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이수명 날짜 없는 일기 세번째 권 출간!
이 죽음을 시로 이동시킬 수 있을까
시가 얼음을 녹여, 죽음에서 지푸라기를 꺼낼 수 있을까
이수명 시인의 날짜 없는 일기 세번째 권 『흰 컵의 휴식』을 출판사 난다에서 펴낸다. 『내가 없는 쓰기』 『정적과 소음』에 이어지는 이번 책은 시인 이수명이 2024년 1월부터 12월까지 한 해 동안 쓴 일기로 2~3일에 한 번씩 쓴 짧은 메모이자 자생적 생기를 띤 계절 일기이다. 사물과 상황의 사생을 위주로 구도나 배치 없이, 신경써서 구성하지 않는 편안함에 기대어 있는 이 조각들은 방향 없이 이어지며 그날의 기분에 따라 태도에 따라 말의 색과 톤, 높이와 위치, 명암도 다 다르다. 마치 다른 사람이 쓴 것처럼. 시인은 말한다. 글을 쓰는 1년 동안 불충분하게나마 다른 사람이었을지 모른다고. 날짜 없는 일기의 세번째 권을 묶으며 이수명 시인은 짧은 날것의 언어 호흡이 글쓰기 한쪽에 어느덧 자리를 잡게 된 느낌을 받는다. 이 일기는 일종의 사생으로 눈에 보이는 것이나 마주치는 장면을 특별한 압력을 빌리지 않고 사생하듯 스케치해보려는 시도였다. 보는 자가 있기에 있는 것이 그대로 그려지기는 쉽지 않아 사생 지향에 가까운 것이지만 그러한 방식을 포기하지 않음으로써 사생이 가능하게 된다. 입구와 출구가 딱히 필요 없는 글. 어쩌면 시인은 일기니까, 시처럼 쓰지 않는다고 하면서 잠깐씩 또다른 시를 흉내 내는 건 아닐까 스스로 묻는다. 그리고 다시 빠져나오는 반복. 그 어디로 들어가기보다 사생성에 힘입어 나오려는 쪽으로 움직인 글들. 시인은 낯선 어조를 찾는다. 아직 닿아보지 못한 어조, 더 낮고 흔들리는. 다시 내려서는, 다시 밝아오는, 분리된 어조. 불쑥 나타나는 어조를(18쪽). 시는 사물이 스스로 움직이는 것을 묘사할 수 있을 때까지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정확한 것이다. 정확해야 신비롭다(35쪽). 시인은 아무래도 1월의 일기를 쓸 때의 내가 아니다. 그 어느 날의 내가 아니다. 아침의 단호하던 내가 아니며, 방금 전에 거리를 쏘다니던 사람이 아니다. 이상하고 명랑한 폭풍이 다가오고 있다(150쪽). 어느 메타포에도 휘감기지 않는 단일한 흰색의 컵, 어떤 숨겨진 패턴이나 층위가 있을 것 같지도 않은, 컵을 들어올리려는 손가락들이 컵의 표면에 이지러져 비쳐도 컵의 휴식을 방해하지는 못한다. 흰 컵의 휴식, 엔트로피로부터의 휴식, 지상에 처한, 지상을 입고 있는 존재의 지상으로부터의 휴식. 아무도 방해하지 못한다(82쪽).
납작해진 치약을 눌러 짠다. 아직은 더 납작해질 수 있다(15쪽). 시인은 추운 날씨 버스 정류장 아무도 앉지 않은 벤치 아래에서 바싹 마른 갈색의 낙엽을 발견한다. 잎자루도 있고 잎맥이 남아 있는. 눈과 추위에 쓸려가지 않고 흐트러지지 않고 가장 늦게까지 남은 선과 무늬를(16쪽). 강추위에 모든 게 숨죽인 거리, 지속되는 한파에 물은 흐름을 멈추고 두껍게 얼어 있다. 아주 가벼운, 물위에 떠 있는 지푸라기도 꼼짝없이 얼음 속에 박혀 그와 하나가 되어 있다. 얼어붙은 죽음으로 실재하는 지푸라기. 얼음을 깨뜨리지 않는 한 이것에 이를 수 없다. 이 죽음을 시로 이동시킬 수 있을까. 시가 얼음을 녹여, 죽음에서 지푸라기를 꺼낼 수 있을까(30쪽). 책상 위에 투명 플라스틱 물병이 두 개 놓여 있다. 생각 없이 번갈아 마셔서 두 병 다 비슷하게 약간만 남아 있다. 물의 양에 상응하는 시간이 흐른 것 같다. 언어의 옆길에 있는 물을 마신다. 언어가 알지 못하는 물을 마신다. 꾸밀 수 없는 물을 시인은 그냥 바라본다(64~65쪽). 시인은 가벼운 남방을 걸치고 외출했다가 다가오는 햇빛을 본다. 인도 옆 땅에서 올라온 아주 작은 키의 흰 풀꽃들을 감싸고 있는 빛을. 꽃잎들은 작고 흩어져 있어서 마치 부서져 있는 것 같다. 이렇게 잘 보이지도 않는 부서진 풀꽃들이 지천으로 빛을 나르고 있었다. 누구도 받아들지 못하는 빛을(92쪽).
이수명의 ‘날짜 없는 일기’
날것의 반형식, 반문학적인 쓰기
시를 버리고 지상에 도달하는 언어들
시를 쓰는 사람이 맞닥뜨린 언어의 편린들을 주워올린 일종의 문학 일기. 1년 동안 쓴 일기를 한 권에 묶고 날짜를 쓰지 않고 월별로만 장을 나누었다. 문학화시킬 필요가 없는 평평한 순간들에 대한 기록, 문학의 반대편으로 나아가는 날것의 글쓰기이자 어떠한 의미도 들어서지 않는 평이한 순간을 유지하려는 시도이다. 시인 이수명은 시에 대한 생각 옆에 무심하게 펼쳐진 시공간과 일상, 사물과 현상을 이리저리 스케치해나가며 문학과 문학 아닌 것의 경계, 시어와 시어 아닌 것의 차이가 흐려지는 순간을 포착해보려 한다.
작가 소개
이수명
1994년 『작가세계』를 통해 등단했다. 시집 『새로운 오독이 거리를 메웠다』 『왜가리는 왜가리놀이를 한다』 『붉은 담장의 커브』 『고양이 비디오를 보는 고양이』 『언제나 너무 많은 비들』 『마치』 『물류창고』 『도시가스』, 산문집 『나는 칠성슈퍼를 보았다』 『내가 없는 쓰기』 『정적과 소음』, 연구서 『김구용과 한국 현대시』, 평론집 『공습의 시대』, 시론집 『횡단』 『표면의 시학』, 번역서 『낭만주의』 『라캉』 『데리다』 『조이스』 등이 있다. 박인환문학상, 현대시작품상, 노작문학상, 이상시문학상, 김춘수시문학상, 청마문학상을 수상했다.
목 차
책머리에 005
1월 013
2월 033
3월 053
4월 075
5월 097
6월 119
7월 139
8월 159
9월 181
10월 201
11월 221
12월 245
역자 소개
- 단순 변심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신청
- 상품 불량/오배송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3개월 이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0일 이내 반품 신청 가능
반품사유 | 반품 배송비 부담자 |
---|---|
단순변심 | 고객 부담이며, 최초 배송비를 포함해 왕복 배송비가 발생합니다. 또한, 도서/산간지역이거나 설치 상품을 반품하는 경우에는 배송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
고객 부담이 아닙니다. |
진행 상태 | 결제완료 | 상품준비중 | 배송지시/배송중/배송완료 |
---|---|---|---|
어떤 상태 | 주문 내역 확인 전 | 상품 발송 준비 중 | 상품이 택배사로 이미 발송 됨 |
환불 | 즉시환불 |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결제수단 | 환불시점 | 환불방법 |
---|---|---|
신용카드 |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 신용카드 승인취소 |
계좌이체 |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
계좌입금 |
휴대폰 결제 |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
포인트 |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 환불 포인트 적립 |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
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 |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