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맛에 대한 쓰고, 달고, 맵고, 감칠맛 나는 전기傳記!
“도대체 어떻게 이런 저자가 나왔는지 모르겠다.
한 가지는 분명한 것 같다. 올해의 책 후보에 이 책이 빠지지 않을 거라는 점!”
“맛을 가르는 방법은 대단히 다양하다. 우선 감정의 카테고리가 있다. 어머니의 손맛, 늙은 주방장의 신뢰 있는 맛, 첫사랑과 나눴던 음식들, 친구들과 신나는 간식. 여기에 인문과 정치의 영역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맛은 실증적인 과학의 세계다. 맛을 과학의 영역으로 다룬 책은 꽤 있었다. 그것들은 텍스트로서 훌륭했다. 이 책은 두어 걸음 더 나아간다. 심지어 백만 년 전 현생 인류의 먼 조상의 ‘미각’까지 파고든다. 고고학에서도 맛을 추출해낸다. 화학과 물리학이라는 맛의 본질적 과학을 먹기 좋게 만들어서 입에 쏙쏙 넣어준다. 읽는 내내 지적 충만감으로 가득 차게 만든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저자가 나왔는지 모르겠다. 호모 사피엔스와 석가모니가 출현하고, 아닌 게 아니라 현대과학의 현재이자 미래인 뇌 스캔까지 등장한다. 현명한 서점직원도 이 책을 어디에 놓아야 할지 망설일 것 같다. 음식과 요리? 과학? 아니면 역사기행? 한 가지는 분명한 것 같다. 올해의 책 후보에 이 책이 빠지지 않을 거라는 점. 펼쳐보라, 당신은 도저히 발을 뺄 수 없다.”_박찬일(셰프, 에세이스트)
인간 진화의 마지막 고리,
미각은 어떻게 인간 진화를 결정해왔는가?
당신의 삶 속에서 맛은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하고 있는가? 당신은 아침에 일어나서 쓰디 쓴 커피 한 잔을 마시지 않고는 하루의 일과를 시작할 수 없는 사람인가? 이 쓰디 쓴 커피를 무엇보다 감미롭다고 느끼는 사람인가? 당신은 맛있는 것에 열광하는 사람인가? 더 맛있는 집을 찾아서 기행을 하는 사람인가? 혹은 쓴맛을 맛있는 맛으로가 아니라 그저 쓰기만 할 뿐 참기 힘들고 도대체 그 맛에 사람들이 그렇게 열광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가? 더 매운맛을 찾아 맛집 기행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미친 짓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저자 존 매퀘이드에 따르면 20세기에 들어와 발전하기 시작하여 현재 더욱 폭발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맛의 과학이 “마음과 뇌와 몸 사이의 연결 관계 즉, 왜 나는 저 치즈버거를 꼭 먹거나 저 와인을 꼭 마셔야 한다고 생각할까? 같은 물음 자체를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인간은 대표적인 미각인 단맛, 짠맛, 쓴맛, 신맛과 더불어 2000년대에 공인된 감칠맛까지 다섯 가지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앞으로 지방 맛이 공인된다면, 인간이 느낄 수 있다고 인증된 미각은 여섯 가지로 늘어나게 된다). 그리고 이 다섯 가지 맛은 모든 인간의 삶에 쾌감과 때로는 고통을 동반한 풍요로움의 음영을 드리우며, 삶을 아름답고도 빛나며 향미 가득한 것으로 만들어왔다. “소금 한 자밤과 한 움큼에서 느끼는 달콤한 맛과 끔찍한 맛의 차이는 누구나 안다. 치즈케이크는 뇌에 기분 좋은 느낌을 확 퍼지게 한다. 커피의 복잡미묘한 맛은 전 세계 사람들을 빠져들게 한다. 레시피는 전체 문화를 증류해 한 가지 감각으로 농축한다. 향미는 하루하루의 삶을 단지 살 만한 것으로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즐길 만한 것으로 만드는 몇 안 되는 요인 중 하나이다.”
삶을 즐거움으로 만드는 미각은 한편으론, 맛에 대한 각 개인의 주관적 편향에 의해 더욱 더 특별하고도 연구하기 어려운 대상이었다. 음식물의 화학적 구성 요소들은 빛과 소리처럼 객관적이고 측정 가능한 양이다. 하지만 그것을 지각하는 감각은 사람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 감수성이 아주 예민한 사람도 있고, 아주 둔감한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이 좋아하는 음식을 다른 사람은 경멸할 수 있다. 음식의 맛은 문화나 지리적 차이, 심지어는 같은 사람이라도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저자 존 매퀘이드는 이처럼 어려운 연구 대상인 미각을 현 세기의 놀랍게 발전한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신화, 철학, 문학을 경이로운 솜씨로 종합하여 맛의 유래와 미래, 그리고 그 변화의 이유를 풀어내면서 마치 매운 고추를 먹을 때 뇌에서 무언가 황홀한 느낌이 폭발하듯 지적 호기심을 폭발시키며 독자들이 계속 페이지를 넘길 수밖에 없게끔 이끌어간다. 그는 이 책에서 주방과 슈퍼마켓, 농장, 레스토랑, 거대 식품 회사, 과학 연구실을 직접 방문하고 탐사하면서 지금도 계속 드러나고 있는 향미 개념과 앞으로 수십 년 사이에 우리의 미각이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다양한 방면에서 일어나고 있는 과학 연구를 소개한다. 즉, 유전자가 우리의 미각을 어떻게 빚어냈는지, 숨어 있는 맛 지각이 우리 몸의 모든 기관과 계에 어떻게 파고드는지, 마음은 다섯 가지 감각이 보내온 향미와 우리 몸의 대사 계들에서 보내온 신호를 어떻게 모아서 결합하는지, 단맛이 즐겁게 느껴지는 이유와 그것의 위험한 중독성, 왜 같은 음식인데도 어떤 사람은 역겨움을 느끼고 어떤 사람은 즐거움을 느끼는지, 현대인의 극단적인 맛에 대한 집착이 뇌에 대해 무엇을 알려주는지 등을 설명한다.
먼저 저자 존 매퀘이드는 지구상에서 미각이 탄생하는 과정을 다음 다섯 단계로 설명한다. 1) 체계적으로 먹이를 잡아먹기 시작한 단계 2) 냄새를 통해 먹이를 사냥하게 된 단계 3) 뇌의 신피질의 발달로 맛이 뇌의 영역에서 감각과 기억과 행동 전략의 신경 패턴이 새로운 사건을 통해 끊임없이 갱신되고 형성되게 만든 단계 4) 3색 시각의 등장으로 후각이 밀려나고 시각이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된 단계 5) 불을 사용해 조리를 함으로써 미각과 후각, 시각, 청각, 촉각이 향미 감각으로 합쳐지게 된 단계.
지구에서 맛이 출현할 기미가 최초로 나타난 시기는 초기의 생명체가 주변 세계를 감지하기 시작하고, 바닷물에 떠다니던 영양 물질의 냄새가 원시적인 신경계를 자극하던 무렵이었다. 소위 ‘캄브리아기 폭발’이라고 이름 붙여진 시기에 일어난 일이다. 삼엽충의 인상화석 옆에 또 하나의 흔적 화석이 있었는데, 이 샘플을 채취한 마크 맥미너민은 이것을 “최초의 식사”를 알려주는 증거라고 썼다. 즉 삼엽충이 먹이를 찾기 위해 진흙을 파고 있었던 화석으로, 포식자가 먹이를 잡아먹는 장면을 담고 있는 화석 중 가장 오래된 것이었다. 캄브리아기 이전에는 유의미한 맛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그때의 ‘먹는 것’이란 바다에서 영양 물질을 흡수하는 것이나 때로는 한 생물이 다른 생물을 완전히 감싸는 방식을 의미했다. 삼엽충이 처음 나타난 시기인 약 5억 년 전은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자연이 실제로 시작된 때였는데, 지구 역사상 처음으로 생물이 다른 생물을 체계적으로 잡아먹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삼엽충은 이전 동물들과 달리 입과 소화관을 가지고 있었고 초보적인 뇌와 감각도 있어서 빛과 어둠, 움직임, 뚜렷한 화학적 신호를 감지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삼엽충이 잡아서 먹는 모든 식사는 거의 똑같은 맛이었을 것이고, 먹는다는 행위의 주요 동기는 오로지 배고픔을 달래려는 욕구와 공격 충동이었을 것이다.
두 번째 단계에서의 중심 생물은 무악어류다. 이전의 포식자인 삼엽충이 맛과 냄새를 사실상 구별하지 못했지만 무악어류는 맛과 냄새를 분명히 구별했고, 이렇게 분리된 감각은 사람이 등장하기 전까지 합쳐지지 않은채, 진화를 촉발한다. 사람에게 썩는 냄새는 역거움 반응을 일으키지만, 이 반응은 사실 주관적인 것이다. 무악어류에게 썩는 냄새는 생존과 만족감을 의미한다. 사람에게 있어 향미를 그토록 다양하고 미묘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후각이다. 이 후각이 무악어류에 와서 생겨났고, 이렇게 후각 수용기를 통해 대뇌의 전신에 해당할 새로운 구조가 생겨났다. 대뇌는 감각과 지각, 움직임, 언어 등을 처리하면서 우리가 하는 거의 모든 일에 의식적 형태를 부여하는 곳이다.
세 번째 단계는 소위 ‘페름기 대멸종’이라는 불리는 시기인 약 2억 5000만 년 전에서 약 5000만 년 뒤에 나타났다. 이 단계의 중심 생물은 모르가누코돈 오엘레리라는 학명을 지닌 포유류다. 이들에게서 인간의 웅대한 요리 열정이 처음 움트기 시작한 증거를 발견했다. 대뇌의 신피질(새겉질)이라 불리는 구조가 진화를 통해 발생한 것이다. 신피질에 있는 구조들은 미각을 포함해 우리의 의식적인 지각을 대부분 책임진다. 느낌과 충동과 인상이 인식 차원으로 솟아올라 우리에게 행동하도록 자극하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 바로 이곳이다. 그 이전 시대에는 그저 배를 채우고 배고픔을 달래는 게 다였던 식사 시간은 이제 이 세상의 향마와 즐거움을 제공하는 입의 섬세한 감각을 더 중시하게 되었다.
네 번째 단계는 약 2000만 년 전에 아프리카 정글에서 살던 원숭이 무리로부터 시작한다. 그들은 그 이전 단계의 생물들이 주로 땅 위에서 먹이를 찾았지만 나무 위에서 먹이를 찾는다. 그 영역은 이제 2차원 대신에 3차원으로 변했고, 새로운 형태의 시각이 입체 지각 능력과 결합하여 주변 사물들을 생생한 색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돌연변이 유전자 복제를 통해 세 번째 종류의 원뿔세포가 생겼는데, 이 세포는 스펙트럼에서 노란색 계통의 빛에 반응했다. 이제 선명한 색을 띤 열매는 단순히 희귀하고 맛있는 음식이나 선사 시대의 먹이 피라미드에서 하나의 요소에 불과한 게 아니었다. 그것은 더 광범위한 생존 전략의 일부였다. 원숭이 조상들은 원래 야행성 동물이었지만 생활 습관이 바뀌어 낮 시간에 먹이를 찾으러 나섰다. 한낮의 햇살이 눈부시게 내리쬐는 높은 나무에서는 색이 냄새를 대신했다. 지능과 지각의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냄새는 뒷전으로 밀려났고 이제 시각이 주도적 역할 담당하게 되었다. 이렇게 한 가지 감각이 다른 감각에 밀려난 사건은 우리의 유전자에 각인되어 지속적인 진화를 촉발하게 된다.
다섯 번째 단계의 중심 생물은 호모 사피엔스와 가까운 우리의 조상이다. 약 100만 년 전 오늘날의 이스라엘 지역에 있는 게셔베노트야코브 동굴에서 살아간 이들은 불을 사용해 조리를 했다. 생명의 역사에서는 눈 깜짝할 시간에 지나지 않는 수백만 년이 지나는 동안 나무에서 살아가던 유인원 집단 사이에서 도구를 제작하고 말을 하고 자기 인식 능력이 있는 존재가 진화했다. 게셔베노트야코브 지역의 유물은 이러한 전환이 일어난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미각과 후각, 시각, 청각, 촉각이 우리 자신의 향미 감각으로 합쳐지는 일이 일어났고, 이것은 인간과 문화의 탄생에 도움을 준 새로운 형태의 지각이었다. 인간의 진화 과정은 캄브리아기 폭발과 그와 비슷한 사건 때 일어났던 것과 닮은 점(다음번 먹이를 찾기 위한 끝없는 탐색, 점점 민첩하게 발달하는 신체, 더 또렷해지는 지각, 더 커지는 뇌, 더 복잡해지는 행동, 그리고 더 풍부해진 미각)이 많다. 하지만 각각의 이야기는 서로 다르며, 각 종의 미각은 독특한 진화 조건의 결과였다.
“우리의 조상 원숭이들이 열매를 우적우적 씹어 먹고 있을 때, 자연 선택은 다른 포유류의 미각을 아주 급진적으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했다. 둘 다 육지에서 진화한 고래와 돌고래는 바다로 돌아갔을 때 단맛과 쓴맛, 신맛, 감칠맛을 느끼는 능력을 읽고 오직 짠맛을 느끼는 감각만 남았다. 아마도 물고기를 통째로 삼켜 맛을 볼 필요가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육식만 하는 고양잇과 동물들은 단맛에 무감각해졌다. 그리고 자이언트판다의 조상들은 육식을 포기하고 대나무로 식성을 바꾼 뒤에는 더 이상 감칠맛을 느낄 수 없게 되었다. 인류의 출현은 예상 밖의 상황 전개가 연속되면서 일어난 특이한 사건이다. 만약 지리적 조건과 서식지, 자연 선택, 그리고 운이 모두 정확하게 딱 들어맞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지금 이곳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57쪽)
“호모 사피엔스의 신체가 제대로 굴러간 한 가지 주요 이유는 큰 뇌가 더 훌륭하고 맛있는 음식물을 만들도록 도왔기 때문이다. 우리 조상들은 훌륭한 기술을 가진 사냥꾼과 요리사가 됨으로써 신체적 결함을 보완했다.”(62쪽)
“뇌가 커지자 자연 선택은 입속과 코안(비강)을 포함해 사람의 머리 전체를 재설계했다. 후각은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했다. 대부분의 포유류는 가로판이라는 뼈가 코안을 둘로 나눈다. 음식물을 씹으면 입 뒤쪽에서 향이 퍼지지만, 이 뼈가 향이 코안으로 들어오는 걸 막아 동물은 주변 냄새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그런데 유인원은 진화하면서 가로판이 사라졌다. 그리고 사람의 경우, 입에서 비강으로 올라가는 통로가 쪼그라들었다. 그래봤자 그 차이는 몇 센티미터밖에 되지 않지만, 이 덕분에 우리 조상은 향미를 경험하는 능력이 크게 향상되었다. 음식을 씹을 때, 이 뒤쪽 통로를 통해 향들이 폭포처럼 쏟아지면서 후각 수용기에 도달한다.
냄새는 점점 확대돼가던 주변 세계에 대한 우리 조상의 인식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했다. 이 해부학적 유산은 아직도 우리에게 남아 있다. 초기 포유류와 마찬가지로 사람의 후각망울은 감각이 지각으로 변하는 신피질로부터 불과 시냅스 하나의 거리에 있다. 다른 감각들은 이렇지 않다. 맛 신호는 뇌줄기와 시상하부를 지나 신피질에 이른다. 하지만 냄새는 아무런 여과 과정 없이 즉각 느낄 수 있다. 식사를 하는 동안 냄새가 맛과 그 밖의 감각과 어우러짐에 따라 향미가 생생하게 살아난다.“(68~69쪽)
그리고 이렇게 진화에 성공을 거둔 이면에서 다른 동물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우리 인류가 가진 미각의 유연성에 대한 설명의 단초를 얻을 수 있다. 우리는 왜 커피나 맥주의 쓴맛 또는 고추나 고추냉이의 매운맛처럼 본질적으로 불쾌한 맛을 선호하는 미각이 그토록 쉽게 발달한 것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 말이다. 성공을 거둔 종은 모두 다 환경에 잘 적응한다. 우리 조상들이 살던 아프리카의 혼돈스러운 자연 환경은 현재의 그것과는 완벽히 다르다. 화산과 강, 호수, 평원, 산봉우리가 여기저기 널려 있었던 아파르 저지대의 아살 호부터 킬리만자로 산까지 다양한 지형이 펼쳐져 있었다. 이렇게 변화가 많은 서식지들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인간은 거의 어느 곳에서도 살아가고 번성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몸에 독소가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생물학적 경보 시스템의 일환으로 시작되었던 쓴맛은 인간 진화에 있어서 미각이 어떤 역할을 담당했는지 고고학적 유물을 통해서가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몸을 통해서 알려준다. 혀에 쓴맛 물질이 닿으면 뇌에 전기화학적 연쇄 반응이 일어나면서 불쾌감을 느끼게 된다. 겉으로 나타나는 결과는 특유의 찡그림이다. 하지만 이 쓴맛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소위 미맹이 있다. 전체 미국 인구 중 4분의 1이 이 미맹이라고 한다. 저자 매퀘이드 자신도 이 쓴맛을 느끼지 못하는 미맹으로, 그는 “어른이 된 후로 맥주와 커피, 브로컬리를 비롯해 그 밖의 쓴 음식을 좋아했다”고 한다. 더불어 미맹은 그 밖의 향미에도 무감각한 경향을 보이는데, 이것은 그 자신이 “양념 맛이 강한 음식을 좋아하고, 훌륭한 와인을 구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지 한 가지 설명을 제공한다”고 말한다.
과학자들은 전 세계에서 지난 700만 년 동안 유전적 신호들이 어떻게 전해져 왔는지 추적해왔는데, 쓴맛을 느끼는 형질과 느끼지 못하는 형질은 500만 년도 더 전에 침팬지에게서 맨 먼저 나타났고, 더 최근인 150만 년 전부터 50만 년 전 사이에 초기 인류에게서 나타났는데, 이 시기는 이전의 종들이 초기의 호모 사피엔스에게 밀려나던 무렵이었다. 약 40만 년 전에 공통 조상으로부터 우리와 갈라진 네안데르탈인 역시 쓴맛을 느끼는 사람들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공존했다. 약 10만 년 전에 현생 인류가 아프리카를 떠나 전 세계로 퍼져가기 시작했을 때, 이미 이러한 유전적 변이를 포함하고 있었다. “이 놀라운 여행의 기록은 현재 우리의 맛 유전자에 각인돼 있다. 쓴맛을 느끼는 사람들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로 갈라진 창시자 집단은 그 후손들과 함께 세계 각지로 퍼져나갔고, 오늘날 전체 인류 중 대부분은 두 집단 중 하나에 속한다. 서식지와 기후, 음식, 생존을 위한 도전 과제의 차이가 쓴맛에 대한 민감도를 이런저런 방식으로 조절했다.” 그리고 “이 여행에서 맛이 기여한 작은 역할은 오늘날에도 커피 맛을 느끼거나 슈퍼마켓에서 농산물을 고를 때 그 영향을 미치며, 전 세계에서 음식물의 향미를 빚어낸다.”
“오늘날 쓴 음식물이 도처에 널려 있는 이유는 쓴맛을 느끼는 우리 몸의 ‘미각’ 때문일지 모른다. 우리는 쓴 화합물이 필요하다. 많은 것은 소량만 섭취하면 몸에 이롭다. (중략) 인류가 지구 곳곳에 정착해 살아가면서 쓴맛에 민감한 사람들은 독소를 탐지함으로써 집단이 살아남는 데 도움을 주었을 수 있다. 반면에 쓴맛에 둔감한 사람들은 새로운 먹거리를 더 많이 맛봄으로써 잠재력이 있는 먹거리를 발견하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것을 권할 수 있었을 것이다. (중략) 우리 몸에 있는 많은 것과 마찬가지로 맛 감각은 유전자와 인생 경험 사이에서 펼지는 일종의 변증법이다.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더 다양한 음식을 맛보게 되면, 뇌에서 혐오감을 담당하는 신경세포들의 네트워크가 변하게 된다. 쓴맛이 점점 부드러운 맛으로 변하는데, 어떤 사람들에게서는 180도 반대로 아주 기분 좋은 맛으로 변한다. 모순을 수용하는 이 능력, 즉 혐오스러운 것도 받아들이는 기묘한 열망은 요리에 생명의 숨길을 불어넣는 원천이다.”(109~111쪽)
쓴맛은 다른 향미와 결합할 때 훌륭한 맛이 난다(물론 쓴맛을 잘 참는 사람에게만). 만일 쓴맛이 사라지면 음식의 활기도 사라질 것이다. 당신이 즐기는 커피와 초콜릿이 바로 그 강력한 증거이다. 그리고 이 쓴맛과 다른 궤도를 그리며, 단맛과 매운맛, 감칠맛 더 나아가 인류가 열광하는 다양한 향미들이 인류의 역사 속에서 인간의 변화 혹은 진화에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그를 통해 인간의 삶이 어떻게 변화해왔고 어떻게 맛있어지고 다채롭고 풍부해졌는지를 저자 매퀘이드는 밝혀내고 있다. 이 책을 다 읽은 독자들은 이 말에 바로 수긍하게 될 것이다. “미각은 우리 자신을 만들어냈다!”
“이 책은 맛에 대한 간략한 전기인 셈이다. 그 이야기는 지구에서 생명이 탄생하던 여명기에서 시작하여 현재에서 끝나며, 분자 차원의 구성 요소로부터 몸과 뇌와 마음의 더 복잡한 차원까지 두루 살펴보면서 이 독특한 감각의 구조를 탐구한다. 맛은 수억 년에 걸친 발달 과정의 각 단계마다 더 깊이 그리고 더 복잡하게 성장했다. 맛은 진화를 위한 추진력을, 그리고 최근에는 인간 문화와 사회를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추진력을 제공했다. 그것은 인간의 투쟁과 갈망과 실패가 써졌다 지워졌다 다시 써지길 반복하는 일종의 서판이었다. 우리의 존재 자체와 인간성도 맛에 큰 빚을 졌으며, 맛은 많은 점에서 우리의 미래도 좌우한다. 과학이 맛의 비밀을 밝혀냄에 따라 우리가 먹고 마시는 것에 맛이 미치는 영향력이 폭발적으로 커졌다. 대기업의 식품 실험실에서부터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들의 주방과 길가의 술집에 이르기까지 모든 곳에서 과학은 놀랍고도 때로는 불안을 자아내는 새 느낌들을 빚어내는데, 이것들은 우리의 DNA뿐만 아니라 가장 깊은 충동과 감정하고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20~21쪽)
▣ 작가 소개
저자 : 존 매퀘이드 John McQuaid
퓰리처상을 수상한 저널리스트. 그가 쓴 글은 잡지 [스미스소니언] [와이어드] [이팅 웰]과 워싱턴 포스트, 포브스닷컴 등에 실렸다. [뉴올리언스 타임스-피카윤]에 기고한 과학 및 환경에 관한 글들은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예고했고, 전 세계적 어장 위기와 외래 침입종의 문제를 파고들었다. 퓰리처상을 비롯해 미국과학진흥협회, 미국생물과학협회, 국제요리전문가협회로부터 상을 받았고 저서로는 『파괴 경로: 뉴올리언스의 파괴와 다가오는 초폭풍 시대』(공저)가 있다.
역자 : 이충호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화학과를 졸업하고, 교양 과학과 인문학 분야의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2001년 『신은 왜 우리 곁을 떠나지 않았는가』로 제20회 한국과학기술도서(대한출판문화협회) 번역상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는 『진화심리학』『루시퍼 이펙트』『59초』『세계의 모든 신화』『사라진 스푼』『도도의 노래』 『건축을 위한 철학』 『스티븐 호킹』 『우주를 느끼는 시간』등 300여 권이 있다.
▣ 주요 목차
차례
1장 혀 지도
2장 맛의 탄생
3장 쓴맛 유전자
4장 향미 문화
5장 유혹
6장 열정과 혐오감
7장 매운맛을 찾아서
8장 대폭격
9장 진미 DNA
감사의 말
주
참고 문헌
맛에 대한 쓰고, 달고, 맵고, 감칠맛 나는 전기傳記!
“도대체 어떻게 이런 저자가 나왔는지 모르겠다.
한 가지는 분명한 것 같다. 올해의 책 후보에 이 책이 빠지지 않을 거라는 점!”
“맛을 가르는 방법은 대단히 다양하다. 우선 감정의 카테고리가 있다. 어머니의 손맛, 늙은 주방장의 신뢰 있는 맛, 첫사랑과 나눴던 음식들, 친구들과 신나는 간식. 여기에 인문과 정치의 영역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맛은 실증적인 과학의 세계다. 맛을 과학의 영역으로 다룬 책은 꽤 있었다. 그것들은 텍스트로서 훌륭했다. 이 책은 두어 걸음 더 나아간다. 심지어 백만 년 전 현생 인류의 먼 조상의 ‘미각’까지 파고든다. 고고학에서도 맛을 추출해낸다. 화학과 물리학이라는 맛의 본질적 과학을 먹기 좋게 만들어서 입에 쏙쏙 넣어준다. 읽는 내내 지적 충만감으로 가득 차게 만든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저자가 나왔는지 모르겠다. 호모 사피엔스와 석가모니가 출현하고, 아닌 게 아니라 현대과학의 현재이자 미래인 뇌 스캔까지 등장한다. 현명한 서점직원도 이 책을 어디에 놓아야 할지 망설일 것 같다. 음식과 요리? 과학? 아니면 역사기행? 한 가지는 분명한 것 같다. 올해의 책 후보에 이 책이 빠지지 않을 거라는 점. 펼쳐보라, 당신은 도저히 발을 뺄 수 없다.”_박찬일(셰프, 에세이스트)
인간 진화의 마지막 고리,
미각은 어떻게 인간 진화를 결정해왔는가?
당신의 삶 속에서 맛은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하고 있는가? 당신은 아침에 일어나서 쓰디 쓴 커피 한 잔을 마시지 않고는 하루의 일과를 시작할 수 없는 사람인가? 이 쓰디 쓴 커피를 무엇보다 감미롭다고 느끼는 사람인가? 당신은 맛있는 것에 열광하는 사람인가? 더 맛있는 집을 찾아서 기행을 하는 사람인가? 혹은 쓴맛을 맛있는 맛으로가 아니라 그저 쓰기만 할 뿐 참기 힘들고 도대체 그 맛에 사람들이 그렇게 열광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가? 더 매운맛을 찾아 맛집 기행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미친 짓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저자 존 매퀘이드에 따르면 20세기에 들어와 발전하기 시작하여 현재 더욱 폭발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맛의 과학이 “마음과 뇌와 몸 사이의 연결 관계 즉, 왜 나는 저 치즈버거를 꼭 먹거나 저 와인을 꼭 마셔야 한다고 생각할까? 같은 물음 자체를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인간은 대표적인 미각인 단맛, 짠맛, 쓴맛, 신맛과 더불어 2000년대에 공인된 감칠맛까지 다섯 가지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앞으로 지방 맛이 공인된다면, 인간이 느낄 수 있다고 인증된 미각은 여섯 가지로 늘어나게 된다). 그리고 이 다섯 가지 맛은 모든 인간의 삶에 쾌감과 때로는 고통을 동반한 풍요로움의 음영을 드리우며, 삶을 아름답고도 빛나며 향미 가득한 것으로 만들어왔다. “소금 한 자밤과 한 움큼에서 느끼는 달콤한 맛과 끔찍한 맛의 차이는 누구나 안다. 치즈케이크는 뇌에 기분 좋은 느낌을 확 퍼지게 한다. 커피의 복잡미묘한 맛은 전 세계 사람들을 빠져들게 한다. 레시피는 전체 문화를 증류해 한 가지 감각으로 농축한다. 향미는 하루하루의 삶을 단지 살 만한 것으로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즐길 만한 것으로 만드는 몇 안 되는 요인 중 하나이다.”
삶을 즐거움으로 만드는 미각은 한편으론, 맛에 대한 각 개인의 주관적 편향에 의해 더욱 더 특별하고도 연구하기 어려운 대상이었다. 음식물의 화학적 구성 요소들은 빛과 소리처럼 객관적이고 측정 가능한 양이다. 하지만 그것을 지각하는 감각은 사람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 감수성이 아주 예민한 사람도 있고, 아주 둔감한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이 좋아하는 음식을 다른 사람은 경멸할 수 있다. 음식의 맛은 문화나 지리적 차이, 심지어는 같은 사람이라도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저자 존 매퀘이드는 이처럼 어려운 연구 대상인 미각을 현 세기의 놀랍게 발전한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신화, 철학, 문학을 경이로운 솜씨로 종합하여 맛의 유래와 미래, 그리고 그 변화의 이유를 풀어내면서 마치 매운 고추를 먹을 때 뇌에서 무언가 황홀한 느낌이 폭발하듯 지적 호기심을 폭발시키며 독자들이 계속 페이지를 넘길 수밖에 없게끔 이끌어간다. 그는 이 책에서 주방과 슈퍼마켓, 농장, 레스토랑, 거대 식품 회사, 과학 연구실을 직접 방문하고 탐사하면서 지금도 계속 드러나고 있는 향미 개념과 앞으로 수십 년 사이에 우리의 미각이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다양한 방면에서 일어나고 있는 과학 연구를 소개한다. 즉, 유전자가 우리의 미각을 어떻게 빚어냈는지, 숨어 있는 맛 지각이 우리 몸의 모든 기관과 계에 어떻게 파고드는지, 마음은 다섯 가지 감각이 보내온 향미와 우리 몸의 대사 계들에서 보내온 신호를 어떻게 모아서 결합하는지, 단맛이 즐겁게 느껴지는 이유와 그것의 위험한 중독성, 왜 같은 음식인데도 어떤 사람은 역겨움을 느끼고 어떤 사람은 즐거움을 느끼는지, 현대인의 극단적인 맛에 대한 집착이 뇌에 대해 무엇을 알려주는지 등을 설명한다.
먼저 저자 존 매퀘이드는 지구상에서 미각이 탄생하는 과정을 다음 다섯 단계로 설명한다. 1) 체계적으로 먹이를 잡아먹기 시작한 단계 2) 냄새를 통해 먹이를 사냥하게 된 단계 3) 뇌의 신피질의 발달로 맛이 뇌의 영역에서 감각과 기억과 행동 전략의 신경 패턴이 새로운 사건을 통해 끊임없이 갱신되고 형성되게 만든 단계 4) 3색 시각의 등장으로 후각이 밀려나고 시각이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된 단계 5) 불을 사용해 조리를 함으로써 미각과 후각, 시각, 청각, 촉각이 향미 감각으로 합쳐지게 된 단계.
지구에서 맛이 출현할 기미가 최초로 나타난 시기는 초기의 생명체가 주변 세계를 감지하기 시작하고, 바닷물에 떠다니던 영양 물질의 냄새가 원시적인 신경계를 자극하던 무렵이었다. 소위 ‘캄브리아기 폭발’이라고 이름 붙여진 시기에 일어난 일이다. 삼엽충의 인상화석 옆에 또 하나의 흔적 화석이 있었는데, 이 샘플을 채취한 마크 맥미너민은 이것을 “최초의 식사”를 알려주는 증거라고 썼다. 즉 삼엽충이 먹이를 찾기 위해 진흙을 파고 있었던 화석으로, 포식자가 먹이를 잡아먹는 장면을 담고 있는 화석 중 가장 오래된 것이었다. 캄브리아기 이전에는 유의미한 맛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그때의 ‘먹는 것’이란 바다에서 영양 물질을 흡수하는 것이나 때로는 한 생물이 다른 생물을 완전히 감싸는 방식을 의미했다. 삼엽충이 처음 나타난 시기인 약 5억 년 전은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자연이 실제로 시작된 때였는데, 지구 역사상 처음으로 생물이 다른 생물을 체계적으로 잡아먹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삼엽충은 이전 동물들과 달리 입과 소화관을 가지고 있었고 초보적인 뇌와 감각도 있어서 빛과 어둠, 움직임, 뚜렷한 화학적 신호를 감지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삼엽충이 잡아서 먹는 모든 식사는 거의 똑같은 맛이었을 것이고, 먹는다는 행위의 주요 동기는 오로지 배고픔을 달래려는 욕구와 공격 충동이었을 것이다.
두 번째 단계에서의 중심 생물은 무악어류다. 이전의 포식자인 삼엽충이 맛과 냄새를 사실상 구별하지 못했지만 무악어류는 맛과 냄새를 분명히 구별했고, 이렇게 분리된 감각은 사람이 등장하기 전까지 합쳐지지 않은채, 진화를 촉발한다. 사람에게 썩는 냄새는 역거움 반응을 일으키지만, 이 반응은 사실 주관적인 것이다. 무악어류에게 썩는 냄새는 생존과 만족감을 의미한다. 사람에게 있어 향미를 그토록 다양하고 미묘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후각이다. 이 후각이 무악어류에 와서 생겨났고, 이렇게 후각 수용기를 통해 대뇌의 전신에 해당할 새로운 구조가 생겨났다. 대뇌는 감각과 지각, 움직임, 언어 등을 처리하면서 우리가 하는 거의 모든 일에 의식적 형태를 부여하는 곳이다.
세 번째 단계는 소위 ‘페름기 대멸종’이라는 불리는 시기인 약 2억 5000만 년 전에서 약 5000만 년 뒤에 나타났다. 이 단계의 중심 생물은 모르가누코돈 오엘레리라는 학명을 지닌 포유류다. 이들에게서 인간의 웅대한 요리 열정이 처음 움트기 시작한 증거를 발견했다. 대뇌의 신피질(새겉질)이라 불리는 구조가 진화를 통해 발생한 것이다. 신피질에 있는 구조들은 미각을 포함해 우리의 의식적인 지각을 대부분 책임진다. 느낌과 충동과 인상이 인식 차원으로 솟아올라 우리에게 행동하도록 자극하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 바로 이곳이다. 그 이전 시대에는 그저 배를 채우고 배고픔을 달래는 게 다였던 식사 시간은 이제 이 세상의 향마와 즐거움을 제공하는 입의 섬세한 감각을 더 중시하게 되었다.
네 번째 단계는 약 2000만 년 전에 아프리카 정글에서 살던 원숭이 무리로부터 시작한다. 그들은 그 이전 단계의 생물들이 주로 땅 위에서 먹이를 찾았지만 나무 위에서 먹이를 찾는다. 그 영역은 이제 2차원 대신에 3차원으로 변했고, 새로운 형태의 시각이 입체 지각 능력과 결합하여 주변 사물들을 생생한 색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돌연변이 유전자 복제를 통해 세 번째 종류의 원뿔세포가 생겼는데, 이 세포는 스펙트럼에서 노란색 계통의 빛에 반응했다. 이제 선명한 색을 띤 열매는 단순히 희귀하고 맛있는 음식이나 선사 시대의 먹이 피라미드에서 하나의 요소에 불과한 게 아니었다. 그것은 더 광범위한 생존 전략의 일부였다. 원숭이 조상들은 원래 야행성 동물이었지만 생활 습관이 바뀌어 낮 시간에 먹이를 찾으러 나섰다. 한낮의 햇살이 눈부시게 내리쬐는 높은 나무에서는 색이 냄새를 대신했다. 지능과 지각의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냄새는 뒷전으로 밀려났고 이제 시각이 주도적 역할 담당하게 되었다. 이렇게 한 가지 감각이 다른 감각에 밀려난 사건은 우리의 유전자에 각인되어 지속적인 진화를 촉발하게 된다.
다섯 번째 단계의 중심 생물은 호모 사피엔스와 가까운 우리의 조상이다. 약 100만 년 전 오늘날의 이스라엘 지역에 있는 게셔베노트야코브 동굴에서 살아간 이들은 불을 사용해 조리를 했다. 생명의 역사에서는 눈 깜짝할 시간에 지나지 않는 수백만 년이 지나는 동안 나무에서 살아가던 유인원 집단 사이에서 도구를 제작하고 말을 하고 자기 인식 능력이 있는 존재가 진화했다. 게셔베노트야코브 지역의 유물은 이러한 전환이 일어난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미각과 후각, 시각, 청각, 촉각이 우리 자신의 향미 감각으로 합쳐지는 일이 일어났고, 이것은 인간과 문화의 탄생에 도움을 준 새로운 형태의 지각이었다. 인간의 진화 과정은 캄브리아기 폭발과 그와 비슷한 사건 때 일어났던 것과 닮은 점(다음번 먹이를 찾기 위한 끝없는 탐색, 점점 민첩하게 발달하는 신체, 더 또렷해지는 지각, 더 커지는 뇌, 더 복잡해지는 행동, 그리고 더 풍부해진 미각)이 많다. 하지만 각각의 이야기는 서로 다르며, 각 종의 미각은 독특한 진화 조건의 결과였다.
“우리의 조상 원숭이들이 열매를 우적우적 씹어 먹고 있을 때, 자연 선택은 다른 포유류의 미각을 아주 급진적으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했다. 둘 다 육지에서 진화한 고래와 돌고래는 바다로 돌아갔을 때 단맛과 쓴맛, 신맛, 감칠맛을 느끼는 능력을 읽고 오직 짠맛을 느끼는 감각만 남았다. 아마도 물고기를 통째로 삼켜 맛을 볼 필요가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육식만 하는 고양잇과 동물들은 단맛에 무감각해졌다. 그리고 자이언트판다의 조상들은 육식을 포기하고 대나무로 식성을 바꾼 뒤에는 더 이상 감칠맛을 느낄 수 없게 되었다. 인류의 출현은 예상 밖의 상황 전개가 연속되면서 일어난 특이한 사건이다. 만약 지리적 조건과 서식지, 자연 선택, 그리고 운이 모두 정확하게 딱 들어맞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지금 이곳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57쪽)
“호모 사피엔스의 신체가 제대로 굴러간 한 가지 주요 이유는 큰 뇌가 더 훌륭하고 맛있는 음식물을 만들도록 도왔기 때문이다. 우리 조상들은 훌륭한 기술을 가진 사냥꾼과 요리사가 됨으로써 신체적 결함을 보완했다.”(62쪽)
“뇌가 커지자 자연 선택은 입속과 코안(비강)을 포함해 사람의 머리 전체를 재설계했다. 후각은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했다. 대부분의 포유류는 가로판이라는 뼈가 코안을 둘로 나눈다. 음식물을 씹으면 입 뒤쪽에서 향이 퍼지지만, 이 뼈가 향이 코안으로 들어오는 걸 막아 동물은 주변 냄새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그런데 유인원은 진화하면서 가로판이 사라졌다. 그리고 사람의 경우, 입에서 비강으로 올라가는 통로가 쪼그라들었다. 그래봤자 그 차이는 몇 센티미터밖에 되지 않지만, 이 덕분에 우리 조상은 향미를 경험하는 능력이 크게 향상되었다. 음식을 씹을 때, 이 뒤쪽 통로를 통해 향들이 폭포처럼 쏟아지면서 후각 수용기에 도달한다.
냄새는 점점 확대돼가던 주변 세계에 대한 우리 조상의 인식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했다. 이 해부학적 유산은 아직도 우리에게 남아 있다. 초기 포유류와 마찬가지로 사람의 후각망울은 감각이 지각으로 변하는 신피질로부터 불과 시냅스 하나의 거리에 있다. 다른 감각들은 이렇지 않다. 맛 신호는 뇌줄기와 시상하부를 지나 신피질에 이른다. 하지만 냄새는 아무런 여과 과정 없이 즉각 느낄 수 있다. 식사를 하는 동안 냄새가 맛과 그 밖의 감각과 어우러짐에 따라 향미가 생생하게 살아난다.“(68~69쪽)
그리고 이렇게 진화에 성공을 거둔 이면에서 다른 동물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우리 인류가 가진 미각의 유연성에 대한 설명의 단초를 얻을 수 있다. 우리는 왜 커피나 맥주의 쓴맛 또는 고추나 고추냉이의 매운맛처럼 본질적으로 불쾌한 맛을 선호하는 미각이 그토록 쉽게 발달한 것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 말이다. 성공을 거둔 종은 모두 다 환경에 잘 적응한다. 우리 조상들이 살던 아프리카의 혼돈스러운 자연 환경은 현재의 그것과는 완벽히 다르다. 화산과 강, 호수, 평원, 산봉우리가 여기저기 널려 있었던 아파르 저지대의 아살 호부터 킬리만자로 산까지 다양한 지형이 펼쳐져 있었다. 이렇게 변화가 많은 서식지들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인간은 거의 어느 곳에서도 살아가고 번성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몸에 독소가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생물학적 경보 시스템의 일환으로 시작되었던 쓴맛은 인간 진화에 있어서 미각이 어떤 역할을 담당했는지 고고학적 유물을 통해서가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몸을 통해서 알려준다. 혀에 쓴맛 물질이 닿으면 뇌에 전기화학적 연쇄 반응이 일어나면서 불쾌감을 느끼게 된다. 겉으로 나타나는 결과는 특유의 찡그림이다. 하지만 이 쓴맛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소위 미맹이 있다. 전체 미국 인구 중 4분의 1이 이 미맹이라고 한다. 저자 매퀘이드 자신도 이 쓴맛을 느끼지 못하는 미맹으로, 그는 “어른이 된 후로 맥주와 커피, 브로컬리를 비롯해 그 밖의 쓴 음식을 좋아했다”고 한다. 더불어 미맹은 그 밖의 향미에도 무감각한 경향을 보이는데, 이것은 그 자신이 “양념 맛이 강한 음식을 좋아하고, 훌륭한 와인을 구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지 한 가지 설명을 제공한다”고 말한다.
과학자들은 전 세계에서 지난 700만 년 동안 유전적 신호들이 어떻게 전해져 왔는지 추적해왔는데, 쓴맛을 느끼는 형질과 느끼지 못하는 형질은 500만 년도 더 전에 침팬지에게서 맨 먼저 나타났고, 더 최근인 150만 년 전부터 50만 년 전 사이에 초기 인류에게서 나타났는데, 이 시기는 이전의 종들이 초기의 호모 사피엔스에게 밀려나던 무렵이었다. 약 40만 년 전에 공통 조상으로부터 우리와 갈라진 네안데르탈인 역시 쓴맛을 느끼는 사람들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공존했다. 약 10만 년 전에 현생 인류가 아프리카를 떠나 전 세계로 퍼져가기 시작했을 때, 이미 이러한 유전적 변이를 포함하고 있었다. “이 놀라운 여행의 기록은 현재 우리의 맛 유전자에 각인돼 있다. 쓴맛을 느끼는 사람들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로 갈라진 창시자 집단은 그 후손들과 함께 세계 각지로 퍼져나갔고, 오늘날 전체 인류 중 대부분은 두 집단 중 하나에 속한다. 서식지와 기후, 음식, 생존을 위한 도전 과제의 차이가 쓴맛에 대한 민감도를 이런저런 방식으로 조절했다.” 그리고 “이 여행에서 맛이 기여한 작은 역할은 오늘날에도 커피 맛을 느끼거나 슈퍼마켓에서 농산물을 고를 때 그 영향을 미치며, 전 세계에서 음식물의 향미를 빚어낸다.”
“오늘날 쓴 음식물이 도처에 널려 있는 이유는 쓴맛을 느끼는 우리 몸의 ‘미각’ 때문일지 모른다. 우리는 쓴 화합물이 필요하다. 많은 것은 소량만 섭취하면 몸에 이롭다. (중략) 인류가 지구 곳곳에 정착해 살아가면서 쓴맛에 민감한 사람들은 독소를 탐지함으로써 집단이 살아남는 데 도움을 주었을 수 있다. 반면에 쓴맛에 둔감한 사람들은 새로운 먹거리를 더 많이 맛봄으로써 잠재력이 있는 먹거리를 발견하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것을 권할 수 있었을 것이다. (중략) 우리 몸에 있는 많은 것과 마찬가지로 맛 감각은 유전자와 인생 경험 사이에서 펼지는 일종의 변증법이다.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더 다양한 음식을 맛보게 되면, 뇌에서 혐오감을 담당하는 신경세포들의 네트워크가 변하게 된다. 쓴맛이 점점 부드러운 맛으로 변하는데, 어떤 사람들에게서는 180도 반대로 아주 기분 좋은 맛으로 변한다. 모순을 수용하는 이 능력, 즉 혐오스러운 것도 받아들이는 기묘한 열망은 요리에 생명의 숨길을 불어넣는 원천이다.”(109~111쪽)
쓴맛은 다른 향미와 결합할 때 훌륭한 맛이 난다(물론 쓴맛을 잘 참는 사람에게만). 만일 쓴맛이 사라지면 음식의 활기도 사라질 것이다. 당신이 즐기는 커피와 초콜릿이 바로 그 강력한 증거이다. 그리고 이 쓴맛과 다른 궤도를 그리며, 단맛과 매운맛, 감칠맛 더 나아가 인류가 열광하는 다양한 향미들이 인류의 역사 속에서 인간의 변화 혹은 진화에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그를 통해 인간의 삶이 어떻게 변화해왔고 어떻게 맛있어지고 다채롭고 풍부해졌는지를 저자 매퀘이드는 밝혀내고 있다. 이 책을 다 읽은 독자들은 이 말에 바로 수긍하게 될 것이다. “미각은 우리 자신을 만들어냈다!”
“이 책은 맛에 대한 간략한 전기인 셈이다. 그 이야기는 지구에서 생명이 탄생하던 여명기에서 시작하여 현재에서 끝나며, 분자 차원의 구성 요소로부터 몸과 뇌와 마음의 더 복잡한 차원까지 두루 살펴보면서 이 독특한 감각의 구조를 탐구한다. 맛은 수억 년에 걸친 발달 과정의 각 단계마다 더 깊이 그리고 더 복잡하게 성장했다. 맛은 진화를 위한 추진력을, 그리고 최근에는 인간 문화와 사회를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추진력을 제공했다. 그것은 인간의 투쟁과 갈망과 실패가 써졌다 지워졌다 다시 써지길 반복하는 일종의 서판이었다. 우리의 존재 자체와 인간성도 맛에 큰 빚을 졌으며, 맛은 많은 점에서 우리의 미래도 좌우한다. 과학이 맛의 비밀을 밝혀냄에 따라 우리가 먹고 마시는 것에 맛이 미치는 영향력이 폭발적으로 커졌다. 대기업의 식품 실험실에서부터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들의 주방과 길가의 술집에 이르기까지 모든 곳에서 과학은 놀랍고도 때로는 불안을 자아내는 새 느낌들을 빚어내는데, 이것들은 우리의 DNA뿐만 아니라 가장 깊은 충동과 감정하고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20~21쪽)
▣ 작가 소개
저자 : 존 매퀘이드 John McQuaid
퓰리처상을 수상한 저널리스트. 그가 쓴 글은 잡지 [스미스소니언] [와이어드] [이팅 웰]과 워싱턴 포스트, 포브스닷컴 등에 실렸다. [뉴올리언스 타임스-피카윤]에 기고한 과학 및 환경에 관한 글들은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예고했고, 전 세계적 어장 위기와 외래 침입종의 문제를 파고들었다. 퓰리처상을 비롯해 미국과학진흥협회, 미국생물과학협회, 국제요리전문가협회로부터 상을 받았고 저서로는 『파괴 경로: 뉴올리언스의 파괴와 다가오는 초폭풍 시대』(공저)가 있다.
역자 : 이충호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화학과를 졸업하고, 교양 과학과 인문학 분야의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2001년 『신은 왜 우리 곁을 떠나지 않았는가』로 제20회 한국과학기술도서(대한출판문화협회) 번역상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는 『진화심리학』『루시퍼 이펙트』『59초』『세계의 모든 신화』『사라진 스푼』『도도의 노래』 『건축을 위한 철학』 『스티븐 호킹』 『우주를 느끼는 시간』등 300여 권이 있다.
▣ 주요 목차
차례
1장 혀 지도
2장 맛의 탄생
3장 쓴맛 유전자
4장 향미 문화
5장 유혹
6장 열정과 혐오감
7장 매운맛을 찾아서
8장 대폭격
9장 진미 DNA
감사의 말
주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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