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떻게 죽음을 맞이해야 하나

고객평점
저자이시토비 고조
출판사항마고북스, 발행일:2012/11/20
형태사항p.250 A5판:21
매장위치자연과학부(B2)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90496669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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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먹지 않아서 죽는 것이 아니라 생명이 다하여 먹지 않는 것이다.
의사들도 자연사를 모른다.
노쇠하여 마침내 입으로 먹지 못하게 되었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의료기술의 진보는 거꾸로 우리에게 냉엄한 사생관(死生觀)을 요구한다.
노인요양원 의사가 토로하는, 우리 모두가 생각해야 할 바로 그 문제

도대체 ‘자연스런 죽음’이란 무엇인가?

우리나라 국민의 72%는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에 찬성”하고 있고(2012년 1월 보건복지부 ‘생명나눔 인식도 조사’),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회생이 어려운 말기환자에 대한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라”고 권고했다(2021년 11월). 한편에선 치매 노인의 자살이나 치매 배우자를 돌보던 노인의 ‘간병 살해’ 사건 소식이 자주 들려오고, 존엄한 죽음을 위한 ‘사전의료의향서’를 보급하는 단체가 활동을 시작하자마자 수천 명이 신청했다는 뉴스도 함께 들려오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도대체 어떻게 죽음을 맞이해야 하나. 의학이 발달함에 따라 삶과 죽음을 가르는 경계지점에 대한 인간의 개입이 커질수록 우리는 이 질문에 의식적으로 대답해야 한다.

웰다잉의 중요성을 설파하는 어느 칼럼니스트는 ‘삶과 죽음을 이어주는 출구전략’, 다시 말해 어떻게 인간다운 모습으로 존엄을 지키며 편안하게 세상을 떠나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삶의 출구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렇다. 특히 누구에게나 어김없이 찾아오는 고령기, 그 끄트머리의 죽음에서조차 우리는 ‘출구전략’을 생각해야만 하는 상황에 이르러 있다. ‘자연사’는 사라지고 ‘병사(病死)’만이 존재하는 의료현실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방법’에 대한 자기결정 없이는 평온하고 존엄한 죽음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 그 현실의 문제를 생생하게 전하면서 평온한 죽음을 위한 돌봄의 실천 경험을 담아 우리에게 들려주는 노인요양원 의사가 있다.

생명의 흐름을 거슬러 싸우도록 강요받는 노인들

일본은 고령화에 따르는 갖가지 문제를 우리보다 10년 앞서 겪어 왔다. 그것은 일본이 우리보다 10년 앞서 준비를 해 왔다는 뜻이기도 하다. 물론 온갖 시행착오를 포함해서다.

그런 일본의 베테랑 외과의사가 노인요양원의 상근의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목격한 말기 의료의 현실은 어수선하고 우울하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생명을 구해야 하는 의사에서 인생의 마지막 길을 가는 사람들을 돌보는 의사로 역할이 달라지면서 그는 오직 수명을 늘리는 한길로만 치달려 온 현대의학의 모순된 현실과 마주친다.

우선, 연명지상주의의 관성적 적용으로 고령자의 경우에서조차도 ‘자연사’ 개념은 실종된 지 오래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즉 ‘노쇠’가 자연현상이 아닌 병으로 인식되면서 ‘자연사’가 사라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이미 생명력이 고갈된 노인들도 코나 위로 연결된 관을 통해 영양을 공급받고 수액주사를 맞으며 ‘노쇠’에 맞서 싸우도록 독려된다. 생명체는 이미 사명을 다했음을 여러 신호로 알리지만 영양과 수분을 강제로 공급하고 노쇠한 몸이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여 문제가 일어나면 다시 ‘치료’하는 악순환이 당사자와 가족의 고통과는 상관없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말기에 이른 몸이 받아들일 수 있는 영양량의 적정선은?

저자는 왜 우리가 자연사의 개념을 잃어버렸으며 그 끝은 무엇인지를 묻는다. 그리고 보다 구체적으로, 삶의 마지막 단계에 다다른 노인이 입으로 먹지 못하게 되었을 때 우리는 어떤 결정을 내리고 어떻게 그들을 도와야 하는지 묻는다.

현실에서 노인 자신은 중요한 결정을 내릴 상태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고, 가족은 어려운 결정을 갑자기 강요당하면서 혼란에 빠진다. 저자 또한 노인들이 마지막 거처가 된 요양시설에서도 평온한 종언을 맞는 대신 병원의 침상에서 갖가지 의료기구를 매단 채 죽어야 하는 현실에 의문을 느끼면서 해법을 구하기 시작했다.

저자가 얻은 해법의 대전제는 “먹지 않아서 죽는 것이 아니라 생명력이 다하여 먹지 않는다”는 것. 그러므로 인위적으로 영양을 공급하는 위루술 등에 의지하는 대신 공급하는 열량과 수분을 종말기의 몸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으로 낮추어 평온한 떠남을 돕는 간병 혹은 케어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노인요양원에서 실제로 그 일을 해냈다. 이 책이 강한 설득력을 갖고 일본사회에 ‘수명의 질’과 노인의 ‘존엄한 죽음’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불러일으킬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와 감동적인 성공 체험이 발휘한 힘이다. 특히 현장의 의사들과 간호사, 요양보호사들로부터 누군가 꼭 해주어야 할 얘기였다는 반응이 뜨거웠다고 한다.

한밤중에 홀로 질식사하는 ‘인공영양’ 노인들

책에는 튜브를 통해 영양을 공급받는 말기 노인 환자는 내용물이 역류하여 질식사한 것을 각 호실 라운딩 중 발견하는 경우가 많은 데 비해 소량이라도 마지막까지 입을 통해 섭식토록 돌본 노인은 대개 가족에게 둘러싸여 평온하게 마지막을 맞이했다는 통계가 제시되고 있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나누고자 하는 메시지와 방향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기술이 진보하여 수명이 늘어날수록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삶의 질문이 죽음을 맞이하는 방식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 저자는 생의 마지막 시기에 도달한 노인에게 적당한 열량은 얼마인가를 계산하기에 앞서 생명체로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우리가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진정한 생명의 의미를 생각하는 책

우리 사회는 이미 고령화사회에 진입했고 고령사회로 달려가고 있는 중이다.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를 넘어서는 고령사회를 넘어 초고령사회(20%)에 이미 진입한 일본의 경우를 눈여겨 살피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그들이 치른 사회적 비용을 우리는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노인장기요양보험 등은 일본의 사례를 많이 참고한 제도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05년 인구 센서스를 기초자료로 연구한 바에 따르면 한국인의 ''건강 수명''은 평균 ‘건강 수명’은 71.3세다. 그런데 기대수명은 현재 80세를 넘겨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평균적으로 10년 넘게 병치레를 하며 살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노인들이 다짐 삼아 외치는 ‘9988234’ 즉 99세까지 팔팔(88)하게 살다 2,3일만 아픈 뒤 세상을 떠나고 싶다는 소망은 그야말로 희망사항일 뿐, 현실은 이 책에서 만나는 풍경과 별반 다르지 않다. 수명의 질, 생명의 의미, 노인 의료와 복지 현실과 관련하여 이 책이 던지는 질문에 대해 우리도 당사자와 가족 그리고 의료와 복지 관련 종사자들이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시점에 이른 것이다. 널리 읽혀 ‘평온하고 존엄한 죽음을 생각하는 책’이 ‘진정한 생명의 의미를 생각하는 책’이 되기를 바란다.

▣ 작가 소개

저자 : 이시토비 고조
1935년 일본 히로시마에서 태어났다. 게이오 대학 의학부를 졸업한 후 독일의 병원에서 혈관외과의사로 약 2년간 근무했다. 도쿄도 제생회중앙병원 부원장 등을 거쳐 2005년부터 도쿄의 구립 노인요양시설인 로카홈에서 상근의사로 일하고 있다. 40년 넘게 외과의사로 일하면서 ''환자가 꼽는 외과부문 좋은 의사'' 1위에 오르기도 했던 실력파다.

그런 저자가 야전의 전투현장과도 같은 수술실을 떠나 노인요양원이라는 전혀 다른 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면서 이 책이 태어났다. 저자는 무분별한 연명치료가 만연하면서 생명력이 다한 고령자조차도 평온한 죽음에 이를 수 없는 현실을 생생한 사례를 통해 버여주고, 자연의 흐름에 따르는 마지막 케어의 구체적인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먹지 않아서 죽는 게 아니라 생명력이 다하여 먹지 않는 것''이므로 임종기에 다다른 노인에게 과도한 영양과 수분을 공급하는 것은 당사자와 가족에게 고통만 더할 뿐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고령화사회에서 늘어난 수명의 질에 대해 우리가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지 진지하게 묻고 있다. 그것은 또한 삶에 대한 우리의 태도가 죽음의 방식에 반영될 수밖에 없음을 환기시켜준다.... 책 출간 이후 의료 및 복지시설 관계자들, 그리고 고령 부모를 돌보고 있는 가족들로부터 "이것이 바로 현실이며 우리가 말하고 싶었던 것"이라는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는 저자는 활발한 강연활동 등을 통하여 노년기 의료와 평온한 죽음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이끌어가고 있다.

역자 : 민경윤
한방내과 전문의.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근무 시절 중풍 환자들을 돌보면서 죽음의 모습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환자는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으로서 존엄을 존중받고 남겨진 가족은 마음의 준비를 차분히 할 수 있는 ''평온한 죽음''의 가능성을 고민하며 책을 옮겼다.

역자 : 노미영
책을 만들고 내는 일을 하고 있으며 노년기 문제에 관심이 맣다. 옮긴 책으로 『가끔 쓸쓸한 아버지께』, 『참 다사로운 어머니께』가 있다.

▣ 주요 목차

추천의 글
들어가며

1장 노인요양원에서 무슨 일이 있어나고 있나
처음 본 광경/로카홈/구급차 소리와 폐렴의 원인/입을 통해 먹는 다는 것/지나친 수분과영양 보급/현장의 사례들 입소기간의 절반을 병원에서 보낸 할아버지_이대로라면 굶어 죽는다?_하루에 400킬로칼로리_고민 끝에 선택한 위루술/할 것인가 말 것인가, 가족의 혼란/미야케 섬의 전승처방/할아버지로부터 배운 것/치매환자의 가족들 사흘에 100만 엔_가족의 상황_며느리의 간병 분투기/요야원에서 마지막을 맞는 사람들

2장 노인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나
인간의 일생/노쇠와 의료행위/어디까지 의료를?/치매의 풍경 젊어서 시작되는 치매_사계절 꽃 사진/골절/죽음에 이르는 시간/죽는 장소/자연사를 모르는 의사들/위루술의 타당성에 대해 가장 고통이 덜한 것은 자연사_여기저기서 위루술이 행해진다_왜 이렇게 되는 것일까_치매에도 위루술은 유용한가/폐수종과 연명 조치

3장 왜 노인요양원에서 죽을 수 없는가
노인요양원에서 죽을 수 없는 이유 상근의가 없는 이유/평온한 죽음에 공헌을 /존엄사와 사전의료의향서

4장 우리는 어떤 일을 했나
폐렴을 방지하다 과도한 영양과 수분을 공급하지 않는다_되도록 경관영양은 피한다_95세, 치매, 하루 600킬로칼로리로 2년_구강 케어를 추진하다/직원들의 의식을 바꾸다 예전 어느 날의 의무실_위축된 의식_과보호가 낳은 갈등/솔선하여 몰두하다/각 직군의 업무를 재정비하다 간호사에게 몰렸던 과중한 부담_요양보호사의 지난한 업무_열쇠를 쥔 상담원/되도록 아무것도 하지 않고 돌보기/102세의 대왕생

5장 로카홈은 어떻게 달라졌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 간병''의 수확 폐렴이 줄었다_구급차를 부르는 횟수가 줄었다_요양원에서 마지막을 맞이하는 사람이 늘었다/울면서 유해를 떠나보내다/로카홈에 돌아와서 행복했어요

6장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을 것인가
외과의사로 일해 오면서/책임을 지는 방법 정당성의 증명_사태를 변하게 한다는 것/인생의 싸움/암 고지 그리고 입무(入舞)/많은 일이 있었던 인생/현대의 신학 논쟁/경관영양에 대한 비판/형태뿐인 인명존중론/평온한 마지막을

마치며
후기
부록1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소개
부록2 사전의료의향서 양식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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