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본주의의 폭력 -부채위기를 넘어 공통으로-

고객평점
저자크리스티안 마라찌
출판사항갈무리, 발행일:2013/04/24
형태사항p.252 46판:20CM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61950657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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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드디어, 전지구적 경제 위기의 새로운 해석이 도착했다.
이 책은 아카데미의 고루한 교리와 단호히 결별하고 새로운 경제적, 정치적 사유를 주장하고 있다.
― 안또니오 네그리(『제국』 저자)

정치적으로 부채 경제는 금융자본주의라 불리는 것이 더 올바른 표현일 것이다.
― 마우리치오 라자라토(『부채인간』 저자)

마라찌에 따르면, 개인 부채와 금융시장 경영은 사실은 비물질노동, 일반지성, 사회적 협력의 변형을 통치하는 기법이다. 금융위기는 경제와 정치의 일방적, 다각적 헤게모니라는 개념을 근본적으로 침식한다. 이로 인해 전 세계 곳곳에서 새로운 지리통화적 질서가 모색되고 있다. 마라찌는 이러한 시도들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자본주의의 폭력』은 무엇보다 자본주의의 최신 판본에 맞서려는 포스트 맑스주의자들을 안내하면서 세계 경제의 현 단계를 급진적으로 이해하고자 한다. 『금융자본주의의 폭력』은 포스트 포드주의적 통념을 비판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하우스푸어, 워킹푸어, 등록금푸어를 생산하는 전지구화된 부채위기의 시대
2013년 초입에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는 엄청난 재정적자, ‘재정절벽’에 대비한 증세 법안을 공화당과의 난타 끝에 타결했다. 또한 유럽 각국은 유럽의 국채 위기가 끝났다고 발표했지만, 3월 키프로스에서 다시 위기는 재발했고 심지어 이탈리아는 긴축법안을 거부하는 여론을 틈타 부패한 베를루스코니가 복귀를 노리고 있다. 아베 총리가 집권한 일본은 강력한 엔저 정책을 펼쳐 경쟁국, 특히 한국의 수출 제조업에 타격을 가하고 있다. 미국의 헤게모니가 쇠퇴하고 유럽과 일본은 노쇠했지만, 여전히 중국은 미국의 경제를 뒷받침할 뿐이어서 중국이 새로운 경제 질서를 구축할지는 모호하다. 이처럼 2008년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부실에서 출발한 금융위기는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전지구화된 정치경제 속에서 하나의 위기와 한 지역의 위기가 끝나면 또 다른 곳에서 위기가 꼬리를 물고 발생하고 있다. 모든 곳을 금융과 그 위기가 지배하고 있다.

한국 사회는 어떤가. 1997년 IMF 위기 이후 한국 사회의 명예퇴직, 실업자가 급증하였다. 주식열풍과 벤처열풍이 불었지만 이내 사그라졌다. 신용카드 발급이 급증하더니 카드대란이 발생했고 평범한 사람들은 카드빚을 돌려막다 이른바 신용불량자가 되었다. 신용불량자들은 점차 사채 시장으로 몰렸다. 펀드투자와 변액보험, 주식투자가 국민 아이템이 되었으며, 상조보험 상품도 발전했다. 한편 사람들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아파트를 사기 시작했다. 몇 년 만에 집값은 몇 배로 뛰었고, 이에 발맞춰 주택담보대출은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사람들은 빚을 내서라도 일단 집을 사고 봤다. 정부가 추진하는 ‘뉴타운’이라는 멋들어진 이름은 부동산 투기를 공익사업으로 만들었다. 다른 한편에서는 전세대란이 일어났고, 부동산 개발로 인해 결국 용산 남일당의 5명의 주민들과 1명의 경찰이 불길과 함께 사망했다. 그럼에도 남일당 길 건너에는 단군 이래 최대 사업이라는 용산역세권 개발이 진행 중이었다.

이때 2008년 미국에서 금융위기가 터져버리자 모든 시계는 거꾸로 돌기 시작했다. 남일당의 사라진 땅은 여전히 텅 비어있고 단군 이래 최대 사업은 부도를 맞았다. 이제는 ‘하우스푸어’와 ‘렌트푸어’, ‘깡통주택’이라는 말이 유행했고 전세대란을 넘어 월세시대로 접어들었다. 최근에 주택담보대출연체율은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열 명 가운데 여덟이 대학을 가는 시대에 등록금은 중산층마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올랐고 등록금 대출은 필수인 시대가 되었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는 ‘등록금푸어’에서 ‘워킹푸어’로, 기껏해야 ‘렌트푸어’나 ‘하우스푸어’로 이어지는 미래 없는 ‘아픈’ 청년이 되어버렸다. 아마도 이들 대부분은 평생 동안 부채를 지고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

부채위기, 금융자본주의의 뿌리 ― 생명자본, 금융화
『금융자본주의의 폭력』은 최근에 유행하고 있는 용어들인 ‘하우스푸어’, ‘렌트푸어’, ‘삼포세대’에 관한 진단이며, 조금 더 거슬러 가면 외환위기, 벤처거품, 카드대란, 신용불량자에 대한 통찰을 제공해준다. 그리고 이 책은 너도나도 올라탄 투기 열풍을 조장한 메커니즘을 설명하고, 그것이 만들어낸 ‘부채인간’이라는 새로운 인간군상을 묘사한다. 금융이 주도하는 경제 속에서, 우리는 평생을 저당 잡힌 채 ‘도덕적 해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살아가야만 한다. 하지만 『금융자본주의의 폭력』은 단순한 현실 나열에 그치지 않고 그 뿌리를 추적한다. 우리가 빈민(‘푸어’)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까닭은 우리 스스로가 불안정한 노동자이자 소비자이기 때문이고, 지그문트 바우만에 따르자면, 생산적인 노동자-소비자에도 끼지 못하는 비참한 자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 책은 이런 현실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라 1970년대 이후 자본주의가 계속 변신한 결과임을 보여준다. 대량생산(자)과 대중소비(자), 임금인상과 고용안정, 관대한 보편적 복지에 기초했던 포드주의 혹은 케인스주의는 노동과 자본의 유연화를 내세운 포스트 포드주의로 이행했다. 또한 이 과정은 사회복지 체제를 해체하고, 민영화와 자본의 전지구화를 강화함으로써 대공황 이후 잃어버린 금융 자본의 입지를 만회하였다. 이 책은 이러한 신자유주의화 과정, 그리고 신자유주의가 위기를 전지구화한 과정을 금융화와 생명자본이라는 관점에서 검토한다.

생명자본은 자본주의 하에서 이윤을 생산하는 ‘노동(력)’을 ‘생명(력)’으로 바꿔 쓴 표현으로, 포스트 포드주의 시대에 생명은 이윤의 지배적 원천이 되었음을 포착한다. 생명이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공통된 자질로, 아주 기초적인 생리학적 특성부터 상징, 관념, 감정, 언어 등 인간의 추상적인 요소와, 자연생태계까지 포괄하는 용어이다. 이제 자본은 공장이나 사무실에서 노동자가 수행하는 물리적 노동뿐만 아니라 감정과 상징까지 흡수하며, 나아가 일상생활 곳곳에서 인간 활동을 추적하여 식민화한다. ‘셀프서비스’는 소비자를 생산자로 만들며, 온라인 쇼핑몰에 남겨진 소비자의 구매정보는 어느새 분류되어 생산과정에 통합되어 버린다. 이것이 오늘날 생명자본의 모습이다. 금융화는 전체 자본이 생산한 이윤에서 단순히 금융의 몫이 증가한다는 뜻이 아니라, 금융 자체가 가치를 생산한다는 개념이다. 금융화된 사회에서는, 자동차 구입 시 보험상품 가입은 필수이며 일상에서의 카드사용이 일반화되었듯이, 경제 자체가 금융 기법과 분리할 수 없을 정도로 얽혀 있다. 또한 금융화는, 복지 같은 공적 투자가 약해져 사채 시장이 활성화됨으로써, 금융의 핵심인 부채가 지배적인 사회 원리가 되는 현상을 포착한다. 이러한 부채경제로 인해 우리 모두는 신용 상태에 따라 분류된 삶을 살아가며, 점차 ‘신용불량자’와 빈민(‘푸어’)이 되어 간다.

신자유주의적 지구가 파괴될 때 지구의 구제는 가능하다!
『금융자본주의의 폭력』은 이런 현실을 전복하는 반대의 논리와, ‘투기 피라미드’에 올라탄 사람들에게 통찰을 제시한다. 금융자본주의 하에서 다중들의 부채가 자본에 포섭되어, 경제성장에 기여하고 거대 재벌기업과 금융기업의 수익을 보장해주며, 전세계의 1% 부호들의 지갑을 부풀리고 있다. 이 부채로 인해 생긴 수익을 통해 자본과 국가가 위기에 빠진 기업들과 부자들에게 공적 구제라는 명목으로 자금을 지원해준다. 그렇다면 다중들은 ‘채무자’일 뿐만 아니라 이 시대 ‘공통의 부’의 생산자이다. 마라찌는 인간이 인간의 행복을 만든다는 관점에서, 인류 보편적인 공동사회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아래로부터의 투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투쟁을 통해, 사회적 투자는 자본가가 아니라 인류 공동체 전체가 전유할 수 있는 인간 개발에 우선적으로 기여해야 한다. 마라찌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임금 삭감에 저항해야 한다. 공공 서비스의 축소에 반대해야 한다. 금융자본이 전유하는 부를 재분배해야 한다. 경제성장을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전환해야 한다. 유럽의 구제는 신자유주의적 유럽이 파괴될 때 비로소 가능해질 것이다.”

▣ 작가 소개

저 : 크리스티안 마라찌

Christian Marazzi
스위스 남부 루가노 출생. 독립적인 좌파 경제학자이자 열정적인 활동가로서, 1970년대 이후 이탈리아 노동자주의 운동에 참여해 왔으며 안또니오 네그리, 빠올로 비르노, 프랑코 베라르디[비포] 등과 함께 자율주의 핵심 사상가 중 한 명이다. 이탈리아 빠도바 대학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런던정경 대학에서 미국경제사로 석사를 마쳤으며, 런던시티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학위 논문에서 화폐와 경제의 불균형 문제를 통해 정치경제학을 재검토했으며, 이후 포스트 포드주의 전환을 생명자본주의, 인지자본주의와 연결하고 가치의 실현과 화폐의 문제를 금융화 현상으로 확장하는 데 주력했다. 빠도바, 뉴욕, 로잔, 제네바 등지에 위치한 여러 대학에서 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스비쩨라이딸리아나 대학(SUPSI) 경영사회과학부장을 맡고 있다. 이론적 영역뿐만 아니라 지역의 경제와 여성위원회 등 현실 문제에 참여하고 있다. 영어권에 소개된 저서로 『자본과 언어』(Capital and Language, 2008), 『자본과 정동』(Capital and Affect, 2011), 『금융자본주의의 폭력』(The Violence of Financial Capitalism, 2011) 등이 있고, 이탈리아 자율주의 문헌을 영어권에 소개한 『아우또미아』(Autonomia: Post -Political Politics, 2007)를 편집했다.

역자 : 심성보
문화연구 시월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독립적으로 연구와 번역을 병행하고 있다. 주된 관심사는 노동자 문화와 문화연구에 있으며, 특히 노동자들의 작업장 생활과 일상생활, 정체성과 역사, 운동과 재현, 공간과 정치 등에 관심이 많다. 최근에는 안산 지역 노동자 운동과 공간 변화, 1960년대 이후 이주 간호사를 연구했다. 이론적 측면에서 문화연구와 주체성 문제에 탐구하고 있으며 푸코의 후기 통치성 연구를 소개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공저로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의 문화정치를 연구한 『사라진 정치의 장소들』이 있으며, 또한 「안산 노동운동의 형성과 전개」, 「노동자 미디어는 ‘새로운 정치’의 장소가 될 수 있는가?」 등의 논문을 썼다. 옮긴 책으로 토마스 렘케의 『생명정치란 무엇인가?』(그린비, 근간), 그래엄 터너 『셀러브리티의 이해』(이매진, 근간)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감사의 글
들어가며 : 폭력적인 금융

1장 위기의 탄생
2장 금융의 논리
3장 이윤의 지대되기
4장 전지구적 통치의 위기
5장 지리통화적 시나리오
6장 나오며

부록
유럽을 파괴하는 신자유주의
노쇠하는 자본주의? 전지구적 협치라는 키메라
부채의 국가, 죄책감의 윤리
부채와 정동, 그리고 자기 재생산하는 운동
위기 관련 용어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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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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