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경제 규모는 커지는데 왜 삶은 점점 더 빈곤해질까?
우리는 언제까지 자신을 희생하며 불행하게 살아야 할까?
우리의 행복, 우리 스스로 돌보며 살 수 없을까?
삶 속의 사회적경제를 발견하라!
◆ 시장경제는 빙산의 일각! 이것이 진짜 경제다
우리는 시장경제가 압도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빠르고 편리한’ 온갖 서비스가 제공되고, 지갑만 열면 ‘싸고 다양한’ 물건을 언제든 구할 수 있는 세상이다. 지갑이 두툼하기만 하면 아쉬울 것이 없는 세상. 하지만 지갑을 채우기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가 만만치 않다. 지갑이 얄팍해졌을 때 마주치는 현실은 더 엄혹하기만 하다. 그래서 개인들은 돈벌이를 멈추면 곧 끝장날 것처럼 위태로운 심정마저 느낀다. 어느덧 ‘경제’란 돈벌이를 성공적으로 추구하지 못하는 사람을 궁지로 모는 현실의 속성이 되었다. 이러한 경제에 압도된 사회는, 정치든 문화든 손쉽게 돈벌이의 수단으로 환원시켜나간다. 이는 어느 어두운 디스토피아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 사회의 일면이다. 그런데 이렇게 불길한 힘이 가속화돼가는 와중에 ‘진짜 경제’를 성찰하고 실험하는 이들이 있다. 우리가 압도돼 있는 시장경제가 빙산의 일각이라는 반전(反轉)을 전파하는 이들, 자기 자신과 주변에서부터 ‘상호성’ ‘호혜성’ ‘신뢰’ ‘관계’ ‘순환’ 등의 가치를 실현하려는 이들. 삶 속에서 사회적경제를 발견하고 구현해가는 이웃들이다.
◆ 사회적경제를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
“사람이 생명을 유지하며 건강하게 생활하려면 많은 물건과 서비스가 필요하다. 혼자나 가족이 물건과 서비스를 직접 장만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과 교환하거나 구매할 수도 있다. 시장과 경제가 필요한 것도 이런 이유 아닐까? 이 책에서 다뤄지는 사례들은 흔히 우리가 경제와 무관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나 돈으로만 매개했던 삶을 다른 방식으로 꾸려간 사례들이다. 일상생활에서 꼭 필요한 것들을 기존의 시장 구매와는 다른 방식으로 마련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와 지역의 정체성을 형성하며 사회를 바꿔가고 있는 이야기들이다.”(13쪽, [들어가며]에서)
『사회적경제의 발견』은 사회적경제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아서 소개한다. 사회적경제의 실천 사례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회적경제란 무엇인가’란 논의가 활발한 와중에 이 책은 오히려 이론에서 눈을 돌려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그 모습을 찾는다. 그 이유는 사회적경제가 애초에 삶 속에서 능동적으로 가꿔지는 것이지 이론을 좇아 구성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책에서는 사회적경제 사례들을 ‘돌보다 / 알리다 / 먹다 / 낫다 / 만들다 / 다니다 / 일하다 / 배우다 / 만나다 / 묵다 / 벌다 / 헤어지다’라는 구분을 통해 소개한다. 이 구분은 생애의 흐름 속에서 마주치는 기본적인 필요들이기도 하다. 여기 소개하는 사회적경제 사례들은 인간의 기본적 필요들을 시장경제의 방식과 ‘다른 방식’으로 충족하려는 시도를 담고 있으며 각각 공동육아, 지역언론, 로컬푸드, 대안의료, 적정기술, 공정여행, 사회적 일자리, 마을학교, 네트워킹 공간, 대안주거, 지역금융, 협동장례 등의 방식으로 대표된다. 흔히 사회적경제 영역이라고 하면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을 우선 떠올리는데, 이 책의 사례 중에는 주식회사의 이야기도 두 편이나 들어 있다. ‘(주)옥천신문사’와 ‘(주)즐거운밥상’이다. 사업체의 형태가 무엇이냐를 따지기에 앞서 ‘사람을 중시하며, 민주적인 운영을 통해, 공동체의 공공성과 지속성을 강화하는가’라는 기준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 돈이 아니라 이웃을 선택하라
“하늘과 땅만 보고 농사만 지으면 되는 줄 알았지요. 땀 흘려 지은 농산물 어데로 가는지도 모르고 누구한테 얼마에 파는지도 도무지 알 수 없었지요. 내 이웃이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것이 우리네 농산물이었지요. 같이 나누고 싶은데, 믿음으로 건네고 싶은데, 대도시의 공판장과 유통회사들은 가격을 후려치면서 모양 좋은 것만 가져갔지요.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싶었습니다. 그래서 자연과 사람을 생각하는, 옥천의 친환경농업하시는 분들이 모여 머리를 맞댔습니다. 이렇게는 안 되겠다 싶었던 거지요. 우리가 농사짓는 땅이 있는 곳, 옥천을 살려내고 싶었습니다. 땅도 살리고 사람도 살리고 그렇게 지역도 살리고 싶었던 것이지요. 이름하여 ‘옥천살림’은 그렇게 만들어진 것입니다.” (84~85쪽, [옥천살림협동조합] 편에서)
돈의 힘이 압도하는 세상에서 다시금 우리의 행복을 우리 스스로 돌보며 사는 방법. 이 책에 담긴 사례들이 보여주는 선택지는 바로 ‘이웃’이다. 나아가 ‘지역’이고 ‘공동체’다. 우리가 잘 아는 말로 “한 아이가 자라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한다. 온 마을이 한 아이를 키우고 그렇게 자란 아이들이 온 마을을 가꾼다. “만인은 일인을 위해, 일인은 만인을 위해”라는 사회적경제의 주요한 이념에도 그러한 뜻이 잘 담겨 있다. 책에 실린 사례 중 한 곳인 민들레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 사명은 “자신을 돌보라, 서로를 돌보라 그리고 공동체를 돌보라”라고 한다. 돈이 아니라 이웃을 선택한다는 것은, 우리가 삶에서 충족하고자 하는 다양한 필요를 저 메마른 돈에만 맡기지 않고 더 능동적으로 가꾸겠다는 ‘의지’의 발로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웃의 삶을 고민하기 시작하고, 구체적인 만남을 도모하면서 일어난 변화의 예시들이 바로 이 책이 담고 있는 이야기들이다. 우리는 이 책에서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곳을 찾다가 이웃들과 직접 만든 공동육아어린이집, 살기 불편한 데도 전월세 인상 때문에 주인 눈치만 보던 청년들이 함께 만든 주택협동조합, 지역의 건강한 먹거리를 우리 지역부터 공급하자며 세운 로컬푸드협동조합, 학교와 지역을 연결하며 지역과 공동체를 재생하려는 교육사회적기업, 일하는 사람이 스스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일자리를 만드는 사회적기업, 교류를 넘어 일터를 공유하며 자원과 삶의 재분배를 꿈꾸는 동네협동조합, 여행자와 주민이 서로 배우고 생각하며 지속 가능한 삶을 모색하는 여행협동조합, 중앙언론이 알려주지 않는 지역 주민을 위한 소식을 스스로 전파하는 지역신문, 한 푼 두 푼 모은 돈으로 지역경제의 디딤돌을 만드는 신용협동조합, 지역 자원을 활용해 에너지 복지를 실현하는 적정기술협동조합, 병의 치료를 넘어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들려는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복마전이 되어버린 장례 문화를 바로잡고 죽음의 의미를 되새기는 공제조합 등의 사례를 만날 수 있다.
◆ 적극적인 선택과 의지가 필요할 때다
시장경제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얼굴을 맞댈 기회를 줄이지만 사회적경제는 그런 기회를 더욱더 늘리려 한다. 보이지 않는 손이 삶을 좌우하지 않도록 사회적경제는 일하고 소비하는 손들이 서로를 드러내고 만나길 원한다. 만나고, 서로의 처지를 공유하고, 다른 선택지를 찾는 과정에서 또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이러한 경험은 우리가 다르게 살 수 있는 힘을 배양한다. 하지만 사회적경제의 미래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 현실 속에서 사회적경제는 시장경제와 함께 존재하고, 우리 사회에서는 시장경제의 힘이 압도적으로 세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회적경제의 영역을 넓히고 그 힘을 키운다는 건 중립이 아니라 어느 편을 정해서 서는 우리들의 선택을 필요로 한다. 이 책에서 다뤄지는 사례들은 가상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현실이다. 이미 존재하기에 좋은 길잡이가 되고, 최소한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를 살펴볼 좌표가 되어준다. 그리고 ‘나중이 아니라 지금의 행복’을 추구하는 (때로는 험난한) 발자취들이다. 그런데 이 길은 당연히 홀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 아니다. 이 책이 독자를 설득하고자 하는 지점도 바로 여기다. “함께하자, 같이 살자.” 펼처보기
▣ 작가 소개
강윤정 천안NGO센터 센터장, 사회적기업 북카페산새 이사, 천안아산한겨레두레협동조합 이사,
충남사회경제네트워크 이사, 천안시 작은도서관협의회 운영위원.
정순영 [옥천신문] 전 편집국장. 옥천순환경제공동체 사무국장.
권단 옥천 주민.
조세종 민들레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대전사회적기업협의회 회장,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교육위원.
박춘섭 충남연구원 충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 책임연구원.
김억수 너나드리협동조합 전 대표이사, (사)서천생태문화학교 상임이사.
장효안 충남연구원 충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 전 책임연구원. 협동조합 우리동네 이사.
조성희 충남교육연구소 사무국장.
김종수 충남연구원 충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센터장.
장동순 천안아산한겨레두레협동조합 상임이사, 협동조합 우리동네 사무국장, 공간 사이 총괄 매니저.
홍은일 충남연구원 충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 연구원.
유영우 논골신용협동조합 이사장, 한국협동사회경제연대회 공동대표, 서울협동조합협의회 이사 겸 조직위원장.
배한호 산 자와 죽은 자 모두를 위한 한의사. 천안아산한겨레두레협동조합 이사장, 한겨레두레협동조... 합 연합회 감사.
하승우 땡땡책협동조합 이사장, 교육공동체 벗 이사. 자치와 자급의 삶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 주요 목차
발간사 “사회적경제라는 말이 너무 어려워요”
들어가며 사회적경제란 무엇일까 / 하승우
돌보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 자라는 공동육아
공동육아협동조합 모여라어린이집 / 강윤정
알리다 믿을 만한 신문, 아무리 봐도 없다고요?
(주)옥천신문사 / 정순영
먹다 마을과 농민의 만남, 먹거리를 지켜라
옥천살림협동조합 / 권단
낫다 동네에 마음 편히 찾아갈 ‘주치의’가 있나요?
민들레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 조세종
만들다 건강한 에너지를 직접 만드는 ‘작은 손’
작은손적정기술협동조합 / 박춘섭
다니다 허물없이 드나들며 순환하는 공정여행
너나드리협동조합 / 김억수
일하다 우리의 일터, 이곳의 진짜 주인은 우리죠
(주)즐거운밥상 / 장효안
배우다 마을이 성장시키는 학교, 그 안에서 자라는 아이들
충남교육연구소 / 조성희
만나다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는 마을 공간
공간 사이 / 김종수, 장동순
묵다 집세 버느라 집에 있을 시간이 없다고요?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 홍은일
벌다 일인은 만인을, 만인은 일인을 위하는 금융
논골신용협동조합 / 유영우
헤어지다 존엄한 죽음을 위해 지혜로 뭉친다
한겨레두레협동조합 / 배한호
나오며 백견, 불여일행 / 하승우
경제 규모는 커지는데 왜 삶은 점점 더 빈곤해질까?
우리는 언제까지 자신을 희생하며 불행하게 살아야 할까?
우리의 행복, 우리 스스로 돌보며 살 수 없을까?
삶 속의 사회적경제를 발견하라!
◆ 시장경제는 빙산의 일각! 이것이 진짜 경제다
우리는 시장경제가 압도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빠르고 편리한’ 온갖 서비스가 제공되고, 지갑만 열면 ‘싸고 다양한’ 물건을 언제든 구할 수 있는 세상이다. 지갑이 두툼하기만 하면 아쉬울 것이 없는 세상. 하지만 지갑을 채우기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가 만만치 않다. 지갑이 얄팍해졌을 때 마주치는 현실은 더 엄혹하기만 하다. 그래서 개인들은 돈벌이를 멈추면 곧 끝장날 것처럼 위태로운 심정마저 느낀다. 어느덧 ‘경제’란 돈벌이를 성공적으로 추구하지 못하는 사람을 궁지로 모는 현실의 속성이 되었다. 이러한 경제에 압도된 사회는, 정치든 문화든 손쉽게 돈벌이의 수단으로 환원시켜나간다. 이는 어느 어두운 디스토피아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 사회의 일면이다. 그런데 이렇게 불길한 힘이 가속화돼가는 와중에 ‘진짜 경제’를 성찰하고 실험하는 이들이 있다. 우리가 압도돼 있는 시장경제가 빙산의 일각이라는 반전(反轉)을 전파하는 이들, 자기 자신과 주변에서부터 ‘상호성’ ‘호혜성’ ‘신뢰’ ‘관계’ ‘순환’ 등의 가치를 실현하려는 이들. 삶 속에서 사회적경제를 발견하고 구현해가는 이웃들이다.
◆ 사회적경제를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
“사람이 생명을 유지하며 건강하게 생활하려면 많은 물건과 서비스가 필요하다. 혼자나 가족이 물건과 서비스를 직접 장만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과 교환하거나 구매할 수도 있다. 시장과 경제가 필요한 것도 이런 이유 아닐까? 이 책에서 다뤄지는 사례들은 흔히 우리가 경제와 무관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나 돈으로만 매개했던 삶을 다른 방식으로 꾸려간 사례들이다. 일상생활에서 꼭 필요한 것들을 기존의 시장 구매와는 다른 방식으로 마련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와 지역의 정체성을 형성하며 사회를 바꿔가고 있는 이야기들이다.”(13쪽, [들어가며]에서)
『사회적경제의 발견』은 사회적경제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아서 소개한다. 사회적경제의 실천 사례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회적경제란 무엇인가’란 논의가 활발한 와중에 이 책은 오히려 이론에서 눈을 돌려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그 모습을 찾는다. 그 이유는 사회적경제가 애초에 삶 속에서 능동적으로 가꿔지는 것이지 이론을 좇아 구성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책에서는 사회적경제 사례들을 ‘돌보다 / 알리다 / 먹다 / 낫다 / 만들다 / 다니다 / 일하다 / 배우다 / 만나다 / 묵다 / 벌다 / 헤어지다’라는 구분을 통해 소개한다. 이 구분은 생애의 흐름 속에서 마주치는 기본적인 필요들이기도 하다. 여기 소개하는 사회적경제 사례들은 인간의 기본적 필요들을 시장경제의 방식과 ‘다른 방식’으로 충족하려는 시도를 담고 있으며 각각 공동육아, 지역언론, 로컬푸드, 대안의료, 적정기술, 공정여행, 사회적 일자리, 마을학교, 네트워킹 공간, 대안주거, 지역금융, 협동장례 등의 방식으로 대표된다. 흔히 사회적경제 영역이라고 하면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을 우선 떠올리는데, 이 책의 사례 중에는 주식회사의 이야기도 두 편이나 들어 있다. ‘(주)옥천신문사’와 ‘(주)즐거운밥상’이다. 사업체의 형태가 무엇이냐를 따지기에 앞서 ‘사람을 중시하며, 민주적인 운영을 통해, 공동체의 공공성과 지속성을 강화하는가’라는 기준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 돈이 아니라 이웃을 선택하라
“하늘과 땅만 보고 농사만 지으면 되는 줄 알았지요. 땀 흘려 지은 농산물 어데로 가는지도 모르고 누구한테 얼마에 파는지도 도무지 알 수 없었지요. 내 이웃이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것이 우리네 농산물이었지요. 같이 나누고 싶은데, 믿음으로 건네고 싶은데, 대도시의 공판장과 유통회사들은 가격을 후려치면서 모양 좋은 것만 가져갔지요.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싶었습니다. 그래서 자연과 사람을 생각하는, 옥천의 친환경농업하시는 분들이 모여 머리를 맞댔습니다. 이렇게는 안 되겠다 싶었던 거지요. 우리가 농사짓는 땅이 있는 곳, 옥천을 살려내고 싶었습니다. 땅도 살리고 사람도 살리고 그렇게 지역도 살리고 싶었던 것이지요. 이름하여 ‘옥천살림’은 그렇게 만들어진 것입니다.” (84~85쪽, [옥천살림협동조합] 편에서)
돈의 힘이 압도하는 세상에서 다시금 우리의 행복을 우리 스스로 돌보며 사는 방법. 이 책에 담긴 사례들이 보여주는 선택지는 바로 ‘이웃’이다. 나아가 ‘지역’이고 ‘공동체’다. 우리가 잘 아는 말로 “한 아이가 자라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한다. 온 마을이 한 아이를 키우고 그렇게 자란 아이들이 온 마을을 가꾼다. “만인은 일인을 위해, 일인은 만인을 위해”라는 사회적경제의 주요한 이념에도 그러한 뜻이 잘 담겨 있다. 책에 실린 사례 중 한 곳인 민들레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 사명은 “자신을 돌보라, 서로를 돌보라 그리고 공동체를 돌보라”라고 한다. 돈이 아니라 이웃을 선택한다는 것은, 우리가 삶에서 충족하고자 하는 다양한 필요를 저 메마른 돈에만 맡기지 않고 더 능동적으로 가꾸겠다는 ‘의지’의 발로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웃의 삶을 고민하기 시작하고, 구체적인 만남을 도모하면서 일어난 변화의 예시들이 바로 이 책이 담고 있는 이야기들이다. 우리는 이 책에서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곳을 찾다가 이웃들과 직접 만든 공동육아어린이집, 살기 불편한 데도 전월세 인상 때문에 주인 눈치만 보던 청년들이 함께 만든 주택협동조합, 지역의 건강한 먹거리를 우리 지역부터 공급하자며 세운 로컬푸드협동조합, 학교와 지역을 연결하며 지역과 공동체를 재생하려는 교육사회적기업, 일하는 사람이 스스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일자리를 만드는 사회적기업, 교류를 넘어 일터를 공유하며 자원과 삶의 재분배를 꿈꾸는 동네협동조합, 여행자와 주민이 서로 배우고 생각하며 지속 가능한 삶을 모색하는 여행협동조합, 중앙언론이 알려주지 않는 지역 주민을 위한 소식을 스스로 전파하는 지역신문, 한 푼 두 푼 모은 돈으로 지역경제의 디딤돌을 만드는 신용협동조합, 지역 자원을 활용해 에너지 복지를 실현하는 적정기술협동조합, 병의 치료를 넘어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들려는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복마전이 되어버린 장례 문화를 바로잡고 죽음의 의미를 되새기는 공제조합 등의 사례를 만날 수 있다.
◆ 적극적인 선택과 의지가 필요할 때다
시장경제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얼굴을 맞댈 기회를 줄이지만 사회적경제는 그런 기회를 더욱더 늘리려 한다. 보이지 않는 손이 삶을 좌우하지 않도록 사회적경제는 일하고 소비하는 손들이 서로를 드러내고 만나길 원한다. 만나고, 서로의 처지를 공유하고, 다른 선택지를 찾는 과정에서 또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이러한 경험은 우리가 다르게 살 수 있는 힘을 배양한다. 하지만 사회적경제의 미래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 현실 속에서 사회적경제는 시장경제와 함께 존재하고, 우리 사회에서는 시장경제의 힘이 압도적으로 세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회적경제의 영역을 넓히고 그 힘을 키운다는 건 중립이 아니라 어느 편을 정해서 서는 우리들의 선택을 필요로 한다. 이 책에서 다뤄지는 사례들은 가상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현실이다. 이미 존재하기에 좋은 길잡이가 되고, 최소한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를 살펴볼 좌표가 되어준다. 그리고 ‘나중이 아니라 지금의 행복’을 추구하는 (때로는 험난한) 발자취들이다. 그런데 이 길은 당연히 홀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 아니다. 이 책이 독자를 설득하고자 하는 지점도 바로 여기다. “함께하자, 같이 살자.” 펼처보기
▣ 작가 소개
강윤정 천안NGO센터 센터장, 사회적기업 북카페산새 이사, 천안아산한겨레두레협동조합 이사,
충남사회경제네트워크 이사, 천안시 작은도서관협의회 운영위원.
정순영 [옥천신문] 전 편집국장. 옥천순환경제공동체 사무국장.
권단 옥천 주민.
조세종 민들레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대전사회적기업협의회 회장,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교육위원.
박춘섭 충남연구원 충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 책임연구원.
김억수 너나드리협동조합 전 대표이사, (사)서천생태문화학교 상임이사.
장효안 충남연구원 충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 전 책임연구원. 협동조합 우리동네 이사.
조성희 충남교육연구소 사무국장.
김종수 충남연구원 충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센터장.
장동순 천안아산한겨레두레협동조합 상임이사, 협동조합 우리동네 사무국장, 공간 사이 총괄 매니저.
홍은일 충남연구원 충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 연구원.
유영우 논골신용협동조합 이사장, 한국협동사회경제연대회 공동대표, 서울협동조합협의회 이사 겸 조직위원장.
배한호 산 자와 죽은 자 모두를 위한 한의사. 천안아산한겨레두레협동조합 이사장, 한겨레두레협동조... 합 연합회 감사.
하승우 땡땡책협동조합 이사장, 교육공동체 벗 이사. 자치와 자급의 삶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 주요 목차
발간사 “사회적경제라는 말이 너무 어려워요”
들어가며 사회적경제란 무엇일까 / 하승우
돌보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 자라는 공동육아
공동육아협동조합 모여라어린이집 / 강윤정
알리다 믿을 만한 신문, 아무리 봐도 없다고요?
(주)옥천신문사 / 정순영
먹다 마을과 농민의 만남, 먹거리를 지켜라
옥천살림협동조합 / 권단
낫다 동네에 마음 편히 찾아갈 ‘주치의’가 있나요?
민들레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 조세종
만들다 건강한 에너지를 직접 만드는 ‘작은 손’
작은손적정기술협동조합 / 박춘섭
다니다 허물없이 드나들며 순환하는 공정여행
너나드리협동조합 / 김억수
일하다 우리의 일터, 이곳의 진짜 주인은 우리죠
(주)즐거운밥상 / 장효안
배우다 마을이 성장시키는 학교, 그 안에서 자라는 아이들
충남교육연구소 / 조성희
만나다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는 마을 공간
공간 사이 / 김종수, 장동순
묵다 집세 버느라 집에 있을 시간이 없다고요?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 홍은일
벌다 일인은 만인을, 만인은 일인을 위하는 금융
논골신용협동조합 / 유영우
헤어지다 존엄한 죽음을 위해 지혜로 뭉친다
한겨레두레협동조합 / 배한호
나오며 백견, 불여일행 / 하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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