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경제성장 지상주의에서 회복력 지상주의로!
영어 resilience는 탄성, 탄력 등으로 간단하게 옮겨지는 단어로, 여러 학문 분야에서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었다. 근래 주목받는 분야는 생태과학인데, 특정 생태계에서 외부 환경의 교란이 발생하여 원래의 안정적 균형 상태를 이탈하는 경우, 계(system)는 이탈로부터 얼마 만에 회복할 수 있는가를 의미하는 수학적 개념이다. 이 외에도 심리학에서는 ‘곤란에 직면했을 때 이를 극복하고 환경에 적응하여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능력’으로, 재난관리 분야에서는 위험사회가 된 현대에 피할 수 없게 된 재난과 재해를,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뿐 아니라 일어난 이후 ‘공동체가 경제적, 사회적, 심리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능력’ 등의 의미로 사용되며, 우리말로는 회복탄력성, 복원력, 회복력 등으로 옮겨지곤 했다.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키워드
도서출판 따비의 신간 《전환의 키워드, 회복력 ―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12가지 이야기》의 두 저자 마이클 루이스와 팻 코너티는 resilience, 즉 회복력을 우리 시대의 핵심가치로 내세운다. 그들이 진단하는 우리 시대는 어떠한가. 불안정한 기후로 인해 식량 사정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으며, 잦은 자연재해는 일상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이런 기후변화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는 것으로 알려진 화석연료는 현대를 인류 역사상 가장 풍족한 시대로 만들었지만, 무분별한 채굴과 남용으로 인해 고갈을 앞두고 있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보여주듯, 금융은 더 이상 서민의 안전망이 아닌 재앙이 되었다. 토지, 먹거리 분야에서도 사유화 경향은 점점 공고해져서 서민이 차지하는 몫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처럼 심화되는 불평등은 개개인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공동체를 붕괴시킨다. 붕괴된 공동체에서는 상생보다 각자도생을 우선적인 가치로 삼게 되고, 환경파괴와 경제 불안정을 더욱 부추긴다.
이는 ‘경제성장 지상주의’의 결과다. 지금까지는 성장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것이라는 신화가 공고했다. 실제로 경제성장의 달콤한 열매를 맛본 이들도 많았다. 그러나 지구환경과 인간 자신을 착취하면서 만들어진 성장 신화는 결국 사회-생태-경제에서의 만성적인 위기를 만들었을 뿐이다. 저자들은 이런 위기에서 사회-생태-경제를 구할 키워드는 성장이 아니라 ‘회복력’이라고 주장한다.
지구와 인간사회는 망가져 있다. 망가진 상태를 되돌리기 위해서는,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하고 경제적으로 균형 잡혀 있으며 공동체가 스스로를 도울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저자들은 그러한 실험의 사례, 공동체의 협동에 기초해 모두를 위한 부를 축적해나간 과거와 현재의 사례들을 소개한다. 회원 간 상호부조와 재정적 호혜성을 기반으로 운영되며, 회원들이 예금을 공동 출자하여 서로에게 무이자로 주택담보대출을 제공하는 스웨덴의 JAK 협동조합은행, 토지는 공동체가 소유하되 주택에 지분은 개인이 가질 수 있도록 해 지불가능한 주택을 공급하고자 하는 공동체토지신탁(CLT), 식량 주권 개념을 통해 먹거리 생산자들의 지속 가능성은 물론 모든 이가 양질의 먹거리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려는 비아캄페시나 등이 그것이다.
회복력의 핵심원리와 추진전략
위와 같은 조직의 공통점이 바로 회복력이다. 회복력 있는 공동체는 다음과 같은 일곱 가지 핵심 원리에 의해 작동된다. 다양성, 모듈화, 사회적 자본, 혁신, 중첩성, 피드백 루프의 조직화, 생태계 서비스.
‘다양성’은 위기상황에 닥쳤을 때 취할 수 있는 선택 가능한 대안들이며, 그로 인해 변덕스러운 환경변화나 외부교란에도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다. 한편 과도하게 연계된 체계에서는 충격이 발생할 경우 전체 체계로 그 여파가 빠르게 확산되므로, 회복력 있는 체계는 각 구성인자들이 ‘모듈’로서 독립성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회복력은 다 함께 위기에 대응하는 능력에 뿌리를 두고 있으므로, 신뢰와 단단한 관계망, 그리고 리더십 같은 ‘사회적 자본’은 회복력의 핵심이다. ‘혁신’은 변화와 충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한다. 모듈화가 구성인자들의 독립성을 강조한다면, ‘중첩성’은 지나친 분리가 한 개인이나 공동체를 망가뜨리는 것을 막는다. 공유와 사유를 중첩시킴으로써 유연성과 다양성을 높이는 것이 그 예다. 회복력 있는 체계는 ‘피드백 루프’, 즉 의사소통 흐름이 적절히 유지되고 조직화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이를 위한 모든 활동은 ‘생태계’의 모든 생명체, 자연환경 등이 제공하는 것들에 대한 존중과 유지를 전제해야 한다.
이와 같은 핵심 원리들이 추구하는 것은 “위대한 전환”, 즉 경제성장 지상주의에서 회복력 지상주의로의 전환이다. 이런 전환만이 지속가능한 생태계, 상생의 공동체, 궁극의 균형경제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 저자들이 제시하는 전략은 네 가지다.
첫째, 공유재의 확보. 대략 5세기부터 진행된 공유재의 사유화는 결국 ‘공유지의 비극’, 즉 주인 없는 땅이 황무지로 전락할 것이라는 가정을 기정사실화했다. 그러나 저자들은 여러 사례를 통해 공유재란 주인이 없는 것이 아니라 만인이 주인이라는 사실을 되짚어냈다. 만인이 주인이 되어 공동으로 가꾸는 공유재를 확보하는 것이 전환을 위한 첫 번째 추진전략이다.
둘째, 민주주의의 재창출. 하나는, 공유재를 확보하는 것은 민주적 참여와 통제의 관점을 재창출하고 확장시키는 것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전환을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우리 경제를 보다 지역적인 기반 아래 재조직화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질 수 있도록, 또 회복력을 가질 수 있도록 우리 자신을 통치하는 것에 달려 있다.
셋째, 사회연대경제의 구축. ‘사회연대경제(social solidarity economy)’는 개념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현실에서의 창발적인 운동이기도 하다. 연대경제는 이기심이 우리의 경제적인 DNA에 깊이 각인되어 있다는 생각을 전면적으로 거부한다. 연대는 우리 사회의 전환에 필요한 노력들을 지속시키기 위해 우리가 서로에게 필요로 하는 자원이다.
넷째, 인류와 지구의 문제에 대한 가치 측정. 인간이 발전시켜온 상업시스템은 자연계를 인간의 이익을 위한 원료 공급처이자 인간의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한 배수구인 양 취급한다. 그러나 우리가 자연계로부터 받는 서비스나 비용을 화폐가치로 측정하고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에 이러한 비용을 반영한다면, 우리의 경제적인 행태는 크게 달라질 것이다. 이러한 발상의 전환, 그리고 그에 따른 경제적 책임은 인간이 자연의 풍부함을 소비하는 방법에 대해 더 신중해지고 사려 깊은 태도를 취하도록 할 것이다.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사례는 캐나다 몬트리올의 사우스웨스트 경제사회그룹처럼 한 지역의 사례, 스웨덴의 JAK 협동조합은행처럼 한 국가의 활동 사례, 비아캄페시나처럼 범세계적인 연대조직 등 다양하다. 각자의 사정과 규모 그리고 목적에 따라 활동하고 있는 그들처럼, 우리 사회의 회복력을 키워보고자 하는 여러 사람들에게, 이 책은 탄탄한 이론적 배경뿐 아니라 가슴 뛰는 영감을 제공할 것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마이클 루이스
25세에 ‘캐나다 지역공동체 재생센터Canadian Centre for Community Renewal’(http://communityrenewal.ca 참조)를 설립한 이래, 지역공동체경제개발(CED), 개발금융, 그리고 사회적경제 및 협동경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쏟아왔다. 그는 매우 왕성한 저술활동과 실천을 병행한 지식인으로 존경받고 있다. 자본가정신에 입각한 발전에서부터 국가적인 네트워크 구축까지, 척박한 CED 조직들을 전략적으로 지원하는 것에서부터 공동체의 회복성을 강화하기 위한 도구와 커리큘럼을 고안하는 것까지, 지난 35년간 수백 개의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저자는 다양한 경험에 기대어, 우리 손자 세대들에 대한 우려와 기후변화, 석유정점, 전지구적 금융산업의 폭주라는 상호작용에 대한 관심 증가에 부응하여 집필을 시작하였다. 이 책에서 그는 이와 같은 이슈와 혁신을 개괄하고 있다.
저자 : 팻 코너티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으로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활동하고 있다. ‘신경제재단New Economics Foundation’과 ‘영국협동조합연맹Co-operatives UK’(http://en.wikipedia.org/wiki/Cooperatives_UK 참조)의 연구위원이며, 경제민주화와 협동조합형 회사의 혁신적인 형태에 관한 정책연구 분야의 전문가이다. 그는 주로 가계부채 문제 해결, 지역공동체개발금융(CDF), 그리고 공동체토지신탁(CLT) 분야를 연구해왔다.
역자 : 미래가치와 리질리언스 포럼
페이스북의 ‘리질리언스 스터디 네트워크Network for Resilience Study’와 이 네트워크에서 운영하는 오프라인 포럼 ‘미래가치와 리질리언스 포럼’의 구성원들이다. 이 그룹은 사회적경제, 도시재생, 마을 만들기 등 지역공동체, 전통시장 활성화 등 현재의 한국사회의 경제적 문제점을 극복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다양한 분야의 학제간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공무원, 현장활동가들이 모여서 미래가치로서 사회경제적 회복력resilience을 중심으로 새로운 사회적 전환에 대해 학습하고 토론하는 모임이다. 2013년 초부터 운영된 온라인 스터디 네크워크를 기반으로 2014년 중순부터 매월 월례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 주요 목차
한국어판 서문 5
옮긴이 서문 8
감사의 글 12
1장?회복력: 21세기의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 …… 19
사회-생태-경제적 변화의 추진: 전환을 위한 교육 21
미증유의 불안정성: 변화의 시기를 나타내는 신호 23
진보와 성장: 백미러를 통한 항해 43
대안은? 5개의 탈출구 50
궁극의 균형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여정 84
2장?‘개인의 부’ 대 ‘공동의 부’ …… 89
도덕경제의 종말: 거대한 전환 91
큰 시장의 진화 I: 토지개혁을 위한 투쟁 99
큰 시장의 진화 II: 기업의 부상 108
큰 시장의 진화 III: 주인이 된 은행과 노예가 된 채무자 116
만족의 경제학: 지구의 공유지 안에서 살아가기 139
21세기: 살아 있는 자들이 반드시 써야 할 역사의 한 장 144
3장?부채를 넘어서: 무이자대출과 협동조합은행 …… 146
무이자대출: JAK 협동조합은행 151
가정경제에 대한 효과: 하트윅 가족의 사례 161
전환 요인들 163
회복력의 성찰 165
4장?“나”와 “우리”가 하나 되기: 공동체토지신탁 이야기 …… 168
미국의 공동체토지신탁 모델 172
영국의 공동체토지신탁: 21세기에 토지개혁 다시 불러일으키기 188
상호소유주택협동조합 모델: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규모화하기 193
가정경제: 전환에 대한 토지신탁의 효과 202
전환 요인들 203
회복력의 성찰 206
5장?에너지 자립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전략적 방법 …… 209
에너지 절약 실행하기: 요크셔 에너지 서비스 214
화석연료 제로의 크리스티안스타드 221
에너지 자립이 가정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 230
전환 요인들 231
회복력의 성찰 233
6장?지속가능한 먹거리로 가는 길 찾기 …… 235
값싼 먹거리와 그 가격 237
생활클럽: “생활인”이 바꾸는 사람-먹거리, 사람-사람의 관계 249
지역공동체지원농업 260
누가 우리의 먹거리를 생산하는가 ─ 농사의 승계 문제 262
연대와 계승: 로컬푸드 보장하기 267
연어 복원: 알래스카의 공유자원 복원하기 273
가정경제에 미치는 영향: 하트윅 가족 283
7장?마을경제로 새 틀 짜기 …… 286
주요한 경제적·사회적 기능 292
사우스웨스트 경제사회그룹: 몬트리올의 극빈 지역 탈바꿈시키기 306
연안기업 ─ 메인 주의 지역공동체개발기금 316
전환 요인들 326
회복력의 성찰 332
8장?상생의 금융혁신: 변화의 씨앗들 …… 335
금융에 돈과 채무상담 연결하기: 공동체은행제휴 339
미국 신용협동조합의 혁신: 연합하는 솔루션 346
무담보소액신용대출을 넘어: 통합적 접근들 349
커뮤니티에 기반을 둔 지분형 엔젤투자자들 356
영국의 협동조합 자기자본 ─ 상환 및 양도 가능 주식 357
장거리 관계금융 362
취약한 주택소유자들을 위한 저금리, 하이 임팩트 대출상품 365
적정 가격의 주택 보급을 위한 리볼빙펀드: 위험 분산 368
사회적·환경적 은행들: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투자 371
전환 요인들 374
회복력의 성찰 378
9장?변화를 위한 연합: 이익의 보장 …… 380
길드의 재창조: 우리가 나아갈 길? 385
퀘벡에서의 사회연대경제 건설 393
전환 요인들 402
회복력의 성찰 405
비아캄페시나: 식량 주권을 위한 세계적 운동의 구축 408
전환 요인들 419
회복력의 성찰 421
공정거래 금융을 증진하기 위한 연합: 전환으로의 도전 422
10장?경제민주주의와 협동조합 자본 …… 429
인클로저보다 한 수 앞서다: 공평을 향한 몬드라곤의 방식 432
이탈리아 사회적 돌봄의 민주화 439
협동조합 에너지 서비스: 녹색경제 실천가 동원 450
전환 요인들 455
회복력의 성찰 459
11장?전환의 시대를 앞당기는 새로운 소유권 …… 461
국제적 금융투자업의 구조적 역기능 463
신탁: 인클로저를 벗어나는 수단 479
진화하는 신탁 방식: 소유권 이전을 앞당기기 위한 시스템 492
부동산 소유권 변혁: 내 집 마련을 위한 해결책 503
토지은행협동조합 설립하기 510
지역경제의 판을 새롭게 짜고 전환을 모색해가는 함의들 516
전환 요인들 520
회복력의 성찰 521
12장?성장 지상주의와 소비주의 문화를 넘어 …… 525
에덴을 넘어서: 자연으로부터의 고립 528
전환: 내부와 외부로의 여정 532
문화에 사로잡힌 갑옷 부수기 540
“가격”의 전환: 우리는 우리의 방식에 지불할 의사가 있는가? 547
회복력 직조하기: 가능한가? 557
월스트리트로부터 중심가 구하기 560
시련의 장으로서의 가정: 가정경제의 재탐색 565
에필로그?위대한 전환 …… 577
참고문헌 598
찾아보기 608
경제성장 지상주의에서 회복력 지상주의로!
영어 resilience는 탄성, 탄력 등으로 간단하게 옮겨지는 단어로, 여러 학문 분야에서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었다. 근래 주목받는 분야는 생태과학인데, 특정 생태계에서 외부 환경의 교란이 발생하여 원래의 안정적 균형 상태를 이탈하는 경우, 계(system)는 이탈로부터 얼마 만에 회복할 수 있는가를 의미하는 수학적 개념이다. 이 외에도 심리학에서는 ‘곤란에 직면했을 때 이를 극복하고 환경에 적응하여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능력’으로, 재난관리 분야에서는 위험사회가 된 현대에 피할 수 없게 된 재난과 재해를,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뿐 아니라 일어난 이후 ‘공동체가 경제적, 사회적, 심리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능력’ 등의 의미로 사용되며, 우리말로는 회복탄력성, 복원력, 회복력 등으로 옮겨지곤 했다.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키워드
도서출판 따비의 신간 《전환의 키워드, 회복력 ―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12가지 이야기》의 두 저자 마이클 루이스와 팻 코너티는 resilience, 즉 회복력을 우리 시대의 핵심가치로 내세운다. 그들이 진단하는 우리 시대는 어떠한가. 불안정한 기후로 인해 식량 사정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으며, 잦은 자연재해는 일상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이런 기후변화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는 것으로 알려진 화석연료는 현대를 인류 역사상 가장 풍족한 시대로 만들었지만, 무분별한 채굴과 남용으로 인해 고갈을 앞두고 있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보여주듯, 금융은 더 이상 서민의 안전망이 아닌 재앙이 되었다. 토지, 먹거리 분야에서도 사유화 경향은 점점 공고해져서 서민이 차지하는 몫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처럼 심화되는 불평등은 개개인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공동체를 붕괴시킨다. 붕괴된 공동체에서는 상생보다 각자도생을 우선적인 가치로 삼게 되고, 환경파괴와 경제 불안정을 더욱 부추긴다.
이는 ‘경제성장 지상주의’의 결과다. 지금까지는 성장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것이라는 신화가 공고했다. 실제로 경제성장의 달콤한 열매를 맛본 이들도 많았다. 그러나 지구환경과 인간 자신을 착취하면서 만들어진 성장 신화는 결국 사회-생태-경제에서의 만성적인 위기를 만들었을 뿐이다. 저자들은 이런 위기에서 사회-생태-경제를 구할 키워드는 성장이 아니라 ‘회복력’이라고 주장한다.
지구와 인간사회는 망가져 있다. 망가진 상태를 되돌리기 위해서는,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하고 경제적으로 균형 잡혀 있으며 공동체가 스스로를 도울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저자들은 그러한 실험의 사례, 공동체의 협동에 기초해 모두를 위한 부를 축적해나간 과거와 현재의 사례들을 소개한다. 회원 간 상호부조와 재정적 호혜성을 기반으로 운영되며, 회원들이 예금을 공동 출자하여 서로에게 무이자로 주택담보대출을 제공하는 스웨덴의 JAK 협동조합은행, 토지는 공동체가 소유하되 주택에 지분은 개인이 가질 수 있도록 해 지불가능한 주택을 공급하고자 하는 공동체토지신탁(CLT), 식량 주권 개념을 통해 먹거리 생산자들의 지속 가능성은 물론 모든 이가 양질의 먹거리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려는 비아캄페시나 등이 그것이다.
회복력의 핵심원리와 추진전략
위와 같은 조직의 공통점이 바로 회복력이다. 회복력 있는 공동체는 다음과 같은 일곱 가지 핵심 원리에 의해 작동된다. 다양성, 모듈화, 사회적 자본, 혁신, 중첩성, 피드백 루프의 조직화, 생태계 서비스.
‘다양성’은 위기상황에 닥쳤을 때 취할 수 있는 선택 가능한 대안들이며, 그로 인해 변덕스러운 환경변화나 외부교란에도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다. 한편 과도하게 연계된 체계에서는 충격이 발생할 경우 전체 체계로 그 여파가 빠르게 확산되므로, 회복력 있는 체계는 각 구성인자들이 ‘모듈’로서 독립성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회복력은 다 함께 위기에 대응하는 능력에 뿌리를 두고 있으므로, 신뢰와 단단한 관계망, 그리고 리더십 같은 ‘사회적 자본’은 회복력의 핵심이다. ‘혁신’은 변화와 충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한다. 모듈화가 구성인자들의 독립성을 강조한다면, ‘중첩성’은 지나친 분리가 한 개인이나 공동체를 망가뜨리는 것을 막는다. 공유와 사유를 중첩시킴으로써 유연성과 다양성을 높이는 것이 그 예다. 회복력 있는 체계는 ‘피드백 루프’, 즉 의사소통 흐름이 적절히 유지되고 조직화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이를 위한 모든 활동은 ‘생태계’의 모든 생명체, 자연환경 등이 제공하는 것들에 대한 존중과 유지를 전제해야 한다.
이와 같은 핵심 원리들이 추구하는 것은 “위대한 전환”, 즉 경제성장 지상주의에서 회복력 지상주의로의 전환이다. 이런 전환만이 지속가능한 생태계, 상생의 공동체, 궁극의 균형경제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 저자들이 제시하는 전략은 네 가지다.
첫째, 공유재의 확보. 대략 5세기부터 진행된 공유재의 사유화는 결국 ‘공유지의 비극’, 즉 주인 없는 땅이 황무지로 전락할 것이라는 가정을 기정사실화했다. 그러나 저자들은 여러 사례를 통해 공유재란 주인이 없는 것이 아니라 만인이 주인이라는 사실을 되짚어냈다. 만인이 주인이 되어 공동으로 가꾸는 공유재를 확보하는 것이 전환을 위한 첫 번째 추진전략이다.
둘째, 민주주의의 재창출. 하나는, 공유재를 확보하는 것은 민주적 참여와 통제의 관점을 재창출하고 확장시키는 것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전환을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우리 경제를 보다 지역적인 기반 아래 재조직화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질 수 있도록, 또 회복력을 가질 수 있도록 우리 자신을 통치하는 것에 달려 있다.
셋째, 사회연대경제의 구축. ‘사회연대경제(social solidarity economy)’는 개념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현실에서의 창발적인 운동이기도 하다. 연대경제는 이기심이 우리의 경제적인 DNA에 깊이 각인되어 있다는 생각을 전면적으로 거부한다. 연대는 우리 사회의 전환에 필요한 노력들을 지속시키기 위해 우리가 서로에게 필요로 하는 자원이다.
넷째, 인류와 지구의 문제에 대한 가치 측정. 인간이 발전시켜온 상업시스템은 자연계를 인간의 이익을 위한 원료 공급처이자 인간의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한 배수구인 양 취급한다. 그러나 우리가 자연계로부터 받는 서비스나 비용을 화폐가치로 측정하고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에 이러한 비용을 반영한다면, 우리의 경제적인 행태는 크게 달라질 것이다. 이러한 발상의 전환, 그리고 그에 따른 경제적 책임은 인간이 자연의 풍부함을 소비하는 방법에 대해 더 신중해지고 사려 깊은 태도를 취하도록 할 것이다.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사례는 캐나다 몬트리올의 사우스웨스트 경제사회그룹처럼 한 지역의 사례, 스웨덴의 JAK 협동조합은행처럼 한 국가의 활동 사례, 비아캄페시나처럼 범세계적인 연대조직 등 다양하다. 각자의 사정과 규모 그리고 목적에 따라 활동하고 있는 그들처럼, 우리 사회의 회복력을 키워보고자 하는 여러 사람들에게, 이 책은 탄탄한 이론적 배경뿐 아니라 가슴 뛰는 영감을 제공할 것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마이클 루이스
25세에 ‘캐나다 지역공동체 재생센터Canadian Centre for Community Renewal’(http://communityrenewal.ca 참조)를 설립한 이래, 지역공동체경제개발(CED), 개발금융, 그리고 사회적경제 및 협동경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쏟아왔다. 그는 매우 왕성한 저술활동과 실천을 병행한 지식인으로 존경받고 있다. 자본가정신에 입각한 발전에서부터 국가적인 네트워크 구축까지, 척박한 CED 조직들을 전략적으로 지원하는 것에서부터 공동체의 회복성을 강화하기 위한 도구와 커리큘럼을 고안하는 것까지, 지난 35년간 수백 개의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저자는 다양한 경험에 기대어, 우리 손자 세대들에 대한 우려와 기후변화, 석유정점, 전지구적 금융산업의 폭주라는 상호작용에 대한 관심 증가에 부응하여 집필을 시작하였다. 이 책에서 그는 이와 같은 이슈와 혁신을 개괄하고 있다.
저자 : 팻 코너티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으로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활동하고 있다. ‘신경제재단New Economics Foundation’과 ‘영국협동조합연맹Co-operatives UK’(http://en.wikipedia.org/wiki/Cooperatives_UK 참조)의 연구위원이며, 경제민주화와 협동조합형 회사의 혁신적인 형태에 관한 정책연구 분야의 전문가이다. 그는 주로 가계부채 문제 해결, 지역공동체개발금융(CDF), 그리고 공동체토지신탁(CLT) 분야를 연구해왔다.
역자 : 미래가치와 리질리언스 포럼
페이스북의 ‘리질리언스 스터디 네트워크Network for Resilience Study’와 이 네트워크에서 운영하는 오프라인 포럼 ‘미래가치와 리질리언스 포럼’의 구성원들이다. 이 그룹은 사회적경제, 도시재생, 마을 만들기 등 지역공동체, 전통시장 활성화 등 현재의 한국사회의 경제적 문제점을 극복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다양한 분야의 학제간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공무원, 현장활동가들이 모여서 미래가치로서 사회경제적 회복력resilience을 중심으로 새로운 사회적 전환에 대해 학습하고 토론하는 모임이다. 2013년 초부터 운영된 온라인 스터디 네크워크를 기반으로 2014년 중순부터 매월 월례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 주요 목차
한국어판 서문 5
옮긴이 서문 8
감사의 글 12
1장?회복력: 21세기의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 …… 19
사회-생태-경제적 변화의 추진: 전환을 위한 교육 21
미증유의 불안정성: 변화의 시기를 나타내는 신호 23
진보와 성장: 백미러를 통한 항해 43
대안은? 5개의 탈출구 50
궁극의 균형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여정 84
2장?‘개인의 부’ 대 ‘공동의 부’ …… 89
도덕경제의 종말: 거대한 전환 91
큰 시장의 진화 I: 토지개혁을 위한 투쟁 99
큰 시장의 진화 II: 기업의 부상 108
큰 시장의 진화 III: 주인이 된 은행과 노예가 된 채무자 116
만족의 경제학: 지구의 공유지 안에서 살아가기 139
21세기: 살아 있는 자들이 반드시 써야 할 역사의 한 장 144
3장?부채를 넘어서: 무이자대출과 협동조합은행 …… 146
무이자대출: JAK 협동조합은행 151
가정경제에 대한 효과: 하트윅 가족의 사례 161
전환 요인들 163
회복력의 성찰 165
4장?“나”와 “우리”가 하나 되기: 공동체토지신탁 이야기 …… 168
미국의 공동체토지신탁 모델 172
영국의 공동체토지신탁: 21세기에 토지개혁 다시 불러일으키기 188
상호소유주택협동조합 모델: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규모화하기 193
가정경제: 전환에 대한 토지신탁의 효과 202
전환 요인들 203
회복력의 성찰 206
5장?에너지 자립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전략적 방법 …… 209
에너지 절약 실행하기: 요크셔 에너지 서비스 214
화석연료 제로의 크리스티안스타드 221
에너지 자립이 가정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 230
전환 요인들 231
회복력의 성찰 233
6장?지속가능한 먹거리로 가는 길 찾기 …… 235
값싼 먹거리와 그 가격 237
생활클럽: “생활인”이 바꾸는 사람-먹거리, 사람-사람의 관계 249
지역공동체지원농업 260
누가 우리의 먹거리를 생산하는가 ─ 농사의 승계 문제 262
연대와 계승: 로컬푸드 보장하기 267
연어 복원: 알래스카의 공유자원 복원하기 273
가정경제에 미치는 영향: 하트윅 가족 283
7장?마을경제로 새 틀 짜기 …… 286
주요한 경제적·사회적 기능 292
사우스웨스트 경제사회그룹: 몬트리올의 극빈 지역 탈바꿈시키기 306
연안기업 ─ 메인 주의 지역공동체개발기금 316
전환 요인들 326
회복력의 성찰 332
8장?상생의 금융혁신: 변화의 씨앗들 …… 335
금융에 돈과 채무상담 연결하기: 공동체은행제휴 339
미국 신용협동조합의 혁신: 연합하는 솔루션 346
무담보소액신용대출을 넘어: 통합적 접근들 349
커뮤니티에 기반을 둔 지분형 엔젤투자자들 356
영국의 협동조합 자기자본 ─ 상환 및 양도 가능 주식 357
장거리 관계금융 362
취약한 주택소유자들을 위한 저금리, 하이 임팩트 대출상품 365
적정 가격의 주택 보급을 위한 리볼빙펀드: 위험 분산 368
사회적·환경적 은행들: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투자 371
전환 요인들 374
회복력의 성찰 378
9장?변화를 위한 연합: 이익의 보장 …… 380
길드의 재창조: 우리가 나아갈 길? 385
퀘벡에서의 사회연대경제 건설 393
전환 요인들 402
회복력의 성찰 405
비아캄페시나: 식량 주권을 위한 세계적 운동의 구축 408
전환 요인들 419
회복력의 성찰 421
공정거래 금융을 증진하기 위한 연합: 전환으로의 도전 422
10장?경제민주주의와 협동조합 자본 …… 429
인클로저보다 한 수 앞서다: 공평을 향한 몬드라곤의 방식 432
이탈리아 사회적 돌봄의 민주화 439
협동조합 에너지 서비스: 녹색경제 실천가 동원 450
전환 요인들 455
회복력의 성찰 459
11장?전환의 시대를 앞당기는 새로운 소유권 …… 461
국제적 금융투자업의 구조적 역기능 463
신탁: 인클로저를 벗어나는 수단 479
진화하는 신탁 방식: 소유권 이전을 앞당기기 위한 시스템 492
부동산 소유권 변혁: 내 집 마련을 위한 해결책 503
토지은행협동조합 설립하기 510
지역경제의 판을 새롭게 짜고 전환을 모색해가는 함의들 516
전환 요인들 520
회복력의 성찰 521
12장?성장 지상주의와 소비주의 문화를 넘어 …… 525
에덴을 넘어서: 자연으로부터의 고립 528
전환: 내부와 외부로의 여정 532
문화에 사로잡힌 갑옷 부수기 540
“가격”의 전환: 우리는 우리의 방식에 지불할 의사가 있는가? 547
회복력 직조하기: 가능한가? 557
월스트리트로부터 중심가 구하기 560
시련의 장으로서의 가정: 가정경제의 재탐색 565
에필로그?위대한 전환 …… 577
참고문헌 598
찾아보기 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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