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왜 지금 기본소득을 알아야 할까?
줄어드는 일자리·커지는 소득 격차·자동화와 새로운 노동 시대의 도래…
세계는 보편적 기본소득제에서 해결책을 찾고 있다
메타(전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는 2017년 모교인 미국 하버드대학 졸업식 축사에서 “내가 코딩할 시간에 가족을 부양했다면 오늘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며,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본소득과 같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로봇과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미래에는 결국 정부가 국민에게 임금을 주는 시대가 올 것”이라 전망하며, “기본소득은 필수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세계적 기업가와 오피니언 리더들은 물론이고 스위스나 핀란드 등 복지국가에서도 ‘보편적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에 주목하고 있다. 미래 사회문제 해결과 공존의 대안으로 기본소득이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기본소득 논의는 일자리와 노동의 지형이 바뀌고 있는 오늘날 우리나라에서도 피해갈 수 없는 사안으로 떠올랐다. 기술의 발달과 자동화 현상은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것이라는 일자리 불안으로 이어졌다. 대기업 정규직 중심의 노동시장 구조는 고용 위기를 부추겼고, 좁혀지지 않는 근로소득 격차로 인해 소득 불평등은 더욱 심화되었다. 월급에 기대어 생계를 유지하던 시대는 저물고 플랫폼 등 새로운 노동의 시대가 열리면서 기본소득 논의는 본격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안녕하세요, 기본소득입니다』는 현재 뜨겁게 다루어지는 기본소득에 관해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을 가장 쉽게 설명하는 책이다. 기본소득을 둘러싼 첨예한 질문들을 다루며 오해와 궁금증을 해소하고,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지점들을 짚으며 기본소득의 가능성까지 살펴볼 수 있다.
다음세대 정책실험실 LAB2050의 대표이자 경제평론가인 이원재는 국내 최고의 기본소득 전문가로, 전작 『소득의 미래』에서 ‘이제 인구의 절반은 월급 없이 살아야 한다’는 충격적인 전망과 함께 기본소득의 실현 가능성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 삶의 근간을 바꿀 기본소득 이야기를 누구보다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기본소득, 무엇을 어디서부터 알아야 할까?
‘해삼 경제’에 녹아든 공통부 개념부터 ‘청년기본소득’과 ‘기본소득’의 차이까지,
사례로 이해하는 기본소득의 기본 개념
기본소득의 기본 개념들은 기본소득 운동의 오랜 역사와 사회·경제를 광범위하게 넘나드는 이론적 설명으로 인해 다소 모호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또 기본소득 논의는 자칫 정치적 논쟁이나 학문적 토론의 논제로만 소모되기도 쉽다. 이 책은 방대하게 흩어진 기본소득 지식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알아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하는 독자에게 꼭 알아야 할 기본소득의 핵심 지식만을 골라 흥미로운 사례를 통해 명확히 알려준다.
대표적으로는 충청남도 보령군의 섬마을 장고도 사례가 있다. 해삼은 장고도의 중요 수입원으로, 특별한 노동 없이도 씨앗만 뿌려놓으면 성체가 될 때까지 스스로 잘 자라는 특성이 있다. 마을 사람들은 ‘바다’라는 자산을 ‘공통부(commons)’, 즉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으나 수익이 나오는 곳으로 여기고 해삼 어장의 수익을 모든 주민에게 똑같이 배당하는, 이른바 ‘해삼 기본소득제’를 실시하고 있다. 안정적인 소득이 생긴 덕분에 장고도는 다른 섬에 비해 소득 격차가 줄어들었고, 주민들 공동의 관심으로 어장이 잘 관리되어 배당액 또한 매년 커지는 긍정적인 경제 효과를 누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실제 이루어지고 있는 사례를 들어 기본소득의 원천이 되는 ‘공통부’ 개념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또 책에서는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기본소득의 특징을 기존의 정책들과 비교하여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해준다. 가령 경기도 청년기본소득이나 농민기본소득처럼 ‘기본소득’이라는 이름이 붙은 정책들은 보편적 기본소득과 무엇이 다를까? 기본소득은 보편성, 무조건성, 개별성이라는 세 가지 충족 요건을 가진다. 보편성은 모든 사람이 대상이라 ‘언제나’ 받을 수 있다는 것이고, 무조건성은 그 사람의 활동이나 상황에 상관없이 ‘무조건’ 지급된다는 뜻이며, 개별성은 가족이나 회사가 아니라 ‘나에게’ 직접 지급된다는 의미다. 이렇듯 언제나, 무조건, 나에게 지급되는 기본소득은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평생 지속적으로 주어진다는 조건도 덧붙는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한 대상에게만 지급되는 경기도 청년기본소득과 농민기본소득은 모두 보편적 기본소득의 성격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기본소득과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힘들고 위험한 일은 아무도 안 할 텐데요?”
핀란드의 기본소득 실험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들
기본소득에 대한 오해와 궁금증 파헤치기
기존 복지수당도 있는데 왜 기본소득까지 할까? 푼돈 받는다고 생계가 해결될까? 돈이 풀리면 물가가 오르지는 않을까? 기본소득에 대한 의문점과 오해들은 여전히 많다. 이 책은 기본소득에 대해 흔히 던지는 질문에 명확한 해답을 제시함으로써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준다.
예를 들면, ‘기본소득이 사람들을 게으르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기본소득이 보장된다면 궂은일을 하던 저임금 노동자들은 일을 그만두고, 근로 의욕이 줄면 경제에도 치명적인 문제를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과연 그럴까? 핀란드에서 이루어진 기본소득 정책 실험은 모두의 예상을 뒤집는 뜻밖의 결과를 보여주었다.
‘거의 완벽한 복지국가’ 핀란드는 2017년, 실업급여 수령자 2천 명을 대상으로 기본소득 정책 실험을 진행했다. 장기 실업자가 늘어나는 문제를 안고 있던 기존 복지제도를 혁신하기 위한 과감한 시도였다. 실업급여와 같은 액수인 560유로, 즉 한화로 약 70만 원에 해당하는 기본소득을 매달 조건 없이 2년 동안 지급했다. 기본소득 수령 집단과 기존의 조건부 실업급여를 받고 있던 집단을 비교 분석한 결과, 기본소득 수령자가 실업급여 수령자에 비해 연간 5일 더 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것은 통계적으로 전체 노동 시간에 대한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지만, 조건 없는 기본소득이 사람들을 더 게으르게 만들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본소득 지급으로 근로 의욕이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은 단지 근거 없는 우려와 오해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 것이다.
기본소득은 정말 실현될 수 있을까?
코로나19 재난지원금으로 경험한 기본소득의 가능성,
그리고 ‘나’를 위한 기본소득 이야기
특히 이 책은 기본소득에 대한 기본적인 교양과 지식을 쌓을 수 있다는 것에서 한발 나아가, 국가나 사회의 관점이 아니라 ‘나’라는 조금 더 직접적이고 밀착된 관점에서 기본소득을 설명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저 멀리 있는 이야기가 아닌, 실질적으로 우리 삶을 바꿀 기본소득의 실현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다.
유례없는 전염병인 코로나19를 맞닥뜨리며, 몇몇 국가는 이미 기본소득과 유사한 형태의 재난지원금을 경험했다. 특히 미국은 2020년부터 2021년에 걸쳐 2년간 8600억 달러, 한화로 약 1천조 원에 이르는 현금을 지급했다. 우리나라도 2020년 4인 가구 기준으로 가구당 100만 원의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이러한 과정은 행정적 절차를 거치면서도 큰 무리 없이 집행되었고, 멀게만 느껴지던 기본소득 이야기가 우리 삶으로 성큼 다가오게 된 계기가 되어주었다.
물론 재난지원금은 기본소득 원칙 중 ‘개별성’을 충족하지 않는 데다, 재난 시 소비 진작 효과를 일으키는 목적으로 한시적으로 지급되었기 때문에 기본소득이라 부를 수는 없다. 그러나 재난지원금은 기본소득의 본래 취지를 경험하게 해주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재난지원금을 헬스장 등록비나 그달 생활비로 사용했다는 이야기를 나누며, 기존의 복지제도에서 소득 수준에 따라 복지혜택을 지급받았을 때는 공유할 수 없었던 연대감을 느꼈다는 소감을 SNS 등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또 지급 대상을 선별하거나 감시하지 않아도 되는 행정적 이점 역시 확인함으로써, 우리가 경험한 것은 재난뿐만 아니라 기본소득의 가능성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 책은 핀란드의 정책 실험 이후 기본소득 수령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터뷰를 인용해, 기본소득이 우리 삶의 질을 높이는 장치가 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전하고 있다. 기본소득 수령자들은 인터뷰에서 자신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조건 없는 소득 덕분에 자율성은 강화되었고 의미 있는 일도 더 많이 할 수 있었으며,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스트레스를 덜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실험을 진행한 연구진들도 기본소득 수령자들의 주관적 삶의 질이 더 높은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처럼 이 책은 우리에게 기본소득이 가져올 미래를 생생히 보여준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노동과 일자리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기,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의 토대를 마련하고 복잡한 사회문제를 해결해줄 기본소득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작가 소개
이원재
LAB2050 대표이자 경제평론가. 〈한겨레〉 경제부 기자와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으로 일했고, 한겨레경제연구소장, 희망제작소 소장,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위원을 거치면서 한국 사회의 핵심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책을 연구하는 일을 했다.
일과 소득의 질서가 바뀌는 전환기, 우리 사회의 뜨거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기본소득제를 누구보다 쉽고 친절하게 안내하고자 이 책을 썼다. 다양한 방송, 기고, 강연 활동을 통해 기본소득을 비롯, 우리 사회가 직면한 사회·경제적 이슈에 관한 활발한 논의를 펼치고 있다. 특히 2018년 〈KBS명견만리〉 강연 ‘물고기를 주세요, 기본소득’은 기본소득에 대한 인식 전환을 이루어내며 큰 화제를 모았다.
현재는 민간 싱크탱크 LAB2050을 세워 미래의 경제, 사회,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과 담론을 연구하며 더 나은 사회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소득의 미래》 《이상한 나라의 경제학》 《MIT MBA 강의노트》 등의 책을 썼으며, 《코로나 0년 초회복의 시작》 《질문이 답이 되는 순간》 등을 공동집필했다.
목 차
1부 기본소득이 뭐죠?
1 나에게 경제적 자유를 달라 - 기본소득의 목적
2 나도 받을 수 있나요? - 기본소득의 특징
3 모두 함께 건물주가 된다면 - 기본소득의 원천
2부 기본소득 어떻게 주나요?
4 1년에 한 번인가요, 한 달에 한 번인가요? - 기본소득의 주기
5 얼마를 받는 건가요? - 기본소득의 금액
6 현찰로 주는 것인가요? - 기본소득의 지급 방식
7 청년기본소득도 기본소득인가요? - 기본소득의 종류
8 무슨 돈으로 주나요? - 기본소득의 재원
9 국민연금, 기초연금, 실업수당은 없어지나요? - 기본소득과 다른 복지제도의 관계
3부 기본소득을 도입한 곳이 있나요?
10 조건부 실업급여 대신 무조건 기본소득을 실험하다 - 핀란드
11 탄소 배출에 세금을 매겨 생태배당을 지급하다 - 스위스
12 행정개혁을 위해 기본소득제를 도입하다 - 이란
13 석유 수입으로 영구기금을 조성해 주민에게 배당하다 - 미국 알래스카주
4부 궁금한 이야기들
14 힘들고 위험한 일은 아무도 안 할 텐데요? - 기본소득과 노동 공급
15 기존 복지수당도 있는데 왜 기본소득까지 하나요? - 기존 복지수당과 기본소득
16 그래도 사람은 일을 해야죠! - 기본소득과 일의 의미
17 모두에게 나눠주면 가난한 사람에게 불리하지 않나요? - 기본소득과 복지
18 푼돈 받아서 뭐 하나요? - 기본소득의 충분성
19 정부가 너무 커지지 않을까요? - 기본소득과 행정 비용
20 돈이 풀리면 물가가 오르지 않을까요? - 기본소득과 인플레이션
21 고정비로 다 지출하면 무의미하지 않나요? - 기본소득과 소비
22 여성의 경제활동을 방해하지 않을까요? - 기본소득과 양성 평등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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