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불변 유리병 아이

고객평점
저자이영은
출판사항문학동네, 발행일:2025/10/31
형태사항p.183 국판:23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41602901 [소득공제]
판매가격 12,000원   10,800원  (인터넷할인가:10%)
포인트 540점
배송비결제주문시 결제
  • 주문수량 

총 금액 : 0원

책 소개

“너를 안고 쓰다듬으며 내일이 오지 않길 바랐던 것”


모든 것이 무너진 폐허의 잔해 속에서

끝끝내 길어올리는 차갑고 연약한 사랑의 인사


이영은 시인의 첫 시집 『영원불변 유리병 아이』를 문학동네 시인선 243번으로 펴낸다. 2022년 문학동네신인상을 통해 등단한 이영은 시인은 “섬세하고 치밀한 문장, 유려하고 자연스러운 언어 전개, 음영이 짙은 시선, 장면의 전환을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잘 어우러진 화면 구성”(이수명, 시인)으로 완성도 높은 시 세계를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등단 이후 치열한 퇴고 끝에 완성한 이번 시집은 제목이 암시하듯 투명하고도 위태로운 감정의 유리병 속에 고요히 보관된 사랑의 장면들을 하나하나 꺼내 보여준다. 동시에 그 유리병은 영원히 변치 않으리라 믿었던 사랑의 상징이자, 깨지기 쉬운 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세상이 “와르르 무너져내리는”(「그리고 예견된 미래」), 즉 세계는 멸망을 향해 가리라는 인식을 전제로 하여 시편들의 순서를 섬세하게 구성했다. 그러면서도 쉽게 절망하지 않는다. 시인은 무너져가는 폐허 속에서도 과거의 사랑이 남긴 잔해를 묵묵히 수집하고, 다음 사랑을 향해 걸음을 내딛는다. 아무리 강렬한 사랑도 이 세계가 멸망으로 치닫는 일을 막을 수는 없다. 그럼에도 사랑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고 의연한 태도를 유지하는 시인의 첫 시집을 기쁜 마음으로 소개한다.


“오래오래 문을 걸어 잠그고 있으면”

영사기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그건 아마도 냉장고 흐르는 소리. 쌓아둔 필름이 하나둘 소진되는 소리.


침대맡에 웅크리고 앉았다. 한낮의 개처럼. 며칠째 열리지 않는 현관을 바라보면서. 아무도 초대한 적 없으니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


손발이 점차 투명해졌다. 없는 사람이 되어갔다.


낡은 브라운관에서는 남극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방영되고 있었다. 녹아내리는 빙하. 빙하를 관통한 커다란 구멍.

_「그리고 예견된 미래」 부분


『영원불변 유리병 아이』에는 이름 붙일 수 없는 감정들과 질서를 부여받지 못한 파편적인 삶의 단면들을 시적인 언어로 치열하게 직조해낸 결과물이 담겨 있다.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는 긴장, 즉 ‘영원불변’이라는 절대성과 ‘유리병’이라는 고립성, 그리고 ‘아이’라는 취약성은 이 시집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인식의 틀이다. 사랑과 상실, 존재와 멸망이라는 대립적이고 근원적인 질문들은 각 시편에서 끊임없이 교차한다. 특히 ‘멸망’에 대한 감각은 이영은 시의 출발점이다. 이 시집은 종말을 향해 다가가는 시간 속에서 화자 개인의 감정과 일상을 꼼꼼히 탐색하고 기록한다. 종말은 한 개인의 내면에서 벌어지는 작은 붕괴이기도 하고, 세상이 무너져내리는 것이기도 하다. 시인은 이 멸망의 시공간 속에서도 무력하게 주저앉지 않고, 부서진 조각들을 응시하며 감정의 파편들을 수집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감정은 사랑이다. 이영은의 시에서 사랑은 기능이나 효용의 문제가 아니다. 사랑은 시적 주체를 ‘나’로 존재하게 하는 하나의 사건이다. 사랑 없는 ‘나’는 “손발이 점차 투명해”지고 “없는 사람이 되어”(「그리고 예견된 미래」)간다. 사랑 없이는 세계조차 무의미하다는, 철저하고도 근원적인 신념이 시인의 언어를 지탱하고 있는 것이다. 사랑은 주체를 무너뜨릴 수도 있는 파괴적인 믿음이며, 사랑 없이는 ‘나’도 존재할 수 없다. 그 진실의 자리를 향해 이영은의 시적 주체는 조심스럽게, 그러나 결단 있게 내딛는다.


(…) 손을


맞잡기만 해도 사람을 사랑할 수 있었는데 사람들은 겨우 손을 맞잡는 일 따위로 사람을 사랑해주지 않고. 결국


모든 사랑을 실패했다.

실패하고 또 실패했다.


아무리 실패해도 태초에 나는 그렇게 빚어졌기 때문에

이미 실패한 일을 계속해서 반복했다. 서로를 안아도 심장이 맞닿지 않는 상대가 많았고. (…)

_「인간 생태 보고서」 부분


그렇다고 『영원불변 유리병 아이』가 단순히 낭만적인 사랑을 말하는 시집은 아니다. 오히려 시인은 사랑이라는 감정이 정해진 서사나 결말로 환원될 수 없음을 직시한다. 사랑은 늘 어긋나며, 때로는 너무 늦게 찾아오거나 아무도 기다리지 않은 때 불쑥 나타난다. 이영은의 시는 그와 같은 예측 불가능한 사랑의 순간을 세심하게 포착하여 그것을 마치 한 장의 사진처럼 고요하고 차갑게 정지시킨다. 그리고 독자는 그 정지된 순간을 오래 응시하게 된다. 그렇기에 이 시집을 읽는 일은 사랑이 끝난 자리에서 다시 발화하는 사랑의 언어를 만나는 일이다. 시인은 말한다. “모든 사랑을 실패했다. 실패하고 또 실패했다”(「인간 생태 보고서」).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다시 사랑할 수 있다. 이렇듯 이영은의 첫 시집은 사랑 이후의 시간을 다시 사랑으로 채워나가려는 치열하고 조용한 선언으로 읽힌다.


이영은의 시는 끝내 무너지고, 깨지고, 흩어질 운명에 놓인 감정들에 대해 말하면서도, 그 모든 것들이 결코 무의미하지 않음을 증명한다. 시인은 절망과 고통의 연속 속에서도 쉽게 허무로 흐르지 않고, 감정을 뚫고 나가는 언어의 길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며 끝없이 “사랑을 했다고 설정”(「새로운 일」)한다. 그 길 끝에 놓인 것은 다음 사랑, 다음 존재, 다음 ‘나’일 것이다. 그래서 이 시집은 끝난 사랑의 이야기이자 아직 도착하지 않은 사랑을 향한 예감의 기록이다. 때문에 이영은의 시적 주체는 사랑이 실패로 끝나고, 이별의 그림자가 사라지지 않더라도 손을 내민다. 그 손을 붙잡을 ‘너’의 손가락이 “부러져 있”(「폴리이미드 필름」)어도, 그 손을 잡을 것이다. 그리고 그 손마디 사이로 “외출했던 희망이/ 다리를 절뚝거리며 돌아오”(「조도」)는 모습을, 그 비이성적인 믿음을 시어로 붙잡는다. 당신이 아직 사랑을 잃지 않았다면, 혹은 사랑이 이미 끝났다고 믿는다면, 이 시집이 당신에게 다가갈 것이다. 우리가 읽는 것은, 실패로 점철된 사랑의 언어이다. 하지만 그 언어 속에서 ‘나’는 다시 태어난다. 사랑 앞에 무릎 꿇는 대신, 사랑과 함께 존재하기로 선택한 『영원불변 유리병 아이』는 그렇게 당신을 사랑과 멸망의 세계로 초대한다.


사랑해


너의 몇번째 사랑이 가장 큰 크기일까. 그것만은 알 수 없었지만


거실에서 일어나 남향으로 난 큰 창을 함께 닫을 때, 우리의 팔뚝으로 내려앉던 빛이나 그 빛이 남기고 간 잔상들을 되짚어보면서

그렇게 지내고 싶었어. 이런 말을 몰래 읊조리기도 했다.


등 너머에서 유리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모호한 마음이 자라고 있다고 믿었다.

_「비(非)여름」 부분


물론 이 사랑은 어떤 것에도 도달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타버린 잿더미 같은 말”(「눈썹 털 냄새」)은 결코 무의미하지 않다. 전부 타버린 탓에 오히려 “영원히 타오르지 않을 어떤 말”(「우리의 책」)이 된 사랑의 기록은, 한없이 부유함으로써 사랑의 의미가 고정되는 것을 끝없이 지연시킨다. 이렇듯 완고한 운명과 맞서며 “내 앞으로 도래할 미래가 두렵지 않았다”(「목조건물」)고 말하는 이영은의 시적 주체는, 이제야 비로소 “발목이 부러”(「폴리이미드 필름」)진 사랑의 춤을 춘다. 그리고 그렇게 시집을 덮으면 저멀리 ‘나’와 비슷한 모습의 ‘너’가 “발목을 접질린 채로”(「The last thing I said to you is don’t leave me here」) 다가와 손을 내민다. 이어질 장면을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나’는 또 한번 그 손을 잡을 것이다. 절룩거리는 사랑의 춤을 출 것이다. 그 춤은 아름다운 만큼 위태롭고, 위태로운 만큼 아름다울 것이다.

_하혁진, 해설에서

작가 소개

이영은

2022년 문학동네신인상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목 차

1부 손을 맞잡고 노래를 부르다 구멍으로 천천히 뛰어내리는

소극장

그리고 예견된 미래

인지

큐브

무영

몬더그린

조도

사 인용 가정

병동 일지

그때

미래의 일들


2부 남에게 그림자를 많이 밟히면 빨리 죽어버린대

너와 나의 고양이의 대화법

여름의 끝

서향

자살 중독

엔트로피

인간 생태 보고서

멈춰버린 그러나 지속될

작은 신은 야옹 하고 울지

비(非)여름

폴리이미드 필름

드리밍 북

여학생

새로운 일

미래의 미래

눈, 눈, 눈

택시 드라이버


3부 개는 오직 개의 마음만을 가질 것

구의 일기

구의 일기

생동

올바른 생활

최근에 쓴 사랑 시는 오월달

사랑하는 사람을 미워하는 것만큼 쉬운 일은 없다지만 사랑할 만한 구석도 잘 알았으니까

슬픔을 키우는 사람

여름을 부탁해

서은재

우리의 책

형상기억박물관

인간은 새에서부터 시작됐다

<title><h1></title>

영원불변 유리병 여름 아이

실내 수영

변수의 힘


4부 종말이 성큼성큼 우리의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게 좋아서

성당

전개

해시태그 동시대성

Error Code: 224003

동거

그 많던 ( ) 누가 다 먹었을까

눈썹 털 냄새

신드롬

메리 홀리데이

완벽한 완공식

목조건물

나무를 다음해

기계적인 사랑 시

윈터타임

컨테이너

청색 누드

The last thing I said to you is don’t leave me here


해설_ 고장난 사랑 기계

하혁진(문학평론가)

역자 소개


01. 반품기한
  • 단순 변심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신청
  • 상품 불량/오배송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3개월 이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0일 이내 반품 신청 가능
02. 반품 배송비
반품 배송비
반품사유 반품 배송비 부담자
단순변심 고객 부담이며, 최초 배송비를 포함해 왕복 배송비가 발생합니다. 또한, 도서/산간지역이거나 설치 상품을 반품하는 경우에는 배송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상품의 불량 또는 오배송 고객 부담이 아닙니다.
03. 배송상태에 따른 환불안내
환불안내
진행 상태 결제완료 상품준비중 배송지시/배송중/배송완료
어떤 상태 주문 내역 확인 전 상품 발송 준비 중 상품이 택배사로 이미 발송 됨
환불 즉시환불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04. 취소방법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05. 환불시점
환불시점
결제수단 환불시점 환불방법
신용카드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신용카드 승인취소
계좌이체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계좌입금
휴대폰 결제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포인트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환불 포인트 적립
06. 취소반품 불가 사유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환불불가
상품군 취소/반품 불가사유
의류/잡화/수입명품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계절상품/식품/화장품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가전/설치상품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자동차용품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CD/DVD/GAME/BOOK등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내비게이션, OS시리얼이 적힌 PMP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12,000  10,800
10% DC
 13,000  11,700
10% DC
 10,000  9,000
10% DC
 14,000  12,600
10% DC
 12,000  10,800
10% DC
 13,000  11,700
10% DC
 15,000  13,500
10% DC
 13,000  11,700
10% DC
 19,000  17,100
10% DC
 20,000  18,000
10% DC
 18,000  16,200
10% DC
 19,000  17,100
10% D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