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알츠하이머병을 겪으면서도 미소 짓는 삶은 가능하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 가운데 57만 6000여 명이 치매를 앓고 있다.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 환자인 셈이다. 심지어 2025년에는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2013년 보건복지부 발표 자료)
하지만 치매 및 알츠하이머병으로 고통받는 환자와 가족, 친구 들을 위한 사회적 이해와 제도적 뒷받침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신문과 뉴스에서는 치매 환자 폭행, 살인, 그리고 간병에 지친 가족의 자살 소식이 들려온다. 세계적인 경제대국이자 선진국인 미국도 얼마 전까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게다가 환자를 요양원으로 보내는 것이 최선이라는 의사와 사회복지사 들의 조언이 넘쳐 났다.
그런 가운데 “알츠하이머병을 겪으면서도 미소 짓는 삶은 가능하다”는 믿음 하나로,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남편을 6년간 돌보고 이후 30년 넘게 수많은 치매 환자들을 돌보며 이 병을 다루는 법을 알게 된 조앤 쾨니그 코스테(Joanne Koenig Coste)가 그간의 연구와 경험을 토대로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일반인의 이해를 돕고 적절한 환자 간호법을 알리고자 책을 썼다.
미국 최고의 알츠하이머병 전문가이자 알츠하이머병 환자 및 가족 돌봄의 개척자로 인정받고 있는 조앤 쾨니그 코스테는 이 책을 통해 알츠하이머병 환자와 가족이 좀 더 행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알츠하이머병 진단에 대처하는 법에서부터 병의 진행에 적응하는 법,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편리하고 안전한 집 공간 개선법, 환자와 편안하게 대화하고 오해 없이 소통하는 법, 환자와 식사, 산책, 목욕 시간을 즐겁게 보내는 법, 환자의 배회, 피해망상, 분노에 대처하는 법 등에 대한 실제적이고 효과적인 제안을 한다. 나아가 그녀가 ‘가활’이라 부르는 간병법을 통해 환자와 가족이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길을 안내한다.
실제로 그녀가 개발한 ‘가활’ 프로그램을 요양원에서 수행하기 위해 특별케어시설을 개설했는데, 환자들의 인지능력이 월등히 좋아졌으며 옷 입기와 목욕하기 등 일상 활동에 대한 참여도가 높아졌다. 또 모든 환자들이 전보다 안정을 찾았고 그 덕에 복용하는 약도 줄었다. 이후 20년 미국알츠하이머협회의 성장과 함께 환자 가족 지원과 환자 간병, 전문 교육, 연구 기회를 제공하고 지원하는 지사가 각 주에 세워지고 가활 간병법도 널리 채택되었다.
―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남편을 돌보며
“치매 환자를 보살피는 모든 이들에게 하늘이 내린 선물이자 믿음직한 목소리”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조앤 쾨니그 코스테는, 사실 그녀의 남편이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기 전까지 평범한 주부였다. 네 아이를 키우며 나름 분주한 하루하루를 보냈다. 하지만 남편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리고 곧이어 뇌졸중으로 몸 한쪽이 불편해지면서 그녀의 삶은 크게 달라졌다.
당시만 해도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나 제도, 치료 방법 등이 제대로 안착되어 있지 않을 때라 알츠하이머병이 나날이 심각해져 가는 남편과 함께 대화를 하고, 일을 하고, 가정생활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았다. 사회복지사들은 남편을 요양원에 보내면 좋아질 것이라 했지만 그녀는 그 말을 따르지 않았다.
남편의 상태는 계속 나빠졌다. 현재 상태에 이제 조금 적응했다 싶으면 남편은 치매의 또 다른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결국 상황은 곪아 터지기 직전에 이르렀다. … 나는 이 모든 상황을 게임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이것은 기필코 이기고 싶은 완전히 새로운 게임이었다. … 먹기, 옷 입기, 용변 보기 등 모든 일이 게임의 새로운 판, 새로운 라운드가 되었다. 나는 맹세했다. 사랑하는 남자의 몸에 얹혀살고 있는 이 낯선 사람과 함께 지내는 법을 배우겠다고. (본문 24-25쪽 중에서)
그녀는 직접 남편의 병에 대해 공부하고, 남편을 위해 주변 환경을 바꾸고, 자기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태도 및 의식을 바꿔 나갔다. 그리고 남편이 죽은 뒤, 자신이 직접 정리하고 실천한 알츠하이머병 간병법(‘가활’)과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알츠하이머병 환자 및 가족 돌봄에 나섰다. 그렇게 30년 넘는 시간을 보냈다.
현재는 케임브리지대학(보스턴)에서 강의를 하는 동시에 개인 병원에서 알츠하이머병 가족치료사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전역으로 강연을 다니는가 하면, 미국알츠하이머지(American 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임원직을 맡고 있으면서《뉴욕 타임스(NewYork Times)》를 비롯해《미국가족협회지(AFA)》,《롱아일랜드 남부 해안 노인 신문(South Shore(MA) Senior Newsletter)》 등에 칼럼을 쓰고 있다. 또 각종 TV,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여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일반인의 이해를 돕는 한편 환자 간호법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그녀의 활동을 높이 사서 리더스다이제스트(Reader’s Digest)에서는 ‘미국 건강 영웅 상’을 수여했고, 톰 브로코가 진행하는 NBC [나이틀리 뉴스(Nightly News)]에서는 ‘21세기 주목할 만한 여성’으로 꼽혔으며, 미국알츠하이머협회에서는 ‘올해의 인도주의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 치매 가족과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법
현대 사회가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고 사람들의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알츠하이머병 환자도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65세 이상 노인 인구 가운데 치매 환자는 2008년 42만 1000여 명에서 2013년 57만 6000여 명으로 5년 새 36.8% 늘어났다. 앞으로 이 수치는 더욱 가파르게 올라갈 것이다. 치매 걱정 없는 노년은 21세기 의학계가 풀어야 할 과제이다. 한편으로 정부는 노인을 위한 의료 지원 및 제도를 확장하고, 환자 간병의 대부분이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현실을 고려해 가정 간병이 적절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는 수년에 걸친 지속적인 간병과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과 같은 잘못된 환자 대응이 무성할 수 있다.
“엄마 보고 싶어.” 메리가 벽을 짚고 발을 끌면서 걸어 나와 누구 들으라고 하는지 모를 말을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 순간 옆을 지나가던 간호조무사 클레어가 메리의 손을 붙잡고 측은한 눈빛으로 말했다. “메리 할머니, 엄마는 오래전에 돌아가셨잖아요.”
“건방진 소리 하지 마. 무슨 말 하는 거야.” 메리가 클레어의 손을 뿌리쳤다.
“생각해 보세요. 엄마 못 본 지 꽤 됐잖아요. 할머니가 사십 대였을 때 엄마는 돌아가셨어요. 지금 할머니는 87세예요.” (본문 57-58쪽 중에서)
이처럼 간호조무사는 환자에게 현재를 알게 하고자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아침으로는 무엇을 먹었고, 오늘은 며칠, 무슨 요일, 몇 년도인지 등을 확인한다.
하지만 환자가 이런 정보를 제대로 처리할 리 만무하다. 논리적 판단력을 잃은 환자와 논리적으로 이야기하려다 보면 혼란만 커진다. 따라서 이에 맞는 대화를 시도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알츠하이머병 및 치매 환자와 좀 더 건강하고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저자는 ‘가활 5원칙’을 제시하며 그에 따른 간병법을 소개한다. 가활 5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환경을 바꿔라, 둘째, 환자가 아직 의사소통이 가능함을 잊지 마라, 셋째, 환자에게 남아 있는 능력에 집중하라, 넷째, 환자의 세계에 살라, 다섯째, 환자의 삶을 풍요롭게 하라.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도 삶은 단순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는 것이다. 진행성 치매를 앓고 있는 환자들은 소리 없이 애원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도울 수 있는, 거들 수 있는, 나도 우리 가족과 사회에 기여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그저 위안을 주고 고통을 덜어 주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간단한 집안일이나 일거리를 통해 환자도 자신이 쓸모 있는 사람이라고 느낄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저자는 자신이 직접 겪은 환자 및 가족 사례를 보여 주며, 시각이나 청각 및 인지 기능이 점점 사라지는 치매 환자와 좀 더 안전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집 안 환경 바꾸기 등에 관해 유용한 팁을 주기도 한다.
밤에 조명을 켜 두는 것은 실용적이지 않아 보이지만 갑작스런 요의를 해결하려면 어쩔 수 없다. 야간 실금은 화장실을 빨리 찾지 못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철물점에 가면 반사 테이프가 있을 것이다. 이것을 침대 옆에서 화장실까지 이어 붙이고 여기에 야간 등을 몇 개 비추자. (본문 97-98쪽 중에서)
화장실의 경우, 변기 뒤쪽 벽을 좀 더 어둡고 대비되는 색으로 칠하면 화장실 출입구에서 변기가 눈에 쉽게 띌 것이다. 소파와 의자의 색이 뒷배경색과 비슷하다면 화려한 덮개나 모포를 씌워서 환자가 앉을 곳을 잘 알아볼 수 있게 하자. (본문 99쪽 중에서)
― 보호자와 가족도 보살핌이 필요하다
알츠하이머병 및 치매 환자 간병은 쉽지 않다. 환자 자신도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보호자와 가족도 연이은 스트레스와 긴장, 좌절로 어느 순간 정신도 육체도 와르르 무너질 수 있다. 이런 단계에 이르지 않도록 보호자와 가족도 주변인들의 보살핌과 사회적인 지지가 필요하다.
자정이 다 된 시간, 잠에서 깬 개릿은 계단을 내려가 정문 앞에 멈춰 서서 손잡이를 돌렸다. 그런 다음 뒷문으로 가서 역시 손잡이를 돌려 보고 잠자리로 돌아갔다. 새벽 1시 45분, 그는 아래층으로 내려가 다시 정문과 뒷문 손잡이를 덜컹거려 보고 집 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 새벽 4시쯤 개릿은 집 안으로 들어왔는데, 아내 MJ가 계단에 앉아 있다는 것을 겨우 알아봤다. 부부는 전에도 자주 그랬듯이 큰 안락의자에 앉아 잠이 들었다. …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것은 개릿이 아니었다. 환자는 MJ였다. 개릿은 24시간 내내 아내를 돌보느라 스트레스로 녹초가 되어 있었다. (본문 215-216쪽 중에서)
알츠하이머병이 장기적으로 진행되면서 환자와 보호자 모두 스트레스와 긴장과 불만이 쌓이고 결국은 폭발할 수 있다. 보호자는 스트레스로 이미 과잉된 감정에 죄책감까지 쌓인다.
보호자의 건강이 아주 나빠졌다면 그가 환자를 간병하는 일은 불가능한 일이 되거나 심각한 문제가 된다.
또 환자를 요양원이나 노인복지주택 등에 보내는 것이 최악의 선택도 아니다. 환자의 병이 심각해서 더 이상 가족과 함께 지내기 어려울 수 있다. 요양시설이나 특별케어시설의 전문 간병인들이 가족보다 환자를 더 잘 돌볼 수도 있다. 저자는 환자가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할 때 한 약속, 즉 “내가 끝까지 잘 모실게.”를 ‘끝까지’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환자를 떠나보낼 수 있을 때 떠나보내는 것이 환자에게도 심적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는 선택이라고, 다른 많은 환자들의 이야기를 전하며 이야기한다.
이렇듯 저자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다가가 그 아픔을 받아들이고 미소 짓는 삶을 함께하고 환자뿐 아니라 그 가족들에게도 실질적인 위로와 따스한 눈길을 건넨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환자를 떠나보내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이 책에 담았다. 이에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Orange County Register)》는 저자와 이 책에 “알츠하이머병의 여정을 이끄는 지도”라고 찬사를 보냈다.
▣ 작가 소개
저자 : 조앤 쾨니그 코스테(Joanne Koenig Coste)
미국 전역에서 인정받는 알츠하이머병 전문가이자 알츠하이머병 환자 및 가족 돌봄의 개척자이다. 현재는 케임브리지 대학(보스턴)에서 강의를 하는 동시에 개인 병원에서 알츠하이머병 가족 치료사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전역으로 강연을 다니는가 하면, 미국 알츠하이머지(American 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임원직을 맡고 있으면서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를 비롯해《미국가족협회지(AFA)》, 《롱아일랜드 남부 해안 노인 신문(South Shore(MA) Senior Newsletter)》, 환자 보호자를 위한 사이트Caring.com 등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또한 NBC 방송 [투데이 쇼(Today Show)], NPR 방송 [미국 이야기(Talk of the Nation)] 등TV와 라디오에 출연하여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일반인의 이해를 돕고 환자 간호법을 널리 알리고 있다.
리더스 다이제스트(Reader’s Digest)에서 ‘미국 건강 영웅 상’을 받았고, 톰 브로코가 진행하는 NBC [나이틀리 뉴스(Nightly News)]에서 ‘21세기 주목할 만한 여성’으로 꼽혔으며, 알츠하이머협회에서 ‘올해의 인도주의자’로 선정된 바 있다.
역자 : 홍선영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몸, 욕망을 말하다』,『 미셸 오바마』,『 나는 세계 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나는 세계 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 내 삶의 글쓰기』,『 안녕, 누구나의인생』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감사의 글
여는 글_ 로버트 N. 버틀러 의학 박사(Robert N. Butler M.D.)
1부 알츠하이머병 가족에게 다가가기
1장 째깍째깍 | 2장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다 | 3장 환자에게 무엇을 기대할 것인가 | 4장 환자에게 다가가는 새로운 접근법 | 5장 환자의 눈으로 세상 보기
2부 알츠하이머병 가족과 함께 살기: 가활 5원칙
6장 원칙 1: 환경을 바꿔라 | 7장 원칙 2: 환자가 아직 의사소통이 가능함을 잊지 마라 | 8장 원칙 3: 환자에게 남아 있는 능력에 집중하라 | 9장 원칙 4: 환자의 세계에 살라 | 10장 원칙 5: 환자의 삶을 풍요롭게 하라
3부 알츠하이머병 가족을 떠나보내기
11장 보호자도 보살핌이 필요하다 | 12장 환자와 함께 살면서 간병하기 | 13장 환자를 전문 시설로 보내기 | 14장 영감
용어 해설
부록 1_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좋은 음식
부록 2_추가 정보
찾아보기
“알츠하이머병을 겪으면서도 미소 짓는 삶은 가능하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 가운데 57만 6000여 명이 치매를 앓고 있다.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 환자인 셈이다. 심지어 2025년에는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2013년 보건복지부 발표 자료)
하지만 치매 및 알츠하이머병으로 고통받는 환자와 가족, 친구 들을 위한 사회적 이해와 제도적 뒷받침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신문과 뉴스에서는 치매 환자 폭행, 살인, 그리고 간병에 지친 가족의 자살 소식이 들려온다. 세계적인 경제대국이자 선진국인 미국도 얼마 전까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게다가 환자를 요양원으로 보내는 것이 최선이라는 의사와 사회복지사 들의 조언이 넘쳐 났다.
그런 가운데 “알츠하이머병을 겪으면서도 미소 짓는 삶은 가능하다”는 믿음 하나로,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남편을 6년간 돌보고 이후 30년 넘게 수많은 치매 환자들을 돌보며 이 병을 다루는 법을 알게 된 조앤 쾨니그 코스테(Joanne Koenig Coste)가 그간의 연구와 경험을 토대로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일반인의 이해를 돕고 적절한 환자 간호법을 알리고자 책을 썼다.
미국 최고의 알츠하이머병 전문가이자 알츠하이머병 환자 및 가족 돌봄의 개척자로 인정받고 있는 조앤 쾨니그 코스테는 이 책을 통해 알츠하이머병 환자와 가족이 좀 더 행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알츠하이머병 진단에 대처하는 법에서부터 병의 진행에 적응하는 법,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편리하고 안전한 집 공간 개선법, 환자와 편안하게 대화하고 오해 없이 소통하는 법, 환자와 식사, 산책, 목욕 시간을 즐겁게 보내는 법, 환자의 배회, 피해망상, 분노에 대처하는 법 등에 대한 실제적이고 효과적인 제안을 한다. 나아가 그녀가 ‘가활’이라 부르는 간병법을 통해 환자와 가족이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길을 안내한다.
실제로 그녀가 개발한 ‘가활’ 프로그램을 요양원에서 수행하기 위해 특별케어시설을 개설했는데, 환자들의 인지능력이 월등히 좋아졌으며 옷 입기와 목욕하기 등 일상 활동에 대한 참여도가 높아졌다. 또 모든 환자들이 전보다 안정을 찾았고 그 덕에 복용하는 약도 줄었다. 이후 20년 미국알츠하이머협회의 성장과 함께 환자 가족 지원과 환자 간병, 전문 교육, 연구 기회를 제공하고 지원하는 지사가 각 주에 세워지고 가활 간병법도 널리 채택되었다.
―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남편을 돌보며
“치매 환자를 보살피는 모든 이들에게 하늘이 내린 선물이자 믿음직한 목소리”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조앤 쾨니그 코스테는, 사실 그녀의 남편이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기 전까지 평범한 주부였다. 네 아이를 키우며 나름 분주한 하루하루를 보냈다. 하지만 남편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리고 곧이어 뇌졸중으로 몸 한쪽이 불편해지면서 그녀의 삶은 크게 달라졌다.
당시만 해도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나 제도, 치료 방법 등이 제대로 안착되어 있지 않을 때라 알츠하이머병이 나날이 심각해져 가는 남편과 함께 대화를 하고, 일을 하고, 가정생활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았다. 사회복지사들은 남편을 요양원에 보내면 좋아질 것이라 했지만 그녀는 그 말을 따르지 않았다.
남편의 상태는 계속 나빠졌다. 현재 상태에 이제 조금 적응했다 싶으면 남편은 치매의 또 다른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결국 상황은 곪아 터지기 직전에 이르렀다. … 나는 이 모든 상황을 게임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이것은 기필코 이기고 싶은 완전히 새로운 게임이었다. … 먹기, 옷 입기, 용변 보기 등 모든 일이 게임의 새로운 판, 새로운 라운드가 되었다. 나는 맹세했다. 사랑하는 남자의 몸에 얹혀살고 있는 이 낯선 사람과 함께 지내는 법을 배우겠다고. (본문 24-25쪽 중에서)
그녀는 직접 남편의 병에 대해 공부하고, 남편을 위해 주변 환경을 바꾸고, 자기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태도 및 의식을 바꿔 나갔다. 그리고 남편이 죽은 뒤, 자신이 직접 정리하고 실천한 알츠하이머병 간병법(‘가활’)과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알츠하이머병 환자 및 가족 돌봄에 나섰다. 그렇게 30년 넘는 시간을 보냈다.
현재는 케임브리지대학(보스턴)에서 강의를 하는 동시에 개인 병원에서 알츠하이머병 가족치료사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전역으로 강연을 다니는가 하면, 미국알츠하이머지(American 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임원직을 맡고 있으면서《뉴욕 타임스(NewYork Times)》를 비롯해《미국가족협회지(AFA)》,《롱아일랜드 남부 해안 노인 신문(South Shore(MA) Senior Newsletter)》 등에 칼럼을 쓰고 있다. 또 각종 TV,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여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일반인의 이해를 돕는 한편 환자 간호법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그녀의 활동을 높이 사서 리더스다이제스트(Reader’s Digest)에서는 ‘미국 건강 영웅 상’을 수여했고, 톰 브로코가 진행하는 NBC [나이틀리 뉴스(Nightly News)]에서는 ‘21세기 주목할 만한 여성’으로 꼽혔으며, 미국알츠하이머협회에서는 ‘올해의 인도주의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 치매 가족과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법
현대 사회가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고 사람들의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알츠하이머병 환자도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65세 이상 노인 인구 가운데 치매 환자는 2008년 42만 1000여 명에서 2013년 57만 6000여 명으로 5년 새 36.8% 늘어났다. 앞으로 이 수치는 더욱 가파르게 올라갈 것이다. 치매 걱정 없는 노년은 21세기 의학계가 풀어야 할 과제이다. 한편으로 정부는 노인을 위한 의료 지원 및 제도를 확장하고, 환자 간병의 대부분이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현실을 고려해 가정 간병이 적절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는 수년에 걸친 지속적인 간병과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과 같은 잘못된 환자 대응이 무성할 수 있다.
“엄마 보고 싶어.” 메리가 벽을 짚고 발을 끌면서 걸어 나와 누구 들으라고 하는지 모를 말을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 순간 옆을 지나가던 간호조무사 클레어가 메리의 손을 붙잡고 측은한 눈빛으로 말했다. “메리 할머니, 엄마는 오래전에 돌아가셨잖아요.”
“건방진 소리 하지 마. 무슨 말 하는 거야.” 메리가 클레어의 손을 뿌리쳤다.
“생각해 보세요. 엄마 못 본 지 꽤 됐잖아요. 할머니가 사십 대였을 때 엄마는 돌아가셨어요. 지금 할머니는 87세예요.” (본문 57-58쪽 중에서)
이처럼 간호조무사는 환자에게 현재를 알게 하고자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아침으로는 무엇을 먹었고, 오늘은 며칠, 무슨 요일, 몇 년도인지 등을 확인한다.
하지만 환자가 이런 정보를 제대로 처리할 리 만무하다. 논리적 판단력을 잃은 환자와 논리적으로 이야기하려다 보면 혼란만 커진다. 따라서 이에 맞는 대화를 시도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알츠하이머병 및 치매 환자와 좀 더 건강하고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저자는 ‘가활 5원칙’을 제시하며 그에 따른 간병법을 소개한다. 가활 5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환경을 바꿔라, 둘째, 환자가 아직 의사소통이 가능함을 잊지 마라, 셋째, 환자에게 남아 있는 능력에 집중하라, 넷째, 환자의 세계에 살라, 다섯째, 환자의 삶을 풍요롭게 하라.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도 삶은 단순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는 것이다. 진행성 치매를 앓고 있는 환자들은 소리 없이 애원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도울 수 있는, 거들 수 있는, 나도 우리 가족과 사회에 기여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그저 위안을 주고 고통을 덜어 주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간단한 집안일이나 일거리를 통해 환자도 자신이 쓸모 있는 사람이라고 느낄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저자는 자신이 직접 겪은 환자 및 가족 사례를 보여 주며, 시각이나 청각 및 인지 기능이 점점 사라지는 치매 환자와 좀 더 안전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집 안 환경 바꾸기 등에 관해 유용한 팁을 주기도 한다.
밤에 조명을 켜 두는 것은 실용적이지 않아 보이지만 갑작스런 요의를 해결하려면 어쩔 수 없다. 야간 실금은 화장실을 빨리 찾지 못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철물점에 가면 반사 테이프가 있을 것이다. 이것을 침대 옆에서 화장실까지 이어 붙이고 여기에 야간 등을 몇 개 비추자. (본문 97-98쪽 중에서)
화장실의 경우, 변기 뒤쪽 벽을 좀 더 어둡고 대비되는 색으로 칠하면 화장실 출입구에서 변기가 눈에 쉽게 띌 것이다. 소파와 의자의 색이 뒷배경색과 비슷하다면 화려한 덮개나 모포를 씌워서 환자가 앉을 곳을 잘 알아볼 수 있게 하자. (본문 99쪽 중에서)
― 보호자와 가족도 보살핌이 필요하다
알츠하이머병 및 치매 환자 간병은 쉽지 않다. 환자 자신도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보호자와 가족도 연이은 스트레스와 긴장, 좌절로 어느 순간 정신도 육체도 와르르 무너질 수 있다. 이런 단계에 이르지 않도록 보호자와 가족도 주변인들의 보살핌과 사회적인 지지가 필요하다.
자정이 다 된 시간, 잠에서 깬 개릿은 계단을 내려가 정문 앞에 멈춰 서서 손잡이를 돌렸다. 그런 다음 뒷문으로 가서 역시 손잡이를 돌려 보고 잠자리로 돌아갔다. 새벽 1시 45분, 그는 아래층으로 내려가 다시 정문과 뒷문 손잡이를 덜컹거려 보고 집 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 새벽 4시쯤 개릿은 집 안으로 들어왔는데, 아내 MJ가 계단에 앉아 있다는 것을 겨우 알아봤다. 부부는 전에도 자주 그랬듯이 큰 안락의자에 앉아 잠이 들었다. …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것은 개릿이 아니었다. 환자는 MJ였다. 개릿은 24시간 내내 아내를 돌보느라 스트레스로 녹초가 되어 있었다. (본문 215-216쪽 중에서)
알츠하이머병이 장기적으로 진행되면서 환자와 보호자 모두 스트레스와 긴장과 불만이 쌓이고 결국은 폭발할 수 있다. 보호자는 스트레스로 이미 과잉된 감정에 죄책감까지 쌓인다.
보호자의 건강이 아주 나빠졌다면 그가 환자를 간병하는 일은 불가능한 일이 되거나 심각한 문제가 된다.
또 환자를 요양원이나 노인복지주택 등에 보내는 것이 최악의 선택도 아니다. 환자의 병이 심각해서 더 이상 가족과 함께 지내기 어려울 수 있다. 요양시설이나 특별케어시설의 전문 간병인들이 가족보다 환자를 더 잘 돌볼 수도 있다. 저자는 환자가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할 때 한 약속, 즉 “내가 끝까지 잘 모실게.”를 ‘끝까지’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환자를 떠나보낼 수 있을 때 떠나보내는 것이 환자에게도 심적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는 선택이라고, 다른 많은 환자들의 이야기를 전하며 이야기한다.
이렇듯 저자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다가가 그 아픔을 받아들이고 미소 짓는 삶을 함께하고 환자뿐 아니라 그 가족들에게도 실질적인 위로와 따스한 눈길을 건넨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환자를 떠나보내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이 책에 담았다. 이에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Orange County Register)》는 저자와 이 책에 “알츠하이머병의 여정을 이끄는 지도”라고 찬사를 보냈다.
▣ 작가 소개
저자 : 조앤 쾨니그 코스테(Joanne Koenig Coste)
미국 전역에서 인정받는 알츠하이머병 전문가이자 알츠하이머병 환자 및 가족 돌봄의 개척자이다. 현재는 케임브리지 대학(보스턴)에서 강의를 하는 동시에 개인 병원에서 알츠하이머병 가족 치료사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전역으로 강연을 다니는가 하면, 미국 알츠하이머지(American 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임원직을 맡고 있으면서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를 비롯해《미국가족협회지(AFA)》, 《롱아일랜드 남부 해안 노인 신문(South Shore(MA) Senior Newsletter)》, 환자 보호자를 위한 사이트Caring.com 등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또한 NBC 방송 [투데이 쇼(Today Show)], NPR 방송 [미국 이야기(Talk of the Nation)] 등TV와 라디오에 출연하여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일반인의 이해를 돕고 환자 간호법을 널리 알리고 있다.
리더스 다이제스트(Reader’s Digest)에서 ‘미국 건강 영웅 상’을 받았고, 톰 브로코가 진행하는 NBC [나이틀리 뉴스(Nightly News)]에서 ‘21세기 주목할 만한 여성’으로 꼽혔으며, 알츠하이머협회에서 ‘올해의 인도주의자’로 선정된 바 있다.
역자 : 홍선영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몸, 욕망을 말하다』,『 미셸 오바마』,『 나는 세계 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나는 세계 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 내 삶의 글쓰기』,『 안녕, 누구나의인생』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감사의 글
여는 글_ 로버트 N. 버틀러 의학 박사(Robert N. Butler M.D.)
1부 알츠하이머병 가족에게 다가가기
1장 째깍째깍 | 2장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다 | 3장 환자에게 무엇을 기대할 것인가 | 4장 환자에게 다가가는 새로운 접근법 | 5장 환자의 눈으로 세상 보기
2부 알츠하이머병 가족과 함께 살기: 가활 5원칙
6장 원칙 1: 환경을 바꿔라 | 7장 원칙 2: 환자가 아직 의사소통이 가능함을 잊지 마라 | 8장 원칙 3: 환자에게 남아 있는 능력에 집중하라 | 9장 원칙 4: 환자의 세계에 살라 | 10장 원칙 5: 환자의 삶을 풍요롭게 하라
3부 알츠하이머병 가족을 떠나보내기
11장 보호자도 보살핌이 필요하다 | 12장 환자와 함께 살면서 간병하기 | 13장 환자를 전문 시설로 보내기 | 14장 영감
용어 해설
부록 1_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좋은 음식
부록 2_추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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