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합리적인 개인은
집을 팔아야 할까? 말아야 할까?
집값이 등락을 계속함에 따라 주택 보유자들의 고민도 깊어진다. 집값이 오를 때 반드시 팔아야 하는지, 반대로 내릴 땐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지, 명확한 지침이 있으면 좋으련만 요동치는 시세 앞에 어느 누구도 명쾌한 해답을 내려주지 않는다. 이 문제에 대해 괴짜 경제학자 데이비드 프리드먼은 엉뚱한 해답을 제시한다. ‘집값은 올라도 떨어져도 이득이다. 그러니 오를 땐 팔고 더 작은 집을 사라. 내릴 때도 팔고 더 큰 집을 사라.’
‘집값은 올라도 떨어져도 이득이다’라는 그의 주장은 언뜻 보면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집값은 오르면 이득이고 떨어지면 손해’라는 것이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상식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학 원리를 이용한 그의 설명을 듣고 있자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는 ‘모든 인간(경제 주체)은 합리적이다’라는 가정에서 논의를 시작한다. 합리적인 개인은 집을 살 때 그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집값을 치르게 된다. 그 후 집값에 변동이 생긴다면(오르든지 떨어진다면) 그 상황에 맞게 집값과 그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생활비용을 조절한다. 문제는 집값이 오르느냐 떨어지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소비하는가, 즉 집값으로 얼마를 쓰고 집 이외의 것들에 얼마를 쓰는가이다. 합리적인 개인이 이 문제를 합리적으로 잘 조절한다면 집값은 오르든 떨어지는 모두 이익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합리적인 개인은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선택하기 때문이다.
경제학 이론과 현실의 만남!
우리의 복잡한 일상을 간단한 경제 원리로 쉽게 푼다!
《데이비드 프리드먼 교수의 경제학 강의》(도서출판 옥당)는 집값과 같은 일상의 문제를 경제학 원리를 이용해 저자만의 새로운 시각으로 분석한 흥미로운 경제학책이다. 그의 논리를 따라가다 보면 모든 일상 문제를 경제학으로 분석할 수 있다. 흔히 우리가 나쁜 짓이라고 생각하는 강도나 도둑질, 살인 같은 행위도 그의 분석에 따르면 나쁜 짓이 아니라는 결론에 이른다. 누군가가 100만 원을 도둑맞으면 그 돈을 훔쳐간 도둑은 100만 원을 얻게 되는 것이므로 경제적 ‘효율성’이라는 관점에서 이 일은 손해도 이득도 아니기 때문이다. 단지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비용이 ‘이전’되었을 뿐이다.
도둑질에 관한 그의 분석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비용’, ‘한계수익’, ‘가치’ 등의 경제학 용어를 사용하며 도둑질에 관한 진지한 분석을 이어 나간다. 만약 도둑이 50만 원을 들여 장비를 구매해서 100만 원어치를 훔치는 데 성공한다면 그 도둑은 수입이 비용보다 많으므로 경제적 이윤을 내게 된다. 이 도둑을 보고 다른 사람들도 기존의 직업을 버리고 도둑이 되려 한다.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도둑의 길로 들어서면 값이 나가는 물건들은 이미 다른 도둑에게 도난당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더 훔칠 물건이 없는 도둑의 한계수익이 감소한다. 도둑이라는 직업의 공급량이 증가하면서 수입이 감소하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도둑질을 경제학으로 분석한 그의 이러한 접근은 언뜻 보면 가볍고 위트 있게 느껴지지만 가볍기만 한 이야기는 아니다. 이 안에는 도둑질뿐만 아니라 우리 삶을 관통하는 모든 직업, 모든 경제 현상에 공통적으로 대입이 가능한 기본 경제학 원리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은 도둑과 똑같이 비용보다 수입이 많은 일을 추구하고 비용과 수입이 일치하는 균형 상태에서 한계수익점에 도달하며, 수입보다 비용이 많아지면 순손실이 일어난다. 그가 도둑을 예시로 들어 설명한 이야기는 쉽게 읽히지만, 그 안에 작용하는 원리는 엄격한 경제학의 기본 원칙이다.
경제학은 우리 삶을 판단하는 재판관이다
이 책 1부에서 ‘모든 인간은 합리적이다’라는 가정으로 시작하며 우리 일상을 경제학 원리를 통해 분석한 데이비드 프리드먼의 접근은 2부와 3부를 거치며 점점 더 현실 경제 속으로 들어간다. ‘한계가치’와 ‘소비자잉여’라는 경제학 용어를 이용해 다이아몬드가 물보다 비싼 이유나 영화관 팝콘 가격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기도 하며 쿠키 하나를 이용해 ‘차익 거래’나 ‘독점’과 같은 개념을 거침없이 설명해낸다. 또 ‘가치’ 개념을 통해 두 회사의 연봉 조건을 비교하는 방법을 설명하기도 한다. 나의 월급은 어떻게 결정되는지, 왜 보험과 복권은 불공평한지, 원유 가격은 왜 매번 바뀌는지에 대한 이유를 알려주며, 우리가 몰랐던 우리 삶을 관통하는 경제학을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4부에서는 자유주의 경제학의 대부라 불리는 밀턴 프리드먼의 아들다운 데이비드 프리드먼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정부의 시장 개입이 왜 시장 실패를 불러오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 역시 휘발윳값을 정부가 통제했을 때 오히려 값이 더 오르는 흥미로운 예를 통해 설명한다. 그 외에도 정부가 임대료 등의 시장 가격을 통제했을 때 어떤 모순된 결과가 나타나는지를 보여주면서 우리 삶에 개입하고 판단하는 역할은 정부가 아니라 경제학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즉 경제학 원리가 판단의 기준이 되어 시장을 통제하고 개인의 합리적인 선택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재판관으로서 경제학이 우리 삶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 결과는 어떻게 나타나는지 4부와 5부에서 살펴볼 수 있다.
현실 경제학의 원조! 20년이 흘러도
우리에게 데비이드 프리드먼의 경제학 강의는 유효하다
이 책의 원서 《Hidden Order: The Economics of Everyday Life》는 1997년에 출간됐다. 현실과 경제학을 접목하면서 화제를 일으켰던 《경제학 콘서트》(원서 : The Undercover Economist)나 《괴짜 경제학》(원서 : Freakonomics)보다도 약 10년 앞서 출간된 책으로 ‘현실 경제학’의 원조라고 볼 수 있다.
데이비드 프리드먼은 경제학이 숫자와 그래프, 난해한 도표들이 난무하는 어려운 학문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화를 내고 궁금해하는 일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내자라고 말한다. 이 책이 나온 지 2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꽉 막힌 도로 위에서 화를 내고, 결혼을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고민하며 왜 월급은 이것밖에 안 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우리에겐 그래서 《데이비드 프리드먼 교수의 경제학 강의》가 유효하다. 데이비드 프리드먼은 우리의 삶이 경제학이라는 토대 위에 세워진 탑과 같은 존재임을 보여주었다. 이 책을 통해 습득한 경제학 원리로 우리 삶의 토대를 튼튼하게 해 더 나은 선택을 하고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보자.
▣ 작가 소개
저자 : 데이비드 D. 프리드먼 David D. Friedman
세계적인 경제학자이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의 아들이다. 하버드 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시카고 대학교에서 이론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공을 경제학으로 바꿔 버지니아폴리테크닉 주립 대학교, 캘리포니아 대학교 LA와 어바인에서 강의했다. 법에 대한 경제학적 분석에 관하여 시카고 대학교와 코넬 대학교 법과대학에서 강의했고, 현재 산타클라라 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물리학에서 법학까지 다양한 범주를 넘나드는 다이내믹한 강의로 인기가 많으며, 그의 홈페이지에는 하루 평균 3?4,000명이 방문할 정도다.
그에게 경제학은 숫자와 그래프가 난무하는 어려운 학문이 아니라, 살면서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도와주는 친절한 안내자와 같다. 그래서 그는 경제학의 어려움은 경제학 자체가 아니라 우리 인생의 복잡함에서 오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책의 곳곳에서 우리 일상을 분석 사례로 사용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우리가 더 나은 선택을 하고, 더 나은 삶을 사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자유주의적 무정부주의자로 알려진 그의 첫 저서 《자유 체계The Machinery of Freedom》(19... 73년)는 지금까지도 자유주의자들의 고전으로 널리 읽히고 있다.
역자 : 고기탁
한국외국어 대학교 불어과를 졸업했으며, 펍헙 번역그룹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부모와 다른 아이들1, 2》, 《이노베이터의 탄생》, 《속임수에 대한 거의 모든 것》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추천의 글 | 일상에 숨어있는 경제학의 발견
시작하는 말 | 합리성의 세상, 현실 속으로
1부 경제학 시작하기
1강 합리성, 그게 뭔데? : 경제학자처럼 생각하기
경제학은 인간의 합리적인 행동을 탐구한다 | 합리적 행동의 평가 기준, 비용과 편익 |
언제, 어떤 이유에서 균형에 이르는가? | 진화생물학의 합리성
2강 내 선택에 책임을 져라 : 행동경제학 이해하기
선택과 가치 | 선택일까, 강요일까? | 순진한 가격이론의 오류 | 가격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2부 단순 경제 이해하기
3강 내가 가진 돈으로 무엇을 사야 합리적인가? : 소비자의 선택
광고의 진실 | 리카도의 단순화 전략 | 무차별 곡선 | 가치와 가격 | 물가지수 읽는 법 |
집값은 오르든 떨어지든 이득이다 | 보조금을 받고 물건을 사면 이득일까?
4강 로빈슨 크루소의 무인도 탈출 비용은 얼마? : 한계가치와 소비자잉여
기회집합의 가치 | 현명한 소비자는 한계가치를 어떻게 이용하는가? | 다이아몬드가 물보다 비싼 이유 | 가격과 가치를 측정하는 법 | 감자 보조금 원리 | 영화관 팝콘 가격의 비밀
5강 이 상품을 만들어 팔면 얼마를 벌까? : 생산자잉여
내가 쓴 1달러는 어디로 갔을까? | 1인 기업의 단순 생산 | 기펜재, 일대신 여가를 즐기고 싶은 이유
6강 나에게 없는 것이 당신에겐 있을 때 : 무역과 경제
비교우위의 원칙 | 무역수지와 환율의 상관관계 | 무역적자가 생기는 진짜 이유 | 쌍방독점 |
바가지는 없다 | 차익 거래와 거래비용
7강 집세는 어떻게 결정될까? : 단순 경제의 가격이론
수요와 공급이 일치할 때 | 탄력성 | 세금은 누가 낼까? | 세금이 주는 영향 | 집주인과 세입자 |
균형가격을 찾아라
8강 핵심 정리 : 경제를 이해하는 법
올바른 가격표 | 반직관적인 결과 | 부분균형과 일반균형 | 단순 경제 이해하기
3부 현실 경제 들여다보기
9강 모두의 기업은 누구의 소유도 아니다 : 기업이론
관리자는 누가 관리하는가? | 애덤 스미스가 틀렸다 | 현실 기업이론 | 규모의 경제 | 이윤은 어떻게 생기나? | 산업 공급곡선 | 공급곡선이 우상향을 보이는 두 경우 | 법인세에 관한 근거 없는 통념 | 생산과 착취
10강 독점은 무조건 금지해야 할까? : 독점과 이윤
가격 차별화 전략 | 쿠키로 돈 벌기 | 독점이 존재하는 이유 | 미키마우스의 독점 | 팝콘 문제
11강 허세가 필요한 이유 : 게임이론과 과점
쌍방독점 게임: 먼저 조건을 제시하라 | 매와 비둘기의 균형 | 두 명의 게임: 죄수의 딜레마 | 다수의 게임: 모두의 선택을 따라라 | 독점 경쟁 | 과점자의 비애 | 법은 필요하다 | 정부가 허가한 권리 | 어떤 전략을 선택하는가?
12강 연봉 인상의 기준 : 현재와 미래의 가치
하버드냐 예일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 변화하는 세상에서의 경제학 | 시간이 지나면서 자원이 없어진 다면? | 원유 가격이 매번 다른 이유 | 나무와 코끼리 | 현재와 미래, 어떻게 배분할까?
13강 불확실한 세상에서의 합리적 선택 : 확률
매몰비용 | 투기꾼의 가격 유지 | 합리적인 도박꾼 | 불공평한 도박, 보험과 복권 | 확률을 높이는 방 법, 정보의 구매
14강 누가 얼마나 이익일까? : 소득분배
거짓말과 통계학 | 나의 월급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 과연 공평한가? | 무엇이 나에게 유리할까? | 생산의 3요소 | 어째서 그 사람이 나보다 많이 벌까?
4부 경제학의 판단
15강 모두 만족시키는 경제학이 있을까? : 경제적 개선
누구에게 이득인가? | 말보다 행동, 현시선호이론 | 신적인 공무원 | 누구도 손해보지 않는다, 파레토 의 법칙 | 개선의 대안
16강 무엇이 효율적인가 : 효율성
경쟁시장 | 의도적으로 간과한 것들 | 독점은 효율적인가? | 독점 기업의 가격차등 전략 | 효율적인 해결책
17강 시장을 망치려면? : 정부의 개입
정부가 개입하니 가격이 올랐다 | 분배와 배분 | 가격 통제의 모순 | 손해배상원칙과 자율계약 | 수입 을 재분배하지 않는 법 | 소비자를 소비자에게서 보호하기 | 세금을 줄이고 수입을 늘리는 방법 | 공 평한 분배와 계급투쟁
18강 개인 합리성이 집단 합리성을 이길 때 : 시장실패
꼬리물기가 나쁜 이유 | 공익은 실현 가능할까? | 외부효과, 나만 생각한다 | 외부효과 해결하기 | 소 작과 설거지 | 유익한 경제학에서 나온 유해한 주장들 | 돈 주고는 사지 않는 정보 | 대규모 물물교환 시장, 결혼
5부 경제학의 제도와 법
19강 정치와 경제의 상관관계 : 정치시장
관세는 필요한가? | 자동차 관세가 밀 가격에 영향을 주는 이유 | 가정 바꾸기 | 정치에는 무관심해도 투표하는 이유 | 집중된 이해집단 | 현실 세계 관찰하기 | 정부가 공짜로 주는 건 없다
20강 도둑에겐 죄가 없다. 부의 이전만 있을 뿐! : 법과 위법
합리적인 범죄자 | 불법 시장 | 마약과 폭력의 상관관계 | 강도 짓이 잘못인 이유 | 효율적인 범죄 | 왜 바로 교수형에 처하지 않을까? | 법 집행의 유인 | 교통사고의 법칙
21강 다이아몬드와 파뿌리의 상관관계 : 사랑과 결혼
왜 결혼하는가? | 왜 결혼하려 하지 않는가? | 다이아몬드 족쇄 | 일부다처제가 여성에게 유리한 이 유 | 돈 많은 여자 대 예쁜 여자 | 이타주의 경제학 | 현금 대신 선물을 주는 이유 | 이론과 현실의 충돌
맺는 말 | 경제학은 여전히 탐구해야 할 영역
참고 문헌
찾아보기
합리적인 개인은
집을 팔아야 할까? 말아야 할까?
집값이 등락을 계속함에 따라 주택 보유자들의 고민도 깊어진다. 집값이 오를 때 반드시 팔아야 하는지, 반대로 내릴 땐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지, 명확한 지침이 있으면 좋으련만 요동치는 시세 앞에 어느 누구도 명쾌한 해답을 내려주지 않는다. 이 문제에 대해 괴짜 경제학자 데이비드 프리드먼은 엉뚱한 해답을 제시한다. ‘집값은 올라도 떨어져도 이득이다. 그러니 오를 땐 팔고 더 작은 집을 사라. 내릴 때도 팔고 더 큰 집을 사라.’
‘집값은 올라도 떨어져도 이득이다’라는 그의 주장은 언뜻 보면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집값은 오르면 이득이고 떨어지면 손해’라는 것이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상식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학 원리를 이용한 그의 설명을 듣고 있자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는 ‘모든 인간(경제 주체)은 합리적이다’라는 가정에서 논의를 시작한다. 합리적인 개인은 집을 살 때 그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집값을 치르게 된다. 그 후 집값에 변동이 생긴다면(오르든지 떨어진다면) 그 상황에 맞게 집값과 그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생활비용을 조절한다. 문제는 집값이 오르느냐 떨어지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소비하는가, 즉 집값으로 얼마를 쓰고 집 이외의 것들에 얼마를 쓰는가이다. 합리적인 개인이 이 문제를 합리적으로 잘 조절한다면 집값은 오르든 떨어지는 모두 이익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합리적인 개인은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선택하기 때문이다.
경제학 이론과 현실의 만남!
우리의 복잡한 일상을 간단한 경제 원리로 쉽게 푼다!
《데이비드 프리드먼 교수의 경제학 강의》(도서출판 옥당)는 집값과 같은 일상의 문제를 경제학 원리를 이용해 저자만의 새로운 시각으로 분석한 흥미로운 경제학책이다. 그의 논리를 따라가다 보면 모든 일상 문제를 경제학으로 분석할 수 있다. 흔히 우리가 나쁜 짓이라고 생각하는 강도나 도둑질, 살인 같은 행위도 그의 분석에 따르면 나쁜 짓이 아니라는 결론에 이른다. 누군가가 100만 원을 도둑맞으면 그 돈을 훔쳐간 도둑은 100만 원을 얻게 되는 것이므로 경제적 ‘효율성’이라는 관점에서 이 일은 손해도 이득도 아니기 때문이다. 단지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비용이 ‘이전’되었을 뿐이다.
도둑질에 관한 그의 분석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비용’, ‘한계수익’, ‘가치’ 등의 경제학 용어를 사용하며 도둑질에 관한 진지한 분석을 이어 나간다. 만약 도둑이 50만 원을 들여 장비를 구매해서 100만 원어치를 훔치는 데 성공한다면 그 도둑은 수입이 비용보다 많으므로 경제적 이윤을 내게 된다. 이 도둑을 보고 다른 사람들도 기존의 직업을 버리고 도둑이 되려 한다.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도둑의 길로 들어서면 값이 나가는 물건들은 이미 다른 도둑에게 도난당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더 훔칠 물건이 없는 도둑의 한계수익이 감소한다. 도둑이라는 직업의 공급량이 증가하면서 수입이 감소하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도둑질을 경제학으로 분석한 그의 이러한 접근은 언뜻 보면 가볍고 위트 있게 느껴지지만 가볍기만 한 이야기는 아니다. 이 안에는 도둑질뿐만 아니라 우리 삶을 관통하는 모든 직업, 모든 경제 현상에 공통적으로 대입이 가능한 기본 경제학 원리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은 도둑과 똑같이 비용보다 수입이 많은 일을 추구하고 비용과 수입이 일치하는 균형 상태에서 한계수익점에 도달하며, 수입보다 비용이 많아지면 순손실이 일어난다. 그가 도둑을 예시로 들어 설명한 이야기는 쉽게 읽히지만, 그 안에 작용하는 원리는 엄격한 경제학의 기본 원칙이다.
경제학은 우리 삶을 판단하는 재판관이다
이 책 1부에서 ‘모든 인간은 합리적이다’라는 가정으로 시작하며 우리 일상을 경제학 원리를 통해 분석한 데이비드 프리드먼의 접근은 2부와 3부를 거치며 점점 더 현실 경제 속으로 들어간다. ‘한계가치’와 ‘소비자잉여’라는 경제학 용어를 이용해 다이아몬드가 물보다 비싼 이유나 영화관 팝콘 가격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기도 하며 쿠키 하나를 이용해 ‘차익 거래’나 ‘독점’과 같은 개념을 거침없이 설명해낸다. 또 ‘가치’ 개념을 통해 두 회사의 연봉 조건을 비교하는 방법을 설명하기도 한다. 나의 월급은 어떻게 결정되는지, 왜 보험과 복권은 불공평한지, 원유 가격은 왜 매번 바뀌는지에 대한 이유를 알려주며, 우리가 몰랐던 우리 삶을 관통하는 경제학을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4부에서는 자유주의 경제학의 대부라 불리는 밀턴 프리드먼의 아들다운 데이비드 프리드먼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정부의 시장 개입이 왜 시장 실패를 불러오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 역시 휘발윳값을 정부가 통제했을 때 오히려 값이 더 오르는 흥미로운 예를 통해 설명한다. 그 외에도 정부가 임대료 등의 시장 가격을 통제했을 때 어떤 모순된 결과가 나타나는지를 보여주면서 우리 삶에 개입하고 판단하는 역할은 정부가 아니라 경제학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즉 경제학 원리가 판단의 기준이 되어 시장을 통제하고 개인의 합리적인 선택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재판관으로서 경제학이 우리 삶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 결과는 어떻게 나타나는지 4부와 5부에서 살펴볼 수 있다.
현실 경제학의 원조! 20년이 흘러도
우리에게 데비이드 프리드먼의 경제학 강의는 유효하다
이 책의 원서 《Hidden Order: The Economics of Everyday Life》는 1997년에 출간됐다. 현실과 경제학을 접목하면서 화제를 일으켰던 《경제학 콘서트》(원서 : The Undercover Economist)나 《괴짜 경제학》(원서 : Freakonomics)보다도 약 10년 앞서 출간된 책으로 ‘현실 경제학’의 원조라고 볼 수 있다.
데이비드 프리드먼은 경제학이 숫자와 그래프, 난해한 도표들이 난무하는 어려운 학문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화를 내고 궁금해하는 일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내자라고 말한다. 이 책이 나온 지 2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꽉 막힌 도로 위에서 화를 내고, 결혼을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고민하며 왜 월급은 이것밖에 안 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우리에겐 그래서 《데이비드 프리드먼 교수의 경제학 강의》가 유효하다. 데이비드 프리드먼은 우리의 삶이 경제학이라는 토대 위에 세워진 탑과 같은 존재임을 보여주었다. 이 책을 통해 습득한 경제학 원리로 우리 삶의 토대를 튼튼하게 해 더 나은 선택을 하고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보자.
▣ 작가 소개
저자 : 데이비드 D. 프리드먼 David D. Friedman
세계적인 경제학자이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의 아들이다. 하버드 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시카고 대학교에서 이론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공을 경제학으로 바꿔 버지니아폴리테크닉 주립 대학교, 캘리포니아 대학교 LA와 어바인에서 강의했다. 법에 대한 경제학적 분석에 관하여 시카고 대학교와 코넬 대학교 법과대학에서 강의했고, 현재 산타클라라 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물리학에서 법학까지 다양한 범주를 넘나드는 다이내믹한 강의로 인기가 많으며, 그의 홈페이지에는 하루 평균 3?4,000명이 방문할 정도다.
그에게 경제학은 숫자와 그래프가 난무하는 어려운 학문이 아니라, 살면서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도와주는 친절한 안내자와 같다. 그래서 그는 경제학의 어려움은 경제학 자체가 아니라 우리 인생의 복잡함에서 오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책의 곳곳에서 우리 일상을 분석 사례로 사용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우리가 더 나은 선택을 하고, 더 나은 삶을 사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자유주의적 무정부주의자로 알려진 그의 첫 저서 《자유 체계The Machinery of Freedom》(19... 73년)는 지금까지도 자유주의자들의 고전으로 널리 읽히고 있다.
역자 : 고기탁
한국외국어 대학교 불어과를 졸업했으며, 펍헙 번역그룹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부모와 다른 아이들1, 2》, 《이노베이터의 탄생》, 《속임수에 대한 거의 모든 것》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추천의 글 | 일상에 숨어있는 경제학의 발견
시작하는 말 | 합리성의 세상, 현실 속으로
1부 경제학 시작하기
1강 합리성, 그게 뭔데? : 경제학자처럼 생각하기
경제학은 인간의 합리적인 행동을 탐구한다 | 합리적 행동의 평가 기준, 비용과 편익 |
언제, 어떤 이유에서 균형에 이르는가? | 진화생물학의 합리성
2강 내 선택에 책임을 져라 : 행동경제학 이해하기
선택과 가치 | 선택일까, 강요일까? | 순진한 가격이론의 오류 | 가격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2부 단순 경제 이해하기
3강 내가 가진 돈으로 무엇을 사야 합리적인가? : 소비자의 선택
광고의 진실 | 리카도의 단순화 전략 | 무차별 곡선 | 가치와 가격 | 물가지수 읽는 법 |
집값은 오르든 떨어지든 이득이다 | 보조금을 받고 물건을 사면 이득일까?
4강 로빈슨 크루소의 무인도 탈출 비용은 얼마? : 한계가치와 소비자잉여
기회집합의 가치 | 현명한 소비자는 한계가치를 어떻게 이용하는가? | 다이아몬드가 물보다 비싼 이유 | 가격과 가치를 측정하는 법 | 감자 보조금 원리 | 영화관 팝콘 가격의 비밀
5강 이 상품을 만들어 팔면 얼마를 벌까? : 생산자잉여
내가 쓴 1달러는 어디로 갔을까? | 1인 기업의 단순 생산 | 기펜재, 일대신 여가를 즐기고 싶은 이유
6강 나에게 없는 것이 당신에겐 있을 때 : 무역과 경제
비교우위의 원칙 | 무역수지와 환율의 상관관계 | 무역적자가 생기는 진짜 이유 | 쌍방독점 |
바가지는 없다 | 차익 거래와 거래비용
7강 집세는 어떻게 결정될까? : 단순 경제의 가격이론
수요와 공급이 일치할 때 | 탄력성 | 세금은 누가 낼까? | 세금이 주는 영향 | 집주인과 세입자 |
균형가격을 찾아라
8강 핵심 정리 : 경제를 이해하는 법
올바른 가격표 | 반직관적인 결과 | 부분균형과 일반균형 | 단순 경제 이해하기
3부 현실 경제 들여다보기
9강 모두의 기업은 누구의 소유도 아니다 : 기업이론
관리자는 누가 관리하는가? | 애덤 스미스가 틀렸다 | 현실 기업이론 | 규모의 경제 | 이윤은 어떻게 생기나? | 산업 공급곡선 | 공급곡선이 우상향을 보이는 두 경우 | 법인세에 관한 근거 없는 통념 | 생산과 착취
10강 독점은 무조건 금지해야 할까? : 독점과 이윤
가격 차별화 전략 | 쿠키로 돈 벌기 | 독점이 존재하는 이유 | 미키마우스의 독점 | 팝콘 문제
11강 허세가 필요한 이유 : 게임이론과 과점
쌍방독점 게임: 먼저 조건을 제시하라 | 매와 비둘기의 균형 | 두 명의 게임: 죄수의 딜레마 | 다수의 게임: 모두의 선택을 따라라 | 독점 경쟁 | 과점자의 비애 | 법은 필요하다 | 정부가 허가한 권리 | 어떤 전략을 선택하는가?
12강 연봉 인상의 기준 : 현재와 미래의 가치
하버드냐 예일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 변화하는 세상에서의 경제학 | 시간이 지나면서 자원이 없어진 다면? | 원유 가격이 매번 다른 이유 | 나무와 코끼리 | 현재와 미래, 어떻게 배분할까?
13강 불확실한 세상에서의 합리적 선택 : 확률
매몰비용 | 투기꾼의 가격 유지 | 합리적인 도박꾼 | 불공평한 도박, 보험과 복권 | 확률을 높이는 방 법, 정보의 구매
14강 누가 얼마나 이익일까? : 소득분배
거짓말과 통계학 | 나의 월급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 과연 공평한가? | 무엇이 나에게 유리할까? | 생산의 3요소 | 어째서 그 사람이 나보다 많이 벌까?
4부 경제학의 판단
15강 모두 만족시키는 경제학이 있을까? : 경제적 개선
누구에게 이득인가? | 말보다 행동, 현시선호이론 | 신적인 공무원 | 누구도 손해보지 않는다, 파레토 의 법칙 | 개선의 대안
16강 무엇이 효율적인가 : 효율성
경쟁시장 | 의도적으로 간과한 것들 | 독점은 효율적인가? | 독점 기업의 가격차등 전략 | 효율적인 해결책
17강 시장을 망치려면? : 정부의 개입
정부가 개입하니 가격이 올랐다 | 분배와 배분 | 가격 통제의 모순 | 손해배상원칙과 자율계약 | 수입 을 재분배하지 않는 법 | 소비자를 소비자에게서 보호하기 | 세금을 줄이고 수입을 늘리는 방법 | 공 평한 분배와 계급투쟁
18강 개인 합리성이 집단 합리성을 이길 때 : 시장실패
꼬리물기가 나쁜 이유 | 공익은 실현 가능할까? | 외부효과, 나만 생각한다 | 외부효과 해결하기 | 소 작과 설거지 | 유익한 경제학에서 나온 유해한 주장들 | 돈 주고는 사지 않는 정보 | 대규모 물물교환 시장, 결혼
5부 경제학의 제도와 법
19강 정치와 경제의 상관관계 : 정치시장
관세는 필요한가? | 자동차 관세가 밀 가격에 영향을 주는 이유 | 가정 바꾸기 | 정치에는 무관심해도 투표하는 이유 | 집중된 이해집단 | 현실 세계 관찰하기 | 정부가 공짜로 주는 건 없다
20강 도둑에겐 죄가 없다. 부의 이전만 있을 뿐! : 법과 위법
합리적인 범죄자 | 불법 시장 | 마약과 폭력의 상관관계 | 강도 짓이 잘못인 이유 | 효율적인 범죄 | 왜 바로 교수형에 처하지 않을까? | 법 집행의 유인 | 교통사고의 법칙
21강 다이아몬드와 파뿌리의 상관관계 : 사랑과 결혼
왜 결혼하는가? | 왜 결혼하려 하지 않는가? | 다이아몬드 족쇄 | 일부다처제가 여성에게 유리한 이 유 | 돈 많은 여자 대 예쁜 여자 | 이타주의 경제학 | 현금 대신 선물을 주는 이유 | 이론과 현실의 충돌
맺는 말 | 경제학은 여전히 탐구해야 할 영역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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