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리는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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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이라영 외
출판사항동녘, 발행일:2023/06/23
형태사항p.260 46판:20
매장위치자연과학부(B2)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72970910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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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우리의 ‘먹는 일’이 세계에 끼치는 영향을 생각하며
한 생명을 살리고, 온 세상과 관계 맺는 비거니즘
지금 여기 나의 입속에서 시작되는 공감과 연대

수많은 ‘맛집’과 ‘먹방’의 등장으로 우리는 음식과 가까워졌지만, 그만큼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과는 멀어졌다. 우리는 식재료가 어디에서 오는지, 어떻게 요리되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노동이 들어가는지에 대해 알지 못하고 알 필요도 없다. 우리는 부위로 호명되는 고기들이 한때 살아 있었던 동물이었다는 것도, 배달음식이 오토바이로 배달되는 동안 배출되는 탄소가 기후위기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도 인식하지 않는다.
지역 특산물과 제철음식이 포장되고 배송돼 문 앞에 도착하는 시대에, 둘은 배달음식을 시키는 대신 바쁘게 손을 움직여 스스로 음식을 만든다. 집에서 직접 버섯을 길러 먹고, 작은 텃밭에서 제철 먹을거리를 얻는다. 불필요하고 과도한 소비를 지양하고, 다른 존재의 생명과 노동력을 착취하지 않으려는 노력이다. 두 비건은 도시인의 입맛과 편의에 맞춰지는 음식을 곁에서 밀어내고, 무해한 재료들과 오롯한 한 사람의 노동으로 만든 음식으로 하루를 채우려 애쓴다. 또한 비인간 동물을 살리고자 하는 마음으로 도축될 뻔한 소들을 구조해 보금자리를 만든 과정, 길고양이와 인연을 맺으며 이름을 붙이고 정을 준 일화를 편지에 털어놓기도 한다.
소소하고 깊은 일상의 이야기 속에서 두 작가는 매일매일 ‘누군가를 살리는’ 식탁을 손수 바쁘게 차린다. 시원한 막국수, 향긋한 쑥국, 명절에 식구들과 함께 만드는 비건 만두, 제철 채소로 만든 지삼선……. 계절을 따라간 그들의 비건 식탁에는 규칙이 있다. 누군가의 생명을 해치지 않은 음식, 제철 식재료로 만든 음식,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 음식, 무엇보다도 맛있는 음식이어야 한다.

타인의 결핍을 인정하고 불행을 함께 겪을 의무가 있다고,
다른 존재를 살리는 일이 곧 나를 살리는 일이라고 믿는
‘살리는 사람들’의 맛과 멋 그리고 희망

이라영과 전범선은 비거니즘의 지평을 넓혀 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폭력과 착취를 짚는다. ‘관광’의 이름으로 지역을 도시의 입맛에 맞추려는 식민주의적 움직임을 비판하고, 무한한 발전과 무책임한 자유를 말하며 기후위기를 외면하는 남성 중심적인 정치를 꼬집는다. 진지하고 무거운 주제만 오가지는 않는다. 이라영은 과거 20대 시절 방랑하다 어떤 절에서 숙식을 했던 이야기를 하며 “타인을 살리는 일이 나를 살리는 일이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달았던 경이로운 순간에 대해 들려준다. 두 작가가 주고받은 내밀한 편지에서 비거니즘은 페미니즘과 에콜로지, 일상의 깨달음과 세상에 대한 사랑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된다. 둘은 같은 세상을 살고 있는 한 우리는 서로에게 책임이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더 많이 먹고, 동물을 죽여서 고기를 소비하고, 더 많은 물건을 사고, 처리할 수 없는 쓰레기를 생산하는 대신 담백하게 ‘살리는 삶’을 살자고 이야기한다.
편지를 주고받으며 두 작가는 매일 동물이 죽고 환경이 파괴되는 사회 구조에 관한 죄책감과 답답함을 공유한다. 전범선은 “인간은 태어나지 않는 게 답”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고백하기도 한다. 하지만 둘은 분노와 무력감을 느끼는 서로를 각자의 방식으로 위로하고, 미래를 너무 비관적으로 보지 말자고 격려한다. 두 명이 위안과 위로를 얻는 공통의 통로는 예술이다. 예술사회학자 이라영은 전시를 보러 다니며 예술이 삶과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동물권 활동가이자 밴드의 보컬인 전범선은 동료들과 연대하고 노래를 만들며 자신만의 해답을 찾아간다.
두 비건의 폭력에 대한 저항이 최종적으로 도달하는 곳은, 약한 존재를 배제하고 끝없이 ‘성장’을 향해 달려가는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다. 이라영과 전범선은 점점 더 폭력에 둔감해지는 사회를 경계하며 아프고 상처받은 이들을 되돌아보고, 서로의 결핍과 슬픔을 들여다보며 고통의 연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타인’에 대한 공감을 넓혀, 이 지구에 살아 있는 모든 존재와 연결되고 연대하는 비거니즘의 미학을 말한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인 것”이라는 말처럼, 우리의 가장 사적인 ‘먹는 일’은 무엇보다도 정치적인 행위다. 이 책은 우리의 가장 일상적인 행위인 ‘먹기’가 어떻게 세상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알려주며, 동시에 맛있는 비건 레시피들로 독자들을 ‘빼기’가 아닌 ‘더하기’의 비건 지향의 세계로 이끄는 책이다.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동시에 건강하고 맛있는, 다정하고 매력적인 비건의 세계로 함께 떠나보자.

동녘이 펴내는 편지 시리즈 ‘맞불’
지금 가장 뜨겁고 빛나는 작가들의 편지!

동녘에서 펴내는 편지 시리즈 ‘맞불’은 마주보며 타오르는 불처럼 두 작가가 주고받는 대화가 피워내는 미덥고 빛나는 이야기들입니다. 번역가 노지양X홍한별의《우리는 아름답게 어긋나지》, 90년대생 만성질환자 안희제X이다울의 《몸이 말이 될 때》, 고통을 연구하는 여성 이현정X하미나의 《상처 퍼즐 맞추기》에 이어 이라영과 전범선이 네 번째 맞불을 지핍니다. 탁월한 비건 살림꾼이자 모든 존재와 연결되고 연대하는 두 작가는 계절을 따라 좋아하는 음식에 대해 수다를 떨며 독자들을 비건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이라영

예술사회학 연구자. 예술과 정치, 그리고 먹을 것을 고민한다. 지은 책으로 《환대박을 권리, 환대할 용기》, 《진짜 페미니스트는 없다》, 《타락한 저항》, 《정치적인 식탁》, 《폭력의 진부함》, 《여자를 위해 대신 생각해줄 필요는 없다》, 《말을 부수는 말》 등이 있다. 《비거닝》과 《여자를 모욕하는 걸작들》에 공저자로, 《우리는 다 태워버릴 것이다》에 공역자로, 연극 〈식사〉에 공동창작자로 참여했다.


지은이 : 전범선

글 쓰고 노래하는 사람. 1991년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났다. 밴드 ‘양반들’ 보컬이다. 지은 책으로는 《살고 싶다, 사는 동안 더 행복하길 바라고》, 《해방촌의 채식주의자》, 《기계 살림》, 《동물권을 묻는 십대에게》가 있고, 함께 지은 책으로는 《채식하는 이유》, 《비혼이고요 비건입니다》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왜 비건인가?》, 《비건 세상 만들기》 등이 있다. 동물권 단체 ‘동물해방물결’의 자문위원이다.



목 차

프롤로그

먹히는 존재와 먹지 못하는 존재


1장 연결과 관계

지역 특산물과 제철음식이 포장되는 세상에서

중심 중심주의에서 벗어나기

서로에게 이름을 주는 일

‘전버섯’이 되려고 합니다

사라지는 것들을 안타까워하며


2장 책임감과 조신함

소금을 찾아서

타인을 살리는 일이 나를 살리는 일이라고

막힌 기를 뚫고 살리며

책임감의 연대

조신함의 정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사람의 목소리

비거니즘은 우리 모두가 당사자


3장 살림과 풍류

생각하는 손

만물과 하나되기

터전을 빼앗긴 사람들

풍류가 있는 땅끝에서

화를 내기보다는 화음을 쌓으려고 해요

같은 시공간에서 함께 합주하는 것처럼


4장 분노와 희망

우리의 결핍을 위하여

다음 파도를 기다리며

불행을 함께 겪을 의무

방학 숙제를 미리미리 해야 합니다

덜 고통스럽게 멸종하려면

숨과 쉼


에필로그

살리는 사람들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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