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미국 현대시단과 퀴어문학의
유일무이한 컬트적 존재이자 록스타 시인
아일린 마일스의 국내 첫 책 출간
문학은 낭비와 베끼기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방식으로써,
당신의 삶과 정치에서 이끌어낸 진짜 글을 쓰라
미국 현대시의 유일무이한 컬트적 존재이자 ‘록스타’ 시인으로서 정치적, 미학적 최전선의 글쓰기를 온몸으로 밀고나간 아일린 마일스의 국내 첫 책이 출간되었다. 그는 반세기 가까운 전방위 글쓰기를 통해 타협하지 않는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시인이었고, 일흔 살이 넘는 지금도 어느 때보다 정열적인 뉴욕의 작가이자 활동가로 살아가고 있다. 1992년에는 노동계급 퀴어예술가로서 빌 클린턴과 조지 H. W. 부시가 맞붙었던 대선에 뛰어들어 미국 전역에 적지 않은 파문을 일으켰고, 당시 아일린 마일스의 출마에 응답하는 헌시 〈나는 이런 대통령을 원한다I Want a President〉(조이 레너드)는 삼십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전 세계 진보적 예술가들과 퀴어 커뮤니티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핵심은 베끼기copy다. 모든 예술은 삶과 관련하여 창조되며, 우리는 그 삶에 감동받고, 글쓰기는 그러한 경험을 ‘베끼는 것’이다. 이는 어떤 존재를 원래의 장소에서 그대로 다른 맥락과 조건으로 옮겨옴으로써 생성되는 낯섦의 미학, 혹은 데페이즈망(전치)의 기법으로도 볼 수 있다. 마일스는 이러한 글쓰기를 항우울제나 유산소 운동처럼 삶을 획기적으로 바꿔줄 도구가 아니라, 끝없이 주문을 읊는 하나의 수행으로 지속한다. 자본으로 환원되지 않는, 순전한 시간 낭비로서 자기 삶과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베끼고 그 허위를 폭로하는 일이야말로 문학적 구원의 길이 된다. 그러므로 아일린 마일스의 글쓰기 스타일은 정치적 조건들과 밀접하면서도, ‘문학은 지극히 심오한 시간 낭비’일 뿐이라는 상반된 태도 사이에 존재한다. 그 사이에서 명멸하는 광증과 같은 글쓰기는 가난한 이들을 밀쳐대며 나아가는 대도시 뉴욕의 실체를 은유로서 그려낸다. 그리고 ‘대도시 뉴욕’은 ‘지금 여기의 도시’에서 반복되고 변주된다.
한국어판에는 저자와 자신을 기꺼이 ‘우리’라고 부르며 ‘대안적인 장소의 발명가’들이라고 밝힌 김선오 시인의 서문을 수록했다. 책 뒤편에는 조이 레너드의 헌시 〈나는 이런 대통령을 원한다〉 원문 도판과 번역을 실었다.
어떤 작품은 어수선하고 불결한 세계들이 모인 공공건물이다
작품을 끝내는 순간 여기 온 사람들의 것이니까
작가가 가장 먼저 그 속으로 사라지겠지만, 그다음은 독자들의 차례다
리베카 솔닛, 캐시 박 홍 등 유수의 작가들이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던 예일대학교 제정 윈덤캠벨문학상의 2019년 시상식에 아일린 마일스가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그는 패티 스미스,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 등이 ‘나는 왜 쓰는가’라는 주제로 이어왔던 이 강연에서 사십 년 넘도록 살아온 아파트 이야기로 말문을 연다. 그를 작가로 만들어준 것은 다름 아닌 뉴욕의 아파트 임대 정책이라며, 자신의 글쓰기가 가능할 수 있었던 정치적, 사회적 조건들을 특유의 조소와 유머로 펼쳐 보인다. 자기 삶의 내력을 현미경과 같은 언어로 폭발하듯 발설하며, 번뜩이는 시적 문장들로 삶의 순간들이 글로 체화되는 과정을 비유한다. 이를 통해 작가의 마음은 어떤 조건에서 작동하는지, 세상에 존재하는 방식으로써 글쓰기란 무엇인지 파고든다.
이 책의 아름다움은 이러한 포스트모던적 글쓰기 스타일의 해부에 그치지 않는다. 아일린 마일스는 삶의 조건들에서 글쓰기가 촉발되는 잉태의 과정을 계속해서 선회하며, 자신의 글쓰기를 정의해나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모호하게 팽창시키고 삶의 순간순간들을 글쓰기로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그 순간들은 대체로 가난한 사람들, 대안적인 사람들, 엉망진창인 사람들과 함께 사는 장소에서 이루어지는데 이들이야말로 삶의 목적을 가시화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니 아일린 마일스 글쓰기의 형식이 ‘베끼기’에 있다면, 그 동력은 ‘불결하고 변칙적인 반사회적인 존재’ 자체로서 ‘표백된 정상성’의 사회에 계속해서 뛰어들려는, 그가 세계를 사랑하는 방식에 있다.
“노동 계급 출신의 퀴어 예술가와 같은 반사회적 존재들의 불결함과 변칙성은 표백된 정상성 자본의 옆자리에서 더욱 역동적으로 가시화되기 마련입니다. 낙차에는 에너지가 있습니다. 시와 예술이 할 수 있는 일은 이러한 낙차를 동력으로 세계에 투신하고, 유희하며, 우리(‘노동 계급 출신의 퀴어 예술가’에 대한 거리 있는 접근처럼 글을 쓰려다가 실수로 우리라고 말해버렸지만 지우지 않겠습니다)를 위한 놀이터를 재창조하는 것입니다. 박탈의 경험은 언제나 공간을 전제로 할 뿐 아니라 공간을 만들어냅니다. 우리(또!)가 대안적인 장소의 발명가들이라는 사실은 언제나 자랑스러운 일입니다.”_〈서문―불결한 삶을 베껴 쓰기〉(김선오)에서
삶과 문학 사이의 복잡다단한 관계를 일거에 펼쳐낸 이 책은
한 편의 시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전체가 한 편의 시이기도 하다. 순순히 해독을 허락하지 않지만, 간결한 메시지로 통합할 수 없는 삶과 문학 사이의 복잡다단한 관계를 일거에 펼쳐 보여주기에 그것은 시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뉴욕의 아파트 이야기 그리고 텍사스주 마파에 뉴욕의 아파트를 재현한 장소를 만들어가는 또 다른 이야기. 두 줄기의 분절되고 파편화된 이야기가 이리저리 모였다가 흩어지며 나아간다. 그 사이사이로 문학과 글쓰기의 본질을 불현듯 되묻게 하는 시적 통찰이, 마치 사족처럼 붙어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은 남다른 글쓰기 비책을 정리해주지 않지만, 전혀 다른 것을 줄 수 있다. 미국 현대시의 대가가 실제로 자기 삶에서 글쓰기로 나아가는 아주 사사롭고도 솔직한 과정 그 자체다.
편집자 레터
글쓰기가 고통스러운 어느 편집자의 변명 혹은 알리바이
편집회의를 앞두고 아일린 마일스의 글쓰기가 도대체 무엇인지 산뜻하게 한번 정의해보려고 아침부터 사무실 앞을 서성이며 많은 꽁초를 생산한 결과, 어쩌면 어떤 글쓰기의 고통은 (그것이 편집자 레터든 뭐든 간에) 자신만의 현재에 도달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해서 생겨나는 건 아닐까, 라는 조금 개인적인 질문에 당도했다.
뭘 써야 문학이 되는 건지 흰 종이 앞에서 절망하던 내게 마일스는 나의 현재를 쓰는 일이야말로, 이달의 상환 금액 안내 카톡의 주기적 반복으로 쇠약해진 나를, 또한 지출이 소득을 늘 초과하는 구조 속에서 달콤한 한도를 내어줌으로써 나를 세계의 ‘밧데리’로 만들려는 저들의 의도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일이라고 말하는 듯했다. 계속해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세계 속의 나에 관해 치열하게 고심해보니 사는 동안 나는 은행의 노예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아직 닥치지도 않은 내 신용의 슬픔을 쓰는 일은, 그러니까 내가 세계에 구속되는 형식을 베껴오듯 운율에 맞추어 쓰는 일은 이상하게도 진정한 나와 지독한 현재를 분리시켜 그 모든 구속 전의 나를 발견하는 일일 수 있겠다 싶었다.
그리하여 사장님께 송구한 일일지 모르겠지만 이 책에는 가시적인 글쓰기 비책이 없고 나는 개인적인 결론을 얻어 퇴근한다. 아일린 마일스의 글쓰기란 무엇인가에서 시작한 고민은 내가 뭘 쓰면 좋을지 힌트를 준 것 같다. 귀띔하자면 이 책은 시간 낭비하듯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비법은 없어도 글쓰기의 가장 어려운 단계에서 당신을 끌어올려줄지 모르니.
작가 소개
지은이 : 아일린 마일스
미국의 시인이자 소설가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의 명예교수로 글쓰기와 문학을 가르쳤다. 구겐하임펠로우십, 워홀/크리에이티브 창작기금, 현대예술재단 시 부문상 등을 수상했고 퀴어문학의 가장 주요한 상인 람다문학상을 받았다. 미국문학예술아카데미 회원이다.
1949년 매사추세츠주에서 태어나 스물다섯 살 때 시인이 되고자 뉴욕행 기차에 올랐다. 미국 카운터컬처의 황금기에 비트문학의 전설적 시인 앨런 긴즈버그와 교류하고 뉴욕파 시인의 영향 아래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목소리 없는 이들에게 목소리를 주기 위한 글’을 쓰고 ‘지극히 심오한 시간 낭비’로서 전방위 문학 활동을 하면서 일흔 살이 넘은 지금까지도 ‘이 시대 희귀한 컬트적 존재이자 록스타 시인’으로 불린다.
1992년 미국 대선에 출마하여 화제가 되었는데, 당시 발표한 〈어떤 미국인의 시An American Poem〉와 성소수자 인권운동가인 조이 레너드가 아일린 마일스를 지지하기 위해 쓴 〈나는 이런 대통령을 원한다I Want a President〉가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후자의 시를 타이핑한 작품은 뉴욕 맨해튼의 하이라인 공원에 전시되어 있으며, 2010년 스웨덴 의회에서 극우 정당의 의회 진출을 비판하는 여성 예술가들에 의해 이 시가 낭독된 일이 국내에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1978년 첫 시집 《목줄의 아이러니The Irony of the Leash》를 시작으로 대표작인 《나는 아니다Not Me》 외 14종의 시집을 썼고 《첼시의 소녀들Chelsea Girls》 《인페르노Inferno》 등 5종의 장편소설과 소설집을 출간했으며 그 외 논픽션, 여행기, 희곡 등 여러 장르의 글쓰기를 반세기 가까이 해왔다.
옮긴이 : 송섬별
다른 사람을 더 잘 이해하고 싶어서 읽고 쓰고 번역한다. 여성, 성소수자, 노인, 청소년이 등장하는 책을 좋아한다. 고양이 물루, 올리버와 함께 용감하고 다정하게 살고 싶다. 옮긴 책으로는 《자미》 《페이지보이》 《내 어둠은 지상에서 내 작품이 되었다》 《모든 아름다움은 이미 때 묻은 것》 《괴물을 기다리는 사이》 등이 있다.
목 차
서문 ― 불결한 삶을 베껴 쓰기(김선오)
낭비와 베끼기
감사의 말
부록 ― 나는 이런 대통령을 원한다(조이 레너드)
옮긴이의 말 ― 지금 이곳에 있는 사람만의 지금 이 순간의 감각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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