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은 어떻게 부를 축적하는가 -사마천 화식열전에 샤오미 스마트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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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준섭
출판사항한길사, 발행일:2015/11/06
형태사항p.370 A5판:21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35669820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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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중국의 부(富)는 역사성을 지닌 주류적 흐름이다

1793년 조지 3세의 특사 조지 매카트니 경은 청나라 황제 건륭제를 만났다. 중국의 시장 개방을 설득하러 온 노련한 외교관 매카트니는 망원경, 지구본, 시계 등 한가득 가지고 온 선물을 건륭제에게 내놓았다. 그러자 건륭제는 이렇게 말했다. “응유진유!”(應有盡有) ‘필요한 것은 모두 갖춰져 있다’는 뜻이다. 중국 대륙에는 없는 물건이 없었고, 대외교역의 필요를 느끼지 못할 만큼 풍요로웠다. ‘모두 갖춰져 있는’ 이 물건들은 중국 내 교역을 통해 필요한 지역과 사람들에게 물 흐르듯 유통되고 있었다.

현대에 이르러 이러한 상품과 공급자들은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알리바바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는 700만 명에 이르는 판매자와 8억 종 이상의 제품이 등록되어 있다. 소비자는 자기가 필요한 상품을 온라인 쇼핑을 통해 가장 신속하고 정확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 소준섭 중국의 상업과 시장은 고대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이러한 모습이었으며 중국인은 ‘부자가 되려는 염원과 열망을 품고 자신의 생업과 교역 활동 의지로 충만한 사람들’이라고 보았다. 또 급속하게 증대되고 있는 중국의 부(富)를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장구한 역사성을 지닌 주류적 흐름으로 파악했다. 즉 경제활동을 지향하는 인간의 속성을 정확히 통찰하고 그에 대한 인위적 억압에서 벗어날 것을 주장하고 실천한 사마천, 비효율적인 이데올로기보다 실사구시를 중시했던 덩샤오핑과 접목되는 중국의 상업주의 전통의 맥락에서 해석한 것이다. 이와 함께 중국을 인식하는 키워드로서 유교를 비롯하여, 한자와 중국의 역사 그리고 상업이라는 요소에 주목했다.

인간이 부를 추구하는 것은 불변의 진리

전국시대(戰國時代) 유가 사상가 맹자는 극단적으로 이(利)를 반대하면서 상인에 대해 커다란 반감을 품고 있었고, 상인을 ‘비천한 자’로 인식했다. 춘추전국시대 이후 진나라와 한나라에서는 상업 활동을 왕권을 해치는 불안요소로 간주하여 강력한 중농억상 정책을 시행했다. 특히 [사기](史記)의 저자 사마천이 살고 있던 한 무제 때 이 억상정책은 최고조에 달했다. 그러나 사마천은 인간이 부를 추구하는 것을 불변의 진리라고 보았다.

“부란 인간의 타고난 성정(性情)이다. 그러므로 배우지 않아도 모두 바라는 바이다. (…)
천하 사람들이 즐겁게 오고 가는 것은 모두 이익 때문이며, 천하 사람들이 어지럽게 오고 가는 것도 모두 이익 때문이다.”
-사마천, [화식열전]

따라서 극단적이고 인위적인 억상정책에 반대하고 ‘자연의 법칙’에 따라 ‘물 흐르는 듯’ 자연스럽고 자발적인 교역활동을 지지하면서 경제 및 상업이 권력에서 해방되어야 함을 주장했다.

“값이 저렴한 물건은 어떤 사람들이 나타나 값이 비싼 곳으로 그 물건을 가져가 팔려고 하고, 어느 한 곳에서 물건 값이 비싸게 되면 곧 어떤 사람들이 나타나 값이 저렴한 곳에서 물건을 들여오게 된다. 이렇게 모든 사람이 각자 자기의 생업에 힘쓰고 자기 일에 즐겁게 종사해 마치 물이 아래로 흘러가듯이 밤낮으로 정지하지 않으며 물건은 부르지 않아도 스스로 오고 가서 찾지 않아도 백성들이 스스로 가지고 와서 무역을 한다. 이 어찌 ‘도’(道)와 자연의 효험이 아니라는 말인가?”
-사마천, [화식열전]

사마천의 주장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자유시장을 주창한 애덤 스미스보다 2,000년이나 앞선 것이었다.

명예로운 부자와 부귀영화를 탐한 간신들이 펼치는‘중국 부호 열전’

[사기]는 중국을 대표하는 역사서이며 사마천은 중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역사가이다. 따라서 소준섭은 [사기]에 들어 있는 ?화식열전?은 당시 중국인의 심성이었을 것이며 그 내용은 세월이 흐르면서 후대 중국인에게 더욱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을 것이라고 본다.

[화식열전]은 [사기] [열전]의 마지막 부분으로 춘추시대부터 한나라 때까지 부를 축적한 인물들의 삶을 다루었다. ‘화식’(貨殖)은 ‘재산을 늘림’ 또는 ‘상공업의 경영’이라는 의미다. 사마천이 지칭하는 ‘화식’의 개념에는 각종 수공업과 농어업ㆍ목축업ㆍ광산ㆍ제련 등의 경영을 포함한다.

이 책에서는 전국시대 최고의 대부호이자 재물의 신이라 불린 백규, 명예로운 부자 범려, 공자의 제자 자공 등 [화식열전]에 포함된 인물과 국가와 재산을 겨눌 만했던 심만삼에서부터 오늘날까지 많은 중국 경영자가 존경하는 인물인 호설암 등 비교적 최근 인물들의 이야기까지 ‘중국 부호 열전’에 포함시켰다. 이들의 시의적절한 지혜와 번뜩이는 아이디어, 정의로운 씀씀이는 오늘날까지도 귀감이 될 만하다.

더불어 동현, 석숭, 화신 등 천하의 부귀영화를 탐한 중국의 탐관과 간신 10명에 대해서도 다룸으로써 정직하지 못한 재물이 스스로의 인생을 해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상업이란 전쟁과도 같다

사마천은 서민도 인간으로서 풍요롭고 아름다운 생활을 바라고 있으며 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일로 결코 억압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가난한 상황에서 재부를 추구할 때 농사가 공업보다 못하고, 공업은 상업에 미치지 못한다” 하여 서민이 부자가 되는 방법으로 상업을 제일로 꼽았다.

사마천은 병가(兵家)의 후예로서 젊은 시절 자신이 직접 전쟁에 참전했던 경험이 있었다. 저자는 이러한 사마천이 병법에 능했을 것이며 [손자병법]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전국시대부터 진한시대까지 성공한 화식가들에 대해 기술할 때 [손자병법]의 원리를 적용시켰다.

그에 따르면 상업과 전쟁은 비슷한 점이 많다. 군사 전쟁은 전쟁터에서 결정되고, 상인의 승패는 시장에서 결정된다. 상업의 경쟁이란 사실상 일종의 전쟁과도 같다. 전쟁과 상업은 모두 사람이 주체가 되는 투쟁이며, 적자생존과 우승열패의 원칙에 따라 진행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상업에서는 이익을 예측하는 일에서부터 경영의 성패가 좌우된다.

세상의 변화를 살펴라 / 장사는 속도가 중요하다 / 부하들과 동고동락하라 / 사람을 잘 선택하고 좋은 시기를 파악하라 / 사람들이 버리면 가지고, 사람들이 가지면 준다 / 친구를 한 명 사귀면 길이 하나 늘어난다 / 눈앞의 작은 이익을 넘어서라 등 이 책에서는 대전략가들과 대상인들의 주옥과 같은 성공 전략에 대해서 자세히 소개한다.

중국 현대사에서 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19세기에 중국은 먹고 입는 문제가 해결되자 제국을 확장하려는 욕망을 잃었고 자기만족과 안주, 폐쇄성으로 서양의 견고한 함선과 대포 앞에 무너졌다. 마오쩌둥은 중국에 사회주의라는 새 옷을 입혔지만 문화대혁명과 대약진운동이 실패하며 그의 실험은 끝이 났다. 1978년 중국의 1인당 GDP는 고작 379달러로 낙후된 농업국가에 불과했다.

그러나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이후 2015년 현재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 되었다. 현재 중국은 ‘신(新)실크로드’라는 이름으로 육상 및 해상 교통망을 연결하여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인접 신흥국가들에게 경제적인 지원을 하여 중국 주도의 경제협력체를 만들어나간다는 야심찬 구상을 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대중의 창업, 만인의 혁신’이라는 슬로건 아래 알리바바와 마윈, 샤오미와 레이쥔 같은 민간인의 창업과 창조를 국가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소준섭은 이것을 중국인의 전통적인 상업정신과 방략이 현대적 방식으로 전변된 상업국가 중국의 ‘상업전략’이라고 말한다. 오늘날 중국의 부는 ‘준비된 부’이며 역사적 배경과 기원이 뿌리 깊다. 중국은 인류 역사상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운 엄청난 규모의 통일 국가를 운용해왔다. 이런 ‘중화제국’을 내부에서 유지시키고 재생산시켜온 주요한 자양분 가운데 하나가 바로 중국의 상업주의 전통과 특성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중국 역사를 읽는 거시적 안목과 그들의 상업정신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소준섭은 내가 가진 힘을 과소평가하고 상대방을 과대평가하면서 지나치게 커지는 불안감을 경계한다. 또한 미국, 일본, 북한과 베트남 등 중국이 주변국과 겪는 갈등을 해결할 카드는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있음을 기억할 것을 당부한다.

▣ 작가 소개

저 : 소준섭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중국 상하이 푸단(復旦)대학교 국제관계학과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 대우교수를 거쳐 현재 국회도서관에서 조사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사기』(전2권, 서해문집, 2008), 『중국을 말한다』(논형, 2011, 2011년 문광부 우수학술도서), 『사마천 경제학』(서해문집, 2011, 2012년 문광부 우수학술도서), 『직접민주주의를 허하라』(서해문집, 2011), 『대한민국 정책지식 생태계』(공동 집필, 삼성경제연구소, 2007),『왕의 서재』(어젠다, 2012년 문광부 우수교양도서),『소준섭의 정명론』(어젠다, 2013) 외 다수가 있고, 주요 논문으로는 「중국의 비법치주의 전통에 대한 유가사상의 영향」(2005), 「중국 전국인대 상무위원회의 ‘결정’과 ‘법률 해석’ 입법 형식에 관한 고찰」(2010), 「중국의 법률 충돌 사안을 통해서 살펴본 전국인대와 전국인대 상무위원회의 입법권한 문제 고찰」(2010) 등이 있다. 2006년 10월에는 삼성경제연구소의 “대한민국 정책지식생태계 활성화전략” 토론에 중국 전문가로 참여하여 동명(同名)의 책 출판에 중국 분야의 집필을 담당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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