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비밀주의는 스위스라는 나라의 최고법이다”
장 지글러, 검은 돈을 은닉하며 지구적 범죄에 동조하는 스위스 은행의 실체를 폭로하다
버진아일랜드에 은닉한 한국인의 재산이 최대 870조에 이른다는 소식은 상당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그와 더불어 ‘조세피난처’, ‘페이퍼컴퍼니’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책에서 장 지글러는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겉모습과 달리 원조 탈세천국으로 악명을 떨친 스위스의 민낯을 샅샅이 파헤치고 있다. 지글러는 스위스 은행이 어떻게 검은 돈을 은닉하고 세탁하는지, 금융가와 공모한 정치가들 때문에 더욱 공고해진 스위스의 비밀주의가 마약 산업의 대부와 전 세계의 부정한 정치가, 독재자들의 재산을 얼마나 안전하게 지켜주는지 폭로한다. 이미 20년 전에 역외탈세와 검은 돈의 해악을 예견했던 장 지글러는 연이은 고소, 고발과 살해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스위스 은행의 실체를 폭로했다. 현재 스위스의 비밀주의는 해체될 것처럼 보이지만 검은 돈을 은닉하고 세탁하는 스위스 은행의 행태는 변화의 기미가 없다. 지글러는 검은 돈의 생성 과정 및 실체를 생생하게 보여주면서 우리에게 깊은 각성을 촉구하며, 민주적 시민의식의 봉기만이 부패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음을 역설한다.
「1장 검은 돈의 네트워크, 스위스」에서는 마약으로 벌어들인 검은 돈을 세탁하는 스위스 은행들의 실태를 보여준다. 스위스에는 마약 자금 세탁과 관련한 형사처벌 규정이 없으므로 지구에서 가장 효율적인 조세 피난처가 되었다. 장 지글러는 손 놓고 바라보기만 하는 사법 당국 때문에 스위스가 범죄 조직 대부들이 편하게 살 수 있는 범죄자의 천국이 되었음을 고발한다. 「2장 피투성이 정원」에서는 전 세계의 독재자들이 국부를 빼돌려 부정하게 쌓은 재산을 스위스 은행이 은닉하고, 빼앗긴 국부를 되찾으려는 모든 시도에 비밀주의를 내세우며 독재자들의 재산을 지켜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부정한 정치가들이 빼돌린 국부는 해당 국가의 국민들이 마땅히 누려야했던 권리를 빼앗은 것이나 마찬가지이므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작업을 돕는 스위스 은행들 또한 범죄의 공모자이며 어린아이들을 제물로 집어 삼키는 몰록 신처럼 아이들의 굶주림, 사람들의 실직과 빈곤 등을 자양분으로 삼아 활동한다는 점을 똑똑히 명시한다. 「3장 국가의 부패」에서는 금융가들의 손을 잡은 정치가들이 스위스 은행을 위해 벌이는 입법 방해 행위 등을 조명하며, 은행의 비밀주의를 비판하는 지식인들을 공공의 적으로 몰아가는 스위스의 현실을 폭로한다. 정치인들의 대다수는 은행 이사를 겸직하고 있으며, 스위스의 비밀주의를 파헤치거나 해체하려는 지식인들의 시도를 막기 위해 금융계는 정치권에 입김을 불어넣는다. 장 지글러는 정의를 위해 항거할 것을 촉구한다. 세계적 규모로 벌어지는 이 같은 금융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봉기하여 금융에 대한 감시망을 만드는 것이 해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국가의 시민들이 뭉쳐 이 같은 부패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고 지글러는 역설한다.
세계는 경제 위기의 주범인 탈세ㆍ조세회피와 전쟁 중
장 지글러, 온갖 위협을 무릅쓰고 폭로한 조세피난처의 원조, 스위스 은행의 비밀주의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조세회피를 근절하자는 강경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갈수록 줄어드는 조세 수입과 만연한 탈세가 재정위기를 불러온 주요 원인이라는 인식이 공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재정위기로 인해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으면서 은행 비밀주의를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은 이미 모든 은행이 미 당국에 거래인들의 계좌 정보를 공개토록 한 ‘계좌신고제도(FACTA)’를 도입해 은행 비밀주의를 일정 부분 해체하는 데 성공했다. 언론은 비밀주의로 유명한 스위스가 이러한 분위기에 굴복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스위스 은행의 비밀주의는 정말 임종을 눈앞에 두고 있을까? 장 지글러의 대답은 ‘아니오’다.
조세회피와 돈 세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명망 높은 스위스 은행은 유서 깊은 돈 세탁의 역사를 자랑한다. 스위스는 1935년에 은행 비밀주의를 법제화했다. 이 법제화된 최초의 조세도피처는 왕성하게 성업을 이루며 스위스를 부유하게 만들어주었다. 스위스 은행은 고객의 돈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자들이라고 장 지글러는 말한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고객의 돈을 건네받아 세탁해 주는 은행 비밀주의는 고객을 ‘보호하는’ 데 아주 효과적인 장치로 작용해왔다. 그런 스위스 은행을 이용하는 고객들에는 마약 카르텔의 대부, 제3세계의 무자비한 독재자, 민주국가의 유명 정치인 등이 포함된다.
‘비즈니스는 비즈니스일 뿐’이라는 금융가들의 태연한 태도는 장 지글러의 분노를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지글러는 이 책 『왜 검은 돈은 스위스로 몰리는가』를 통해 스위스 은행과 검은 돈의 상관관계를 상세하게 폭로하고 온갖 돈 세탁을 통해 스위스가 전 지구적 범죄의 공모자가 되었음을 비판했다. 지글러는 스위스가 금융업에 종사하는 소수 집단에 의해 좌우되고 있으며, 그로 인해 비대해진 은행 시스템과 은행 비밀이라는 제도 덕분에 세계 자본주의 체제에 없어서는 안 될 ‘은닉자’로 활약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비밀들을 폭로한 덕분에 지글러는 의원 면책 특권을 박탈당하고 ‘조국의 배신자’라는 비난을 받아야 했으며 살해위협까지 받았다. 은행 신뢰도를 훼손시켰다는 명목으로 수백만 스위스 프랑의 손해배상을 하라는 줄 소송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지글러는 그들이 사실관계 면에서 어떤 오류도 발견하지 못 했으며, 자신이 폭로한 모든 사실이 진실이라는 점을 힘주어 말한다.
그가 책에서 밝히는 온갖 돈 세탁에 관한 추악한 진실들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유럽연합과 미국 등의 외교적 압력으로 예전에는 스위스 내에서 탈세가 아니었던 행위들이 탈세로 간주되게 되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스위스 은행의 비밀주의는 변함이 없으며 스위스는 이러한 은행들을 통제할 힘이 없는 실정이다. 2013년 현재 모든 역외 재산의 3분의 1 이상이 스위스 은행들에 의해 관리되고 있으며, 스위스 프랑화는 지구상에서 가장 잘 나가는 부유층들에게 예나 지금이나 탁월한 안전 통화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 20여 년 동안 스위스 은행이 세계에서 수행해온 역할 또한 전혀 달라지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지글러는 전망한다.
스위스를 살찌우는 검은 돈의 실체
국민의 고혈과 맞바꿔 배를 불리는 부정한 정치가들
스위스는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가운데 하나다. 스위스의 천문학적 부의 원천은 어디에 있을까? 바로 ‘남의 돈’이다. 여기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마약과 범죄로 벌어들인 ‘검은 돈’, 또 하나는 제3세계의 지도자들이 불법적으로 빼돌린 ‘회색 돈’, 그리고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거래를 통한 ‘깨끗한 돈’이 그것이다. 스위스 은행은 해마다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받아들여 은닉하고 세탁하며 재투자한다. 그 돈들의 대부분이 범죄활동을 통해 얻은 일종의 장물이기 때문에 지글러는 스위스 은행을 범죄 행위의 공모자라고 비판한다.
마약 달러는 스위스 은행이 받아들이는 가장 더러운 돈 중 하나다. 마약 산업은 철저하게 분업화되어 사법 당국의 눈길을 피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 마약의 원료 채취와 생산은 남미에서, 유통은 미국과 유럽에서 이뤄지며 모든 과정마다 필수적으로 돈 세탁이 따른다. 그 역할을 맡은 것이 스위스 은행이다. 대부분의 스위스 은행은 마약 카르텔의 조직원이 가져오는 돈 가방을 외면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 사람의 신원이나 개인 정보 같은 것은 아무 것도 묻지 않고 얌전히 돈을 세탁해준다. 또한 스위스 은행이 공항에서 운영하는 창구는 마약 사범들이 각종 외화의 입금과 환전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마약과 관련하여 스위스 은행들은 처벌 받지 않는다. 스위스 법으로는 마약 자금을 세탁하는 것이 형사처벌의 대상이 아니다. 만일 미국이나 이탈리아, 프랑스 등지의 사법 당국에서 마약 사범들의 돈 세탁과 관련하여 스위스 은행에 책임을 물으면, 은행은 자신들은 그 돈이 마약과 관련된 자금임을 몰랐다며 모르쇠로 일관한다.
전 세계 독재자들도 스위스 은행의 주요 고객이다. 필리핀의 마르코스와 이멜다, ‘베베 독’이라 불리던 아이티의 뒤발리에, 자이르의 모부투 등의 독재자들은 나라를 거덜내며 게걸스럽게 자신들의 부를 채웠다. 국가 예산과 해외에서 들어온 개발기금을 착복하고 외환보유고를 개인 돈처럼 사용하며, 국영기업이며 각종 광물 채굴권 등을 팔아 넘겼다. 국민들은 가난에 시달렸지만 이들 독재자들은 막대한 부를 누릴 수 있었다. 이들은 모두 스위스 은행의 이상적인 고객이었다. 스위스 은행은 갈취한 부를 국외로 옮기는 작업을 돕고 그 자금을 은밀하게 재투자할 수 있도록 조언을 했으며 빼돌린 돈들을 은닉하고 정상적 자금으로 보이도록 위장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이 모든 작업을 더욱 편히 수행할 수 있도록 은행 관계자가 해당 나라에 직접 파견을 나가기도 했다. 그리고 독재자들이 몰락한 후, 해당 국가에서 잃어버린 국가적 부를 찾으려 할 때 스위스 은행은 많은 변호사를 고용하여 고객들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싸웠다. 이들 국가들의 국부를 되찾기 위한 노력은 스위스 은행의 철통같은 벽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전 세계 부자들은 스위스 은행이 심혈을 기울여 영업하는 대상이다. 스위스 은행은 미국이나 유럽 등지의 부유층들의 파티에 직원을 파견하여 어떻게 부자들의 재산을 안전하게 지켜줄지, 그들의 탈세를 돕기 위해 은행이 어떠한 노력을 하는지를 상세하게 밝힌다. 당국에 들키지 않도록 여러 겹의 페이퍼컴퍼니를 세우는 과정을 직접 보여주고, 법적 문제가 발생할 경우 상시 대기 중인 변호사가 언제든 비행기를 타고 당도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는 것이다. 부자들은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받고 스위스 은행은 많은 수수료 수입을 챙긴다.
왜 금융 범죄를 엄단해야 하는가?
민주적 시민의 봉기를 촉구하다
최근 한국사회를 뒤흔든 조세회피, 버진아일랜드 등지에 870조가량의 돈이 숨겨져 있다는 소식은 사람들을 경악시켰다. 국가 예산의 2배 이상 되는 돈이 탈세를 목적으로 빼돌려진 것이다. 미국은 탈세 행위를 강력하게 처벌한다. 미국이 얻을 수 있었던 이익에 해를 끼치는 음모죄를 저질렀다고 판결하는 것이다. 독재 국가의 경우, 독재자들이 빼돌린 국부는 파탄난 국가 경제와 가난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국민의 비참한 삶과 맞바꾼 것이다. 유럽은 국가의 곳간을 축내는 자본이탈로 인해 상시적인 실업자를 낳으며 사회적ㆍ물리적 빈곤이 심화되고 있다. 스위스가 이 모든 일들의 공범인 이유는 스위스 은행들이 자산반출 부서를 두고 장관이나 국회의원들을 부추겨 계좌를 개설케 한 다음, 나머지 일을 모두 알아서 해주기 때문이다. 제3세계 지도자들이 만든 제네바의 비밀계좌에는 국민의 고혈과 바꾼 돈이 잠들어 있다.
비밀주의라는 법의 우산 아래에서 벌어지는 비도덕적이고 악취나는 일들은 스위스를 부유하게 만드는 동시에 스위스 사회를 좀먹고 있다. 금융계에 포섭된 정치권 인사들은 국익이라는 명목으로 은행의 이익에 해가 될 만한 법안은 모조리 거부한다. 그로 인해 스위스 국민이 직ㆍ간접적으로 해를 입어도, 세계 시민이 피해를 입고 삶의 질이 떨어진다 해도, 스위스에서는 은행의 이익이 최우선이라고 지글러는 비판한다.
과거에는 조세피난처가 세계화 시대에 걸맞은 자유로운 금융 이동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고 인식되었다. 하지만 지글러는 이 책을 통해 그런 주장이 얼마나 그릇된 것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세계화 시대의 금융시스템에 가장 필요한 덕목인 자금 흐름의 투명성이 이러한 장치 때문에 뿌리까지 훼손되기 때문이다. 장 지글러는 이를 막기 위해 민주적 시민들의 봉기를 촉구한다. 금융시스템을 제대로 규제하고 감독할 수 있는 효과적인 시스템을 마련하고 강화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이러한 불법적인 자금 흐름을 통제하기 위한 법적ㆍ제도적 장치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으며, 국제 시민사회는 국제적 자금 흐름의 투명성을 유엔과 각종 정상회의에서 정식 의제로 삼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매주 줄줄이 터져 나오는 버진아일랜드, 쿡아일랜드의 ‘페이퍼컴퍼니’ 주인들의 명단을 보면서 더 이상 돈 가진 자들의 오만한 불법행위를 선진 금융기법으로 용인해서는 안 된다는 분노가 팽배하고 있다. 무수히 많은 이들이 기아와 실업과 빈곤 속에 절망하는 지금, 전 세계 시민들의 민주주의적 의식으로 불법 자금을 용납하는 현재의 금융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지글러는 말한다. 시민들의 의식 전환, 선량한 소비자, 성실한 납세자들의 단합을 통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 정의와 자유를 향한 공동체의 꿈을 꾸는 장 지글러의 이 책은 정의를 위해 불의에 항거할 것을 민주 시민들에게 촉구한다.
▣ 작가 소개
저 : 장 지글러
Jean Ziegler
1934년 스위스에서 태어난 장 지글러는 제네바 대학과 소르본 대학에서 사회학 교수로 재직하고 1981년부터 1999년까지 스위스 연방의회에서 사회민주당 소속 의원으로 활동했다. 2000년부터 2008년 4월까지 유엔 인권위원회 식량특별조사관으로 일했으며, 현재 유엔 인권위원회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국제법 분야에서 인정받는 학자이자 실증적인 사회학자다. 『왜 검은 돈은 스위스로 몰리는가』를 발표한 뒤 의원 면책 특권을 박탈당하고 조국의 배신자라고 비난받았으며, 연이은 고소, 고발은 물론 목숨의 위협까지 받았지만 진실을 알리겠다는 신념으로 모든 것을 견뎌냈다. 대표작으로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탐욕의 시대』『빼앗긴 대지의 꿈』『굶주리는 세계, 어떻게 구할 것인가』등이 있다.
해제 : 홍기빈
Hong Gi-bin
1968년 서울 출생.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 외교학과 석사과정을 마쳤으며, 캐나다 요크대학 대학원 정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학시절 주류 경제학보다는뮤지컬을 작곡하는 등 총 연극회를 중심으로 각종 문화패 활동을 주로 하였다. 90년대에 정치경제학 연구자가 되기로 결심하고 같은 대학 외교학과 대학원에 진학해 국제정치경제를 공부하였다. 이후 요크대학교 정치학과에서 지구정치경제학을 공부했으며, 조너선 닛잔 교수의 지도 아래에서 일본 자본주의의 소유 구조, 금융 체제, 지배 블록의 역사적 융합을 논한 「자본 통합 복합체」이론을 구성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장기적인 관심사는 지구화라는 이름으로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서구 지배체제에 맞서 진보적이고 민주적인 대체 세력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동북아시아 국가들 간의 평화적인 경제 안보 체제 구축과 급변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과학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정치 경제학에서의 이론적 혁신은 어떻게 가능한가 등이다. 현재 사단법인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을 거쳐 현재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여러 매체에 지구정치경제 칼럼니스트로 정기ㆍ비정기 기고를 하고 있다.
저서로 『살림/살이 경제학을 위하여』, 『비그포르스, 복지 국가와 잠정적 유토피아』, 『아리스토텔레스 경제를 말하다』(책세상, 2001), 『투자자 - 국가 직접 소송제: 한미 FTA의 지구정치경제학』(녹색평론사, 2006), 『소유는 춤춘다: 세상을 움직이는 소유 이야기』(책세상, 2007) 『리얼 진보』(공저)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전 세계적 자본주의인가 지역적 계획경제인가』(책세상, 2002), 『다수 문명에 대한 사유』(책세상, 2005), 『자본의 본성에 관하여』(책세상, 2009), 『거대한 전환: 우리 시대의 정치ㆍ경제적 기원』(도서출판 길, 2009) 『뉴 레프트 리뷰2』 『자본주의 고쳐쓰기』『자본주의: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돈의 본성』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한국어판 서문: 유럽 한가운데 놓인 해적 떼 소굴
들어가는 말: 검은 돈이 흐르는 헬베티아 수장국
1장 전 세계 검은 돈의 네트워크, 스위스
마약 달러와 은행 비밀주의
고위공무원의 돈 세탁 스캔들
범죄자의 안식처, 스위스
신부님은 마약을 들고 출장 중
메데인 카르텔의 든든한 스위스 친구들
부패의 근원은 어디에?
있으나 마나한 사법 당국
2장 피투성이 정원
독재자들의 보물섬
몰록 신이 된 스위스 은행
3장 국가의 부패
스핑크스, 범법 행위를 묵인하는 연방검사
비판을 일삼는 지식인은 공공의 적
탐욕으로 병든 나라
나오는 말: 정의를 위해 항거하라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해제: ‘검은 돈’은 우연적인 일화가 아니다 - 홍기빈
주
“비밀주의는 스위스라는 나라의 최고법이다”
장 지글러, 검은 돈을 은닉하며 지구적 범죄에 동조하는 스위스 은행의 실체를 폭로하다
버진아일랜드에 은닉한 한국인의 재산이 최대 870조에 이른다는 소식은 상당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그와 더불어 ‘조세피난처’, ‘페이퍼컴퍼니’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책에서 장 지글러는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겉모습과 달리 원조 탈세천국으로 악명을 떨친 스위스의 민낯을 샅샅이 파헤치고 있다. 지글러는 스위스 은행이 어떻게 검은 돈을 은닉하고 세탁하는지, 금융가와 공모한 정치가들 때문에 더욱 공고해진 스위스의 비밀주의가 마약 산업의 대부와 전 세계의 부정한 정치가, 독재자들의 재산을 얼마나 안전하게 지켜주는지 폭로한다. 이미 20년 전에 역외탈세와 검은 돈의 해악을 예견했던 장 지글러는 연이은 고소, 고발과 살해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스위스 은행의 실체를 폭로했다. 현재 스위스의 비밀주의는 해체될 것처럼 보이지만 검은 돈을 은닉하고 세탁하는 스위스 은행의 행태는 변화의 기미가 없다. 지글러는 검은 돈의 생성 과정 및 실체를 생생하게 보여주면서 우리에게 깊은 각성을 촉구하며, 민주적 시민의식의 봉기만이 부패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음을 역설한다.
「1장 검은 돈의 네트워크, 스위스」에서는 마약으로 벌어들인 검은 돈을 세탁하는 스위스 은행들의 실태를 보여준다. 스위스에는 마약 자금 세탁과 관련한 형사처벌 규정이 없으므로 지구에서 가장 효율적인 조세 피난처가 되었다. 장 지글러는 손 놓고 바라보기만 하는 사법 당국 때문에 스위스가 범죄 조직 대부들이 편하게 살 수 있는 범죄자의 천국이 되었음을 고발한다. 「2장 피투성이 정원」에서는 전 세계의 독재자들이 국부를 빼돌려 부정하게 쌓은 재산을 스위스 은행이 은닉하고, 빼앗긴 국부를 되찾으려는 모든 시도에 비밀주의를 내세우며 독재자들의 재산을 지켜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부정한 정치가들이 빼돌린 국부는 해당 국가의 국민들이 마땅히 누려야했던 권리를 빼앗은 것이나 마찬가지이므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작업을 돕는 스위스 은행들 또한 범죄의 공모자이며 어린아이들을 제물로 집어 삼키는 몰록 신처럼 아이들의 굶주림, 사람들의 실직과 빈곤 등을 자양분으로 삼아 활동한다는 점을 똑똑히 명시한다. 「3장 국가의 부패」에서는 금융가들의 손을 잡은 정치가들이 스위스 은행을 위해 벌이는 입법 방해 행위 등을 조명하며, 은행의 비밀주의를 비판하는 지식인들을 공공의 적으로 몰아가는 스위스의 현실을 폭로한다. 정치인들의 대다수는 은행 이사를 겸직하고 있으며, 스위스의 비밀주의를 파헤치거나 해체하려는 지식인들의 시도를 막기 위해 금융계는 정치권에 입김을 불어넣는다. 장 지글러는 정의를 위해 항거할 것을 촉구한다. 세계적 규모로 벌어지는 이 같은 금융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봉기하여 금융에 대한 감시망을 만드는 것이 해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국가의 시민들이 뭉쳐 이 같은 부패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고 지글러는 역설한다.
세계는 경제 위기의 주범인 탈세ㆍ조세회피와 전쟁 중
장 지글러, 온갖 위협을 무릅쓰고 폭로한 조세피난처의 원조, 스위스 은행의 비밀주의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조세회피를 근절하자는 강경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갈수록 줄어드는 조세 수입과 만연한 탈세가 재정위기를 불러온 주요 원인이라는 인식이 공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재정위기로 인해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으면서 은행 비밀주의를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은 이미 모든 은행이 미 당국에 거래인들의 계좌 정보를 공개토록 한 ‘계좌신고제도(FACTA)’를 도입해 은행 비밀주의를 일정 부분 해체하는 데 성공했다. 언론은 비밀주의로 유명한 스위스가 이러한 분위기에 굴복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스위스 은행의 비밀주의는 정말 임종을 눈앞에 두고 있을까? 장 지글러의 대답은 ‘아니오’다.
조세회피와 돈 세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명망 높은 스위스 은행은 유서 깊은 돈 세탁의 역사를 자랑한다. 스위스는 1935년에 은행 비밀주의를 법제화했다. 이 법제화된 최초의 조세도피처는 왕성하게 성업을 이루며 스위스를 부유하게 만들어주었다. 스위스 은행은 고객의 돈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자들이라고 장 지글러는 말한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고객의 돈을 건네받아 세탁해 주는 은행 비밀주의는 고객을 ‘보호하는’ 데 아주 효과적인 장치로 작용해왔다. 그런 스위스 은행을 이용하는 고객들에는 마약 카르텔의 대부, 제3세계의 무자비한 독재자, 민주국가의 유명 정치인 등이 포함된다.
‘비즈니스는 비즈니스일 뿐’이라는 금융가들의 태연한 태도는 장 지글러의 분노를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지글러는 이 책 『왜 검은 돈은 스위스로 몰리는가』를 통해 스위스 은행과 검은 돈의 상관관계를 상세하게 폭로하고 온갖 돈 세탁을 통해 스위스가 전 지구적 범죄의 공모자가 되었음을 비판했다. 지글러는 스위스가 금융업에 종사하는 소수 집단에 의해 좌우되고 있으며, 그로 인해 비대해진 은행 시스템과 은행 비밀이라는 제도 덕분에 세계 자본주의 체제에 없어서는 안 될 ‘은닉자’로 활약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비밀들을 폭로한 덕분에 지글러는 의원 면책 특권을 박탈당하고 ‘조국의 배신자’라는 비난을 받아야 했으며 살해위협까지 받았다. 은행 신뢰도를 훼손시켰다는 명목으로 수백만 스위스 프랑의 손해배상을 하라는 줄 소송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지글러는 그들이 사실관계 면에서 어떤 오류도 발견하지 못 했으며, 자신이 폭로한 모든 사실이 진실이라는 점을 힘주어 말한다.
그가 책에서 밝히는 온갖 돈 세탁에 관한 추악한 진실들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유럽연합과 미국 등의 외교적 압력으로 예전에는 스위스 내에서 탈세가 아니었던 행위들이 탈세로 간주되게 되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스위스 은행의 비밀주의는 변함이 없으며 스위스는 이러한 은행들을 통제할 힘이 없는 실정이다. 2013년 현재 모든 역외 재산의 3분의 1 이상이 스위스 은행들에 의해 관리되고 있으며, 스위스 프랑화는 지구상에서 가장 잘 나가는 부유층들에게 예나 지금이나 탁월한 안전 통화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 20여 년 동안 스위스 은행이 세계에서 수행해온 역할 또한 전혀 달라지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지글러는 전망한다.
스위스를 살찌우는 검은 돈의 실체
국민의 고혈과 맞바꿔 배를 불리는 부정한 정치가들
스위스는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가운데 하나다. 스위스의 천문학적 부의 원천은 어디에 있을까? 바로 ‘남의 돈’이다. 여기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마약과 범죄로 벌어들인 ‘검은 돈’, 또 하나는 제3세계의 지도자들이 불법적으로 빼돌린 ‘회색 돈’, 그리고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거래를 통한 ‘깨끗한 돈’이 그것이다. 스위스 은행은 해마다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받아들여 은닉하고 세탁하며 재투자한다. 그 돈들의 대부분이 범죄활동을 통해 얻은 일종의 장물이기 때문에 지글러는 스위스 은행을 범죄 행위의 공모자라고 비판한다.
마약 달러는 스위스 은행이 받아들이는 가장 더러운 돈 중 하나다. 마약 산업은 철저하게 분업화되어 사법 당국의 눈길을 피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 마약의 원료 채취와 생산은 남미에서, 유통은 미국과 유럽에서 이뤄지며 모든 과정마다 필수적으로 돈 세탁이 따른다. 그 역할을 맡은 것이 스위스 은행이다. 대부분의 스위스 은행은 마약 카르텔의 조직원이 가져오는 돈 가방을 외면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 사람의 신원이나 개인 정보 같은 것은 아무 것도 묻지 않고 얌전히 돈을 세탁해준다. 또한 스위스 은행이 공항에서 운영하는 창구는 마약 사범들이 각종 외화의 입금과 환전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마약과 관련하여 스위스 은행들은 처벌 받지 않는다. 스위스 법으로는 마약 자금을 세탁하는 것이 형사처벌의 대상이 아니다. 만일 미국이나 이탈리아, 프랑스 등지의 사법 당국에서 마약 사범들의 돈 세탁과 관련하여 스위스 은행에 책임을 물으면, 은행은 자신들은 그 돈이 마약과 관련된 자금임을 몰랐다며 모르쇠로 일관한다.
전 세계 독재자들도 스위스 은행의 주요 고객이다. 필리핀의 마르코스와 이멜다, ‘베베 독’이라 불리던 아이티의 뒤발리에, 자이르의 모부투 등의 독재자들은 나라를 거덜내며 게걸스럽게 자신들의 부를 채웠다. 국가 예산과 해외에서 들어온 개발기금을 착복하고 외환보유고를 개인 돈처럼 사용하며, 국영기업이며 각종 광물 채굴권 등을 팔아 넘겼다. 국민들은 가난에 시달렸지만 이들 독재자들은 막대한 부를 누릴 수 있었다. 이들은 모두 스위스 은행의 이상적인 고객이었다. 스위스 은행은 갈취한 부를 국외로 옮기는 작업을 돕고 그 자금을 은밀하게 재투자할 수 있도록 조언을 했으며 빼돌린 돈들을 은닉하고 정상적 자금으로 보이도록 위장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이 모든 작업을 더욱 편히 수행할 수 있도록 은행 관계자가 해당 나라에 직접 파견을 나가기도 했다. 그리고 독재자들이 몰락한 후, 해당 국가에서 잃어버린 국가적 부를 찾으려 할 때 스위스 은행은 많은 변호사를 고용하여 고객들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싸웠다. 이들 국가들의 국부를 되찾기 위한 노력은 스위스 은행의 철통같은 벽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전 세계 부자들은 스위스 은행이 심혈을 기울여 영업하는 대상이다. 스위스 은행은 미국이나 유럽 등지의 부유층들의 파티에 직원을 파견하여 어떻게 부자들의 재산을 안전하게 지켜줄지, 그들의 탈세를 돕기 위해 은행이 어떠한 노력을 하는지를 상세하게 밝힌다. 당국에 들키지 않도록 여러 겹의 페이퍼컴퍼니를 세우는 과정을 직접 보여주고, 법적 문제가 발생할 경우 상시 대기 중인 변호사가 언제든 비행기를 타고 당도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는 것이다. 부자들은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받고 스위스 은행은 많은 수수료 수입을 챙긴다.
왜 금융 범죄를 엄단해야 하는가?
민주적 시민의 봉기를 촉구하다
최근 한국사회를 뒤흔든 조세회피, 버진아일랜드 등지에 870조가량의 돈이 숨겨져 있다는 소식은 사람들을 경악시켰다. 국가 예산의 2배 이상 되는 돈이 탈세를 목적으로 빼돌려진 것이다. 미국은 탈세 행위를 강력하게 처벌한다. 미국이 얻을 수 있었던 이익에 해를 끼치는 음모죄를 저질렀다고 판결하는 것이다. 독재 국가의 경우, 독재자들이 빼돌린 국부는 파탄난 국가 경제와 가난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국민의 비참한 삶과 맞바꾼 것이다. 유럽은 국가의 곳간을 축내는 자본이탈로 인해 상시적인 실업자를 낳으며 사회적ㆍ물리적 빈곤이 심화되고 있다. 스위스가 이 모든 일들의 공범인 이유는 스위스 은행들이 자산반출 부서를 두고 장관이나 국회의원들을 부추겨 계좌를 개설케 한 다음, 나머지 일을 모두 알아서 해주기 때문이다. 제3세계 지도자들이 만든 제네바의 비밀계좌에는 국민의 고혈과 바꾼 돈이 잠들어 있다.
비밀주의라는 법의 우산 아래에서 벌어지는 비도덕적이고 악취나는 일들은 스위스를 부유하게 만드는 동시에 스위스 사회를 좀먹고 있다. 금융계에 포섭된 정치권 인사들은 국익이라는 명목으로 은행의 이익에 해가 될 만한 법안은 모조리 거부한다. 그로 인해 스위스 국민이 직ㆍ간접적으로 해를 입어도, 세계 시민이 피해를 입고 삶의 질이 떨어진다 해도, 스위스에서는 은행의 이익이 최우선이라고 지글러는 비판한다.
과거에는 조세피난처가 세계화 시대에 걸맞은 자유로운 금융 이동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고 인식되었다. 하지만 지글러는 이 책을 통해 그런 주장이 얼마나 그릇된 것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세계화 시대의 금융시스템에 가장 필요한 덕목인 자금 흐름의 투명성이 이러한 장치 때문에 뿌리까지 훼손되기 때문이다. 장 지글러는 이를 막기 위해 민주적 시민들의 봉기를 촉구한다. 금융시스템을 제대로 규제하고 감독할 수 있는 효과적인 시스템을 마련하고 강화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이러한 불법적인 자금 흐름을 통제하기 위한 법적ㆍ제도적 장치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으며, 국제 시민사회는 국제적 자금 흐름의 투명성을 유엔과 각종 정상회의에서 정식 의제로 삼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매주 줄줄이 터져 나오는 버진아일랜드, 쿡아일랜드의 ‘페이퍼컴퍼니’ 주인들의 명단을 보면서 더 이상 돈 가진 자들의 오만한 불법행위를 선진 금융기법으로 용인해서는 안 된다는 분노가 팽배하고 있다. 무수히 많은 이들이 기아와 실업과 빈곤 속에 절망하는 지금, 전 세계 시민들의 민주주의적 의식으로 불법 자금을 용납하는 현재의 금융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지글러는 말한다. 시민들의 의식 전환, 선량한 소비자, 성실한 납세자들의 단합을 통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 정의와 자유를 향한 공동체의 꿈을 꾸는 장 지글러의 이 책은 정의를 위해 불의에 항거할 것을 민주 시민들에게 촉구한다.
▣ 작가 소개
저 : 장 지글러
Jean Ziegler
1934년 스위스에서 태어난 장 지글러는 제네바 대학과 소르본 대학에서 사회학 교수로 재직하고 1981년부터 1999년까지 스위스 연방의회에서 사회민주당 소속 의원으로 활동했다. 2000년부터 2008년 4월까지 유엔 인권위원회 식량특별조사관으로 일했으며, 현재 유엔 인권위원회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국제법 분야에서 인정받는 학자이자 실증적인 사회학자다. 『왜 검은 돈은 스위스로 몰리는가』를 발표한 뒤 의원 면책 특권을 박탈당하고 조국의 배신자라고 비난받았으며, 연이은 고소, 고발은 물론 목숨의 위협까지 받았지만 진실을 알리겠다는 신념으로 모든 것을 견뎌냈다. 대표작으로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탐욕의 시대』『빼앗긴 대지의 꿈』『굶주리는 세계, 어떻게 구할 것인가』등이 있다.
해제 : 홍기빈
Hong Gi-bin
1968년 서울 출생.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 외교학과 석사과정을 마쳤으며, 캐나다 요크대학 대학원 정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학시절 주류 경제학보다는뮤지컬을 작곡하는 등 총 연극회를 중심으로 각종 문화패 활동을 주로 하였다. 90년대에 정치경제학 연구자가 되기로 결심하고 같은 대학 외교학과 대학원에 진학해 국제정치경제를 공부하였다. 이후 요크대학교 정치학과에서 지구정치경제학을 공부했으며, 조너선 닛잔 교수의 지도 아래에서 일본 자본주의의 소유 구조, 금융 체제, 지배 블록의 역사적 융합을 논한 「자본 통합 복합체」이론을 구성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장기적인 관심사는 지구화라는 이름으로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서구 지배체제에 맞서 진보적이고 민주적인 대체 세력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동북아시아 국가들 간의 평화적인 경제 안보 체제 구축과 급변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과학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정치 경제학에서의 이론적 혁신은 어떻게 가능한가 등이다. 현재 사단법인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을 거쳐 현재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여러 매체에 지구정치경제 칼럼니스트로 정기ㆍ비정기 기고를 하고 있다.
저서로 『살림/살이 경제학을 위하여』, 『비그포르스, 복지 국가와 잠정적 유토피아』, 『아리스토텔레스 경제를 말하다』(책세상, 2001), 『투자자 - 국가 직접 소송제: 한미 FTA의 지구정치경제학』(녹색평론사, 2006), 『소유는 춤춘다: 세상을 움직이는 소유 이야기』(책세상, 2007) 『리얼 진보』(공저)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전 세계적 자본주의인가 지역적 계획경제인가』(책세상, 2002), 『다수 문명에 대한 사유』(책세상, 2005), 『자본의 본성에 관하여』(책세상, 2009), 『거대한 전환: 우리 시대의 정치ㆍ경제적 기원』(도서출판 길, 2009) 『뉴 레프트 리뷰2』 『자본주의 고쳐쓰기』『자본주의: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돈의 본성』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한국어판 서문: 유럽 한가운데 놓인 해적 떼 소굴
들어가는 말: 검은 돈이 흐르는 헬베티아 수장국
1장 전 세계 검은 돈의 네트워크, 스위스
마약 달러와 은행 비밀주의
고위공무원의 돈 세탁 스캔들
범죄자의 안식처, 스위스
신부님은 마약을 들고 출장 중
메데인 카르텔의 든든한 스위스 친구들
부패의 근원은 어디에?
있으나 마나한 사법 당국
2장 피투성이 정원
독재자들의 보물섬
몰록 신이 된 스위스 은행
3장 국가의 부패
스핑크스, 범법 행위를 묵인하는 연방검사
비판을 일삼는 지식인은 공공의 적
탐욕으로 병든 나라
나오는 말: 정의를 위해 항거하라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해제: ‘검은 돈’은 우연적인 일화가 아니다 - 홍기빈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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