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ADHD가 뭐길래
ADHD는 주의집중력이 떨어지고 일상의 행동이 남달리 과다한 사람에게 붙이는 병명입니다.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의 앞머리를 딴 이름으로 직역하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질환”입니다. ADHD는 정신과 병명이지만 대부분 멍에처럼 씌워진 이름 짓기일 뿐이지 실제 뇌질환일 경우는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어린이?청소년들이 ADHD로 진단받고 있습니다.
통일장이론이 가능할까
교실 및 공공장소에서 소리를 지르고, 미션 수행 국면에서 끝까지 침묵을 지키고, 음식을 먹으면서 식탁 주변을 초토화하고, 대소변을 적절하게 가리지 못하고, 리터러시에서 최선을 다해 탈주하고, 어른의 지시와 부탁을 외면하고, 작은 이해관계에도 전혀 양보할 줄 모르고, 도구를 들어 가까운 친구에게 상처를 남기고, 엄마에게 욕을 하고, 교실에서 바지를 내리고 있고, 스마트폰부터 게임까지 미디어 중독 증상 등 다종다양한 일탈 양상을 한방에 설명하는 이론이 과연 있을까요? 그동안 필자는 아이들의 부정적 행동을 모두 설명할 수 있는 통일장 이론을 모색했습니다.
결국 찾았다
결국 찾았습니다! 발견이 가능했던 건 필자가 최근 5년 동안 아이들과 함께 살았기 때문입니다. 먹고 자고 씻고 여행하고 놀기를 함께한 것은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마치 레비스트로스가 1930년대 아마존 밀림의 원주민과 1~2년을 함께 살았기에 <슬픈 열대>가 가능했던 것과 같습니다. 이 이야기의 제목은 <슬픈 십대> 정도가 되겠네요.
생명력을 높여주는 쪽으로 선택한다
핵심은 아이들이 원시적 뇌에 충실하면서 행위의 최우선 조건을 “생존가능성”에 둔다는 것입니다. 살아남을 가능성이 큰 쪽으로 자기의 행동을 정하죠. 가장 인간적입니다. 본능으로서 사회문화적 요인에 앞서는 본질이라고 봤습니다.
수많은 지적과 손가락질, 경멸을 부르는 행동이 본인은 살아남기 가장 유리한 것이라고 판단한 결과라는 걸 이해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저렇게 어이없는 짓을 하면서 과연 자신에게 유리한 의사결정이라고 믿는단 말인가?
하지만 ‘어이없음’은 시대의 이데올로기에 절어 있는 기성세대의 판단일 뿐입니다. 아이들 행동은 결과적으로 가장 에너지를 적게 쓰는 유리한 국면을 가져옵니다. 레비스트로스가 원주민과 살고 깨달은 것이 문명과 야만의 구분이 철저히 서구사회의 편견일 뿐이라고 말한 것과 맥을 같이 합니다.
기술(記述)이 처방이다
2016년 10월부터 2017년 7월까지 열 달의 주말리포트 중에서 27꼭지를 선별했습니다. 매우 적나라한 생활 모습을 담은 박샘(필자를 지칭)의 관찰일기입니다.
이 책에 담은 이야기들 속에 독자 여러분과 제가 함께 찾아야 할 처방이 숨어 있습니다. 이를 위해 독자와 언제든 어떤 형식이든 만나기를 바랍니다. 질문과 조언의 문을 활짝 열어놓겠습니다.
작가 소개
서울에서 나서 자라고 초중고와 대학을 나왔다. 초등교사로 서울에서 12년, 강원도에서 7년을 근무했다. 공교육 밖으로 나와 2년 동안 준비 기간을 거쳐 10년 동안 중등 대안학교와 초등 대안학교를 운영하고 교사로 일했다.
제도권이든 제도권 밖이든 어린이·청소년을 만나는 교사의 직무는 공공성을 기둥으로 역사적이고 정치적 성격을 가진다. 교사의 삶은 어린이·청소년의 삶과 묶여 있다. 아프고 고통 받는 어린이·청소년에게 가장 먼저 다가가 안아주고 힘듦을 나눠야 하는 운명이다.
발달장애로 불리는 어린이를 위한 여덟 개의 키워드를 구현하는 배움터를 마련하고 싶다. ‘자연’ ‘자유’ ‘말馬테라피(동물매개치유)’ ‘인공암벽등반’ ‘비(非)텍스트’ ‘이미지’ ‘걷기’ ‘댄스’가 그것이다.
목 차
추천사
머리말. ADHD라고 불리는 아이들과 함께 산 5년의 발견
하나. 남의 티를 보지 말고 네 눈 속의 들보나 빼시지
일등은 내 것 / 원인 제공은 어른이 했잖아요 / 아마추어같이 왜 그래?
둘. 가족의 바탕은 거래에 기반하지 않습니다
울부짖는 창욱이의 속마음 / 퇴행을 보이는 아이 / 가격 지불의 논리 / 부려먹으려면 비용을 내시오
셋. 언어의 습득은 “곧바로 실전투입”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하류를 지향하는 아이들 / 대가 없는 노동 / 심판이자 선수
넷. 정보는 결국 정서를 지향합니다
내리막을 좋아하는 아이들 / 중요한 전시장 나들이 / 경험의 반복과 다양성
다섯. 아빠 엄마는 그레고리의 변화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초등 1학년 남아의 행동 / 행동심리학의 영향 / 자고 일어나니 벌레로 변신 / 첫 장거리 라이딩 / 스키장을 가는 이유
여섯. 책임의 부하가 버겁다고 느낄 때 아이들은 성장하지 않습니다
분재 키우기 / 신체 가소성 / 늦어도 괜찮아
일곱. 이제 우리는 도로 엄마 뱃속으로 들어갈 수 없어요
구렁이 허물
여덟. 교사가 할 일은 촘촘하게 관찰하는 것입니다
거뜬한 등산 / 정무적 판단
아홉. 슬픔은 가장 소중한 감정입니다
아주 아주 슬픔 / 슬픔은 측은지심
열. 머리핀이 머릿결을 좋게 하지는 않습니다
가설로서 진화론 / 탈(脫) 문자의 미래 / 비교우위 / 어이없는 일
열하나. 지지학교에는 정신과적 문제를 가진 아이는 없습니다
스스로 질문하고 대답하기 / 아이들의 거짓말
열둘. 말하기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아이는 읽기를 잘 할 수 없습니다
어울려 놀기
열셋. 깨고 부수고 엎고 난장판을 만들어도 아이들이 태연합니다
아나키스트 / 아이는 어떻게 배우는가
열넷. 우리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데카르트의 아포리즘 / 토마티스 치료 / ‘입장’이라는 옷 / 오하요 그리고 굿모닝 / 관계 맺기
열다섯. 어른들의 친절한 안내는 아이의 사고를 멈추게 합니다
일종의 게임 / 문장 외우기 / 이야기를 느끼는 통로 / 세 번의 거절
열여섯. 천억 원이면 부잣집이야?
아직 갈 길이 멀다 / 살아있는 개그
열일곱. 확실히 공을 찬 교사가 잘못했습니다
한자 부수 214글자 / 비언어적 소통
열여덟. 그렇게 아이들은 조금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머리 말리기 / 거짓말 왕 뽑기
열아홉. 아이들은 민주제로 나아가는 과도기의 희생양입니다
국가는 곧 법 / 이해가 우선
스물. 10윈즈씩 갹출한다는 상상은 너무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열이 벌컥 나는 순간 / 그랜드피아노 들여놓기 / 오키나와를 가는 이유
스물하나. 실제로 우리 아이들은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교각살우(矯角殺牛) / 마음을 원격 조정하는 사회 / 지도 아닌 지원
스물둘. 우리 아이들은 에너지 고갈 상태에 있습니다
몸에 좋은 수퍼푸드 / 부엌에 불 넣으리 / 비싼 젬베 / 사내아이의 눈빛
스물셋. 낚싯줄을 제거하면 펠리컨은 행복하게 살 수 있어
부리에 감긴 낚싯줄
스물넷. 맞아요, 우리 책임이 아니에요
요괴워치
스물다섯. 대개 원인제공을 한 아이를 제지하거나 꾸중하게 됩니다
혼돈의 춘추전국시대 / 주간지 보기
스물여섯. 인간의 언어는 거짓말을 하기 위해 발달했다
적절한 거짓말
스물일곱. 어른 부모는 아기에게 언어를 직접 가르칠 수 없습니다
동물매개치료 / 관심종자 / 지구인의 외계어 배우기 / 전쟁과 평화 / 횡성 온양온천 / 최상의 언어치료소
맺음말. 지지학교를 떠나서 공립학교로 복귀하는 아이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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