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인생의 선을 하나 넘으면
새로운 단어, 새로운 상상,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김민철 작가는 광고대행사 TBWA 막내 카피라이터로 입사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까지 20년간 한 회사에 다녔다. 동료, 선후배 그리고 ‘나’와 함께 광고의 세계에서 무럭무럭 성장했고 《내 일로 건너가는 법》, 《모든 요일의 여행》, 《모든 요일의 기록》 등 여러 권의 책을 쓴 작가가 되었다. 일 앞에서 무너지지 않기 위해, 일상을 지키기 위해 힘써왔던 결과물들은 훌륭했지만 아무리 시선을 멀리 두어도 회사였고, 매일 눈앞에 빚쟁이처럼 달려드는 일들 앞에서 정신을 차리는 것이 점점 버거워졌다. 속도와 효율에 거세된 감각들을 되찾고 싶었고, 순한 아침을 맞이하고 싶었고, 무엇보다 ‘무정형의 시간’이 자신에게도 존재할 수 있는지 알고 싶었다.
다른 모양의 삶이 필요했다. 조각조각 폐허가 된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서는 사랑이 필요했다. 스무 살부터 사랑해온, 누군가는 ‘파리’라 부르는 오랜 꿈의 세계로 떠나고 싶었다. 이 여행은 그렇게 시작된다.
아주 단순하고 직관적인 행복을 찾아 떠난 파리
사랑은 스무 살, 파리 퐁피두 센터 도서관에서 싹텄다. 그곳에 첫눈에 반한 후 좋은 날, 좋은 나의 모습으로 이곳에 다시 돌아올 거라 다짐했지만 매번 무릎이 꺾인 꿈이 현실이 되는 데에는 20년이 걸렸다. 어렵게 휴가를 내 이곳에 찾아온 적이 있지만 잠깐 스쳐가는 여행자의 신분을 벗어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파리에 도착한 때는 5월, 무채색 도시에 갖가지 색이 피어나기 시작하는 봄이었고, 이제 ‘우리 동네’가 된 곳에서 두 달의 시간이 펼쳐졌으니.
아침을 달리는 러너들과 인사를 하고, 뤽상부르 공원을 지나 갓 나온 트라디를 베어 무는 것으로 파리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쉽진 않았지만 초조함과 강박에 촘촘하게 여행을 계획했던 과거의 ‘나’는 한국에 두고 왔다. 좁은 상상 속에 여행을 가두지 않고 내 마음의 방향이 흘러가는 데 몰두하자, 가 유일한 목표였다. 그러자 그토록 보고 싶었던 파리의 맨얼굴과 마주하게 되었다.
이런 낭만이라면,
얼마든지 이끌릴 수 있지
봄과 여름, 두 계절에 걸쳐 파리는 다양한 모양을 보여준다. 흔히 ‘관광지’라고 불리는 파리의 중심에서부터 진짜 로컬까지, 알고 있지만 모르고 있는 파리의 구석구석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김민철 작가가 견고하게 세워온 깊고 넓은 취향의 세계를 함께 향유하는 지적 즐거움도 매력을 더한다. 파리에서 하고 싶은 일 중 ‘같은 미술관 여러 번 가기’가 있을 정도로 그림 애호가인 그녀는 퐁피두 센터의 미술관을 시작으로 부르델 미술관, 자드킨 미술관, 오르세 미술관 등에서 만나 그림과 조각상에 대한 특별한 시각과 감상을 보여준다. 평소 치즈와 와인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지만 더 세세한 결을 맞추며 확장되어가는 자신만의 모험들이 여행 내내 이뤄진다.
이 삶을 계속 여행해보고 싶어졌다, 무정형으로
이 모든 것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되찾기 위한 용기다. 오래전 분명 가지고 있었지만, 어느새 잃어버린 꿈, 낭만, 취향, 행복 등 나만의 ‘좋음’들이 번져 내가 좋아하는 것들 앞에서 당당해질 수 있는 용기다. ‘무정형의 삶’은 책의 제목이지만 이 반짝이는 능력을 되살려 원하는 모양의 삶을 빚어가겠다는 작가의 다짐이기도 하다. 우리 모두에게는 앞으로 어떤 형태와 시간이 찾아올지 알 수 없지만 오늘의 나를 빛나게 하는 것들을 놓치지 않는다면 충분히 원하는 모양의 행복에 한 걸음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파리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내가 좋아하는 곳이 지구의 중심이니, 그곳에 서서, 이 용기와 이 마음에 지독하게 전염되어, 오늘 치 반짝임을 손에 꼭 쥐고 있길.
작가 소개
김민철
일상을 여행하며 글을 쓰는 사람. 글을 쓰며 다시 기억을 여행하는 사람. 광고 회사에서 카피라이터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오래 일했다.《내 일로 건너가는 법》《우리는 우리를 잊지 못하고 《띵 시리즈 : 치즈》 《모든 요일의 기록》《모든 요일의 여행》《하루의 취향》 등을 썼으며 현재 ‘오독 오독 북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목 차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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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32 | No. 33 | No. 34 | No. 35 | No. 36 | No. 37 | No. 38 | No. 39 | No. 40
에필로그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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