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날씬한 사람은 알지만 뚱뚱한 사람은 절대 모르는
무의식적 행동 패턴의 비밀
“온갖 다이어트 비법을 아무리 시도해봤자 실패를 반복하는 당신
그 이유는 몸에 밴 행동과 습관을 바꾸지 못하기 때문이다”
왜 살이 찐다는 걸 알면서도 과음, 과식하고 마는 걸까? 왜 항상 다이어트를 미루고 찰나의 충동에 자신을 맡기고 마는 걸까? 살을 빼야 한다는 사실도, 빼지 않으면 안 된다는 당위도 알면서도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 그 이유는 무엇이며 대안은 없을까? 이 책은 먹을 것을 앞에 두고 머릿속 이성과 실제 행동이 모순을 일으키는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한다. 다이어트의 첫걸음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빠져버린, 살을 빼지 못하는 사람의 사고방식, 행동 패턴을 뼈저리게 자각하는 것’이다.
살 빼지 못하는 사람, 살 빼지 못하는 심리
최근 다이어트와 관련해서 방송이나 신문에서 ‘1일 1식’이나 ‘간헐적 단식’에 대해 긍정적 효과나 경험담, 혹은 부정적인 측면에 관한 기사가 넘쳐난다. 새로운 다이어트 비법이 나오면 유행처럼 사람들이 따라 하고 ‘안 좋을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언급되면 금방 시들고 만다. 하지만 다이어트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100퍼센트 맞춤형 다이어트는 존재할 수 없다. 다이어트로 고민하는 우리들의 평소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이 책을 손에 든 당신은 분명 목욕 후 체중계에 올라가거나 거울에 몸을 비춰볼 때면 ‘이대로는 심각하다’고 느낄 것이다. 그러고는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조금이라도 운동을 해야지 안 되겠어.’
‘먹는 양을 줄이지 않으면 큰일 나겠는걸.’
그러나 머리로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실제로 헬스장에 가거나 식사량을 줄이지는 않는다. 개중에는 아마 건강검진에서 ‘배둘레햄’이라는 뱃살 때문에 운동지도를 받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속으로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아직은 괜찮아.’
주위 사람들은 잔소리해댄다.
“건강을 위해서라도 살을 빼야지 않겠어?”
그 자리에서만큼은 당신은 이렇게 대꾸하곤 한다.
“신경 쓸 거야…….”
하지만 오늘 밤도 한 잔의 유혹에 지고 만다. 한 접시의 음식에 지고 만다. 그렇게 머리로는 알면서도 살을 빼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생각과 행동이 다르거나 알면서도 과식하는 것이 당신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많은 사람이 비만의 위험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생활습관을 쉽게 바꾸지 못한다. 그것이 현실이다. 인간은 항상 합리적으로 행동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렇듯 언뜻 보기에 불합리해 보이는 인간의 행동을 연구하는 새로운 학문 분야가 있다. 행동경제학이다. 행동경제학이란 심리학의 연구성과를 경제학에 통합해 인간의 비합리적 행동 속에 숨어 있는 비합리성을 해명하는 학문이다.
행동경제학 연구에서 밝혀진 ‘인간의 비합리적 행동유형’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살이 찌는 사람에게는 공통적인 사고방식과 행동유형이 분명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살이 찌는 사람은 ‘살찔 위험을 냉정히 파악해 이를 피하려는 이성’과 ‘자신도 모르게 먹고 마셔버리는 실제 행동’ 사이에서 불일치를 반복한다. 아래 그림이 바로 그 ‘살찌는 악순환’이다. 살이 찌는 악순환에 빠지면 살찐 사람은 체중이 더욱 불어난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결국에는 살이 찔 가능성이 높다. 악순환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면 체중감량에 성공할 가능성도 크게 높아진다. 이 책은 행동경제학의 개념을 하나씩 배우면서 이를 통해 사람들 대다수가 다이어트에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도 함께 알아본다. 행동경제학은 심리학의 관점에서 인간의 경제적 의사결정을 설명하는 학문이다. 그런 만큼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요인들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뚱뚱한 사람의 행동 패턴
뷔페에 가면 본전 뽑겠다고 끝까지 먹는다
레스토랑에 가서 이미 선급으로 5만 원을 지급했으므로 그 이후 아무리 많이 먹고 마셔도 지갑은 ‘마이너스 5만 원’이다. 그 이상으로 지출이 발생하지도 않지만 나간 돈이 원상태로 돌아오지도 않는다. 그런데 뚱뚱한 사람은 많이 먹을수록 ‘이익’이라고 생각한다. 먹지 않으면 손해라는 판단은 ‘마음의 손익계산’이다. 실제 손익계산과는 다르다. 이렇듯 뷔페레스토랑의 요금이나 스포츠클럽의 월회비 등 이미 지급해서 돌아오지 않는 돈을 ‘매몰비용(sunk cost)’이라고 한다. ‘매몰’이란 말 그대로 ‘묻었다’는 의미다. 따라서 매몰비용은 묻혀서 돌아오지 않는 돈을 말한다. 같은 맥락에서 의사결정을 할 때 매몰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고 생각해 ‘합리적이지 못한 판단’을 하게 되는 것을 ‘매몰비용 효과’라고 한다. 스포츠클럽 월회비를 뽑기 위해서는 많이 다닐수록 이익이라고 생각하는 매몰비용 효과의 전형적인 예다.
체질이라서 살이 빠지지 않는다고 합리화한다
실제로 확률이 낮은 것을 높게 인식하거나 반대로 높은 것을 낮게 인식하는 것처럼 실제 확률에 대한 개인의 예상이나 생각, 기대가 가중되는 것을 행동경제학에서는 ‘확률가중’이라고 한다. ‘실제 확률이 낮은 것에 대해서 지나치게 높게 인식’하는 유형의 확률가중은 다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기회ㆍ이익’ 확률을 높게 인식하는 경우다. 그 좋은 예가 복권에서 1등 당첨에 대한 과도한 기대다. 또 하나는 ‘위험ㆍ손실’ 확률을 높게 인식하는 경우다. 낙뢰나 운석 충돌에 대한 지나친 염려가 좋은 예다.
그런데 실제보다 확률을 높게 인식하는 경향은 뚱뚱한 사람에게서 자주 볼 수 있다. ‘체질’ 타령이다. 물론 체질적으로 살이 쉽게 찌거나 빠지기 어려운 사람도 있다. 단, 살이 찌고 빠지는 것은 체질만의 문제가 아니다. 운동과 식사습관 같은 여러 요인이 결합해 일어난다. 그런데도 살이 빠지지 않는 것을 ‘체질’ 탓으로 돌리는 사람이 많다. 많이 먹고 마시면서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사람일수록 체질 운운한다.
뚱뚱한 친구가 건강하니까 나도 괜찮다고 안심한다
우리는 사물을 판단할 때 종종 옳은 추론과정을 생략하고 직감으로 답을 이끌어내려 한다. 그 방법을 ‘휴리스틱(heuristic)’이라고 한다. 일상적 판단을 한다고 해보자. 정보를 모조리 입수해 분석하려면 막대한 시간, 노력, 비용이 든다. 따라서 친근한 예를 판단 기준으로 해 경험적으로 생각하는 것 자체는 이치에 맞는 이야기다.
단, 휴리스틱이 어느 정도 합리적이라 할 수 있는 것은 그 판단이 통계자료나 확률계산 같은 객관적 사실에서 동떨어지지 않았을 경우다. 그렇지 않다면 잘못된 판단으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휴리스틱으로 판단해 객관적이거나 옳지 못한 결정을 하는 경우를 ‘휴리스틱 편향’이라고 한다. 건강에 관한 판단을 잘못하면 경우에 따라서는 치명적 실수를 하게 된다.
체중이 몇 킬로그램까지는 괜찮고 그 이상이면 대사증후군이다 하는 단정은 명확히 하기 어렵다. 나이와 성별은 물론이고 과거에 경험한 질병이나 가족력, 직업, 생활환경도 고려해야 한다. 대사증후군 건강검진 때는 혈액검사도 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완벽하게 판단할 수 없다. 정밀한 건강검진을 자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뚱뚱해도 건강한 사람이 주위에 많으면 ‘뚱뚱해도 괜찮다’고 잘못 판단하게 된다. 회사의 건강검진에서 이상 수치가 나오면 걱정을 한다. 하지만 그래도 주위의 뚱뚱한 사람이 건강하니까 ‘아직 나는 괜찮겠지’ 한다.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건강을 생각해야 한다’는 생각도 조금은 한다. 하지만 식사 제한이나 운동이라는 적극적인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단골 식당에서 좋아하는 음식 메뉴가 수시로 바뀐다
인간에게는 자신이 선호하는 순서가 갑자기 바뀔 때가 자주 있다. 이것을 ‘선호역전(preference reversal)’이라고 한다. 많은 사람이 선호도에 일관성을 갖지 않는 것은 ‘선택하는 기준(선호기준)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선택할 때 선택기준과 이유가 바뀌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그런데 과식이나 과음을 피하려는 사람은 이 선호기준 변화를 경계해야 한다. 자신도 모르게 필요 이상으로 음식을 선택할 수 있다. 자신도 모르게 과음ㆍ과식하게 되는 사람은 기준이 이리저리 변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은 자신의 기준이나 이유를 종이에 써서 우선순위를 정해둘 필요가 있다.
▣ 작가 소개
저 : 후루카와 마사카즈
교토대학 대학원 경제학연구과를 수료하고,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동경제학, 의료경제학, 경제심리학 등을 전공했다. 치과의사로 대학병원에 근무한 경험을 살려 현재 교토대학 경제연구소에서 의료와 경제 관점에서 건강과 가정경제, 의료ㆍ간호ㆍ연금 등의 경제분석을 하고 있다. 또 교육활동과 강연, 텔레비전, 라디오 출연 등 여러 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다.
역 : 홍성민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고 교토 국제외국어센터에서 일본어를 수료하였다. 현재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삶의 보람에 대하여》 《차이와 사이》 《명화를 결정짓는 다섯 가지 힘》 《무서운 심리학》 《잠자기 전 30분》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지두력》 《물은 답을 알고 있다》《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당신이 선 자리에서 꽃을 피우세요》, 《그래서 남자와 여자는 엇갈린다》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프롤로그 살 빼지 못하는 사람, 살 빼지 못하는 심리
1장 본전 뽑으려는 사람, 살 뺄 수 없다!
매몰비용 효과
2장 다이어트, 살찌기 시작할 때가 기회!
가치함수
3장 자기 편한 대로 생각하면 살 뺄 수 없다
확률가중
4장 프레임을 바꾸면 다이어트가 즐겁다
프레이밍 효과
5장 뚱뚱한 친구가 많으면 뚱뚱해진다?
휴리스틱 편향
6장 변덕스러운 마음을 조심하라
선호하는 기준
7장 머리로는 알지만 참을 수 없어!
시간선호율
8장 다이어트 실천을 위한 작은 용기
공약
9장 비만, 고통스런 삶을 향한 보증수표
비용 증가와 기회손실
10장 행복한 삶, 실천이 답이다
■특정 건강검사ㆍ특정 보건지도의 흐름
에필로그
날씬한 사람은 알지만 뚱뚱한 사람은 절대 모르는
무의식적 행동 패턴의 비밀
“온갖 다이어트 비법을 아무리 시도해봤자 실패를 반복하는 당신
그 이유는 몸에 밴 행동과 습관을 바꾸지 못하기 때문이다”
왜 살이 찐다는 걸 알면서도 과음, 과식하고 마는 걸까? 왜 항상 다이어트를 미루고 찰나의 충동에 자신을 맡기고 마는 걸까? 살을 빼야 한다는 사실도, 빼지 않으면 안 된다는 당위도 알면서도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 그 이유는 무엇이며 대안은 없을까? 이 책은 먹을 것을 앞에 두고 머릿속 이성과 실제 행동이 모순을 일으키는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한다. 다이어트의 첫걸음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빠져버린, 살을 빼지 못하는 사람의 사고방식, 행동 패턴을 뼈저리게 자각하는 것’이다.
살 빼지 못하는 사람, 살 빼지 못하는 심리
최근 다이어트와 관련해서 방송이나 신문에서 ‘1일 1식’이나 ‘간헐적 단식’에 대해 긍정적 효과나 경험담, 혹은 부정적인 측면에 관한 기사가 넘쳐난다. 새로운 다이어트 비법이 나오면 유행처럼 사람들이 따라 하고 ‘안 좋을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언급되면 금방 시들고 만다. 하지만 다이어트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100퍼센트 맞춤형 다이어트는 존재할 수 없다. 다이어트로 고민하는 우리들의 평소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이 책을 손에 든 당신은 분명 목욕 후 체중계에 올라가거나 거울에 몸을 비춰볼 때면 ‘이대로는 심각하다’고 느낄 것이다. 그러고는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조금이라도 운동을 해야지 안 되겠어.’
‘먹는 양을 줄이지 않으면 큰일 나겠는걸.’
그러나 머리로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실제로 헬스장에 가거나 식사량을 줄이지는 않는다. 개중에는 아마 건강검진에서 ‘배둘레햄’이라는 뱃살 때문에 운동지도를 받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속으로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아직은 괜찮아.’
주위 사람들은 잔소리해댄다.
“건강을 위해서라도 살을 빼야지 않겠어?”
그 자리에서만큼은 당신은 이렇게 대꾸하곤 한다.
“신경 쓸 거야…….”
하지만 오늘 밤도 한 잔의 유혹에 지고 만다. 한 접시의 음식에 지고 만다. 그렇게 머리로는 알면서도 살을 빼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생각과 행동이 다르거나 알면서도 과식하는 것이 당신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많은 사람이 비만의 위험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생활습관을 쉽게 바꾸지 못한다. 그것이 현실이다. 인간은 항상 합리적으로 행동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렇듯 언뜻 보기에 불합리해 보이는 인간의 행동을 연구하는 새로운 학문 분야가 있다. 행동경제학이다. 행동경제학이란 심리학의 연구성과를 경제학에 통합해 인간의 비합리적 행동 속에 숨어 있는 비합리성을 해명하는 학문이다.
행동경제학 연구에서 밝혀진 ‘인간의 비합리적 행동유형’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살이 찌는 사람에게는 공통적인 사고방식과 행동유형이 분명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살이 찌는 사람은 ‘살찔 위험을 냉정히 파악해 이를 피하려는 이성’과 ‘자신도 모르게 먹고 마셔버리는 실제 행동’ 사이에서 불일치를 반복한다. 아래 그림이 바로 그 ‘살찌는 악순환’이다. 살이 찌는 악순환에 빠지면 살찐 사람은 체중이 더욱 불어난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결국에는 살이 찔 가능성이 높다. 악순환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면 체중감량에 성공할 가능성도 크게 높아진다. 이 책은 행동경제학의 개념을 하나씩 배우면서 이를 통해 사람들 대다수가 다이어트에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도 함께 알아본다. 행동경제학은 심리학의 관점에서 인간의 경제적 의사결정을 설명하는 학문이다. 그런 만큼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요인들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뚱뚱한 사람의 행동 패턴
뷔페에 가면 본전 뽑겠다고 끝까지 먹는다
레스토랑에 가서 이미 선급으로 5만 원을 지급했으므로 그 이후 아무리 많이 먹고 마셔도 지갑은 ‘마이너스 5만 원’이다. 그 이상으로 지출이 발생하지도 않지만 나간 돈이 원상태로 돌아오지도 않는다. 그런데 뚱뚱한 사람은 많이 먹을수록 ‘이익’이라고 생각한다. 먹지 않으면 손해라는 판단은 ‘마음의 손익계산’이다. 실제 손익계산과는 다르다. 이렇듯 뷔페레스토랑의 요금이나 스포츠클럽의 월회비 등 이미 지급해서 돌아오지 않는 돈을 ‘매몰비용(sunk cost)’이라고 한다. ‘매몰’이란 말 그대로 ‘묻었다’는 의미다. 따라서 매몰비용은 묻혀서 돌아오지 않는 돈을 말한다. 같은 맥락에서 의사결정을 할 때 매몰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고 생각해 ‘합리적이지 못한 판단’을 하게 되는 것을 ‘매몰비용 효과’라고 한다. 스포츠클럽 월회비를 뽑기 위해서는 많이 다닐수록 이익이라고 생각하는 매몰비용 효과의 전형적인 예다.
체질이라서 살이 빠지지 않는다고 합리화한다
실제로 확률이 낮은 것을 높게 인식하거나 반대로 높은 것을 낮게 인식하는 것처럼 실제 확률에 대한 개인의 예상이나 생각, 기대가 가중되는 것을 행동경제학에서는 ‘확률가중’이라고 한다. ‘실제 확률이 낮은 것에 대해서 지나치게 높게 인식’하는 유형의 확률가중은 다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기회ㆍ이익’ 확률을 높게 인식하는 경우다. 그 좋은 예가 복권에서 1등 당첨에 대한 과도한 기대다. 또 하나는 ‘위험ㆍ손실’ 확률을 높게 인식하는 경우다. 낙뢰나 운석 충돌에 대한 지나친 염려가 좋은 예다.
그런데 실제보다 확률을 높게 인식하는 경향은 뚱뚱한 사람에게서 자주 볼 수 있다. ‘체질’ 타령이다. 물론 체질적으로 살이 쉽게 찌거나 빠지기 어려운 사람도 있다. 단, 살이 찌고 빠지는 것은 체질만의 문제가 아니다. 운동과 식사습관 같은 여러 요인이 결합해 일어난다. 그런데도 살이 빠지지 않는 것을 ‘체질’ 탓으로 돌리는 사람이 많다. 많이 먹고 마시면서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사람일수록 체질 운운한다.
뚱뚱한 친구가 건강하니까 나도 괜찮다고 안심한다
우리는 사물을 판단할 때 종종 옳은 추론과정을 생략하고 직감으로 답을 이끌어내려 한다. 그 방법을 ‘휴리스틱(heuristic)’이라고 한다. 일상적 판단을 한다고 해보자. 정보를 모조리 입수해 분석하려면 막대한 시간, 노력, 비용이 든다. 따라서 친근한 예를 판단 기준으로 해 경험적으로 생각하는 것 자체는 이치에 맞는 이야기다.
단, 휴리스틱이 어느 정도 합리적이라 할 수 있는 것은 그 판단이 통계자료나 확률계산 같은 객관적 사실에서 동떨어지지 않았을 경우다. 그렇지 않다면 잘못된 판단으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휴리스틱으로 판단해 객관적이거나 옳지 못한 결정을 하는 경우를 ‘휴리스틱 편향’이라고 한다. 건강에 관한 판단을 잘못하면 경우에 따라서는 치명적 실수를 하게 된다.
체중이 몇 킬로그램까지는 괜찮고 그 이상이면 대사증후군이다 하는 단정은 명확히 하기 어렵다. 나이와 성별은 물론이고 과거에 경험한 질병이나 가족력, 직업, 생활환경도 고려해야 한다. 대사증후군 건강검진 때는 혈액검사도 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완벽하게 판단할 수 없다. 정밀한 건강검진을 자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뚱뚱해도 건강한 사람이 주위에 많으면 ‘뚱뚱해도 괜찮다’고 잘못 판단하게 된다. 회사의 건강검진에서 이상 수치가 나오면 걱정을 한다. 하지만 그래도 주위의 뚱뚱한 사람이 건강하니까 ‘아직 나는 괜찮겠지’ 한다.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건강을 생각해야 한다’는 생각도 조금은 한다. 하지만 식사 제한이나 운동이라는 적극적인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단골 식당에서 좋아하는 음식 메뉴가 수시로 바뀐다
인간에게는 자신이 선호하는 순서가 갑자기 바뀔 때가 자주 있다. 이것을 ‘선호역전(preference reversal)’이라고 한다. 많은 사람이 선호도에 일관성을 갖지 않는 것은 ‘선택하는 기준(선호기준)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선택할 때 선택기준과 이유가 바뀌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그런데 과식이나 과음을 피하려는 사람은 이 선호기준 변화를 경계해야 한다. 자신도 모르게 필요 이상으로 음식을 선택할 수 있다. 자신도 모르게 과음ㆍ과식하게 되는 사람은 기준이 이리저리 변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은 자신의 기준이나 이유를 종이에 써서 우선순위를 정해둘 필요가 있다.
▣ 작가 소개
저 : 후루카와 마사카즈
교토대학 대학원 경제학연구과를 수료하고,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동경제학, 의료경제학, 경제심리학 등을 전공했다. 치과의사로 대학병원에 근무한 경험을 살려 현재 교토대학 경제연구소에서 의료와 경제 관점에서 건강과 가정경제, 의료ㆍ간호ㆍ연금 등의 경제분석을 하고 있다. 또 교육활동과 강연, 텔레비전, 라디오 출연 등 여러 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다.
역 : 홍성민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고 교토 국제외국어센터에서 일본어를 수료하였다. 현재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삶의 보람에 대하여》 《차이와 사이》 《명화를 결정짓는 다섯 가지 힘》 《무서운 심리학》 《잠자기 전 30분》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지두력》 《물은 답을 알고 있다》《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당신이 선 자리에서 꽃을 피우세요》, 《그래서 남자와 여자는 엇갈린다》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프롤로그 살 빼지 못하는 사람, 살 빼지 못하는 심리
1장 본전 뽑으려는 사람, 살 뺄 수 없다!
매몰비용 효과
2장 다이어트, 살찌기 시작할 때가 기회!
가치함수
3장 자기 편한 대로 생각하면 살 뺄 수 없다
확률가중
4장 프레임을 바꾸면 다이어트가 즐겁다
프레이밍 효과
5장 뚱뚱한 친구가 많으면 뚱뚱해진다?
휴리스틱 편향
6장 변덕스러운 마음을 조심하라
선호하는 기준
7장 머리로는 알지만 참을 수 없어!
시간선호율
8장 다이어트 실천을 위한 작은 용기
공약
9장 비만, 고통스런 삶을 향한 보증수표
비용 증가와 기회손실
10장 행복한 삶, 실천이 답이다
■특정 건강검사ㆍ특정 보건지도의 흐름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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