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4차 산업혁명이 도시와 주거에 드리울 어두운 그림자,
그리고 테크놀로지를 통해 다가올 도시의 현재와 미래
젠트리피케이션, 도시재생, 코리빙co-living, 테크놀로지…4개의 키워드로 도시와 마주하다
건축, 도시계획, 사회경제, 기술혁신, 트렌드를 넘나들며 속도 있게 풀어내는 르포르타주
우리가 사는 도시, 그 중에서 서울은 어떤 곳인가? 우리는 지금 어떤 공간에서 살고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해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까? 쉬운 질문 같지만, 막상 답을 찾으려고 하면 쉽지 않은 문제이다. 공간의 성격에 대해 잘 알아야 하고, 그러려면 그 공간을 구성하는 물리적 형태인 건축은 물론 그 건축물들을 구성하는 토대인 도시계획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그뿐 아니라 그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행동하는지에 대해서도 이해해야 하며, 이들의 행동에 영향을 주는 사회경제적 요소에 대해서도 파악해야 한다.
이렇듯 도시문제는 융합적이다. 도시계획과 건축에 대한 지식만으로 접근할 수 없고, 마찬가지로 사회학적인 고민만으로도 부족하다. 이 책 《도시의 재구성》의 저자는 이 융합적인 일을 하는 데 기자라는 지위를 십분 활용한다. 모든 분야의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이 주제 저 주제를 매우 적극적으로 뒤섞어 낼 수 있으며 다양한 사례와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서울시와 미래를 담당한 기자 출신답게 꼼꼼한 취재와 풍부한 정보를 기반으로, 우리를 지배하는 환경으로서의 건축과 도시에 대한 통찰력 있는 해석과 제안을 내놓는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당신이 사는 공간과 도시의 구조와 미래가 갑자기 다채로워지고 선명해지는 걸 바로 알게 될 것이다.”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구본권 소장(《로봇 시대, 인간의 일》 저자)의 말이다.
도시 문제 해법, ‘당위’를 넘어선 ‘아름다운 산수’를 보여줄 때
현실에서 마주하는 여러 도시문제를 다루는데 있어 당위, ‘정치적 올바름’만이 해법이 될 수 있을까? 최소한의 원초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 당위와 원론적인 접근이 올바른 길일까? 예컨대 개발이 좌절된 주민들에게 그 마음을 어루만져 줄 대안 또한 필요하다고 책은 강조한다. 그런 대안 없이 이들에게 ‘옛것’이나 ‘공동체’를 강조해 봐야 아무 소용없는 일인 셈이다. 오히려 반감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환상은 깨지고 비루한 일상만 남아 있는데, ‘옛것이 좋은 것이여!’라고 강조해 봐야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지금 이 시대에 왜 개발이 아닌 재생이 대안이 될 수밖에 없는지 복잡한 계산을 잘 풀어내어 적정한 수익률을 내어놓는 ‘아름다운 산수’ 또한 보여주어야 한다. 책에서 저자는 이 지점 또한 중요하게 바라본다.
가령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의 문제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고자 한다. 시대적으로 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합리적으로 설명한다.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나면 세입자가 쫓겨나고 안타까운 일이 벌어진다는 감성적 설명을 뛰어넘는 냉철한 현실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젠트리피케이션이 결코 감성적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님을 강조하는 것이다. 또한 도시 서울의 미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첫 열쇠가 바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임을 책은 제시한다.
왜 아파트가 아닌, 단독주택을 선택했는가?
1~2인 가구가 50퍼센트에 이르고, 2018년이면(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14퍼센트를 넘어서는) 고령사회로 접어드는 우리 사회는 저성장에 맞닥뜨려 있다. 그에 대응해 고령층을 비롯한 개인들은 가장 비중이 큰 자산인 부동산을 ‘소비재’가 아닌 ‘생산재’로 바꾸려고 무던히 노력한다. 그 노력은 이미 2011년부터 통계로 나타났고, 2015년에는 정점을 찍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15년 단독주택 매매 거래량은 12만 9065건으로 전년 대비 25퍼센트 증가했다. 통계를 집계한 2006년 이후 최대 규모였다. 아파트 매매 증가율(14.04퍼센트)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는 투자 대상 주택이 아파트에서 단독주택으로 넘어갔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다면 이 단독주택이란 것은 무엇을 뜻할까? 바로 젠트리피케이션의 첫 단추가 되는 건물을 말한다. 상가주택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은 변하지 않아 값이 저렴한 주택이 바로 이 통계에 잡혀 있는 단독주택이다. 상가주택으로 변할 수 있느냐는 바로 도시의 중심지가 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이런 복합적 흐름 속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아울러 저성장은 기업에서 탈락하는 중년들을 무수히 양산해 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자영업자는 무려 479만 221명에 이른다. 전체 인구의 10퍼센트에 이르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소득은 변변치 못하다. 2016년, 전체 자영업체 가운데 절반 이상(51.8퍼센트)의 연 매출액이 4600만 원이 채 되지 않았다. 연 매출 1200만 원 미만인 자영업체도 전체의 21.2퍼센트에 달했다. 창업비용, 임대료, 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손해 보며 장사하는 경우도 상당수 있다는 뜻이다.
저성장의 흐름에서 한쪽은 건물을 매입해 상가를 만든다. 또 다른 한쪽은 그 상가에 입주해 자영업을 꾀한다. 이 절묘한 트렌드는 ‘건물주 대 세입자’의 구도, 양극화라는 극명한 대비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언론에는 ‘세입자의 눈물’과 같은 감성적 호소가 가득 찼다. 하지만 피해자 현황을 알아보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어디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이 나타나고 있는지, 그 흐름의 끝은 어느 방향을 향하는지 반드시 알아야 한다. 이 현상이 의미하는 바를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 현재 세계의 많은 대도시에서 중심지로 인구가 쏠리는 현상을 목격할 수 있다. 바로 도시화 현상인데, 도시 안에서도 중심지로 몰리고 있다. 특히 상가 건물에 투자하는 사람은 사람이 몰리는 곳, 즉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투자를 해야 적당한 수익률을 챙길 수 있다. 아울러 최종 목표가 상가주택이더라도 아직은 상가가 되지 않은 단독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여기서 젠트리피케이션의 첫 단추가 꿰어진다. 결국 젠트리피케이션은 도시의 중심이 옮겨 가는 과정을 꽤 정확히 보여주는 지표라고도 할 수 있다.
단독주택을 상가주택으로 바꾸는 데는 재생건축이 적격인 경우가 많다. 전체 지역을 불도저로 밀어 버리고 새로 지어 거대한 용적률을 만들어 내봤자, 그만큼 소화해 낼 유동 인구가 유입될지 알 수 없다. 이 불확실성의 시대, 저성장의 시대에 재생건축은 기존에 가지고 있는 자원만을 이용해 적은 비용으로 최적의 효과를 낼 수 있었다.
테크놀로지와 밀레니얼 세대의 결합, 도시의 재구성을 부추긴다
한편 젊은이들은 중심지에 대한 선호 현상이 다른 어떤 세대보다 강하다. 네트워크를 이루고 서로의 아이디어를 구하고자 하는 열망은 새로운 세대의 특징이다. 도시의 중심에서는 사람이 많다 보니 교류가 일어나고 혁신이 나타난다. 아울러 부작용도 나타날 수밖에 없다. 임대료 상승과 내몰림 현상이 그것이다. 한편 그와 동시에 이런 부작용을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도 등장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코리빙co-living’ 트렌드다. 코리빙은 셰어하우스나 공유주택, 공동체주택 등의 각종 용어를 한데 버무린 영어 단어다. 전 세계 사람들이 코리빙을 원하고 있다면, 단지 당위론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함께 살아 좋다’는 감성적 접근을 뛰어넘어 그들이 코리빙을 지향하는 합리적 이유를 찾아야 하는 것이다. 책에서는 그것을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에서 찾는다. 교류를 원하며 세계무대를 자기 집처럼 여기는 코즈모폴리턴cosmopolitan. 이들은 집을 하나의 서비스로 여기고,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를 위한 수단으로 생각한다.
이런 가운데 테크놀로지는 빠른 속도로 발전하며 우리 삶에 영향을 주고 있다. 우리는 모두 엄청난 컴퓨팅 파워를 담고 있는 모바일 디바이스를 손에 쥐고 다닌다. 스마트폰은 우리 삶의 형태를 바꾸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는 중심지는 이 스마트폰이 가진 힘을 극대화한다. 네트워크에 연결된 개인이 서로 가진 자원을 나눠 쓰고 교류할 수 있는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그것은 자연스럽게 공유경제를 불러온다. 이 테크놀로지와 밀레니얼 세대의 결합은 도시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
도시를 구성하는 큰 영역 가운데 하나인 교통 분야에서는 자율주행차가 세상을 바꾸려 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역시 개인의 손에 스마트폰이 있기 때문에 적용 가능하다. 스마트폰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언제든지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는 차량 공유 서비스를 극적으로 늘려 나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차량 소유의 감소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개발 시대에 자동차만을 위한 도시가 구성되며 사람들이 소외되었다면, 이제 더욱 발달한 기술은 다시 자동차가 아닌 사람들을 위한 도시, 걷기 좋은 도시로 변화하는 동력이 되려 하고 있다. 이 변화가 바로 현실 앞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저성장-저금리, 도심지 집중화, 주거불안…
이 책은 도시라는 현실 공간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질문에 답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도시를 재구성할 가장 큰 동력을 저성장과 도심지 집중 현상, 그리고 밀레니얼 세대로 규정한다. 저성장은 필연적으로 저금리를 잉태하고, 도심지 집중 현상은 고밀도와 주거 불안을 유발하는 동시에 강한 네트워크와 교류를 가능케 한다. 자원이 부족하다 보니 재활용 가능성이 재평가된다. 그 와중에 사람들의 문화적 감수성은 정점으로 치닫고 있고, 기술 발전은 빠르게 우리 삶에 영향을 주고 있다. 책에서는 이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키워드로 젠트리피케이션, 도시재생, 코리빙, 테크놀로지 이렇게 네 가지로 암축했다. 이 핵심 키워드로 책은 구성되어 있다.
첫째, 젠트리피케이션은 이미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이 키워드에서 발견할 수 있는 사실은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어떤 방향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중심지의 재편 현상과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 도시가 적응하는 과정이 너무나 빠르다 보니, 수많은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다. 이 현상을 특정지역의 사례와 등기부등본의 흐름을 통해 추적해본다.
둘째는 도시재생이다. 젠트리피케이션이 도시 공간의 재편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보여준다면, 도시재생과 재생건축에는 그 흐름에서 미시적으로 이루어지는 숱한 고민이 녹아 있다. 땅과 돈이라는 자원이 부족한 시대에 우리로 하여금 도시라는 물리적 형태를 재구성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 바로 재생건축이며 도시재생이다.
셋째는 코리빙이다. 도시 중심지로 밀집되는 현상은 세계 어느 곳에서나 벌어지는 일이며, 그것은 서울에서도 마찬가지다. 도시의 중심지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도시인들은 과거보다 더 중심지를 향하려 할 것이다. 수요가 집중되면 당연히 비용이 높아지고, 그 높은 비용을 상쇄하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코리빙이다.
넷째는 테크놀로지다. 밀도 높은 중심지에서는 공유경제가 꽃핀다. 도시의 고밀도는 컴퓨터 프로세싱 능력이 탁월한 모바일 기기를 손에 쥔 인류와 함께 ‘스마트 도시’로 바뀌는 토대로 작동한다. 밀도가 높을수록 규모의 경제가 작동할 수 있고, 좀 더 비용효율적일 수 있다. 이렇듯 서로가 네트워크를 이뤄 공동의 일을 벌이는 도시의 장점이 극대화된다면 어떤 세상이 열릴지 살펴본다.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사회경제적 현상, 역사적 자원을 극대화하는 도시 재생이 과거와 현재의 도시 모습이라면 공유경제의 트렌드에서 집을 나누어 쓰는 코리빙 그리고 기술의 진보가 주거 문화를 변화하리라는 근미래에 대한 예견이 펼쳐진다. 유행하는 말로 4차 산업혁명이 도시와 주거에 드리울 어두운 그림자와 테크놀로지에 의한 해결책을 동시에 보여주는”(이경훈 국민대 건축학부 교수) 것이다.
작가 소개
저자 : 음성원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도시계획학 석사, 한겨레신문 기자를 하며 경제와 도시, 건축 분야에 대해 깊게 취재했다. 시멘트와 같은 무생물로 이뤄진 공간과 유기체인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도시적 현상’과 ‘공간 심리학’에 커다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현재는 에어비앤비 미디어정책총괄로 일하며 공유도시의 미래에 대해 파고들고 있다. 저서로는 『시티오브뉴욕』이 있고, 서울연구원이 펴낸 『서울의 미래 : 도전받는 공간』, 서울시의 『Re-Seoul 도시재생, 함께 디지로그』에 저자로 참여했다.
목 차
프롤로그 우리의 도시, 서울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5
젠트리피케이션이 보여주는 새로운 흐름.21
“건물은 꼭 돈이 전부 있어야 살 수 있는 게 아니야”.23
등기부등본으로 자본의 흐름을 엿보다.29
부동산 쏠림은 누가 주도하는가?.41
서울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46
젠트리피케이션이 화두로 떠오를 수밖에 없는 시대.49
‘임차인 사회’의 도래.57
도시재생의 경제 문법.65
“시간은 잡아올 수 없다”.67
재생건축에 필요한 돈은 신축의 절반에 불과하다.72
재생건축과 걷기 좋은 도시.80
휴먼 스케일이 만드는 도시 공간.84
개인의 욕망을 제어하는 방법.88
옛 건축물을 활용하면 무조건 성공할까?.93
부영은 왜 역사를 활용하려 하지 않을까?.101
투어리스티피케이션을 부르는 도시재생.107
공간의 리프로그래밍 1.113
코리빙의 시대.121
소유보다 경험 원하는 ‘밀레니얼’의 등장.124
1인 가구의 부상.130
젊은이들이 도시로 몰려간다.137
546명이 한 빌딩에 모여 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140
좁은 공간을 넓게 느끼게 하는 방법.146
우리는 ‘접근권’을 판다.150
한국에 진출한 공유 사무실.152
건축이 만드는 새로운 공유 공간.158
테크놀로지가 바꾸는 도시.169
새로운 시공간 사용법.171
에어비앤비는 어떻게 성공했나?.174
휴가지에서 일하면 어때!.183
공간의 리프로그래밍 2.187
가상현실이 만드는 새로운 공간.190
자동차 제작사들은 왜 우버를 좋아하나?.197
자동차는 모바일 디바이스.199
자율주행차가 만드는 걷기 좋은 도시.203
리프트의 지머 회장이 그리는 도시.208
에필로그 과거와 미래를 잇는 서울의 재구성.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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