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의사의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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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양정우
출판사항에이도스, 발행일:2021/12/12
형태사항p.208 A5판:21
매장위치자연과학부(B2)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85415451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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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네이버 블로그 ‘라보사의 식도락’ 주인장의 음식 그리고 마음 이야기

다이나믹듀오 최자 강력 추천!


음식 프로그램과 먹방이 침샘을 자극하고, 손가락만 까딱하면 온갖 음식이 문 앞까지 배달된다. 음식만큼 욕망에 충실한 것도 없고, 또 그만큼 의미가 충만한 것도, 삶에서 중요한 것도 없다. 먹어야 살고, 먹어야 행복한 우리에게 ‘먹는다는 것’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벌교시장 한 구석 식당의 삼천 원짜리 백반을 맛보기 위해 삼만 원을 내고 택시를 탈 만큼 식도락에 진심이고 음식 여행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만큼 미식과 음식을 사랑하는 정신과 의사가 자신이 찾아다닌 음식에 대해 그리고 그 안에 담긴 마음에 대해 풀어냈다. 삶의 다양한 순간에 만났던 한 끼 밥상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 앞에서 느꼈던 감정과 생각의 조각들이 음식과 마음에 관한 번뜩이는 통찰과 함께 잘 어우러져 있다.


포항의 어느 허름한 동네 식당에서 샌프란시스코의 ‘레이지 베어’까지

식탁은 여행이다. 제아무리 팔도(八道), 아니 전 세계의 진미가 모여 있는 서울이라도 지역 음식에 담긴 그곳만의 풍토와 사람들의 독특한 맛과 온기를 담아낼 수는 없다. 그리하여 우리는 특별한 음식을 먹기 위해 특별한 지역으로 간다. 식탁은 마음의 여행이다.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물리적 공간을 넘어 마음의 공간으로의 여행이다. 음식은 고독에서 함께함으로, 자기를 벗어나 타인의 삶으로, 그저 배를 채우기 위한 육체적 욕구를 넘어 우리의 오랜 기억과 마음의 진짜 얼굴을 찾아가는 길이고 여정이다.

직장을 위해 머물렀던 포항에서, 홍어를 맛보러 간 흑산도에서, ‘커뮤널 다이닝’(communal dinning)을 직접 접하기 위해 간 샌프란시스코의 ‘레이지 베어’에서, 밀양의 낡은 여인숙과 목포의 오래된 여관의 반질반질한 마룻바닥에서, 사그라지는 화공의 불길과 함께 쇠락해가는 오래된 중국집에서, 안동 시장통의 비빔밥집에서, 진안 버스터미널 옆 어둑한 골목길 두 평짜리 식당에서 밥을 먹고, 사람들과 함께하며, 마음을 나누고, 또 자기 마음을 만난다. 불안과 외로움과 질투와 자기 과시와 위로와 치유와 화해를 만난다. 이 책은 바로 그 여정의 기록이다.

개인의 취향과 타인의 시선이 만나고, 고독과 어울림이 교차하며, 오랜 기억의 아련함과 따뜻한 환대가 만나는 곳, 그곳은 바로 식탁이었다.


식탁에는 우리 본능이 숨을 쉬고, 개인의 취향과 타인의 시선이 교차하며, 고집과 변화가 만나고, 문화와 스타일이 모이며, 옛것과 새로움이 사라졌다가 다시 흐르고 또 스며든다. 자기 배 부르자고 밥을 먹고, 입맛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임에도 불구하고, 음식에는 다른 사람의 권위와 식당의 업력(業力)과 SNS 인플루언서들의 평가가 개입해서 우리를 불안하게 하고, 휩쓸려 다니게 하고, 자신의 입맛을 의심하게 만든다. 음식을 만드는 식당도 마찬가지이다. 고집스럽게 자기 스타일을 고집하며 중화요리를 만드는 중국집이 있는가 하면, 지역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춰 양식을 만들고 빵을 굽는 사람들도 있다. 식탁에는 그 모든 것들이 들어 있다. 식탁에서 우리의 삶과 마음을 닮은 것을 찾을 수 있는 이유는,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과 기억이 또 지극히 사회적인 식문화와 역사와 만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식탁은 어쩌면 우리의 마음이고, 우리의 감정이며, 우리의 관계이다.


먹어야 살고, 먹어야 행복한 우리에게 ‘먹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어제 같은 비슷비슷한 일상에서도 매일매일 같은 듯 다른 식탁을 앞에 놓고 밥을 먹는다. 식탁은 일상이다. 삶이고 취향이며 하나의 역사이다. 책에는 유명 맛집 이야기도 없고, 스타 셰프의 화려한 음식에 관한 이야기도 없다. 대신 늘 먹는 평범한 일상의 한 끼 식사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우리 삶의 흔적과 감정과 생각이 고스란히 담긴 밥상에 관한 이야기가 있을 따름이다.

음식의 맛을 찾아 떠난 수많은 여행에서 숱하게 만난 밥상을 거쳐 결국 마주하는 것은 고단한 일상 속 평범한 한 끼 밥상이다. 그곳에서 지은이는 오래된 기억을, 가족을 위해 일주일의 점심을 외식 계급으로 살았던 아버지의 삶을, 위로와 환대와 따뜻한 사람들 사이의 정을 만난다. 달콤한 꿈을, 오랜 기억을, 삶의 에너지를, 이마를 서늘하게 하는 지혜를, 가슴 따뜻한 환대와 위로를 주는 식탁은 눈과 입을 화려하게 달래주는 산해진미가 아니라 새로운 곳에 발붙이고 살게 해준 포항 동네 식당의 따뜻한 밥상이었고, 서천 옥산집 주인장 할머니와 함께 먹은 밥상이었으며, 안동 시장통의 비빔밥집에서 다붓다붓 비벼 먹던 비빔밥이었다.


나에게 식탁은 여행이었고, 만남이었으며, 내 마음을 마주하는 가장 맛있는 곳이었다.

식탁은 만남이다. 결국은 만남이다. 함께 먹는 사람을, 내 취향을, 내 마음을, 좁은 나를 벗어나는 더 크고 고귀한 것들과의 만남이다. 누군가는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쓸쓸하게 홀로 앉아 ‘혼밥’을 하고 또 누군가는 ‘밥터디’를 하기 위해 또 다른 누군가를 만난다. 집 밖에서 점심으로 가정식 백반을 먹어가며 돈을 벌었던 ‘외식 계급’ 아버지 그리고 가족과 둘러앉아 집밥을 먹는 게 차라리 사치에 가까운 혼밥족 ‘외식 인류’ 아들이 함께 공존하고 만난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밥상에 담긴 함께 먹는다는 것의 가치만큼은 아직 여전하다. 우리에게 ‘먹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렇게 지은이는 묻는다. 우리 다시 함께 밥 먹을 수 있을까? “함께 둘러앉아 있기도 힘든 세상이다. 각자 조용히 식사를 할 수 있겠지만 다붓다붓 모여 숟가락을 섞어 가며 먹는 일은 힘들 것이다. … 이 어울림의 음식은 사람들이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도도새가 될 것인가, 기억에만 남아 있는 공룡이 될 것인가, 아니면 억척스럽게 밥을 비비는 손길처럼 끈질기게 삶과 함께 살아남을 것인가.”(204쪽) 그러나 우리는 언제나 함께 먹어왔다. 지은이는 말한다. 그날 먹는 저녁 식사가 그날 하루의 인상을 단번에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듯 이 모든 것을 뒤집는 힘은 바로 함께 얼굴을 마주보고 먹는 밥상에 있다고.

작가 소개

지은이 : 양정우

정신과 의사이자 여행자이자 외식가(外食家)이다. 여행이 좋아 또 음식이 좋아 곳곳을 다니며 먹고 마시고 사람들을 만났다. 그렇게 찾아다니며 먹은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블로그 ‘라보사의 식도락’에 연재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고 찾아다니는 지은이에게 혹자는 미식가라는 레테르를 붙이지만 자신은 그저 모든 것을 사 먹어야 하는 외식가일 뿐이며 어쩌면 집밥이 더 사치인 혼밥족이라고 말한다. 고단하고 평범한 일상을 채우는 백반에서 가장 담백한 자신의 마음을 만나고, 비빔밥을 먹으면서 함께하는 누군가와 서로의 삶을 마음 편히 버무리고 비빌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서울대학교 응용생물화학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생명과학부 분자세포유전학 연구실을 거쳐 경희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에서 공부했다. 경희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으며 현재는 마인드온 정신건강의학과 원장으로 있다.

목 차

추천의 말 006

프롤로그 008


01 지금 그리고 여기

우연히 또 감정적으로 014 | 상생의 손 016 | 개복치 020 | 겉과 속 023 | 음식의 사계절 025 | 머물러야 보이는 것들 032 | 지금 그리고 여기 035


02 자유 혹은 선택

개와 고양이가 함께하는 방법 041 | 선택하지 않을 자유 044 | 검도록 푸른 섬 049 | 내보낼 수 있으나 들어오지 않는 것 052 | 섬을 지키는 청년 055 | 불안 058


03 취향과 입맛

취향에는 죄가 없다 068 | 음식의 맛 071


04 보는 나, 보이는 나

여행과 관광 078 | 물과 고기 081 | 구판장의 소크라테스 085 | 청춘의 덫 090 | 비움과 채움 093


05 충분히 좋은

Just the way you are 101 | 천국의 입구 104 | Let it be 106 | 이방인의 노래 111 | 존중과 적응 115 | 충분히 좋은 120


06 오래된 기억

현실과 비현실이 맞닿은 곳 129 | 낡음에 대해 133 | 원형의 맛 138 | 타협과 사라짐 143 | 변해버린 것들, 변해야 하는 것들 146


07 함께 먹는다는 것

혼밥과 밥터디 155 | 한없이 가벼운 외로움 158 | 점유가 공유가 되는 순간 164 | 옥산집의 공용 식탁 172


08 화해 그리고 만남

외식 계급 179 | 외식 인류 184 | 제육볶음과 계란프라이 185 | 3점짜리 밥상 192 | 쌀밥의 대관식 197 | 비빔밥 블루스 200


에필로그 209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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