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기분

고객평점
저자변희수
출판사항시인동네, 발행일:2022/12/14
형태사항p.135 A5판:21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58965754 [소득공제]
판매가격 10,000원   9,000원  (인터넷할인가:10%)
포인트 450점
배송비결제주문시 결제
  • 주문수량 

총 금액 : 0원

책 소개

■ 해설 엿보기


‘사물’은 변희수의 시세계로 들어가는 열쇠이다. 시인은 「의자가 있는 골목―이상(李箱)에게」(201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이후 지금까지 ‘사물’에 대한 독특한 접근법을 주축으로 고유한 세계를 구축해왔다. ‘사물’에 대한 관심이라는 측면에서 그녀의 시편들은 ‘사물의 시학’을 표방한 프랑시스 퐁주(Francis Ponge, 1899~1988)의 작품들과 흥미로운 연관성을 지닌다. 퐁주는 일상적인 사물을 소재로 삼아 독특한 사물의 시학을 추구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대표작 「비누(Le savon)」는 20여 년에 걸쳐 쓰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퐁주는 ‘비누’를 응시하고, 관찰하고, 만지고, 내버려 두고, 손으로 비비는 일체의 과정을 반복하면서 그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퐁주에게 시는 대상(objet)과 주체(je)의 놀이(jeu), 즉 대상 놀이(objeu)이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시작(詩作) 과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물컵〉을 예로 들어볼까요? 1948년이었다고 생각됩니다. 6개월 동안 다른 일은 전혀 하지 않은 채 꼼짝 않고 물이 담긴 컵만 바라봤죠. 물컵을 앞에 두고 물리학자가 되어보기도 하고, 사전학자가 되어보기도 하고, 물맛을 음미해보기도 했어요. 컵에 물을 채웠다가 비우기도 하고, 다시 채웠다가 가만히 두기도 하고, 오래된 물에서 피어오르는 물방울을 바라보기도 했죠. 그렇게 저는 바라보기만 했어요. 제가 사물의 내부로 들어감으로써 사물이 스스로 표현하게 되기를 기다리면서요. 그러면 사물은 침묵을 깨고 말을 하기 시작하죠.”(프랑시스 퐁주, 『테이블』, 허정아 옮김, 책세상, 2004, 147쪽) 이처럼 퐁주의 ‘사물의 시학’은 사물에 ‘대한’ 시가 아니라 사물 스스로가 말하게 하는 글쓰기라고 말할 수 있다.

변희수의 시에 등장하는 ‘사물’ 역시 지극히 일상적인 것들이다. 직물, 공원, 나무, 빨래, 원목(나무), 정원, 잔디, 비……, 그녀는 일상적이고 사소한 대상을 독특한 방식으로 변용함으로써 낯설고 이질적인 세계를 창조한다. 변희수에게 시는 일상적인 사물(대상)을 낯선 것으로 변주하는 행위이고, 그것을 통해 현실을 지배하고 있는 ‘사물’에 대한 상식적인 감각과 언어의 규칙을 뒤흔드는 언어적 사건을 창조하는 일이다. 다만, 퐁주의 ‘사물의 시학’이 사물이 말하게 하기 위해 시인이 침묵하는 방식을 취한다면, 변희수의 ‘사물의 시학’은 사물을 일상적인 맥락에서 벗어나게 만듦으로써, 사물에 대한 우리의 일상적 감각을 해체-구성하는 방식을 취한다. 변희수의 화자들은 ‘사물’ 앞에서 침묵보다는 적극적인 말 건넴을 선호한다. 이때 시인과 사물은 주체-객체의 이분법적 관계, 즉 시인이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사물을 객관적 상관물로 사용하는 관계는 아니지만, 사물에 대한 시인의 개입이 배제된 관계도 아니다.


마르지 않는 빨래를 만져본다


소매 깃과 포켓 속에 들어 있던

구름들이 울먹거린다

왜 모여서 다들 그러고 있니

장마를 구박한다

한번 터진 울음이 그치지 않는다


불어터진 해를 건지러 강으로 간 사람이

탈모가 시작된 머리를 긁는다


장마에 더 높이 튀어 오른다는 물고기처럼

물기를 털어내던 손이 턱을 괴고

아가미를 뻐끔거린다


언젠가 만난 사교적인 사람들이 떠올라

습기라는 말을 황급히 누른다

마르다가 무늬가 되어버린 얼룩이


파편으로 튄다

어떤 별보다 더 빨리 돌기 위해서

탈수기 속에 팔다리를 집어넣고 돌린다


오늘의 춤은 오늘의 회오리

드럼통이 내는 빗소리에 흠씬 두들겨 맞는다

멍든 곳에서 물비린내가 난다

― 「우기의 세탁」 전문


하지만 ‘사물’에 대한 변희수의 인식에서 우리가 발견해야 할 것은 ‘모더니즘’이라는 레테르(letter)가 아니다. 우리의 삶에서 시/예술이 갖는 위상이 상투화된 감각, 그러니까 우리의 정신을 무능력에서 해방하는 것이라면, 이때 시인과 사물은 주체-대상관계가 아니라 동맹관계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아니, ‘사물’에 대한 인식의 변화라는 존재론적 사건을 경유하지 않으면 우리의 경화(硬化)된 감각이 쇄신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동맹’이 아닌 ‘의존’ 관계라고 말해야 할지도 모른다. 일찍이 철학자 M. 하이데거는 ‘사물=도구’가 유용성, 즉 쓸모의 사용사태를 벗어나는 순간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에 따르면 ‘사물’은 ‘쓸모’라는 맥락에서 인간과 관계를 맺으며, 그때 우리는 ‘사물’을 유용한 도구로만 생각할 뿐 그것의 본질에 대해 사유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사물’이 ‘쓸모’라는 맥락을 벗어날 때 상황은 달라진다. 하이데거가 사례로 언급한 고흐의 〈구두〉가 대표적이다.

하이데거는 이 그림에서 실용적인 사물로서의 ‘구두’가 아니라 그것이 현실에서 겪게 되는 삶의 흔적, 즉 존재를 읽어낸다. 하이데거에 따르면 고흐의 그림은 ‘구두’라는 사물이 아니라 사물의 ‘존재’를 드러내고 있다. 하이데거는 사물이 아니라 사물의 ‘존재’를 드러내는 것, 우리가 사물의 기능과 표면적인 성질에 시선을 빼앗겨 생각하지 못하는 본질을 드러내는 것이 예술의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그런 점에서 하이데거가 이야기하는 ‘알레테이아(Aletheia)’는 숨겨진 비밀이 아니라 숨겨져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좀처럼 발견하지 못하는 것, 왜곡되거나 은폐된 상태로 존재하던 것을 드러나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에 따르면 ‘사물’의 본질은 현존재인 인간이 존재함으로써만 드러날 수 있지만, 우리는 이 본질의 드러남이라는 존재론적 사건을 통해 비로소 유용성의 세계 바깥으로 나아가므로 사물이 해방의 길잡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듯하다.

― 고봉준(문학평론가)

작가 소개

변희수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2011년 《영남일보》 신춘문예, 201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아무것도 아닌, 모든』 『거기서부터 사랑을 시작하겠습니다』가 있다. 〈천강문학상〉, 〈제주4·3평화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2022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 창작지원금을 수혜했다.

목 차

제1부


직물•13/환경과 사람•14/π를 가진 것처럼 말했다•16/으로에게•18/사랑의 방향•20/공기의 추억•22/감자를 찌는 동안이면 되겠다 싶었어요•24/텀블링•25/화본•26/물질이론•28/시민의 기분•30/근린생활•32/주말•34/되풀이되는 풀•36


제2부


집의 구조•39/애플리케이션•40/뫼르소 잔상•42/참외 하우스•44/시대감•46/명랑성•48/원룸촌•50/주민과 장미•52/정오라는 에피소드•54/이달의 시인•56/영국식 정원•58/마음의 생활•60/리허설•62/사랑의 연대•64


제3부


퀼트•67/사과의 습관•68/습작할 때 들은 허밍•70/용역자들•72/티타임의 조크•74/우중에 목단이•76/기억의 윤곽•78/회전구간•80/무한•82/개그•84/양파의 건축학•86/청혼•88/장미의 증상•90/비의 관점•92


제4부


잔디가 모르는 것•95/아침 6시•96/세계의 과자점•98/옥수수가 익어갑니다•100/누구십니까•102/헨젤과 그레텔•104/우기의 세탁•106/시네마토그래피•108/월차•110/에필로그•112/원목•114


해설 고봉준(문학평론가)•115

역자 소개


01. 반품기한
  • 단순 변심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신청
  • 상품 불량/오배송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3개월 이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0일 이내 반품 신청 가능
02. 반품 배송비
반품 배송비
반품사유 반품 배송비 부담자
단순변심 고객 부담이며, 최초 배송비를 포함해 왕복 배송비가 발생합니다. 또한, 도서/산간지역이거나 설치 상품을 반품하는 경우에는 배송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상품의 불량 또는 오배송 고객 부담이 아닙니다.
03. 배송상태에 따른 환불안내
환불안내
진행 상태 결제완료 상품준비중 배송지시/배송중/배송완료
어떤 상태 주문 내역 확인 전 상품 발송 준비 중 상품이 택배사로 이미 발송 됨
환불 즉시환불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04. 취소방법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05. 환불시점
환불시점
결제수단 환불시점 환불방법
신용카드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신용카드 승인취소
계좌이체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계좌입금
휴대폰 결제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포인트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환불 포인트 적립
06. 취소반품 불가 사유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환불불가
상품군 취소/반품 불가사유
의류/잡화/수입명품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계절상품/식품/화장품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가전/설치상품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자동차용품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CD/DVD/GAME/BOOK등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내비게이션, OS시리얼이 적힌 PMP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13,000  11,700
585 10% DC
 13,000  11,700
585 10% DC
 12,000  10,800
540 10% DC
 11,000  9,900
495 10% DC
 12,000  10,800
540 10% DC
 15,000  15,000
450
 12,000  10,800
540 10% DC
 12,000  10,800
540 10% DC
 13,000  13,000
390
 12,000  10,800
540 10% DC
 17,000  15,300
765 10% D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