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이런 땅에도 건물을 지을 수 있을까요?
신민재 건축가의 얇은 집 탐사는 어느 날 걸려 온 한 통의 전화에서 시작되었다.
“이런 땅에도 건물을 지을 수 있을까요?”
이미 여러 건축가에게 퇴짜를 맞았다고 했다. 땅의 폭이 너무 좁아 집을 지어도 사람이 살 만한 집이 나올 수 없을 것만 같아 보이는 땅이었다. ‘사용할 만한 건축물을 설계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면서도 머릿속에서는 어느새 계단과 실 구성을 어떻게 할지 그렸다 지웠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신민재 건축가는 어떤 집을 지을 수 있을지 여러 궁리를 하는 중에 호기심이 생겼다고 한다.
‘이런 땅에 지어진 건축물이 또 있을까?’, ‘이 땅은 어쩌다가 이런 모습이 되었을까?’
신민재 건축가는 2020년 5월 페이스북에 ‘뜨아’라는 제목을 달고 얇은 집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꾸준히 올린 덕분인지 제보도 이어졌다. 제보를 받으면 먼저 온라인 지도부터 확인했다. 그리고 현장 답사를 했다. 그 집과 주변에 관한 자료를 찾아 조사하고 그런 모양의 집이 될 수밖에 없는 연유를 추리했다. 그렇게 페이스북에 80여 개의 얇은 집 이야기가 쌓여 갔다. 아직 답사를 못해 소개하지 못한 얇은 집이 40여 개 남아있다고 한다. ‘뜨아’는 조각난 필지나 이형 필지에 지어진 극한 독특한 건물을 마주했을 때 나오는 감탄사이자 ‘뜨거운 아키텍처’의 줄임말이다.
《땅은 잘못 없다: 신민재 건축가의 얇은 집 탐사》는 신민재 건축가의 페이스북 ‘뜨아’ 시리즈에서 출발했다. 페이스북에 소개한 80여 개의 얇은 집 가운데 60여 개를 담았다. 이 60여 개의 얇은 집은 사연도 제각각이다.
땅의 면적은 67.7㎡로 넓은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작지도 않아서 괜찮았다. 면적보다도 좁은 폭이 문제였다. 도로에 접한 부분이 2.5m가 채 안 되었는데, 안쪽으로 깊이가 20m 가까이 되었다. 극단적으로 폭은 좁고 깊이는 너무 길어서 난감한 상황이었다. 자동차 주차구획 크기가 2.3x5m 정도인데, 이 땅은 4개의 주차구획을 기차처럼 세로로 길게 늘어놓은 모양새였다. 처음에는 보기 좋고 그럴듯한 건축물은 고사하고, 사용할 만한 건축물을 설계할 수 있을까? 걱정이 먼저 들었다.
_327쪽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신민재
2016년 젊은건축가상(문화체육관광부)과 2019년 서울시건축상 수상을 비롯 경기도건축문화상, 충남건축상, 인천시건축상 등 지역건축상과 목조건축대전, 리모델링 건축대전 수상 등으로 건축가로서 활동을 인정받았다.
점·선·면 건축수업 및 흙·돌·나무 건축수업으로 어린이 건축교육을 기획, 보편적이고 일상적인 건축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건축과 사회의 연관성을 독특한 관찰력과 스케치로 표현하며 다양한 연재와 SNS 포스팅으로 건축문화를 함께 참여하는 놀이와
여정으로 즐기고 있다.
목 차
책을 내면서
옛길의 흔적
서촌의 불사조 종로구 필운대로 35(누하동 191)
20세기 서울의 그림자 은평구 수색로 260-1(수색동 369-1)
600년 옛길과 50년 새길의 교차점 종로구 새문안로5길 7-1(당주동 37-3)
손기정과 남승룡의 골목 중구 만리재로35길 47-1(중림동 332)
기찻길 옆 상수동 그리고 제비다방 마포구 와우산로 24(상수동 330-12)
혼돈의 종로3가, 살아남은 건축물 이야기 종로구 서순라길 21(봉익동 60)
시간의 문을 여는 길 강동구 천호옛길 98(성내동 50-5)
도로가 남긴 상처
자하문로 확장의 흔적 종로구 자하문로 2(적선동 106-3)
건축허가에서 사용승인까지 4년 종로구 자하문로 249(부암동 159)
서촌 주거지역의 작은 화석 종로구 사직로 127(적선동 93-4)
숭례문과 남지 중구 세종대로 27(봉래동1가 104-1)
왕십리행 전차선로 옆에 선 Y빌딩 중구 퇴계로 453(황학동 2475번지)
택지개발의 흔적이 남은 자투리땅
율곡로의 플랫아이언 종로구 율곡로 225(이화동 98-3)
앵구주택지와 동호로의 흔적 중구 동호로 165(신당동 372-44)
조선의 명승지 삼청동의 상처 종로구 북촌로 137(삼청동 27-10)
일전쟁과 1기 신도시의 사이 은평구 수색로 342(수색동 315-1)
효창, 백범 그리고 남겨진 조각들 용산구 효창원로 146(효창동 5-508)
물길의 흔적
의형제가 된 율곡로의 세 집 종로구 율곡로 19길 7 외(충신동 53-1 외)
반수의 흔적 종로구 성균관로1길 6-6(명륜3가 148-1)
만초천의 흔적 조각을 찾아서 용산구 두텁바위로 5(갈월동 59-8)
너른 논밭의 추억, 은평 은평구 은평로 85(응암동 91-8)
강물은 흘러갑니다. 제3한강교 밑을 성동구 한림말길 41-5(옥수동 196-1)
건물이 들려주는 홍제천과 세교천의 물소리 마포구 월드컵북로 12(동교동 206-14)
할아버지, 아버지 그리고 나도 건넜을 월곡천 강북구 도봉로10길 34(미아동 860-163)
큰 시설의 경계에 남은 땅
50년 전 협소주택 중구 퇴계로 34(남창동 236-12)
500년 은행나무는 무엇을 보았을까 종로구 통일로12길 108-2(행촌동 210-254)
냉전의 흔적을 스쳐지나간 녹사평대로, 그리고 남은 조각 용산구 장문로 1(이태원동 34-105)
경리단에 기대서서 용산구 회나무로6길 20(이태원동 293-13)
얘들아! 어디로 전학갔어? 강남구 영동대로 211(대치동 994-14)
이런 땅에도 건물을 지을 수 있을까요? ‘뜨아’의 탄생 서초구 신반포로41길 11-7(잠원동 47-2)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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