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코로나19는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바꾸어놓았다. ‘언택트’(비대면)라는 말이 일상적인 단어가 되었고, 식당이나 카페에서 자연스럽게 북적이던 일상의 삶이 과거의 기억으로 바뀌었다. 백신 접종을 통해 곧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점점 희망고문으로 변해 가고 있다. 코로나19 초기 “우리는 다시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라고 한 예언적 선언은 점점 더 그 의미가 커지고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포스트 코로나’를 이야기하며 이미 초래된 변화를 검토하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예측하고 싶어 한다.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이하 연구단)은 ‘생로병사(生老病死)’라는 대주제로 통합의료인문학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우선 기존의 의료인문학이 이룩한 성과 위에서 인문학 내부의 학제간 연구를 강화하는 일이다. 다음으로, 의료 부문과의 융복합 연구를 통해 인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한다. 궁극적으로는 의료에 대한 면밀한 이해를 통해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도래할 첨단의료 시대에 인간의 가치를 되새기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한편으로, 연구단이 중장기적인 연구 계획에 따라 막 본격적인 연구 활동을 시작한 직후 전개된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 즈음하여, 인문학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이 사회적 책무임을 자각하고 부가적으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였다. <코로나19 데카메론>(1권-2020, 2권-2021) 시리즈 출간 및 동명의 동영상 강좌 제작으로 팬데믹에 직면한 우리 사회의 다양한 측면을 조망하면서 일반 독자들에게 미래 전망을 제시하였고, 다양한 국내외 학술대회 및 논문 출간을 통해서 팬데믹 문제에 대한 학술적인 접근에도 노력을 경주하였다.
즉각적인 대응 국면을 지나면서, 우리가 미증유의 팬데믹 사태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대응하기 위해서는 비단 이번 코로나19 팬데믹뿐만이 아니라 인류가 경험해 왔던 다양한 감염병을 검토하고 이야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도 품게 되었다. <감염병의 장면들>은 그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책이다. 기존의 <코로나19 데카메론> 시리즈가 코로나19를 중심으로 다양한 논의들을 배치하는 방식인 반면, 이 책은 반대로 다양한 감염병 관련 이야기를 바탕으로 외부적 관점에서 현재의 팬데믹 상황을 재조망해 보는 방향성을 취하고 있다.
작가 소개
박성호
경희대학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나와 동대학원에서 「광무 융희 연간 신문의 ‘사실’ 개념과 소설 위상의 상관성 연구」(2014)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근대 초기 서사를 연구하면서 매체와의 관계 및 서사 인식의 변화상을 폭넓게 조망하는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현재는 근대 초기 서구 의료의 도입과 더불어 발생하는 다양한 변화상에 대해 서사를 통해 접근하는 연구를 수행 중이다.
저서로는 대중교양서인 『예나 지금이나』(2016, 2인 공저) 등이 있고, 주요논문으로 「「소학령」을 통해서 본 이해조 연재소설의 변화와 한계」, 「유학생의 개인 체험 서술을 통한 1920년대 초반 글쓰기의 양상 고찰」, 「신소설 속 여성인물의 정신질환 연구」 등이 있다.
목 차
1부__ 감염병, 너의 이름은
충(蟲)이 모르게 치료하랴 ―결핵과 노채를 통해 살펴본 한의학의 감염병 _ 윤은경
하리티 ―아이들의 수호신이 된 천연두 여신 _ 이은영
감염병을 그린 예술가들 _ 이향아
감염되었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결핵을 바라보는 지식인들의 시선 _ 박성호
우리는 무엇을 앓았는가? ―코로나19의 다양한 모습들 _ 장하원
2부__ 감염병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감염병의 원인으로서의 귀려지기(鬼厲之氣)와 벽역서의 대처법 _ 윤은경
인간과 동물, 우리가 함께 건강할 수 있을까? ―기원전 3세기 아쇼카왕의 생명 존중 _ 이은영
저 개는 나쁜 개다 ―공수병에 대한 방역과 정치 _ 박성호
우표로 결핵을 퇴치할 수 있다고? ―크리스마스 씰의 역사 _ 이향아
코로나19 백신을 둘러싼 논쟁과 위험 커뮤니케이션 _ 장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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