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으로 지은 집- 가계 부채는 왜 위험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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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아티프 미안 외
출판사항열린책들, 발행일:2014/10/30
형태사항p.318 국판:23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32916798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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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가계 부채에 의존한 성장은 매우 위험하다

가계 부채는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한국 경제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가계 부채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프린스턴 대학의 경제학자 아티프 미안과 시카고 대학의 금융 담당 교수 아미르 수피는 이 책 『빚으로 지은 집House of Debt』에서 과다한 가계 부채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한다. 결론은 가계 부채가 경제 불황의 근본 원인이며 빚을 진 가계들뿐만 아니라 국민 경제 내의 그 누구도 가계 부채 문제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나아가 가계 부채가 급증하게 된 원인을 천착하며, 그 해결책 또한 제시하고 있다.
저자들이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는 명확하다. [가계 부채에 의존한 성장은 매우 위험하다]는 것이다. 가계 부채의 급증은 소비 지출의 감소를 가져오고 장기 불황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가진 것이 가장 적은 사람들에게 가장 큰 타격을 입히면서 부의 불평등을 강화한다. 더욱이 가계 부채는 빚을 진 가계들의 자산에 타격을 입히는 데 그치지 않고, 경제 시스템을 돌고 돌아 결국 모두에게 손실을 입힌다.
폴 크루그먼 등 여러 경제학자들로부터 가계 부채 분야 전문가로 공인받은 공저자 아티프 미안과 아미르 수피는 토마 피케티 등과 더불어 최근 국제통화기금이 선정한 [다음 세대를 이끌어 갈 45세 이하 경제학자 25인]에 선정되었고, 2014년 ?파이낸셜 타임스? [올해의 책] 최종 후보작에 올라 있는 『빚으로 지은 집』은 로런스 서머스로부터 [2014년 가장 중요한 경제학 책, 아마도 2008년 금융 위기와 뒤이은 대침체에 관한 가장 중요한 책]이라는 격찬을 받았다.


거의 모든 장기 불황에는 가계 부채가 급증하는 현상이 선행했다

2007년부터 2009년 사이 미국의 대침체기 동안 8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400만 채 이상의 주택이 압류되었다. 그리고 대침체가 일어나기 전 2000년부터 2007년 사이 미국의 가계 부채는 두 배로 껑충 뛰어 14조 달러까지 급증하였다. 이는 순전히 우연의 일치일까? 저자들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아티프 미안과 아미르 수피는 이 책 『빚으로 지은 집』에서 분명하고 강력하고 분명한 증거를 바탕으로 대공황과 대침체, 나아가 현재 유럽의 경제 위기까지도 엄청난 규모로 늘어난 가계 부채가 소비 지출의 급락을 초래하며 일어난 일임을 실증적인 데이터를 통해 증명한다.
그동안 리먼브라더스의 파산 등 금융 시스템을 마비시킨 은행 위기가 대침체의 주요 원인으로 거론되어 왔다. 실제로 위기 극복을 명분으로 이들 금융 기관들에는 천문학적인 구제 금융이 투입되었다. 그러나 저자들은 실제 데이터 분석에 기반을 두고 이러한 통설에 반박한다. 저자들은 정부 정책이 지나치게 은행과 채권자의 이해를 보호하는 데만 치우쳐 있다고 비판한다. 근본적인 문제는 과도한 부채에 있다고 보는 저자들은 구제 금융을 통해 금융 시장의 자금 흐름을 원활하게 하려는 정책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본다. 장기 불황이 일어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과도하게 누적된 가계 부채는 주로 한계 소비 성향이 높은 저소득층의 주택 압류를 불러온다. 이는 소비 지출의 급감, 즉 총수요의 감소로 이어지고, 다시 생산의 감소와 대규모 실업을 일으킨다. 저자들은 이러한 소비 주도 불황을 극복하기에는 기존의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에는 한계가 있으며 가계 부채를 줄여 소비를 진작시키는 것만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빚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금융 시스템은 부의 불평등을 악화시킨다

미국의 대침체기 동안 집의 가치는 5.5조 달러나 떨어졌다. 미국 경제의 국민 소득이 한 해 약 14조 달러임을 감안할 때, 주택 소유자들의 순자산이 엄청나게 감소했음을 알 수 있다. 저자들은 미국 전체 가구의 순자산과 레버리지 비율에 대한 조사를 통해 자산의 소유 정도에 따라 놀라운 차이가 있음을 발견한다. 미국의 가계를 5분위로 나누었을 때, 하위 20퍼센트에 해당하는 주택 소유자들, 즉 가장 가난한 주택 소유자들은 지나치게 많은 빚을 지고 있었다. 이들의 레버리지 비율, 즉 대출 총액을 자산으로 나눈 비율은 80퍼센트에 달했고, 집 말고는 가진 자산이 거의 없었다. 정반대로 상위 20퍼센트는 금융 자산이 80퍼센트에 육박했고, 레버리지 비율은 7퍼센트에 불과했다. 사실 이러한 결과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저소득층의 부채는 고소득층의 자산이기 때문이다. 순자산 하위 20퍼센트 계층은 집값 하락에 따른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었고, 높은 레버리지 비율, 주택 자산에 대한 과도한 투자, 없는 것이나 다름없는 금융 자산의 결합은 이들 가계에 재앙을 예고하고 있었다.
실제로 2006년부터 2009년 사이 미국 전역의 집값이 평균 30퍼센트 떨어지자 레버리지 비율이 높으면서도 순자산이 적은 이들 가계들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레버리지 승수 효과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주택 소유자의 주택 담보 대출 비율(LTV)이 80퍼센트인 경우, 예를 들어 10만 달러짜리 집을 2만 달러의 순자산과 8만 달러의 모기지 대출을 받아 산 주택 소유자를 가정해 보자. 집값이 20퍼센트 떨어지면, 즉 집값이 8만 달러가 되면 이 주택 소유자의 순자산은 0이 된다. 변화율로 따지면 이 주택 소유자의 순자산은 100퍼센트 감소하고, 20퍼센트의 집값 하락이 100퍼센트의 순자산 변화를 가져와 레버리지 승수는 5가 된다. 즉 집값 하락폭의 5배로 순자산이 크게 변하는 것이다. 실제로 순자산 하위 20퍼센트 계층의 경우 레버리지 비율이 80퍼센트에 달한 상황에서 집값이 30퍼센트 하락했기 때문에, 이들의 순자산은 전부 허공으로 사라져 버린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통계는 이러한 계산과 정확히 일치했다. 2007년부터 2010년 사이 하위 20퍼센트 계층의 순자산은 3만 달러에서 사실상 0이 되었다.
집값 폭락과 결합한 과도한 부채는 이미 크게 벌어져 있던 부자들과 가난한 사람들의 격차를 더욱 크게 벌려 놓았다. 가난한 사람들은 원래 가난했다. 그러나 이들은 집값 폭락으로 그나마 가지고 있던 것조차 모두 잃어버렸다. 이들이 진 빚이 일으킨 레버리지 승수 효과가 이들의 순자산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빚의 근본적인 특징이다. 빚은 정확히 가장 가진 것이 없는 계층에 엄청난 손실을 입힌다. 대침체 이전에도 미국의 부 불평등도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2007년 순자산 상위 10퍼센트 계층은 전체 부의 71퍼센트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이는 1992년의 66퍼센트에 비해 이미 상당히 높아진 것이었다. 그러나 이 수치는 2010년 다시 74퍼센트로 증가한다. 부자들은 더 부자가 되었고, 가난한 사람들은 더 가난하졌다. 빚은 소득과 부의 불평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빚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금융 시스템은 부의 불평등을 악화시킨다.


자산이 빚으로 이루어져 있을 때, 자산 가격의 하락은 경제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친다

주택 시장 거품에 버금가는 거품은 대침체가 일어나기 몇 해 전에도 있었다. 2000년대 초반 미국의 기술주 거품이 터졌을 때 2000년부터 2002년 사이 미국 가계의 금융 자산은 5조 달러가량 줄어들었다. 이 수치는 대침체기 동안 집값 하락으로 인한 자산 감소 총액과 놀라울 만큼 흡사했다. 그러나 엄청난 자산 손실에도 불구하고, 기술주 주가의 폭락은 가계 지출에 거의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오히려 가계 지출은 같은 기간 5퍼센트 증가했다. 주택 시장의 거품 붕괴가 엄청난 소비 지출 감소로 이어진 반면, 기술주의 거품 붕괴는 왜 소비 지출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은 것일까?
저자들은 한계 소비 성향의 차이로 이를 설명한다. 기술주를 보유한 사람들은 레버리지가 거의 없는 최상위 부자들이었다. 2001년 당시 순자산 기준 상위 20퍼센트가 미국 주식의 약 90퍼센트를 소유하고 있었고, 이들의 레버리지 비율은 6퍼센트에 불과했다. 레버리지가 낮은 고소득층은 자산에 대한 한계 소비 성향 또한 낮기 때문에 타격을 입어도 소비를 줄일 가능성이 별로 없다. 반면 자산이 빚으로 이루어져 있을 때, 자산 가격의 하락은 경제에 큰 타격을 가져온다. 높은 레버리지와 자산 가격의 급락이 결합해서 소비 지출의 급격한 축소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주택 시장 거품 붕괴가 기술주 거품 붕괴보다 경제에 미친 영향이 훨씬 컸던 이유다.


실증적 증거들과 레버드 로스 프레임워크

저자들이 책의 앞부분에서 제시하는 실증적 증거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심각한 경기 침체 이전에는 거의 언제나 가계 부채가 증가하는 현상이 선행해서 일어난다. 대공황 때도 그랬고, 대침체 때도 그랬다. 지난 10년간 유럽에서 일어난 최악의 경제 위축도 마찬가지다. 심각한 불황과 이에 선행하는 가계 부채의 증가 사이에는 긴밀한 관계가 있다. 둘째, 주택 자산의 가격이 급락할 때 발생하는 손실은 레버리지에 따라 달라진다. 빚을 통한 자금 조달은 집값이 하락할 때 자산이 많은 계층에 별 피해를 입히지 않는 반면, 자신이 적은 계층에게는 큰 피해를 입힌다. 그 결과 대침체 이전 이미 심각했던 부의 불평등은 2006년부터 2009년 사이 더욱 악화되었다. 셋째, 가계 지출의 감소는 주택 가격 폭락과 결합된 가계 부채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가계 부채가 많고 집값이 크게 떨어진 지역에서는 주택 소유자들의 순자산이 대폭 감소하면서 소비도 크게 준 반면, 순자산 손실이 거의 일어나지 않은 지역에서는 2008년까지도 소비 지출이 거의 줄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에는 이러한 지역에서도 소비 지출이 줄어들었다. 넷째, 빚은 소비가 급격하게 감소하는 이유를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빚은 주택의 압류를 불러오고, 압류가 일으키는 외부 효과는 집의 가치를 더욱 떨어뜨린다. 그리고 집값 하락으로 인한 손실은 한계 소비 성향이 높은 빚이 많은 가계에 집중된다.
저자들은 이러한 실증적 증거들을 바탕으로 하나의 경제 모형을 제시한다. 바로 레버드 로스levered losses 프레임워크다(레버드 로스는 [빚 때문에 발생했으며 그로 인해 피해가 증폭된 손실]을 뜻한다). 레버드 로스 프레임워크의 첫 번째 구성 요소는 한 경제의 구성원들이 빚의 유무에 따라 이질적이라는 것이다. 즉 한 경제 안에 차입자와 저축자가 존재하며 차입자는 많은 빚을 지고 있다. 레버드 로스 프레임워크의 두 번째 구성 요소는 빚을 진 가계들이 급격하게 소비를 줄이게 만드는 경제 전체에 가해지는 충격이다. 부동산 가격의 폭락은 정확히 여기에 해당한다.
레버드 로스 프레임워크 안에서는 두 가지 영향으로 인해 가격의 하락이 소비에 미치는 효과가 증폭된다. 첫 번째는 주택 자산의 가치가 변할 때 소비를 가장 크게 변화시키는 계층, 즉 빚진 사람들에게 손실이 집중되는 현상이다. 레버드 로스 프레임워크 안에서는 한계 소비 성향이 큰 사람들에게 손실이 집중되기 때문에 경제 내의 모든 사람들에게 손실이 균등하게 배분되는 경우보다 소비 지출의 감소가 더 크게 일어난다. 두 번째는 압류로 인해 집값 하락의 충격이 더욱 커지는 현상이다. 이른바 압류의 외부 효과다. 집값이 크게 하락하면 대출 금액이 집값을 초과하는 집들이 생겨난다. 이른바 깡통 주택들이다. 이런 깡통 주택을 가진 가계는 모기지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고 채무 불이행에 빠질 가능성이 아주 높다. 채무 불이행은 결국 압류로 이어지고 압류는 집값을 더욱 떨어뜨리게 된다. 따라서 집값이 떨어지면서 시작된 소비 감소는 압류로 인해 집값이 더 떨어지면서 더욱 증폭된다.


우리는 모두 한배를 타고 있다

저자들은 이 책의 목표에 대해 책의 서두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우리는 통계와 과학적 기법을 이용해서 오늘날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문제들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한다. 왜 심각한 불황들이 발생하는가? 우리는 대침체와 그로 인한 결과를 막을 수 있었는가? 우리는 이런 위기들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가? 이 책은 실증적인 증거에 기반을 두고 이러한 질문들에 답할 것이다. 모나코 사의 정리해고된 직원들을 포함해서 일자리를 잃은 수백만 명의 사람들은 대침체가 왜 일어났는지, 이런 위기를 방지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증거에 기반을 둔 설득력 있는 설명을 들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렇다, 우리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설득력 있는 설명을 들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다. 단지 대출을 받아 집을 샀다는 이유로 경제적 곤경에 빠져 허우적대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경기 침체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도 왜 이런 불행이 자신에게 닥쳤는지, 그것이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일이었는지 들을 자격이 있다. 경제에 어떤 격변이 일어났다면, 그리고 정부가 이에 대응해 어떤 정책을 펼쳤다면, 우리는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왜 그러한 정책이 필요했는지, 그리고 그것이 누구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는지 설득력 있는 설명을 들을 자격이 있다.
가계 부채는 단순히 빚을 지고 있는 가계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채무자들이 소비 지출을 급격하게 줄임으로써 발생하는 수요 부족이 일으키는 재앙에 가까운 경제적 효과는 채무자들을 넘어 경제 전체에 미친다. 수요 감소가 가져오는 연쇄 효과 중 가장 무서운 효과는 대규모 실업 현상이다. 주택 시장 붕괴와는 하등의 관계가 없는 근로자들도 수요 감소로 인해 일자리를 잃는다. 저자들은 레버드 로스가 있을 때 실업 현상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채무자 섬]과 [채권자 섬]으로 이루어진 경제를 가정하면서, [채무자 섬]에서 주택 가격의 폭락이 발생했을 때 부채가 없던 [채권자 섬]도 결국 높은 실업률로 고통받을 수밖에 없음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저자들이 이를 통해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는 분명하다. 언뜻 보기에는 과다한 가계 부채로 인한 집값 폭락의 피해자는 빚을 진 가계들만으로 보이지만, 결국 한 경제 내의 구성원 모두가 피해자가 된다는 것이다. 저자들의 말에 따르면, 가계 부채의 여파를 피해 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에 우리는 모두 한배를 타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호황일 때 빚이 전혀 없던 가계도 불황과 함께 수요가 감소하면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고용은 레버드 로스로 인한 충격이 경제 전체에 퍼져 나갈 때 가장 중요한 경로이다. 그러나 또 다른 경로도 있다. 모기지 대출을 받은 가계들이 파산하고 은행이 압류에 나서면 주변 집값이 함께 떨어진다. 또한 모기지 대출의 채무 불이행이 늘어나면 은행은 대출 공급을 줄인다. 그 결과 경제 전체가 피해를 입게 된다. 잘못은 무책임하게 빚을 끌어다 쓴 사람들에게 있기 때문에 그들 스스로 책임을 져야한다는 식으로 도덕적 훈계를 늘어놓는 것은 가계 부채로 인한 위기의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빚을 진 가계의 수요 감소는 경제 전체로 빠르게 퍼져 가며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가계 부채로 인한 악순환을 어떻게 끝낼 수 있을까? 저자들은 가계 부채를 직접적으로 줄이는 것만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미국 정부가 대침체 당시에 보다 적극적으로 부채 탕감 정책을 펼쳤다면 위기는 한결 쉽게 해소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들은 우리가 거품 발생과 거품 붕괴라는 고통스러운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금융 시스템이 융통성 없는 채무 계약 형태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저자들은 위험 분담 원칙에 입각한 새로운 형태의 모기지 계약, 즉 책임 분담 모기지를 제안한다. 채무 계약은 돈을 빌려준 대부자도 위험과 책임의 일부를 나누어 가지는 주식의 형태에 보다 가까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이 한국 경제에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가계 부채가 1,000조를 넘어서면서 가계 부채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한편에서는 가계 부채가 한국 경제를 파탄 나게 할 폭탄의 뇌관이라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반면, 또 다른 한편에서는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아무튼 현재 한국 경제는 이 책의 권고와는 상반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듯하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에도 가계 부채가 줄기는커녕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필연적으로 가계 부채가 늘 수밖에 없는 정책 수단을 이용해 경기 부양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저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이는 국민 경제를 장기 침체의 늪에 빠뜨릴 가능성이 높은 매우 위험한 정책이다.
현재 가계 부채가 위험한 수준에 도달했느냐에 대한 판단은 서로 다를지라도, 가계 부채가 임계점을 넘어서면 경제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데는 모두가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가계 부채가 임계점을 넘어서서 경제에 막대한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 그것을 극복하는 데는 오랜 세월이 걸릴 것이라는 것도 분명해 보인다. 장기 침체의 늪이 바로 우리 앞에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보다 보수적인 기준으로 가계 부채를 관리해야 하지 않을까? 철저하게 실증적 증거에 기반을 두고 장기 불황의 원인을 규명해 가는 『빚으로 지은 집』은 이미 우리가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을 경제학적으로 명쾌하게 설명해 준 것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렴풋한 직관적 인식을 신뢰할 만한 증거를 통해 명확하게 밝혔다는 것, 바로 이 점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가계 부채 문제는 비로소 추측과 짐작, 배짱이 난무하는 도박판이 아니라 증거와 사실에 입각한 생산적 논의의 장으로 들어서게 되었기 때문이다.

▣ 작가 소개

저 : 아티프 미안
Atif Mian
프린스턴 대학 경제학과와 우드로 윌슨 공공국제정책 대학원 석좌교수. 율리스-라비노비츠 금융 및 공공 정책 센터 책임자를 맡고 있다. 수학과 전산학 전공으로 MIT 학부를 최우등으로 졸업했으며 동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2년 프린스턴 대학으로 부임하기 전에 시카고 대학 부스 경영대학원, UC 버클리에 재직하였다. 거시 경제와 금융 부분의 상호 작용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이 선정한 [다음 세대를 이끌어 갈 45세 이하 차세대 경제학자 25인]에 선정되었다.

저 : 아미르 수피
Amir Sufi
시카고 대학 부스 경영대학원 시카고 상품거래소 석좌교수. 조지타운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MIT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거시 경제와 금융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이 선정한 [다음 세대를 이끌어 갈 45세 이하 차세대 경제학자 25인]에 선정되었다.

역 : 박기영
연세대 경제학부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은행에서 근무한 이후 시카고 대학에서 공저자 중 한 명인 아티프 미안 교수의 지도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로 금융 시장과 거시 경제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 주요 목차

한국어판 서문

1. 보헤미아의 스캔들

1부 거품이 터졌을 때

2. 빚과 파멸
3. 허리띠 졸라매기
4. 레버드 로스 이론
5. 실업에 대한 설명

2부 거품의 형성

6. 신용 팽창
7. 재앙으로 이어지는 길
8. 빚과 거품

3부 악순환의 고리 끊기

9. 은행을 구할 것인가, 경제를 구할 것인가?
10. 부채 탕감
11. 통화 정책과 재정 정책
12. 고통의 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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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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