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보이차에는 오래된 차나무에 얽힌 역사와 문화가 숨어 있다!
수령이 수백 년이 넘고, 높이 3미터에서 10미터까지 자란 거대한 차나무에 대한 설렘과 흥분은 점차 차를 가꾸며 따는 소수민족과 산골 사람들의 순박하지만 고된 삶의 방식에 눈길을 주었다. 오래된 한 그루 한 그루의 고차수(古茶樹)에는 모두 그 주인이 있고, 수세대에 걸친 민초(民草)의 생생한 가족사가 그대로 각인되어 스며들어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고차수는 청나라 후반기의 봉건 왕조를 거쳐 중화민국의 혼란기를 헤쳐 나와야 했다. 중앙권력이 닿지 않는 운남에서는 이 권력의 공백기에 도적떼와 토비가 들끓었으며, 이로 인해 고차수를 지키며 살던 순박한 사람들은 삶의 터전을 빼앗겨 정든 차나무를 등지고 피난길에 올라야 했다.
이 책은 오늘날 깊은 산 등나무와 잡목 속에 숨겨진 고차수의 생생한 기록이자 보이차의 또 다른 운명을 보여주는 흔하지 않은 기록이 될 것이다.
5%의 차나무 이야기
고차수(古茶樹)는 수령이 수백 년에 이르는 ‘오래된 차나무’를 말한다. 이 고차수는 운남성의 오염 없는 천혜의 환경에서 자라고 있고, 보이차를 만드는 특별한 차나무다. 이 책은 전체 생산비율에서 5%를 차지하고 있는 교목차나무를 중심으로 운남성의 고차수와 보이차에 얽힌 소수민족의 삶과 차 문화에 대한 특별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차나무는 약 3,000~6,000만 년 전에 지금의 중국 운남성, 사천성, 티베트와 미얀마 등지에서 난창강, 노강, 금사강을 중심으로 분포되어왔는데, 이곳 380여 종에 이르는 차나무 중 80% 전후가 운남성에 분포하고 있다. 차나무의 원산지이자 소수민족을 중심으로 유구한 차 재배와 다양한 음다 풍습이 전해 내려오는 운남성은 그야말로 살아 있는 차의 역사 교과서로 알려져 왔다. 그리고 운남성에서 생산되는 보이차는 중국 차 문화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차 중의 하나가 되었다.
저자는 지난 10여 년간 보이차의 뿌리를 찾아 중국 운남성의 깊은 산골을 구석구석 답사하였고, 직접 경험하고 연구한 결과를 기초로 보이차의 궁금증을 그 역사에서부터 현재 중국정부의 차 산업 정책 전반까지 아울러 풀어놓고 있다. 책에는 고차수를 둘러싼 생태 환경 및 차나무와 더불어 살아가는 산골 사람들의 생생한 모습을 700여 컷의 사진에 담아냈으며, 알기 쉽게 자료들을 도표화하여 보이차의 세계에 쉽게 접근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인문실용서의 새로운 분야를 열어나가는 책이다.
인문학적인 고찰을 요구하는 보이차의 역사
보이차는 그 맛과 향에서 흥미로운 차다. 그 향기로운 차의 이면에 중국 소수민족의 운명이 녹아들어 있다. 그런 점에서 보이차는 독자들에게 인문학적인 고찰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 책은 그러한 요구를 만족시켜주는 흔하지 않은 기록을 담고 있다.
역사의 전환점은 청나라에서부터 시작한다. 당시 티베트에서는 희소성에 비해 보이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금 한 냥으로 차 한 근을 바꾸고, 말 한 필이 실어온 차로 네 마리 말이 끄는 상등의 마차로 바꿀 수 있다”라고 할 정도였다. 청나라 정부가 리장에 차시(茶市)를 개설하자 말과 차를 교환하려는 차마교역이 활성화되었고, 차마고도를 통해 500만 근의 보이차가 티베트로 실려 나갔다고 한다. 보이차에 대한 티베트인들의 각별한 애정은 20세기 초 보이차 대신 홍차로 대체하려는 영국의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오히려 차를 통해 티베트의 장족과 운남의 소수민족이 오늘날까지 하나의 끈으로 연결되는 드라마틱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티베트인들에 의해 수요가 늘어난 보이차에 대해 청나라 정부는 관리를 강화하게 되고, 1726년 개토귀류(改土歸流) 정책을 통해 자금성에 보이차를 공차(貢茶)로 보내면서 세상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된다. 이 개토귀류 정책은 일종의 중앙집권 행정제도로 변경 지역의 토착 세력을 몰아내고 중앙정부에서 파견한 관리가 권력을 쥐고 행정을 관리하는 제도였다. 이로 인해 봉건 관리의 가렴주구, 농민반란, 화재 등의 풍상을 겪으며 이어져 내려온 보이차의 역사는 중국의 국공내전을 거치며 쇠락하다가 중화인민공화국의 성립 이후 새롭게 활기를 되찾아 현재는 국가 주도의 계획경제로 들어서게 되었다.
보이차의 메카, 운남성 고다원 답사기
책에서 주는 또 다른 재미는 차산으로의 답사 여행이다. 운남성의 최서남단에 위치한 서쌍판납 차구는 보이차의 발상지다. 난창강을 중심으로 고(古)6대차산(유락차산, 의방차산, 망지차산, 혁등차산, 이무정산, 만전차산)과 신(新)6대차산(남나차산, 포랑차산, 맹송차산, 파달차산, 남교차산, 경매차산)이 버티고 있고, 저자는 이 두 지역의 모든 차산을 답사하여 생생한 현장감을 들려준다. 비포장도로의 녹록하지 않은 험난한 여정임에도 불구하고 차나무를 찾아가는 저자의 애정은 신념에 가깝게 느껴진다. 보이차의 뿌리를 찾아가는 저자의 강한 신념 덕분에 독자들은 쉽게 갈 수 없는 이 모든 차산을 둘러볼 수 있는 행운을 얻게 되었다.
보이차의 세계에 빠져들어 차나무의 생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저자는 자연스럽게 산골 사람들의 삶의 방식에도 눈길을 주게 되고, 책에는 그들의 고단한 삶에 대한 애정 또한 묻어나 있다. 그들과 나눈 대화를 통해 중국 소수민족 사람들의 애환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 또한 얻게 될 것이다.
시종일관 책에서 비교하여 강조하는 것은 교목차와 관목차의 차이다. 저자는 차나무를 가진 운남성의 미래는 밝다고 말한다. 역사적 혼란기에 수령이 오래된 차나무들이 잘리거나 뽑히는 운명을 벗어나지 못했고, 농업 생산량 증대라는 국가 시책과 보이차의 폭발적 수요에 부응하여 60~70%의 개량형 관목차들이 재배되고 있는 현실이지만, 우수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운남성의 고차수들은 그 가치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보이차에 대한 오해와 현실을 보여주다
차 애호가가 양산되고 차 문화가 확산되면서 보이차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관심의 이면에는 중국의 황제들이 마셨다는 공차의 역사적 사실이 있으며, 또한 발효차로서 보이차가 건강에 좋다는 입소문이 크게 작용한 탓이 클 것이다. 이에 따라 보이차에 대한 잘못된 상식이나 부풀려진 내용들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저자는 많은 보이차 애호가들이 궁금해 하는 농약의 문제라든가, 대량생산 유통되는 보이차 산업의 속사정, 그리고 고가에 팔려 나가는 보이차의 문제점 등도 짚어 나가면서 올바른 보이차 문화의 지평을 넓혀 나가고 있다.
무엇보다도 저자는 차가 일상의 음료로서 자리 잡기를 바라며, 차를 통해 정신의 세계까지 맑아지는 심정기화(心靜氣和 : 마음이 조용히 가라앉아 있고 기가 화평하다)의 경지에 이를 수 있음을 옛 성인들의 혜안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 작가 소개
저자 : 다감 이문천 茶感 李文天
경희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법학을 전공하였고, 졸업 후 금융업계에서 활동하다가 모스크바국립대학교로 유학하여 국제법을 전공하였다. 대학시절부터 녹차에 매료된 것이 계기가 되어 뉴욕에 머무는 동안 차이나타운을 통해 처음으로 중국의 다양한 차를 접하기 시작했고, 후에 멕시코와 일본 등지를 다니면서 역사와 문화가 결합된 차문화에 관심을 기울였다. 특히 중국의 차문화를 계승, 발전시킨 다양한 일본 녹차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모스크바 유학 당시에는 중앙아시아 및 시베리아, 연해주 등을 여행하며 다양한 문화적 체험을 하였고, 특히 홍차를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러시아의 차문화는 차 문화관(文化觀)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였다. 차는 속(俗)을 대표하는 천연음료이면서 정신과 철학의 아(雅)를 겸비한 ‘아속공상(雅俗共賞)’의 대표적 영역으로 생활의 지평을 넓혀준다. 세계 여러 지역을 여행하며 차 문화의 중요성을 깨닫게 될 즈음 중국의 차 문화에 발목이 잡혀 녹차, 청차(오룡차), 홍차 등 중국의 모든 차를 섭렵하면서 점차 차의 세계에 빠져 들어갔다. 많은 시행착오와 우여곡절 끝에 운남의 고다원에 발을 내딛으며 보이차의...깊은 세계를 접한 것이 인연이 되어 10여 년간 운남의 고차수(古茶樹)를 찾아 그 생태 환경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또한 해마다 봄이면 차산에 머물면서 직접 차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 주요 목차
1. 운남성 가는 길
보이차의 뿌리를 찾아서/ 구름이 흐르는 남쪽, 운남성/ 난창강을 따라 자라는 차나무/ 미얀마와 서역을 연결하는 등총/
풍화설월의 대리
2. 운남차의 역사
보이차의 시작과 황금기/ 보이차와 티베트의 인연/ 육우와 보이차/ 송나라 공차의 제다법 : 용봉단차/ 개토귀류와 보이공차/ 보이공차의 종류/ 칠자병차의 내력/ 할아버지와 마방/ 보이진품/ 공차, 관차, 상차/ 보이공차에서 상품차로/ 사모(보이)의 쇠락/ 맹해의 등장과 번성/ 20세기 보이차/ 보이차의 시대 구분
3. 고차수를 찾아서
방외 고차수 답사기/ 향죽청 고차수 답사기/ 차나무의 기원과 종류/ 차나무의 순화/ 야생형과 재배형 차나무/ 야생형과 재배형 차나무의 비교 시음/ 차나무의 위도와 토양 / 해발고도와 차나무/ 토양의 특성과 보이차/ 노품종과 신품종/ 운강 10호/ 교목 군체종의 비밀/ 군체종과 개량종/ 교목차와 관목차/ 관목차, 교목차, 고차수의 생산비율/ 두 종류의 교목차/ 천년고차수로 만든 보이차는 있는가?
4. 고다원을 찾아서
애뢰산과 잊혀진 고다원/ 보이차의 메카, 운남성 고다원/ 고차산 차의 개성/ 전통 고다원과 신다원
5. 고육대차산을 찾아서
유락차산 답사기/ 의방차산 답사기/ 망지차산 답사기/ 혁등차산 답사기/ 이무정산 답사기/ 만전차산 답사기
6. 신육대차산을 찾아서
남나차산 답사기/ 포랑차산 답사기/ 맹송차산 답사기/ 파달차산 답사기/ 노반장 답사기/ 경매차산 방해각 답사기
7. 보이차와 병충해
농약과 화학비료/ 차 탄저병/ 차 적성병/ 비료/ 차와 농약/ 농약 검사/ 토양 오염/ 유기차, 녹색식품차, 무공해차/ 차나무와 기생식물
8. 보이차란 무엇인가?
문헌에 나타난 보이차 효능/ 보이차의 쓴맛과 떫은맛/ 차의 성분/ 차 아미노산/ 찻잎 함유 미량원소/ 차와 카페인/ 보이차의 정의/ 보이차의 새 기준/ 보이공차와 현대 보이차/ 후숙과 월진월향/ 운남 대엽종 차
9. 보이차의 다양한 세계
보이차의 분류/ 병차, 타차, 전차/ 수공타차/ 보이차고를 찾아서/ 죽통차/ 대종차/ 대종차를 찾아서/ 변경차/ 변쇄차/ 수유차
10. 보이차 모차 만들기
채엽/ 살청/ 유념/ 쇄청/ 봄차와 여름차/ 찻잎 성분/ 채엽 기준과 생산량/ 새순의 색/ 눈도/ 찻잎은 언제 따야 할까?/ 고차수에서 단아 따기/ 등급이 높은 찻잎/ 살청과 차나무/ 살청 할 때 불은 왜 중요한가?/ 쇠가마와 흙가마/ 위생적인 찻잎 말리기/ 건조실은 발효실이다!/ 찻잎 검사/ 보이차 모차의 전통적 분류법/ 파파차 만들기
11. 보이생차 만들기
수공제다법/ 수공제다와 기계제다/ 생차 마시는 시기/ 긴압차 병배법의 변천/ 병배/ 간단히 즐기는 병배/ 보이병차의 8가지 병
12. 보이숙차 만들기
숙차의 탄생/ 긴압차와 보이산차/ 보이숙차의 현실/ 우량 보이숙차 가공을 위한 표준발효법/ 보이숙차의 후숙성/ 보이숙차의 등급/ 보이숙차 등급에 따른 차이/ 보이숙차 등급 다시보기/ 궁정산차/ 궁정숙차의 비교 시음/ 보이숙차의 발효/ 발효에 따른 성분 변화/ 악퇴발효에 따른 변화/ 모차의 품질과 발효/ 보이숙차 발효에 관한 3가지 사례/ 산지별 숙차의 차이/ 생차와 숙차
13. 보이차 우리기
물의 5대 미덕/ 수온/ 자사호의 세계/ 자기의 세계/ 차를 마시는 4가지 단계/ 차 투여량/ ‘투’와 ‘민’/ 즉석 차 우리기
14. 보이차 품평하기
차 마시는 자세/ 보이차 평점 기준/ 5가지 차 맛과 성분/ 수성/ 차와 향기/ 고차수의 일생/ 좋은 보이차/ 차의 4단계 등급/ 색. 향. 미/ 생차의 향기/ 생차의 난향과 연꽃향/ 생차의 변화 과정/ 경매차산 교목차와 관목차 품평하기/ 노차 판별하기/ 보이숙차의 8가지 평가 기준/ 보이산차 품평하기/ 생차와 숙차 마시는 기준/ 보이차와 조음법/ 소동파와 포송령
부록 : 중국차의 이해
여섯 종류 차의 세계/ 중국차, 운남차, 보이차/ 후발효와 전발효/ 보이차와 흑차/ 전홍차/ 전청과 전녹
에필로그 : 샹그릴라의 야생화
보이차에는 오래된 차나무에 얽힌 역사와 문화가 숨어 있다!
수령이 수백 년이 넘고, 높이 3미터에서 10미터까지 자란 거대한 차나무에 대한 설렘과 흥분은 점차 차를 가꾸며 따는 소수민족과 산골 사람들의 순박하지만 고된 삶의 방식에 눈길을 주었다. 오래된 한 그루 한 그루의 고차수(古茶樹)에는 모두 그 주인이 있고, 수세대에 걸친 민초(民草)의 생생한 가족사가 그대로 각인되어 스며들어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고차수는 청나라 후반기의 봉건 왕조를 거쳐 중화민국의 혼란기를 헤쳐 나와야 했다. 중앙권력이 닿지 않는 운남에서는 이 권력의 공백기에 도적떼와 토비가 들끓었으며, 이로 인해 고차수를 지키며 살던 순박한 사람들은 삶의 터전을 빼앗겨 정든 차나무를 등지고 피난길에 올라야 했다.
이 책은 오늘날 깊은 산 등나무와 잡목 속에 숨겨진 고차수의 생생한 기록이자 보이차의 또 다른 운명을 보여주는 흔하지 않은 기록이 될 것이다.
5%의 차나무 이야기
고차수(古茶樹)는 수령이 수백 년에 이르는 ‘오래된 차나무’를 말한다. 이 고차수는 운남성의 오염 없는 천혜의 환경에서 자라고 있고, 보이차를 만드는 특별한 차나무다. 이 책은 전체 생산비율에서 5%를 차지하고 있는 교목차나무를 중심으로 운남성의 고차수와 보이차에 얽힌 소수민족의 삶과 차 문화에 대한 특별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차나무는 약 3,000~6,000만 년 전에 지금의 중국 운남성, 사천성, 티베트와 미얀마 등지에서 난창강, 노강, 금사강을 중심으로 분포되어왔는데, 이곳 380여 종에 이르는 차나무 중 80% 전후가 운남성에 분포하고 있다. 차나무의 원산지이자 소수민족을 중심으로 유구한 차 재배와 다양한 음다 풍습이 전해 내려오는 운남성은 그야말로 살아 있는 차의 역사 교과서로 알려져 왔다. 그리고 운남성에서 생산되는 보이차는 중국 차 문화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차 중의 하나가 되었다.
저자는 지난 10여 년간 보이차의 뿌리를 찾아 중국 운남성의 깊은 산골을 구석구석 답사하였고, 직접 경험하고 연구한 결과를 기초로 보이차의 궁금증을 그 역사에서부터 현재 중국정부의 차 산업 정책 전반까지 아울러 풀어놓고 있다. 책에는 고차수를 둘러싼 생태 환경 및 차나무와 더불어 살아가는 산골 사람들의 생생한 모습을 700여 컷의 사진에 담아냈으며, 알기 쉽게 자료들을 도표화하여 보이차의 세계에 쉽게 접근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인문실용서의 새로운 분야를 열어나가는 책이다.
인문학적인 고찰을 요구하는 보이차의 역사
보이차는 그 맛과 향에서 흥미로운 차다. 그 향기로운 차의 이면에 중국 소수민족의 운명이 녹아들어 있다. 그런 점에서 보이차는 독자들에게 인문학적인 고찰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 책은 그러한 요구를 만족시켜주는 흔하지 않은 기록을 담고 있다.
역사의 전환점은 청나라에서부터 시작한다. 당시 티베트에서는 희소성에 비해 보이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금 한 냥으로 차 한 근을 바꾸고, 말 한 필이 실어온 차로 네 마리 말이 끄는 상등의 마차로 바꿀 수 있다”라고 할 정도였다. 청나라 정부가 리장에 차시(茶市)를 개설하자 말과 차를 교환하려는 차마교역이 활성화되었고, 차마고도를 통해 500만 근의 보이차가 티베트로 실려 나갔다고 한다. 보이차에 대한 티베트인들의 각별한 애정은 20세기 초 보이차 대신 홍차로 대체하려는 영국의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오히려 차를 통해 티베트의 장족과 운남의 소수민족이 오늘날까지 하나의 끈으로 연결되는 드라마틱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티베트인들에 의해 수요가 늘어난 보이차에 대해 청나라 정부는 관리를 강화하게 되고, 1726년 개토귀류(改土歸流) 정책을 통해 자금성에 보이차를 공차(貢茶)로 보내면서 세상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된다. 이 개토귀류 정책은 일종의 중앙집권 행정제도로 변경 지역의 토착 세력을 몰아내고 중앙정부에서 파견한 관리가 권력을 쥐고 행정을 관리하는 제도였다. 이로 인해 봉건 관리의 가렴주구, 농민반란, 화재 등의 풍상을 겪으며 이어져 내려온 보이차의 역사는 중국의 국공내전을 거치며 쇠락하다가 중화인민공화국의 성립 이후 새롭게 활기를 되찾아 현재는 국가 주도의 계획경제로 들어서게 되었다.
보이차의 메카, 운남성 고다원 답사기
책에서 주는 또 다른 재미는 차산으로의 답사 여행이다. 운남성의 최서남단에 위치한 서쌍판납 차구는 보이차의 발상지다. 난창강을 중심으로 고(古)6대차산(유락차산, 의방차산, 망지차산, 혁등차산, 이무정산, 만전차산)과 신(新)6대차산(남나차산, 포랑차산, 맹송차산, 파달차산, 남교차산, 경매차산)이 버티고 있고, 저자는 이 두 지역의 모든 차산을 답사하여 생생한 현장감을 들려준다. 비포장도로의 녹록하지 않은 험난한 여정임에도 불구하고 차나무를 찾아가는 저자의 애정은 신념에 가깝게 느껴진다. 보이차의 뿌리를 찾아가는 저자의 강한 신념 덕분에 독자들은 쉽게 갈 수 없는 이 모든 차산을 둘러볼 수 있는 행운을 얻게 되었다.
보이차의 세계에 빠져들어 차나무의 생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저자는 자연스럽게 산골 사람들의 삶의 방식에도 눈길을 주게 되고, 책에는 그들의 고단한 삶에 대한 애정 또한 묻어나 있다. 그들과 나눈 대화를 통해 중국 소수민족 사람들의 애환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 또한 얻게 될 것이다.
시종일관 책에서 비교하여 강조하는 것은 교목차와 관목차의 차이다. 저자는 차나무를 가진 운남성의 미래는 밝다고 말한다. 역사적 혼란기에 수령이 오래된 차나무들이 잘리거나 뽑히는 운명을 벗어나지 못했고, 농업 생산량 증대라는 국가 시책과 보이차의 폭발적 수요에 부응하여 60~70%의 개량형 관목차들이 재배되고 있는 현실이지만, 우수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운남성의 고차수들은 그 가치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보이차에 대한 오해와 현실을 보여주다
차 애호가가 양산되고 차 문화가 확산되면서 보이차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관심의 이면에는 중국의 황제들이 마셨다는 공차의 역사적 사실이 있으며, 또한 발효차로서 보이차가 건강에 좋다는 입소문이 크게 작용한 탓이 클 것이다. 이에 따라 보이차에 대한 잘못된 상식이나 부풀려진 내용들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저자는 많은 보이차 애호가들이 궁금해 하는 농약의 문제라든가, 대량생산 유통되는 보이차 산업의 속사정, 그리고 고가에 팔려 나가는 보이차의 문제점 등도 짚어 나가면서 올바른 보이차 문화의 지평을 넓혀 나가고 있다.
무엇보다도 저자는 차가 일상의 음료로서 자리 잡기를 바라며, 차를 통해 정신의 세계까지 맑아지는 심정기화(心靜氣和 : 마음이 조용히 가라앉아 있고 기가 화평하다)의 경지에 이를 수 있음을 옛 성인들의 혜안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 작가 소개
저자 : 다감 이문천 茶感 李文天
경희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법학을 전공하였고, 졸업 후 금융업계에서 활동하다가 모스크바국립대학교로 유학하여 국제법을 전공하였다. 대학시절부터 녹차에 매료된 것이 계기가 되어 뉴욕에 머무는 동안 차이나타운을 통해 처음으로 중국의 다양한 차를 접하기 시작했고, 후에 멕시코와 일본 등지를 다니면서 역사와 문화가 결합된 차문화에 관심을 기울였다. 특히 중국의 차문화를 계승, 발전시킨 다양한 일본 녹차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모스크바 유학 당시에는 중앙아시아 및 시베리아, 연해주 등을 여행하며 다양한 문화적 체험을 하였고, 특히 홍차를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러시아의 차문화는 차 문화관(文化觀)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였다. 차는 속(俗)을 대표하는 천연음료이면서 정신과 철학의 아(雅)를 겸비한 ‘아속공상(雅俗共賞)’의 대표적 영역으로 생활의 지평을 넓혀준다. 세계 여러 지역을 여행하며 차 문화의 중요성을 깨닫게 될 즈음 중국의 차 문화에 발목이 잡혀 녹차, 청차(오룡차), 홍차 등 중국의 모든 차를 섭렵하면서 점차 차의 세계에 빠져 들어갔다. 많은 시행착오와 우여곡절 끝에 운남의 고다원에 발을 내딛으며 보이차의...깊은 세계를 접한 것이 인연이 되어 10여 년간 운남의 고차수(古茶樹)를 찾아 그 생태 환경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또한 해마다 봄이면 차산에 머물면서 직접 차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 주요 목차
1. 운남성 가는 길
보이차의 뿌리를 찾아서/ 구름이 흐르는 남쪽, 운남성/ 난창강을 따라 자라는 차나무/ 미얀마와 서역을 연결하는 등총/
풍화설월의 대리
2. 운남차의 역사
보이차의 시작과 황금기/ 보이차와 티베트의 인연/ 육우와 보이차/ 송나라 공차의 제다법 : 용봉단차/ 개토귀류와 보이공차/ 보이공차의 종류/ 칠자병차의 내력/ 할아버지와 마방/ 보이진품/ 공차, 관차, 상차/ 보이공차에서 상품차로/ 사모(보이)의 쇠락/ 맹해의 등장과 번성/ 20세기 보이차/ 보이차의 시대 구분
3. 고차수를 찾아서
방외 고차수 답사기/ 향죽청 고차수 답사기/ 차나무의 기원과 종류/ 차나무의 순화/ 야생형과 재배형 차나무/ 야생형과 재배형 차나무의 비교 시음/ 차나무의 위도와 토양 / 해발고도와 차나무/ 토양의 특성과 보이차/ 노품종과 신품종/ 운강 10호/ 교목 군체종의 비밀/ 군체종과 개량종/ 교목차와 관목차/ 관목차, 교목차, 고차수의 생산비율/ 두 종류의 교목차/ 천년고차수로 만든 보이차는 있는가?
4. 고다원을 찾아서
애뢰산과 잊혀진 고다원/ 보이차의 메카, 운남성 고다원/ 고차산 차의 개성/ 전통 고다원과 신다원
5. 고육대차산을 찾아서
유락차산 답사기/ 의방차산 답사기/ 망지차산 답사기/ 혁등차산 답사기/ 이무정산 답사기/ 만전차산 답사기
6. 신육대차산을 찾아서
남나차산 답사기/ 포랑차산 답사기/ 맹송차산 답사기/ 파달차산 답사기/ 노반장 답사기/ 경매차산 방해각 답사기
7. 보이차와 병충해
농약과 화학비료/ 차 탄저병/ 차 적성병/ 비료/ 차와 농약/ 농약 검사/ 토양 오염/ 유기차, 녹색식품차, 무공해차/ 차나무와 기생식물
8. 보이차란 무엇인가?
문헌에 나타난 보이차 효능/ 보이차의 쓴맛과 떫은맛/ 차의 성분/ 차 아미노산/ 찻잎 함유 미량원소/ 차와 카페인/ 보이차의 정의/ 보이차의 새 기준/ 보이공차와 현대 보이차/ 후숙과 월진월향/ 운남 대엽종 차
9. 보이차의 다양한 세계
보이차의 분류/ 병차, 타차, 전차/ 수공타차/ 보이차고를 찾아서/ 죽통차/ 대종차/ 대종차를 찾아서/ 변경차/ 변쇄차/ 수유차
10. 보이차 모차 만들기
채엽/ 살청/ 유념/ 쇄청/ 봄차와 여름차/ 찻잎 성분/ 채엽 기준과 생산량/ 새순의 색/ 눈도/ 찻잎은 언제 따야 할까?/ 고차수에서 단아 따기/ 등급이 높은 찻잎/ 살청과 차나무/ 살청 할 때 불은 왜 중요한가?/ 쇠가마와 흙가마/ 위생적인 찻잎 말리기/ 건조실은 발효실이다!/ 찻잎 검사/ 보이차 모차의 전통적 분류법/ 파파차 만들기
11. 보이생차 만들기
수공제다법/ 수공제다와 기계제다/ 생차 마시는 시기/ 긴압차 병배법의 변천/ 병배/ 간단히 즐기는 병배/ 보이병차의 8가지 병
12. 보이숙차 만들기
숙차의 탄생/ 긴압차와 보이산차/ 보이숙차의 현실/ 우량 보이숙차 가공을 위한 표준발효법/ 보이숙차의 후숙성/ 보이숙차의 등급/ 보이숙차 등급에 따른 차이/ 보이숙차 등급 다시보기/ 궁정산차/ 궁정숙차의 비교 시음/ 보이숙차의 발효/ 발효에 따른 성분 변화/ 악퇴발효에 따른 변화/ 모차의 품질과 발효/ 보이숙차 발효에 관한 3가지 사례/ 산지별 숙차의 차이/ 생차와 숙차
13. 보이차 우리기
물의 5대 미덕/ 수온/ 자사호의 세계/ 자기의 세계/ 차를 마시는 4가지 단계/ 차 투여량/ ‘투’와 ‘민’/ 즉석 차 우리기
14. 보이차 품평하기
차 마시는 자세/ 보이차 평점 기준/ 5가지 차 맛과 성분/ 수성/ 차와 향기/ 고차수의 일생/ 좋은 보이차/ 차의 4단계 등급/ 색. 향. 미/ 생차의 향기/ 생차의 난향과 연꽃향/ 생차의 변화 과정/ 경매차산 교목차와 관목차 품평하기/ 노차 판별하기/ 보이숙차의 8가지 평가 기준/ 보이산차 품평하기/ 생차와 숙차 마시는 기준/ 보이차와 조음법/ 소동파와 포송령
부록 : 중국차의 이해
여섯 종류 차의 세계/ 중국차, 운남차, 보이차/ 후발효와 전발효/ 보이차와 흑차/ 전홍차/ 전청과 전녹
에필로그 : 샹그릴라의 야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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