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세상의 모든 풍경에서 건져 올린 따스한 이야기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첫 번째 칼럼집. “아름답고 따스한 풍경 이야기로 세상을 여유롭고 풍성하게 만드는 데에 뜻을 둔” 84편의 칼럼을 한데 묶었다. 남다른 감수성이 배인 글은 저자의 바람대로 “편하게 읽히면서도 무언가 따뜻한 느낌이 남는”다. 독자의 눈높이에 맞추어 단어 하나하나를 조심스럽게 골라 쓴 덕분이다.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부터 정치적 갈등을 둘러싼 잡음, 더불어 사는 공동체에 대한 희망, 세계의 주목을 받은 한국의 젊은 학자들, 이웃들과 나누기 좋은 아름다운 시와 그림까지, 그의 관심이 미치지 않는 이야깃거리란 없다. 말 그대로 ‘세상의 모든 풍경’에서 보고 듣고 느낀 바를 구어체와 경어체로 담박하고 편안하게 전한다.
타자를 위한 연민과 감사가 묻어나는 위로의 글
김황식 전 총리의 별명은 ‘이슬비 총리’, ‘울보 총리’다. 총리라는 자리의 무거움을 생각해 보면 언뜻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이 이름은 사실 “조용히 내리는 이슬비가 열매를 맺게 하듯” 조용히 내실을 다지고 싶은 마음의 발로다. 그가 쓰는 글도 이런 마음 씀씀이를 닮았다. “타자에 대한 연민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는 것을 잘 이해하는 인물답게 그의 글에는 훈계가 아닌 걱정과 위로가 묻어난다. 연금개혁을 둘러싼 잡음을 두고서도 한쪽을 쉽게 비난하기보다 이를 “세대 간 사랑잇기 작업”으로 생각해 보자며 신중하게 권유한다. 법조인의 자세를 말할 때에는 법관으로 일하던 시절 소년수에게 주머니에 든 껌을 나눠주며 위로했던 이야기를 꺼내며 법을 집행하는 이들에게 부디 측은지심을 잃지 말라고 부탁한다.
한편 그는 세상이 미처 잊고 있던 이들의 이름을 하나씩 불러내며 그들에게 깊이 머리를 조아리는 일도 잊지 않는다. 일제강점기 당시 뤼순 감옥에서 안중근 의사에게 감회받고 평생 그를 흠모하며 기린 일본인 관리, 목포에 고아를 위한 쉼터 ‘공생원’을 세워 3천 명의 아이들을 보살폈던 윤학자 여사, 소록도의 한센인을 온 마음으로 돌본 오스트리아 출신 마리안느와 마가렛 간호사 등, 좀 더 살 만한 세상을 만드는 디딤돌이 되길 자처한 이들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서다.
그렇게 진심 어린 걱정과 위로를 담아 써 낸 세상의 모든 이야기는 비로소 ‘풍경’이 되어 다시 읽힌다. 섣불리 가르치려 드는 훈계조의 말, 날카롭고 편견에 찬 말에 지친 이라면 곁에 두고 찬찬히 읽을 만하다.
작가 소개
김황식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1974년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로 임용되어 각급 법원 및 법원행정처에서 근무하다가 2005년 대법관에 임명되었다. 2008년 제21대 감사원장, 2010년 제41대 국무총리에 각 임명되었고, 2013년 2월 26일 퇴임하였다. 현재 호암재단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독일의 힘, 독일의 총리들》 1·2, 《소통, 공감 그리고 연대》, Ich gehe jetzt in die Bibliothek namens Deutschland 등이 있다.
목 차
서문 5
1부 기차는 8시에 떠나네
‘기차는 8시에 떠나네’ 15
3월 26일, 그 우울한 날 19
쫓겨난 총리, 그러나 가장 행복했던 총리 23
걱정되는 ‘검수완박’ 입법 27
자코메티와 조지 시걸을 찾아 떠난 남도 여행 31
우리는 누구인가? 35
시답지 않은 시(詩)로 소통하기 39
“우리들의 영원한 청춘의 도시여” 43
“람메르트, 이분이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47
행복을 만드는 사람들 51
하느님과 어느 신부님의 대화 55
칸에서 만난 한․중․일처럼 59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나?” 63
흐르는 강물처럼 67
넥타이 맬 줄 모르는 젊은 천재 과학자들 71
‘끝이 없는 위선’으로 낙태 문제 해결한 앙겔라 메르켈 75
분노하는 날이 아니라 미래를 다짐하는 날 79
야금, 독널 그리고 백제금동대향로 83
2부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89
좋은 사람들은 곳곳에 있습니다 93
그래서 우리는 우울합니다 97
‘길 떠나는 가족’ 그리고 ‘까마귀가 있는 밀밭’ 101
테오 좀머 씨에 대한 생각 105
안동의 자부심,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 109
우리 민족에게 주어진 축복 113
‘치자꽃 설화’ 시 감상 117
한국인과 유대인의 피를 이어받은 어느 일본인 121
정치 고수들의 선(善)한 선(禪)문답 125
어느 아프리카 외교관의 명연설 129
베를린에서의 보물찾기 133
3천 명의 고아를 돌본 여인 137
우루과이와의 축구 경기를 보며 떠올린 옛일 141
2022년 12월 3일, 행복한 날의 기록 145
윤관 대법원장이 남긴 것 149
궁금한 클래식 음악의 세계, 몇 대목 153
섣달 그믐날 157
3부 천 마리 종이학
우울한 출발, 그래도 기대할 것은 163
천 마리 종이학 167
온라인 강연회에서 만난 다누리 172
수평적, 수직적 연대로 협력하는 정치 176
감동을 주는 양형 180
연금개혁, 세대 간 사랑 잇기 184
아직 우리에게 좋은 날은 오지 않았습니다 188
마우리치오 카텔란전 관람 후기 192
자손들 명의의 신용카드를 함부로 사용해서야 196
모든 직업은 신성하다 200
안중근 의사 순국일에 사형제를 생각하다 204
이승만 대통령과 아데나워 독일 총리 208
6411번 버스, 그리고 146번 버스를 아십니까? 212
비극으로 시작해 해피엔딩으로 나아가는 드라마 216
봄비 220
어린이 손님들과 즐거운 한때 224
어버이날에 쓰는 사모곡 228
교토의 어느 택시 운전사 232
별 236
린다우의 추억 240
전쟁은 총칼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244
완승 완패가 아닌 51 : 49의 게임 248
신생아 한 명에 1억 원 지원하기? 252
서부전선 이상 있다 256
4부 우리가 살고 싶은 도시
우문현답 263
존 로버츠 미국 연방 대법원장을 생각하는 이유 267
자전거 도둑 271
제헌절 유감 275
예술 기행 2박 3일 279
그 시절 학교 풍경 283
니컬러스 효과 287
국민을 위한 법관 인사제도 291
나의 여름휴가 295
용서에 인색한 사회 299
눈물 303
“그분, 천국에 가셨겠네!” 307
하늘이 열어 준 통일의 길 311
로스쿨과 의과대학 315
‘안중근 동양 평화상’ 이야기 319
국운이 있는 나라 323
소록도 가는 길 327
“나는 지금 독일이라는 이름의 도서관에 간다” 332
이상한 감사비 336
바람직한 제3당의 길 340
장흥에서 본 두 풍경 344
우리가 살고 싶은 도시 348
노벨상 시상식을 보고 352
‘풍경이 있는 세상’의 창을 닫으며 356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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