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의료의 진정한 목적은 환자의 증상 뒤에 숨어 있는 한 인간을 이해하는 것이다.”
반전운동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고, 심장 제세동기를 발명하는 등 현대의학 발달에 큰 획을 그은 세계적인 심장내과 의사 버나드 라운 박사. 노년에 접어든 그가 현장에서 겪은 수많은 사례와 경험을 회고하며 ‘공감과 존엄의 의료’에 대해 말을 건넨다.
현대의학이 생명과학의 최첨단을 달리고 있지만, 환자가 겪는 고통과 불안은 고려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병원을 찾는 이들은 자신이 사무적인 처리 대상일 뿐이라는 느낌을 받기 일쑤이고, 환자의 말에 귀 기울이던 의사는 사라지고 그 자리를 의료 장비가 대신한다. 이런 관계에서 고통받는 인간으로서의 환자라는 존재는 잊힌다.
라운 박사는 인간에 대한 이해가 결여된 진료는 핵심을 놓치는 일이라고 말한다. 환자의 생활습관, 인생관, 심리 상태 등 여러 복합적인 요소들이 증상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그는 인턴 시절부터 은퇴기를 맞은 시점까지 환자들과 교감하며, 그들의 삶을 이해하는 것이 치유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몸소 경험했다.
이 책에서 그는 병력 청취, 촉진, 환자와 유대감을 쌓는 법 같은 진단법부터 생명과학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 노년에 이른 환자를 대하는 방법, 환자의 역할 등 여러 중요한 문제를 다룬다. 나아가 이 책은 메디컬 드라마 못지않은 생생하고도 극적인 희로애락의 향연이자, 의사만이 가질 수 있는, 인간에 대한 깊디깊은 애정과 통찰이 녹아 있는 철학 치유서이기도 하다.
작가 소개
저 : 버나드 라운
BERNARD LOWN. M. D.
1921년 리투아니아에서 태어나 14세 때 미국으로 이주했다. 메인 주립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존스홉킨스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버드 대학교 부속 병원인 보스턴의 브리검 여성 병원의 내과의로 오랜 기간 재직했다. 하버드 대학교 심장학 명예 교수이며, 브루클린의 라운 심혈관 센터의 창립자이다. 오늘날 심실빈맥을 치료할 때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직류 제세동기를 발명해 심장 수술 분야에 한 획을 그은 심장학계의 선구자적 인물이다.
라운 박사는 오랜 기간 세계 평화를 위해 힘쓴 평화운동가이기도 하다. 1985년 소련 의사들과 연대해 창립한 핵전쟁방지국제의사회(IPPNW)의 회장으로 활동하며, 핵전쟁의 위험성을 대중에게 알리고 대량 살상 무기의 즉각적인 폐지를 위해 노력했다. 이 활동을 계기로 소련의 대표자였던 고르바초프와 핵 실험 문제, 한반도의 남북 문제 등 여러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 논의하며 의사로서 사회문제를 바라보는 통찰을 제시하기도 했다. 현재는 이 단체의 명예회장직을 맡아 후배 의사들을 이끌고 있다. 베트남 전쟁 당시에는 ‘Committee of Responsibility to Save War-Burned and War-Injured Vietnamese Children’을 조직해 전쟁에서 부상당한 베트남 어린이들을 미국으로 수송해 무료로 치료하는 활동을 했다.
또한 개발도상국의 의사들이 최신 의료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의료 교육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전 세계 사람들이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했으며, 시장 중심의 관리 의료와 영리 위주로 돌아가는 의료 활동에 반대한 의사들의 모임인 ‘보건의료 수호를 위한 임시위원회’의 의장으로 활동했다. 그가 2012년에 설립한 라운 인스티튜트는 다양한 연구와 임상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진단과정에서 환자가 받는 혹사 문제, 과잉 치료 등 신자유주의 시대에 현대의학이 품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라운 박사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85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고, 유네스코평화상, 간디평화상, 메데이로스평화상, 리투아니아의 최고 훈장인 그랜드 루크 훈장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버나드 라운 박사는 의사가 단순히 ‘기술자’로 그쳐서는 안 되고, 인간을 생각하는 ‘치유자’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잃어버린 치유의 본질에 대하여》SMS 라운 박사의 오랜 경험과 활동에서 비롯된 의사로서의 철학이 오롯이 담긴 책이다. 이 책은 1996년 출간되어 전 세계 의료인들의 필독서가 되었고, 의료인뿐 아니라 일반 독자들에게도 ‘인간’을 바라보는 깊이 있는 통찰을 주는 책으로 평가받았다. 라운 박사의 메시지는 오늘날 점점 인간을 소외하고, 환자와의 관계보다 의료 기술에만 의존하는 현대의학계에 여전히 유효한 화두를 던지며 치유의 진정한 본질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현재 97세인 라운 박사는 최근에도 인터뷰, 대담, 칼럼 등을 통해 꾸준히 의사로서의 의견을 사회에 개진하고 있다.
역 : 이희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보건학 박사를 취득한 현직 의사로, 의료 관련 인문사회학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옮긴 책으로 《뇌에게 행복을 묻다》, 《질병은 문명을 만든다》, 《엄마에겐 지혜를 아이에겐 건강을》, 《당신은 그래도 아직 담배를 피웁니까?》가 있다.
목 차
한국의 독자들에게
여는 글
1부 진단에 대하여
환자의 말이 곧 진단의 핵심이다
촉진, 환자와 교감하는 효과적인 방법
심리상태와 증상의 관계
뮌하우젠 증후군: 기술에 의존하는 의사들이 놓치는 환자들의 숨겨진 의도
2부 치유에 대하여
상처에 이르는 말
치유에 이르는 말
눈에 보이는 증상 너머의 마음의 병을 치유하려면
확신의 힘
대체의학을 찾는 환자들
의료소송이라는 장벽을 넘어서
3부 생명과학에 대하여
디기탈리스 연구: 의학 연구자가 갖춰야 할 윤리적 관점
때로는 의학적 전통에 과감히 도전해야 한다
직류 제세동기를 발명하다: 심장 수술 분야에서 일어난 커다란 발전
의학 기술의 명과 암
돌연사는 어떻게 발생하는가?
4부 노년, 그리고 죽음에 대하여
노년에 이른 환자를 대할 땐 지식보다 지혜가 더 필요하다
인간다운 죽음을 맞이하기 위하여
5부 의사와 환자 간의 특별한 관계에 대하여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치유의 풍경
6부 환자의 역할에 대하여
의사를 대할 때 알아 두어야 할 몇 가지 중요한 지식들
주
질병 및 의학용어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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