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에 미치면 이렇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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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마이클 부스
출판사항글항아리, 발행일:2023/03/02
형태사항p.470 46판:20
매장위치자연과학부(B2)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69090841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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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라멘, 스시, 야키토리부터 삭힌 생선, 곰팡이, 곤충까지!

최고의 음식과 유일한 요리의 장인들을 찾아 나선

맛과 향에 미쳐버린 저널리스트의 상상 초월 일본 여행기


친구가 건네준 일본 요리책 한 권에 홀려 일본 음식 여행을 떠났던 마이클 부스. 그 경험으로 전작 『오로지 일본의 맛』을 집필했지만, 일본에 완전히 매료되어버린 그는 세련된 요리의 땅을 다시 찾기로 마음 먹는다. 일본 음식이 전 세계 요리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기 때문에 재방문의 구실은 충분했다. 10대가 된 두 아들에게 일본인의 헌신과 성실함을 보여주고 가르쳐주려는 속셈도 있었다. 문제가 있다면, 공교롭게도 출발 직전에 규슈에서 화산이 폭발하고 북한이 오키나와 상공으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뿐.

오키나와, 규슈, 교토, 시코쿠, 오사카, 나고야, 후쿠시마, 홋카이도…… 부스는 일본의 거의 모든 지역을 탐험한다. 그 과정에서 고구마, 노리(김), 조개, 다레 소스, 삭힌 생선(!), 곤충(!!), 유자, 와인, 라멘, 야키토리, 모치, 우니(성게 생식소) 등 온갖 요리와 재료를 접한다. 무엇보다 이번 여행에서는 한 분야에 평생을 바치는 사람들, 복잡한 마음 없이 단순하게 열정을 쏟는 사람들, 인정받기까지 수십 년을 감내하는 사람들이 두드러진다. 최고의 음식과 유일무이한 장인들 사이에서 부스의 일본 여행은 요리든 곰팡이든 위스키든 한 분야에 헌신하는 모든 이에 대한 헌사로 화한다. 그 와중에 특유의 재치와 입담으로 녹여낸 좌충우돌 에피소드들은 독자들에게 톡톡 터지는 다채로운 ‘맛’을 전해준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음식 기행

‘다레’라는 재료를 들어본 적 있는가? 일본에서 장어 소스, 라멘 국물, 다코야키 등 여러 요리의 소스에 원액 격으로 들어가는, 어두운 갈색의 풍미 가득한 소스다. 재밌는 것은 오래된 음식점에는 고유의 다레 소스가 있어서, 대를 이어 물려주거나 제자가 새 식당을 차릴 때 나누어주기도 한다는 점이다. 저자가 방문한 어떤 식당에서는 다레 소스를 300년간 사용해오고 있었다. 어떻게 그리 오랫동안 변하지 않고 보존되는 걸까? 사실 300년 전의 다레와 지금의 다레는 다른 다레가 아닐까? 위생은 또 어떡하나?

식당에 가만 앉아 있기만 해서는 신비한 주방을 들여다볼 수 없고, 재료에 얽힌 이런 이야기를 접할 수 없다. 음식이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아보는 것은 분명 음식을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이기에 저자는 가족을 데리고 일본 전역을 떠돈다. 그는 뱀술 ‘아와모리’를 한잔 하더니 뱀이 들어간 병 1만4000개가 보관되어 있는 동굴로 들어가고, 일본에서 쌀이 왜 그렇게 의미 있는지 알 수 없다며 직접 쌀농사를 체험하다가 논을 망쳐버리기도 한다. 그 와중에 ‘두개골이 쪼개질’ 위험을 감수하며 절구질로 일본 전통 떡 모치를 만들어 먹다가, 실제로 잘못 삼키는 바람에 질식사의 위험을 맞기도 한다. 이쯤 되면 요리 여행기인지 스펙터클한 수난기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온갖 일을 겪으면서 저자는 음식과 그 재료를 통해 시간과 시간, 공간과 공간이 연결되는 것을 경험한다. ‘커리’의 변종, ‘카레’라이스를 ‘오물 같은 음식’이라 부르며 혐오하던 그는 이 요리가 대체 어떻게 탄생했는지, 일본에서 왜 이렇게 사랑받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도쿄 거리를 헤맨다. 그러다 어느 샌가 일본 구축함 기리시마호의 갑판에 서 있게 되는데, 사실 카레를 발명한 건 영국 해군이었다는 비사를 들은 것과 별개로 묘한 기분을 느낀다. 옛날 그의 아버지가 일본 해군에게 죽을 뻔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도 싫어하던 음식의 비밀을 찾아 떠난 여행이 그를 일본 구축함의 갑판에 데려다놓을 줄 상상이나 했을까. 그런가 하면 규슈에서 만난 일본 김 ‘노리’는 100년도 더 전에 영국의 과학자 캐슬린 드루베이커가 발표한 논문이 아니었다면 전해지지 않았을 음식이었다. 그리고 일본식 카스텔라는 16세기 포르투갈인들이 일본에 난파하지 않았다면 탄생하지 못했을 요리였다. 이렇게 저자는 음식과 재료의 뒷이야기를 찾아다니다가 예기치 않게 수백 년의 시간을, 수천 킬로미터의 공간을 가로지르게 된다.


명성이나 환호 없이, 그저 라멘과 스시와 야키토리를

외팔이 라멘 요리사 하야사카는 20년 남짓 라멘 한길을 걷고 있다. 주방에서 사고로 오른팔을 잃었지만, 2011년 동일본 대지진 피해 지역을 찾아가 한 해 동안 10만 그릇의 라멘을 만들며 희망을 보여줬다. 야나기하라 가문은 17세기부터 지역 음식 전통을 이어오다 요리 학교를 세워 3대째 운영하고 있다. 나이 많은 일본 여성들 사이에서 장어 손질을 못해 쩔쩔매는 저자를 구경하는 것도 재밌지만, 집에서 먹는 밥이 아이들의 입맛을 만들고 음식 문화로 나아간다는 야나기하라 가문의 정신이 책장을 넘기던 손을 붙든다.

일본의 요리 장인들 밑에서 일하면 몇 년씩 청소만 해도 칼을 잡을까 말까 한다는데, 도대체 무엇이 아직도 이 땅의 요리사들을 탄생시키는 걸까?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오랜 세월을 인내해 장인이 되게끔 이끄는 것도 모자라 계속 한 가지 요리에만 헌신하도록 만드는 걸까? 저자는 그 이유를 생각해보지만 도저히 알 수가 없다. 단지 요리가 너무, 너무나도 맛있을 뿐이다. 장인들에게 물어봐도 특별한 답변은 나오지 않는다. 열정과 헌신은 이들에게 이미 특별한 자질이 아니며, 그저 행동에서 드러나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이들에게 일본 특유의 장인 정신을 알려주려 했던 저자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그 동력이 뭐든 간에 일본의 장인들은 문화를 계속 계승해나가고 있다. 부스의 전작들에 비해 이번 책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기후변화와 현대화로 인해 전통음식의 수요와 공급이 줄어드는 현실이다. 노리 김은 해수 온도가 변해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으며, 쌀 장인은 원전 사고로 인해 큰 시련을 겪었다. 일본의 현 세대는 갈수록 입맛이 바뀌고 있어 전통음식 문화는 쇠퇴하는 중이다. 그럼에도 이 땅에는 소수의 전승자와 장인들이 오랫동안 한 우물을 파며 고유 음식들을 지켜나가고 있다. 저자는 악조건 속에서도 분투하는 이들을 위해, 존경과 위트를 곁들여 헌사를 한 권 써낸 셈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마이클 부스 

영국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저널리스트로 출판, 방송, 강연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가디언』 『타임스』 『인디펜던트』 『콩데나스트트래블러』 등 전 세계 여러 매체에 여행, 음식, 그리고 프랑스·일본·북유럽 지역에 관한 글을 썼다. 잡지 『모노클』과 「모노클 24 라디오」에서 통신원으로 활동하며 정기적으로 북유럽 지역에 대한 강연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지은 책으로는 2016년 영국 여행작가협회 올해의 책으로 선정돼 세계 여러 나라에 번역 출간된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을 비롯해, 일본에서만 15만 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하며 NHK 애니메이션으로도 방영된 『오로지 일본의 맛』 등이 있다. 그 외에도 『마이클 부스의 유럽 육로 여행기』 『먹고 기도하고 먹어라』 『빌어먹을 코르동 블뢰』(근간) 등을 펴냈다.


옮긴이 : 박혜원

대학에서 영어학을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영어교육학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회사생활을 하다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다. 덕업일치를 위해 글밥 아카데미를 통해 번역의 길로 들어섰고, 현재 캐나다에 살며 번역에 힘쓰고 있다. 장서가이자 다독가로 11년째 북클럽을 이끌고 있기도 하다. 지은 책으로 『유학영어 길라잡이』(공저)가 있고 옮긴 책으로 『맥주를 만드는 사람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빨강 머리 앤』 『아이 엠 아두니』 『나는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인생을 바꾼다』 등이 있다.

목 차

1장 귀환

2장 오키나와

고구마 | 우미부도 | 아와모리

3장 규슈

돼지고기 | 소주 | 노리 | 오바마 | 설탕 | 햄버거 | 아리타 | 다레

4장 주고쿠

조개

5장 간사이

삭힌 생선 | 오사카 1 | 오사카 2

6장 시코쿠

유자

7장 주부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 | 곤충 | 와인

8장 도쿄

라멘 | 차 | 소바 | 스시 | 카레라이스 | 야키토리 | 야나기하라 | 케이크

9장 주부・도호쿠

모치 | 고지 | 쌀

10장 홋카이도

우니 | 위스키 | 멜론 | 곰

감사의 말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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