍매로 점점 좁혀지듯, 사랑이란 무수한 사람에게서 점점 좁혀져 바로 ‘그 사람’에게 꽂히는 것이라는 사실을 그려낸 작품이고, 「길은 나무다1」,「길은 나무다2」는 의도치 않는 순간에 포착된 장면이지만 ‘길’이 ‘나무’를 닮았다는 연상을 하게 되었고, 그 길이 자연과 자연,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을 잇는 생명과 같아 나무라고 제목을 붙여 본 것이고, 「난쟁이붓꽃」은 겉으로 드러난 줄기와 꽃보다 훨씬 깊이 내려간 뿌리를 확인하게 된 장면으로 사람들도 평소 밝고 환한 모습을 보이지만 그 내면 깊숙한 곳에 남모르는 슬픔이 자리잡고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 쓴 작품이고, 「해후」는 달과 나뭇잎과 하늘빛을 선명하게 담기 위해서는 때를 기다리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만남도 그렇다고 생각하며 쓴 작품이고, 「풍경」은 철어(鐵魚)의 시선을 통해 사람들이 두고 온 세계 혹은 가지 못하는 세계, 혹은 존재의 근원적 그리움을 노래하고 싶었던 작품이라고 한다.
이번 시집에 대해 고봉준 평론가(경희대 후마니타스 교수)는 “이태희의 디카시에서 만물은 연결되어 있다”고 언급하면서, “강렬한 생명력을 지닌 생명들이 이어지고, 연결되고, 다가가고, 모이는 장면을 포착하는 것, 이것이 이태희의 디카시가 이 세계를 읽는 방법이”며, “어딘가에 도달할 때까지 움직임을 멈추지 않는” 것이 이태희 디카시가 지닌 “마법의 비밀”이라고 평가했다.
이태희 시인은 최근 모 인터넷 신문에 [이태희 Dica詩]라는 이름으로 연재를 시작했는데, “상당한 부담감이 있지만, 그에 상응하는 짜릿한 성취감을 맛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에 그는 어느 디카시 공모전에 응모한 바 있는데, “비록 돋보이는 상은 아니지만 입상을 하게 된 것이 고맙고, 앞으로 더욱 디카시 창작에 매진하려는 의욕에 충만해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작가 소개
이태희
1963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났다. 1988년 월간 《동서문학》시 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했다. 인천대학교와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공부하며 석사 논문으로 <김수영 시의 화자 연구>, 박사 논문으로 <정지용 시의 창작방법 연구>를 썼다. 시집으로 《오래 익은 사랑》을 출간했고, 2017년에《시와산문》작품상을 받았다.
현재 인천대학교 기초교육원 강의교수로 근무하며 글쓰기와 스토리텔링 과목을 가르치고, 설향독서회·춘천독서회·군포독서회 등의 시민 독서 모임을 이끌고 있다.
목 차
제1부 봄 편지
첫사랑/ 열창/ 꽃 트럭/ 길은 나무다 1/ 길은 나무다 2/ 산통産痛/ 존재의 이유/ 오늘도 걷는다/ 숨구멍/ 봄 편지/ 구공탄/ 난쟁이붓꽃/ 눈은 살아 있다/ 해후邂逅
제2부 동행
일출/ 목련꽃 그늘 아래/ 어쩌다 물 한번/ 정박碇泊/ 동행 1/ 동행 2/ 동행 3/ 맨발 결의/ 짝/ 시습時習/ 수레바퀴 앞에서/ 두더지 바위/ 세멜레/ 고사목枯死木
제3부 명상
풍경/ 뒷모습/ 감/ 분꽃/ 근심/ 꽃 진 자리/ 명상/ 그림자/ 이순耳順/ 모래/ 안간힘/ 빈집/ 갯골
제4부 여백
땅/ 호모 데우스/ 재/ 몽둥발이/ 기억하라/ 무죄/ 누추/ 여백餘白/ 겨우살이/ 황혼/ 막다른 길/ 도장꽃/ 자전거/ 잘 가라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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