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우리는 왜 잘못된 정보에 쉽게 빠져들까?
3세대에 걸친 ‘백신 거부 운동’을 통해 본 백신의 역사 vs 백신 거부의 역사
질병 예방과 두려움 사이에서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백신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인류는 백신이 처음 개발되었을 때부터 백신을 통해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희망과 오히려 백신이 신체를 오염시켜 질병보다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두려움 사이에서 갈등해왔다. “백신 접종은 질병과 싸우기 위해 개발된 기술 중 가장 효과적이며 질병을 완전히 제거하는 유일한 기술로서 독특한 지위를 점유하고 있다”고 말하는 이 책은 의과대학 교수이자 과학옹호가인 저자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에 대한 팬데믹 선포 직후 펴낸 것으로, 오랜 세월 지속돼온 ‘백신 거부’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과 그 극복 방안을 담고 있다.
백신 거부자들과 사회적 거리두기 거부자들
저자는 코로나19와 관련해 초기에 발표된 역학 수치들을 조사?분석하며 미국 내 (믿기지 않는 엄청난) 사망자 수와 병상 부족을 예측했다. 또 그의 분석 결과는 감염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의 상호작용이 감소하면 과학자들이 새로운 질병을 연구할 시간을 벌게 되고 의사들은 치료할 시간을 얻게 될 것”임을 나타냈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만약 우리가 자가격리하며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최소화함으로써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했다면, 우리는 질병의 확산을 늦출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팬데믹 선포 이후 정말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지침에 대한 협조 여부에 따라 각국의 코로나19 감염자 발생은 큰 차이가 났으며, 종종 집단감염의 첫 감염자로 알려진 ‘거리두기 거부자’의 경우 사회적 지탄을 한 몸에 받았다. 그런데 이들에게서는 의료 당국에 대한 신뢰 부족, 전염병으로 인간이 겪는 고통의 정도에 대한 오해, 과학에 대한 무지, 그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계절독감을 비교하는 경향 등이 특징으로 나타났다. 이 책은 이러한 ‘사회적 거리두기 거부자’들과 오래도록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백신 거부자’들 사이에 몇 가지 유사점이 발견됨을 밝히며, 공중보건의 경고를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잘못된 정보에 대응하기
우리나라에서는 2017년 ‘안아키’(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 사태를 통해 유아기에 예방접종을 하지 않는 부모들이 집중되기도 했는데, 서구에서는 19세기 초 천연두 백신이 발명된 이래 줄곧 ‘백신 거부’ 활동이 있어왔다. 이 책은 19세기 초부터 오늘날의 소셜 미디어 전쟁에 이르기까지 ‘백신 거부 운동’의 전모를 보다 완벽하게 제공하고자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사람들이 자신과 다른 사람의 건강에 관한 결정을 내릴 때, 우리가 직면해야 하는 위험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매우 복잡하며, 잘못된 정보로 인해 진정 어떤 결정이 옳은지 모호해지고 흐려질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백신 거부는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 정부의 신체 침입에 대한 반대, ‘빅 파마’(Big Pharma)에 대한 음모론, 대안 치료를 권하는 사람들, 제약회사를 고소하려는 변호사들의 재정적 동기, 지역사회에 대한 막무가내의 식민적 침입, 친부모를 제외한 누군가가 자녀들에 대해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는 생각에 대한 배척, 육아 방식에 따라 형성되는 공동체 의식과 정체성 등 몇 가지 동기에 의해 일어난다.
저자는 ‘잘못된 정보’가 어떻게 사람들을 사로잡는지 그 작동 메커니즘을 파헤치고, 독자들에게 이미 노출되었을 수 있는 여러 잘못된 정보들에 대한 대책을 제공한다. 백신을 맞아야 할지 맞지 말아야 할지 경계선에 선 사람들에게 좋은 자료가 되는 내용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을 위해
19세기와 20세기, 21세기의 백신 거부 운동은 좋은 부모가 되어 자녀들에게 가장 좋은 것을 해주고 싶은 욕구가 그 동기였다. 그런데 이러한 부모들의 욕망은 의료에 대한 독점을 타파하려는 대체건강 치료사, 정부의 과도한 통제를 두려워하는 시민 자유 옹호자, 정부와 제약회사 및 고객의 금고에 눈독 들이는 변호사, 엉터리 치료법을 팔기 위해 기꺼이 거짓말하는 비양심적인 의사, 그리고 광범위한 상상의 허위 거미줄을 치는 음모론자들이 유포한 잘못된 정보로 인해 많이 왜곡되었다.
코로나19를 종식시키고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백신을 개발하고 접종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코로나19를 퇴치하기 위해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백신 접종을 꺼리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사실 백신에 대해 불안감을 갖는 이유에도 일리가 있다.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는 과정과 그 효력 검증 과정이 이전과는 다른 점이 많기 때문이다.
백신과 백신 관련 위험을 과도하게 정치화해 오해를 증폭시키기보다는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 팬데믹을 조기에 극복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백신 거부’의 역사는 백신의 역사, 질병과 싸운 인류의 역사다. 그 역사를 관통함으로써 ‘잘못된 정보’에 대응하기 위한 ‘올바른 정보’를 얻을(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조나단 M. 버만
의과대학 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연구 활동을 하는 과학자이자 교육자, 과학옹호가다. 분자로부터 시작해 집단에 이르는 모든 수준의 도구를 이용해 고혈압을 연구하며, 비판적 사고, 고혈압의 유전학, 과학 발표를 위한 재미있는 글쓰기, 인간 개발, 인지 편향 등을 가르친다. 세계에서 가장 큰 원소주기율표 공개 과정을 주도했고 자원봉사로 선거운동에도 참여했다. 인력거꾼, 피자 요리사, 라디오 진행자, 영화 엑스트라, 카펫 청소부, 스탠드업 코미디언, 사진가 등 다양한 직종에서 일했다. 2017년 ‘과학을 위한 행진’(the March for Science)의 전국공동의장이었고, 굳이 이름을 공개하지 않는 그의 개와 함께 모처에서 살고 있다.
옮긴이 : 전방욱
서울대학교 식물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6년 강릉대학교에 부임해 학장(2006-2008)과 총장(2012-2015) 등을 거쳐 현재 강릉원주대학교 생물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생명윤리학회장(2008-2009),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윤리위원장(2010), 아시아생명윤리학회 부회장(2010-2014)을 역임했고, 현재 대통령 소속 국가 생명기관윤리심의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플로리다 대학 식물학과에서 박사후 연수 과정(1991-1992)을 마치고 평범한 생물학자의 길을 걷다 학계에서 소홀히 다루어지던 생명윤리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후 《수상한 과학》을 썼고, 캘거리 대학 커뮤니케이션문화학부에서 과학커뮤니케이션을 연구했다(2004-2005). 이 연구 결과로 제1회 한국생명윤리학회 논문상을 받았다(2006). 새로운 생명공학 기술의 윤리적 함의에 관심을 두고, 최근에는 주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의 기술윤리 및 신경윤리 등을 연구하고 있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와 관련하여 《DNA 혁명 크리스퍼 유전자가위》(2017)를 썼다.
목 차
머리말
서론
1장 무엇이 문제인가
2장 백신 이해하기
3장 백신이 없었던 세상
4장 최초의 백신
5장 최초의 백신 거부 운동
6장 백신 개발과 발달 과정
7장 20세기의 백신 거부 운동
8장 백신의 자폐증 야기 논란
9장 웨이크필드의 논문으로 촉발된 백신 논쟁
10장 과학 부정의 모든 기준을 충족하는 영화 〈백스드〉
11장 “조금 늦어져도 괜찮아!”
12장 티메로살의 위험성 논쟁
13장 비효과적이고 때로는 위험한 ‘대안’
14장 소셜 미디어의 파급력: ‘가짜 뉴스’를 중심으로
15장 집단의 견해가 더 확고해지는 이유
16장 종교적 신념이냐, 공중보건이냐
17장 ‘빅 파마’와 음모론에 대하여
18장 2018년과 2019년의 백신 거부 운동
19장 좋은 정보를 퍼뜨리며 본보기가 되는 사람들
20장 그들은 누구인가
21장 백신을 거부하는 부모들
22장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을 바꾼다
결론
역자의 말
감사의 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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