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헤미아 유리

고객평점
저자최하연
출판사항문학과지성사, 발행일:2024/11/25
형태사항p.148 A5판:21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32043371 [소득공제]
판매가격 12,000원   10,800원  (인터넷할인가:10%)
포인트 540점
배송비결제주문시 결제
  • 주문수량 

총 금액 : 0원

책 소개

“나는 보았다

모든 것이 컷 속에 멈춰 있다는 것을”

무의식이 아닌 의식의 편에서 꾸는 꿈

시공간을 투과하는 투명하고 반짝이는 시적 도정


고독한 상상력을 꿈결 같은 허공 위에 직조해내는 시인 최하연의 네번째 시집 『보헤미아 유리』가 문학과지성 시인선 611번으로 출간되었다. 2003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최하연은 『피아노』(문학과지성사, 2007), 『팅커벨 꽃집』(문학과지성사, 2013), 『디스코팡팡 위의 해시계』(문학실험실, 2018)를 출간하는 동안 이상과 현실, 욕망과 억압의 거리를 측량하고 자기 파괴적 실험을 아름답고 위트 있는 시어들 속에 감춰놓는 방식으로 미학적인 시의 지평을 확장해왔다. 그리고 전작 이후 6년 만에 마흔아홉 편의 시를 엮은 『보헤미아 유리』를 선보인다.

이번 시집은 그간 시인의 시적 도정에 함께 놓인 듯하면서도 조금 다른 움직임으로 우리 곁에 도착했다. 이 새로운 움직임을 제목에서 두 가지로 유추해볼 수 있다. 하나는 관습과 구속을 거부하는 자유로운 영혼 ‘보헤미아’와 어떤 물체를 보이는 그대로 투과하는 ‘유리’의 결합, 다른 하나는 빛의 예술이라 불리는 체코 보헤미아 지역의 크리스털 공예 ‘보헤미아 유리’다. 수록된 시들은 이 모두를 아우르며, 투명하고 고요한 듯 보이지만 고독하고 괴로운 시인의 손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조각되고 탄생한다. 빛과 시선의 각도에 따라 그 색채로 모습을 바꾸고, 너머의 형상만 보여주며 이곳과 저곳의 경계로 남기도 한다. 그러므로 이 시집은 허공에서 만들어낸 투명한 결정체이며, 허공인 듯하지만 벽처럼 존재하는 유리의 속성을 활용해 보이지 않았던 것을 훤히 비추는 작업을 오롯이 수행해낸 결과물이다.



“먼지가 되리라

당신은 젖은 채로 너무 오래 살았어요”

―입자들이 탄생하고 움트는 허공 만들기


물고기 모양의 신발과

신발 모양의 물고기가

대롱 끝에서 부풀어 오른다


신발 속 모래 한 알

털어내려면 한 발로 서야 한다


[……]


물방울 두 개가 얼굴을 마주 보며 식어갈 때


먼저 마른 물방울이 나머지 물방울의 신발이 되고

남은 물방울은 홀로 물고기가 될 때


신발 안에 모래 한 알 숨겨놓고

두물머리 깊은 강물 속 이야기를 듣는다

―「보헤미아 유리」 부분


『보헤미아 유리』 속에서 자주 마주치게 되는 단어로 ‘물(빗)방울’ ‘모래’ ‘먼지’를 꼽을 수 있다. 이 단어들은 하늘, 벽면, 바닥에 존재하는 최소 단위이자 바람이 불거나 아래로 떨어지는 순간 허공에서 포착되고 사라지는 사소한 형상에 불과하다. 그러나 최하연의 시 세계에서 “먼지 속 먼지와 먼지 밖 먼지는 사이가 너무 멀”어서 “먼지 하나/먼지 둘/먼지 셋” 하고 번호를 붙여줘야 할 만큼 중요하다. 먼지는 곧 일생의 기억을 껴안은 ‘노인’과 ‘나무’ 쪽으로 옮겨 간다. “노인 하나, 나무 하나, 노인나무 하나, 나무노인 하나, 허공 하나 번호 끝”(「파」)을 외치며. 한편 “물방울은 홀로 물고기가” 되고 “마른 물방울”은 “신발”이 된다.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어떤 모양으로든 형태를 바꿀 수 있는 물방울은 “깊은 강물 속”으로 전이된다. 물방울이 포착한 이미지들에서 장면이 바뀌어 단단한 입자인 모래가 신발 속에서 화자의 의식을 건드리고, “모래 한 알”이 “크고 단단한 성벽이었”고 “강을 밝히는 석등이었”(「보헤미아 유리」)다는 상상력으로 뻗어나간다.

허공을 떠도는 작은 요소 하나가 자유롭게 몸을 바꾸고, 그렇게 탄생한 결과물이 금세 허물어지는 모습은 시집 곳곳에서 포착된다. “물안개가 피어올라 하늘과 물의 경계를 지”(「펜데믹」)우는가 하면 “머리통만 한 돌이 바로 눈앞 떡갈나무를 찍고서는 어느덧/모래알만큼 작아져 양말 속에서 까끌거”(「돌의 돌―돌돌」)리기도 한다. “망치질 한 번에 물고기가 사방으로 튀고/깨진 돌 틈으로 새 떼가 솟아”(「채석장―돌돌」)오른다. “빨간 벽돌로 태어나 잠을 청”하다 보면 누수로 “물이 흐”르고 물은 “얼룩이”되기도 하는데, “그 직전엔 빈 의자 위의 얼룩이었고, 그 훨씬 전엔 의자를 만들던 목수였으며, 그다음엔 벽돌에 맞아 죽은 행인이었다”(「망치」). 이처럼 시인은 눈에 잘 띄지 않는 입자들의 과거를 들여다보고 미래의 형태를 무질서하게 예측하며 “허공을 일구고 가꾼다”. “허공의 얼룩을 따라 입자들이 저들만의 체계를 그었다가 지우는 것을 그의 시가 살뜰하게 기록”(해설)하는 동안, 어느새 우리 발밑에는 “어디에서 왔는지도 모르는 모래”(「보헤미아 유리」)가 가득하다.



“식의 좌변이 망각이면 우변은 반드시 슬픔이 뒤따라야 한다”

―꿈과 현실, 죽음과 삶의 경계 만들기


나는 거미의 꿈이다


한라산 중턱에서 만난 무당거미는 내 꿈을 파먹은 민자가게거미의 회상몽이다

눈물이 거미줄에 이슬처럼 맺힌다

―「거미」 부분


시인 최하연이 꾸준히 그려온 세계의 중심 키워드 중 하나는 ‘꿈’이다. 꿈은 잠든 뒤 꾸는 것이기도 하지만 의식과 구분되는 무의식의 영역, 실현하고 싶은 이상, 헛된 생각과 같은 의미도 담고 있다. 시인은 각각의 의미를 섞거나 시 속 배경 자체를 입자들이 부유하는 몽환적인 장소로 표현하며 시에서 현실과 꿈을 애써 구분하지 않는다. 해설을 쓴 이은지 평론가의 말처럼 “의식을 무의식에 가깝게 변모시키는 일, 의식의 체계에 무의식의 체계를 이식하여 자라나게 하는 일”을 꿋꿋하게 수행할 뿐이다. 「당집」속 꿈은 “숙면 베개를 물어뜯”는 “강아지”가 “꿈의 한 틀을 파괴하는” 공간이며 “베개가 꿈을 기억하지 못하는 날” “단 하나의 꿈이 모든 꿈을 덮어쓰는 그날”을 두려워하는 곳이다. 화자는 “검은 돌들도 흰 구름을 베고 다들 눕”자 “잠이 베개에 매달”리는 것을 보다가 “두루미”가 “발톱 빠지는 꿈을 꾸고 낙방하여 텃새가”되는 광경과 마주한다. 화자는 “닻도 달지 않고”(「닻」) 허공 속으로 섞여 들어가며 보고 느끼는 모든 감각을 기록한다.

꿈인지 현실인지 모호한 세계는 영원한 잠, 즉 ‘죽음’과 맞닿기도 한다. 처음 배치된 시 「흰 꽃」은 “낯선 도시의 장례식장 앞에서” 시작하는데 사방으로 펼쳐진 “들춰야 보이는 곳들은/발 없는 것들의 무덤”이고 “나도옥잠화 하얀 꽃 안에 길고 검은 나비 한 마리가” “고인의 얼굴”을 가늠하게 한다. 평범한 하루 속에서도 “무심코 창문을 열 때” “훅 끼쳐 오는/물컹한 죽음의 냄새”는 피할 수 없다. 사실 “나는 매일 죽었고 매일 밤 엘리베이터에 태워져/밤새 끌려다니다가/엘리베이터 앞에 다시 선”(「외박」) 것인지도 모른다. 그가 꾸준하게 일궈온 상상력의 나날이 무너지고 영원한 이별 앞에 섰을 때 “자국은 말이 없”이 “잠을 잔다”. 화자는 “깬 적이 없어서 잠을 모르는 잠 속에서 자국을 걷어내고 닦고 닦고 말”리면서 “먼지 공이 자국 위로 떨어”(「잠 없는 자국」)지는 광경을 바라본다.

시인은 현실과 꿈, 삶과 죽음 사이에 얇고 투명한 “보헤미아 유리”를 세워놓고 이승 전의 세계와 이승 이후의 세계를 반짝거리는 빛과 함께 훤히 보여준다. 그러고 나서 “망치 든 남자가” 되어 지속적으로 “물속에서 돌을 깨”(「채석장」)며 눈에 보이는 현실에 지친 우리에게 허공의 입자를 닮은 “구근을 겨우내 꼭 품”(「망치」)도록 건네며 위로한다. “두드리듯이가 아니고 있는 힘을 다해”(「채석장」) 만들어진 이 시집은 우리 안에서 곧 끝도 없이 새로 태어나고 부서지고 자라날 것이다. 

작가 소개

최하연

2003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피아노』 『팅커벨 꽃집』 『디스코팡팡 위의 해시계』가 있다.

목 차

시인의 말


1부

흰 꽃 | 판지에 파스텔 | 보헤미아 유리 | 호우 | 끝의 | 긋 | 닻새 | 딸기밭 | 그 사람 | 닻 | 외박


2부

나비와 망치 | 당집 | 오우무아무아 | 쉿 | 쉬 | 이불을 꿰매며 | 잠 없는 꿈 | 홍차 | 묘 | 거미 | 살로메의 쟁반 | 마디


3부

티빙 | 염소 | 포도밭 | 삽 | 파 | 컷 | 팬데믹 | 제이핑크와 함께 춤을 | 쿵 | 외길 | 붕 | 개의 뿔 | 망치


4부

환생 | 잠 없는 자국 | 돌돌 | 돌의 돌 | 채석장 | 삼천칠백사십오 일째 | 토란 사과나무 로터리 | 조이와 티거 | 꾸욱 | 눈밭 | 혜화아름누리점 | 잠 없는 극 | 만해의 집


해설

광물의 식물학·이은지

역자 소개


01. 반품기한
  • 단순 변심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신청
  • 상품 불량/오배송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3개월 이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0일 이내 반품 신청 가능
02. 반품 배송비
반품 배송비
반품사유 반품 배송비 부담자
단순변심 고객 부담이며, 최초 배송비를 포함해 왕복 배송비가 발생합니다. 또한, 도서/산간지역이거나 설치 상품을 반품하는 경우에는 배송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상품의 불량 또는 오배송 고객 부담이 아닙니다.
03. 배송상태에 따른 환불안내
환불안내
진행 상태 결제완료 상품준비중 배송지시/배송중/배송완료
어떤 상태 주문 내역 확인 전 상품 발송 준비 중 상품이 택배사로 이미 발송 됨
환불 즉시환불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04. 취소방법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05. 환불시점
환불시점
결제수단 환불시점 환불방법
신용카드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신용카드 승인취소
계좌이체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계좌입금
휴대폰 결제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포인트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환불 포인트 적립
06. 취소반품 불가 사유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환불불가
상품군 취소/반품 불가사유
의류/잡화/수입명품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계절상품/식품/화장품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가전/설치상품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자동차용품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CD/DVD/GAME/BOOK등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내비게이션, OS시리얼이 적힌 PMP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