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우주만큼 복잡하다는 와인,
그래서 늘 어렵게만 보이던 와인을
이제 편의점에서 삼각감밥과 함께 손쉽게 즐겨보자.
“와인은 신이 인간을 사랑하는 증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와인은 인류의 오랜 찬탄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와인은 국가마다 지역마다 품종마다 또 양조가마다 맛이 달라진다. 심지어 같은 와이너리의 와인이라도 해마다 맛이 다르다. 이런 복잡함 탓에 와인은 지금까지 우리에게는 쉽지 않은 술로 꼽혀 왔다.
이 책은 기존의 와인책과 다르게 와인보다 음식을 강조한다. 그리고 와인과 함께 즐기는 음식도 기존의 책들처럼 스테이크나 캐비어같은 값비싼 음식이 아니라 편의점에서 파는 삼각김밥과 즉석라면에서부터 시작한다. MZ세대를 비롯한 젊은이들이 대부분 식품은 포함한 주류를 편의점에서 구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 역시 이런 트렌드에 맞춰 마트나 와인전문점 뺨치게 좋은 와인들을 갖추고 있다.
이탈리아로 요리 유학을 떠났다가 와인의 세상에 눈을 뜬 저자는 귀국 후에 레스토랑 개입 대신 와인 수입사를 차렸다. 그리고 음식 연구보다 음식과 와인에 대한 페어링을 연구할 정도로 와인의 매력에 푹 빠져 지내왔다.
저자는 이탈리아에서 와인이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것처럼 잰 체하기 위해 마시는 과시용이 아니라 그저 음식을 좀 더 즐길 수 있게 하는 물과 비슷한 음료의 한 종류라는 것을 깨닫는다. 귀국 후에 한식도 당연히 와인과 맞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다양한 한국 음식과 와인을 마셔봤다. 처음에는 한국의 갈비나 불고기 같은 고기 음식에서 시작하다 점점 떡볶이 막회와 같이 와인과 다소 페어링이 쉽지 않은 우리 음식과도 와인을 즐기게 됐다. 결국 저자는 기자생활을 하면서 간식으로 가장 많이 먹었던 삼각김밥을 놓고 와인을 마시는 ‘생활 속에서 와인’을 실천하게 된다.
이 책은 지은이가 이처럼 와인과 음식이 어울리는 극강의 즐거움을 일구는 과정이 오롯이 담겨 있다. 그동안 국내에 수많은 와인책이 있지만 스테이크와 와인의 페어링을 쓴 책은 많지만 삼각김밥이나 떡볶이처럼 발랄한 음식과의 페어링에 관심을 가진 책은 없었다. 신문사에서 라이프 에디터를 역임하며 MZ세대의 편의점 음식에 대한 소비형태를 오랫동안 분석해온 저자의 유별난 관심이 반영되었을 것이다. 〈〈한겨레〉〉 〈〈경향신문〉〉 등에 연재한 칼럼을 토대로 엮은 이 책이 새로운 문화에 유독 관심이 많은 젊은 층에게 다소 거리감이 느껴지는 와인에 대한 관심을 열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권은중
《한겨레》 《문화일보》 등에서 기자로 20여 년 일하다 50세에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의 ‘외국인을 위한 이탈리아 요리학교(ICIF)’에 유학을 다녀왔다. 요리를 하기 전에는 주로 화이트와인만 마셨다. 가성비가 떨어지는 레드와인이 맛보다는 남과 구별 짓는 ‘연성 권력’쯤으로 여겼던 탓이다. 하지만 요리 유학을 가서 생각을 바꾸었다. 15년 숙성된 발로 와인의 실크빛 질감과 피에몬테식 파스타인 타야린이 이룬 조화를 맛본 뒤 와인과 음식은 하나라는 급진적인 사고에 빠져들었다. 귀국해 와인 수입 법인을 설립하고 와인과 서양 음식은 물론 편의점 삼각김밥을 비롯한 우리 음식과 와인의 마리아주를 연구해왔다. 《한겨레》 《경향신문》 〈연합뉴스〉 《농민신문》 등에 음식과 역사를 다룬 인문학적 칼럼을 써왔고,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와인 강연을 해왔다. 앞으로 우리나라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이탈리아 와인 수입과 이탈리아 와이너리 투어 관광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며, 와인과 음식의 페어링을 전문으로 하는 랩 레스토랑도 꿈꾸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독학파스타》 《볼로냐 붉은 길에서 인문학을 만나다》 《음식경제사》 《파스타에서 이탈리아를 맛보다》 등이 있다.
목 차
들어가며
1장__나를 구원해준 편의점 푸드와 와인
이처럼 풍요로운 천 원의 마법, 삼각김밥
참치마요로 나는 춤춘다__소비뇽 블랑·샤르도네·뫼르소
직장인을 위한 샴페인’의 놀라운 반전__카바·파테르니나 반다 아줄
우주 유영하듯 기분 좋은 맛__테더 샤르도네
편하고 싸고 배달음식과도 ‘굿’__편의점 화이트와인 3종
된장도 품어주는 발랄함__베를린 리슬링
MZ세대의 자유로움과 ‘나만의 취향’
나를 매운맛의 세계로 이끈 ‘괴랄’한 라면, 불닭볶음면
불닭볶음면의 발랄함은 발랄한 와인으로__템프라니요·쉬라
최고의 안주는 이 여름 아닌가__생클레어 소비뇽 블랑 스파클링
이처럼 우아하다면 남들과 달라도 즐겁다__오르넬라이아 레 볼테·그랑 파시오네 로쏘
이렇게 부드러운 카베르네 소비뇽이라면__투 핸즈 섹시 비스트
바닷가에서 태어난 겸손한 친구 같은 와인__머드하우스 소비뇽 블랑
오스트리아 와인인 줄 알았잖아__다렌버그 드라이 댐 리슬링
쌈장과 초장도 품는 ‘화려한 묵직함’__뷕시 로제 크레망
남반구 바다의 뜨거운 햇볕을 안주 삼아__쿠능가힐 샤르도네
2장__일상에서 맛보는 ‘파리의 심판’
한국 사람은 왜 와인을 겁낼까
마술 같은 파스타와 무심한 듯한 황금빛__드 비테 호프슈테터
시칠리아를 닮은 ‘짱짱한 힘’__플라네타 테레빈토
벗들이 있으니 무슨 상관이랴__샤토 딸보 까이유 블랑
와인 편견 바로잡아준 캘리포니아의 패기__켄들 잭슨 샤르도네
이 한 잔이면 천 년 이야기는 가뿐하지__토마시 아마로네 클라시코
뜨거운 시칠리아가 만든 혁신적인 맛__플라네타 샤르도네
적금 타는 날 당장 마시러 가자__도멘 올리비에 르플레브 뫼르소
상큼한 내추럴 와인에 마음의 문이 열리다__페르랑 팡팡
봄가자미 구이에 입맛 돋우는 황금빛 와인을__상세르 푸르니에 쇼두욘
순수함을 머금은 엄친아 중의 엄친아__누알라 소비뇽 블랑
‘왕의 와인’을 빚은 솜씨로 만든 ‘공주의 와인’__피에몬테 가비
30년 지나도 프랑스를 압도하는 미국 와인__샤토 몬텔레나 샤르도네
비 쏟는 밤에 만난 ‘맑고 단단한 알프스’__브륀들마이어 그뤼너 벨트리너 와인
핑크빛으로 무장한 의외의 전천후__도멘 데 디아블 로제 봉봉
응어리도 사라지는 품위 있는 달콤함__라 스피네타 브리코 콸리아
2020년 빈티지 와인이 주는 위안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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