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의 차문화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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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박동춘
출판사항이른아침, 발행일:2021/12/20
형태사항p.230 국판:23
매장위치자연과학부(B2)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67451301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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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차의 황금기, 고려시대 차문화의 진면목


고려청자는 차문화의 산물

중국에서 처음 시작된 차문화는 당나라 시기에 그 틀이 잡히고 송나라 시기에 이르러 절정기를 맞이했다. 한반도의 경우 당나라 시기에 해당하는 삼국시대에 처음 음다문화를 받아들였고, 송나라 시기에 해당하는 고려시대에 이르러 역시 그 화려한 꽃을 피웠다. 고려는 송나라와의 교류를 통해 선진 차문화를 받아들이는 한편으로 독창적인 제다법과 음다법, 관련 의례와 산업의 발전을 도모함으로써 독자적이면서도 고도화된 차문화를 이룩할 수 있었다. 이런 차문화의 영향을 받아 생겨난 것이 세계 최고의 도자기로 평가되는 고려청자다. 고려의 차문화는 고려청자의 탄생 외에도 고려의 정치, 종교, 문학, 예술 등에 폭넓게 영향을 미쳤으니, 차문화를 빼놓고는 고려시대의 찬란했던 문화를 논하기 어렵다. 이 책은 이처럼 고려 사회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차문화의 실상을 분야별로 정리함으로써 고려 차문화의 진면목을 일목요연하게 그려보이고 있다.


음다는 모든 고려인들의 일상

고려시대 차문화의 가장 현저한 특징은 계층과 신분을 떠나 대부분의 고려인들이 차를 즐겼다는 것이다. 먼저 최고 권력자인 임금은 떡차를 직접 맷돌에 갈아 차를 만든 후 부처님께 올렸고, 공이 있는 신하나 나이 많은 백성들에게 차를 하사품으로 지급했다. 각종 왕실 의례에서 차가 이용되었음은 물론이다. 사헌부 관리들을 포함한 신료들은 중요한 국사를 논하기에 앞서 일종의 티타임을 먼저 가졌는데, 이런 의례를 다시(茶時)라 했다. 이런 형태의 공식 티타임 문화는 고려 외의 어디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차분한 분위기에서 감정을 억제하고 최대한 공명정대하게 국사를 논하기 위함이었다. 오늘날에도 활용 가능한 전통인 셈이다.

승려들은 각종 의례에서 부처님께 차를 올리는 것은 물론 자신들의 수도를 위해서도 차를 적극적으로 음용했다. 이들에게 차는 참선에 방해가 되는 수마를 쫓아주고 건강을 지켜주는 수행의 도반이어서 그야말로 선다일미(禪茶一味)가 고려시대 사찰의 가풍이 되었다. 이처럼 사찰의 차 수요가 늘자 큰 사찰의 경우 별도의 다촌을 두고 전문적으로 차를 생산하고 공급하도록 하였다. 당연히 제다의 고급화가 이루어졌고 고려는 송나라의 최고급 차에 버금가는 차들을 생산했다.

선비들의 경우 관료로서 차를 접할 기회가 많았고, 사찰의 승려들과 친분이 있는 경우 최고급의 차를 나누며 시문을 교환하기도 하였다. 이들이 남긴 차시들은 고려시대의 차문화를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승려나 선비가 아닌 일반 서민들도 다방에서 차를 사서 마실 수 있었다. 길거리에 주점과는 다른 별도의 찻집이 있었던 것이고, 차를 사고파는 상행위 또한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이처럼 왕에서 일반 서민에 이르기까지, 고려에서는 누구나 차를 즐기고 누구나 차를 마실 수 있었다. 그야말로 일상다반사(日常茶飯事)였던 것이다.


최고의 백차와 청자 다구

차문화가 크게 발달했던 고려시대에는 차 자체의 품질 또한 매우 높았다. 노아차와 대차 등 송나라의 용봉단차를 비롯한 최고급 차에 뒤지지 않는 차들이 존재했음을 당시 문인들이 남긴 차시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차의 수요가 커짐에 따라 전문 농업인과 제다 기술자가 생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으며, 실제로 고려에는 사찰에 전문적으로 차를 공급하는 다촌과 나라에 세금으로 차를 공납하는 다소가 여러 곳에 설치되어 있었다. 차를 즐기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더욱 고급스런 차를 찾는 풍습이 유행하였고, 이것이 과도한 차 세금과 농민 착취라는 폐해의 한 원인이 되었다.

차문화의 발달은 청자 찻사발을 비롯한 차 도구의 발달로 이어졌고, 이것이 도자문화와 도자기술의 발전을 촉진했다. 고려시대의 화려한 청자는 차문화의 발달과 밀접하게 연관된 것이었고, 사발 외에 맷돌과 정병, 잔과 탕병 등의 독특한 차 도구들이 이 시대에 크게 발달하였다.


고려 차인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책

고려시대에는 누구나 차인이었지만, 주로 선비와 승려들이 관련 기록을 남겼다. 이규보를 비롯한 문인들은 자신들이 경험한 차의 세계를 다양한 형태의 기록으로 남겼는데, 이를 통해 오늘날의 우리가 고려의 찬란했던 차문화를 추체험할 수 있다. 고려시대의 이름난 승려 대부분은 이름난 차인이기도 했다. 이들은 수행의 필수 방편이자 도반이 된 차의 전문가들이었으며, 깨달음의 세계와 차의 오묘한 맛이 한 가지임을 여러 시문을 통해 설파하고 있다.

이 책은 고려의 대표적인 문인과 승려들이 남긴 시문, 그리고 공식적인 역사 기록과 개인 문집에 등장하는 차 관련 내용들을 집대성하고 재정리하여 고려시대 차의 실상과 특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다. 차를 수신이나 수행의 방편으로 적극 활용하고자 했던 선인들의 지혜, 그리고 이로부터 파생된 찬란한 고려의 차문화를 만날 수 있다.

작가 소개

박동춘

저자 박동춘은 응송 박영희 스님에게 <다도전게(茶道傳偈)〉를 받음으로써 조선 후기 초의선사에 의해 정립된 우리 전통 차의 적통인 ‘초의차’의 이론과 제다법을 이어받았다.

저자는 ‘초의차’를 잇는 한편 초의선사뿐 아니라 한국 차 문화와 관련된 자료를 발굴하고 연구하는 일을 병행하면서 동국대 대학원 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성과를 모아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응송 박영희 스님으로부터 무공(無空)이라는 법호를 받았고, 사단법인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이사장·소장)에서 ‘초의차’를 계승하는 ‘동춘차’를 만들며 한국 다도의 맥을 보존·전수하고 있다.

성균관대학, 동국대학 등에 출강하였고, 현재 한국전통문화대학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제2회 화봉학술문화상과 제20회 다촌 학술상을 수상하였고, 제22회 행원학술 특별상을 받았다. 저서로는 『초의선사의 차 문화 연구』(일지사), 『맑은 차 적멸을 깨우네』(동아시아), 『우리 시대 동다송』(북성재), 『추사와 초의』(이른아침), 『박동춘의 한국 차문화사』(동아시아), 『조선의 선비 불교를 만나다』(이른아침), 『초의스님 전상서』(이른아침), 『초의 의순의 동다송·다신전 연구』(이른아침) 등이 있다.

목 차

책머리에 고려시대 차문화, 그 아름다움을 찾아서


1. 고려의 독특한 차 문화와 제도들

01 명전, 점다 고수들의 유쾌한 놀이 

명전의 장소와 주최 그룹|선춘, 작설 등 최고급차 선보이는 경연|송나라의 투다와 고려의 명전|죽력수 등 최상의 물도 필수조건 


02 다소와 고려의 명품 백차 

장흥 등 전라도 중심으로 작설차 공납|고려시대 차의 품질|고려시대의 백차 제다법|배수만 10회 이상 하기도|과황 공정이 백차의 등급 좌우|고려 단차의 공정과정 


03 다시, 세계 유일의 국가 공식 티타임 

다시는 고려와 조선의 공인 티타임|『용재총화』에 나타난 다시 제도의 모습|다시는 고려시대 사헌부에서 시작돼|16세기 이후 사라져|차는 다방에서 약재로 관리 


04 다점, 고려시대의 휴식공간 

차 마시는 공간인 다정 출현|향림정은 고려시대 영빈관의 공식 다정|차 상점과 찻집 겸했던 다점|유곽으로 변해가는 일본의 다점 


05 고려인이 만난 송나라의 기이한 차들 

송나라 황제가 보낸 용봉단차의 위용|정위가 대용봉차, 채양이 소용봉차 개발|11세기에 중국과 고려 모두 최고급 단차 제다법 완성|황제인 휘종이 고려에 보낸 차 선물|사신들도 기이한 중국차 고려에 소개 


06 가혹했던 고려시대의 차 세금 

고려시대의 차세 납부 지역|이규보, 차벗 손득지에게 부탁하다|‘유차’는 이규보가 작명한 차 이름|이규보가 전하는 고려 후기 차세와 차농의 현실|“내 시의 은밀한 뜻 부디 기억하게나” 


07 차는 고려시대 최고의 예물 

상대의 몸과 마음 동시 배려한 선물|승려와 문인들의 차 선물 풍속 고려 문인 정포의 걸명시 


2. 고려시대의 다구와 찻물

01 차맷돌과 청자완 

『고려도경』에 나타난 고려시대의 다구|화강암으로 만든 차맷돌은 고려 특유의 다구|쇠로 만든 주전자, 철병 


02 『고려도경』의 다구들 

청자 다완에 투영된 고려인의 취향과 미학|온기를 다구로 활용한 지혜|금화오잔과 비색소구|고려차가 쓰고 떫었던 이유|식은 차 뒤에 뜨거운 탕 마셔 


03 고려인들의 찻물 사랑 

물은 차의 몸이니|선가의 찻물 끓이는 정취|문인들이 차를 사랑한 까닭|원감국사의 고매한 차생활 


04 흰 눈으로 끓이는 차 

무의자 혜심의 백설로 끓인 차|설수로 차 끓이는 차인들의 정취 


05 우리나라의 찻물 

물 끓이기가 점다의 핵심|물 전문가 이행의 품천|찻물 관련 국내 기록들|다정 위생당의 소쇄한 정경 


3. 고려시대 승려들의 차와 선

01 고려 초기 차문화 이끈 구법승의 활약 

선가에 차가 스며든 연유|8세기에 중국 전역에 음다문화 퍼져|도당구법승이 음다문화 한반도에 전래|구산선문 이후 신라 차문화 크게 부흥 


02 법안종과 혜거선사 

차문화 유입에 법안종 역할 커|왕실 배경으로 활발하게 차문화 견인|백차 점다의 어려움|차맷돌 선물 받은 이규보|고려 단차의 점다 과정 


03 대각국사 의천의 차생활 

황제의 차 선물 받는 고려의 국사|의천의 유학승 시절과 차|의천이 다다른 차의 경지 


04 진각국사 혜심의 차 노래 

13세기 고려 차문화의 정수, 진각국사 혜심|많은 다시 남긴 다승|이 빠진 다완에 다리 부러진 차솥|선가의 차 선물 풍속

05 원감국사에게 보낸 황제의 차 

원의 간섭과 고려의 불교|다승 원감국사의 차와 선|증갱차 등 권력자들의 차 선물 이어져 


06 임춘과 겸상인 

승려와 차로 교유하는 문인 관료들 등장|겸상인에게 백니차 선물 받은 임춘|12세기 사원의 음다풍|임춘의 삶과 다시 


4. 왕실과 유학자들의 차문화

01 임금이 직접 찻잎 갈아 부처님께 공양 

선종 흥성이 차문화 발전 견인|국가 행사에 차 올리는 의례 규정|왕이 직접 차 갈아 공양하기도|화려해지는 제다와 차 의례의 병폐 나타나기도|제다의 고급화와 정밀화로 차농의 고통은 가중|신라 때부터 차는 왕의 하사품 


02 임금님이 내려준 귀한 차들 

당나라에서 다구와 차문화 유입|10세기 무렵부터 고려차 하사|차의 단위인 ‘각’과 ‘근’|왕실과 사원의 차 공급지, 다촌과 다소|고려가 만든 최고급 단차, 뇌원차 


03 고려시대 문인들의 차생활 

고려 문인들 다시 많이 남겨|박금천 찻물에 사람들 줄지어|육우의 20탕품|고려 차인 이규보 


04 문인들이 남긴 다시 

이규보와 고려시대의 다시들|13세기 고려의 차 유통|최고급 백차의 정체|고려인의 고려차에 대한 자부심 


05 고려 차인의 대표 이규보 

이규보가 안화사에서 만난 차와 선 |보광사에서 만난 선가의 차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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