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사랑을 하는 것보다 어려운
사랑을 아는 것
누구나 사랑을 하지만, 사랑에 실패하지 않는 사람은 드물다. 그리고 매번 사랑을 할 때마다 자신의 경험에 의존해 이전과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곤 한다. 만약 개인의 경험을 뛰어넘는 보편적인 사랑의 실체를 알 수 있다면, 우리는 조금 더 나은 사랑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인문에세이 《사랑을 알 수 있다면―불완전한 사람들의 완벽한 사랑》은 이러한 물음에서 출발했다. 타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라는 주제로 글을 써온 저자 강원상이 인문학적 사유에 생활 속의 예시와 이해하기 쉬운 비유를 결합해 사랑이란 무엇인지를 다각적으로 고찰한다.
이 책은 첫 만남의 순간과 강렬한 끌림의 정체를 살피는 데서 시작해, 사랑을 시작하기 전에 내면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외로움과 행복의 의미를 곱씹어보고, 사랑의 이면에 도사린 불안과 집착, 질투 같은 감정의 기원과 작동을 짚어본다. 사랑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서로 다른 방향에서 접근하는 과학의 연구들과 철학적 논의들을 들여다보고, 마지막으로 우리 시대에 변화하고 있는 결혼이라는 약속의 의미를 되새긴 후 사랑을 지속하는 방법을 모색한다.
문학과 철학의 고전에서 다루는 사랑의 정의, 영화와 드라마 등 친숙한 대중문화를 통해 재현되는 낭만적 사랑, 그리고 심리학과 사회학과 과학을 넘나드는 다양한 틀로 사랑과 그 일그러진 양상까지 탐구하는 이 책은 사랑을 하는 우리 모두가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다양한 문제들을 환기하고 있다.
불완전한 두 사람과
낭만적 환상에 매몰된 사랑의 가치
인간은 불완전하기에 사랑을 찾아 헤맨다. 사랑을 유아기에 경험한 엄마와의 친밀한 애착을 이후의 삶에서도 다시 느끼려 하는 것으로 보든, 유전적 충동에 의해 우수한 후손을 얻고자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는 호르몬의 작용으로 보든, 자연과 사회라는 거대하고 초월적인 힘 앞에서 나약하고 고독한 개인이 타인과 합일하고자 하는 의지로 보든, 인간이 평생 사랑을 갈망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인간이 완벽했다면 사랑이란 필요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저자는 모든 인간에게 불안정과 부족함이 존재하기에 사랑이 당위를 얻는다고 설명한다.
문제는 사랑에 대한 기대가 저마다 다르고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데서 생겨난다. 오늘날의 경쟁사회는 사랑이나 행복 같은 가치에 대해 성찰할 여유를 허용하지 않는데다, 과시의 장이 되어버린 SNS의 발전으로 현대인은 나르시시즘과 인정욕구의 덫에 빠져 있고, 대중문화를 통해 사랑의 낭만성이 지나치게 강조됨에 따라 무의식적으로 연인에 대해 비현실적인 기대를 갖게 되었다. 저자는 이런 현실을 진단하며 근본적으로 연인 사이의 거리 조절에 실패하게 하는 불안과 집착, 애착 유형에 따른 특징 같은 심리적 문제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간다.
그러나 사랑에 양면성이 있다고 해서 사랑을 피할 수는 없다. 저자는 행복의 토대가 되는 경험의 주체성과 공감능력, 관계성에 주목하고, ‘남들이 기대하는 나’의 가면을 벗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스스로 드러내게 만드는 힘이 바로 사랑에 있음을 일깨운다.
남녀의 차이가 아닌 개인 간의 차이를 극복하고
사랑을 지속하게 만드는 힘
우리는 종종 사랑에 빠지고, 사랑을 하며, 사랑에 머무른다. 그리고 그중 어느 단계에서 이별을 겪곤 한다. 이 책의 후반부는 남녀관계를 이별에 이르게 하는 ‘차이’에 주목하며 얼마든지 소통하고 조율할 수 있는 차이를 성별에 따른 것으로 환원해버리는 논리를 경계한다. 남녀의 차이를 전제하고 갈등을 회피하려고만 하는 연애지침서의 범람과 그 영향을 받은 집단무의식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남녀의 성욕이나 이성의 매력, 호르몬의 작용, 일부일처제의 정착 등에 대한 진화생물학이나 뇌과학의 연구에 대해서 타당성을 검토한다.
이어서 사랑에 대한 철학자들의 논의를 살피는데, 사랑의 ‘합일’을 주장한 헤겔과 ‘타자성’에 주목한 레비나스, 라캉의 ‘욕망’ 이론,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 등 저마다 다른 사랑의 정의를 통해 바람직한 사랑의 모습은 어떤 것인지 알아본다.
저자는 오늘날 우리가 사랑을 시작하는 데만 급급한 나머지 사랑에 머무르는 것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사랑을 지속하게 하는 요건과 갈등을 조율하는 대화의 기술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지침을 제공한다. 그 밖에 결혼연령이 늦춰지고 비혼 인구가 점점 늘어나는 상황에서 결혼제도는 어떤 의미를 지니며 결혼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돌아보고, 사랑을 파국에 이르게 하는 데이트폭력과 사디즘-마조히즘 같은 가짜사랑, 남성들의 잘못된 성의식으로 인해 만연한 여성혐오 정서, 가부장제의 폐단 등 첨예한 사회적 이슈도 다루고 있다.
결국 사랑에 대한 다양한 방식의 ‘앎’을 통해 깨닫게 되는 것은 우리가 사랑을 대하는 태도가 곧 삶을 대하는 태도가 된다는 점이다. ‘사랑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곧 ‘나는 누구인가’를 찾는 질문이다.
작가 소개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영업사원이자 사람 사는 이야기를 남기는 작가다. 두 가지 직업을 가진 그는 책상 앞에 머물러 있지 않고 언제나 사람들이 사는 현실을 바라본다. 펜 하나로 세상을 바꿀 순 없지만 분명 사람은 변할 수 있다 믿으며 글과 삶을 부단히 일치시키는 작가를 꿈꾸고 있다. 지금같이 타인에 대한 이해 노력을 상실한 시대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사랑을 알 수 있다면?불 완전한 사람들의 완벽한 사랑》은 너무나 흔하지만 누구도 잘 모르는 사랑을 인문학적으로 고찰하려는 시도다. 낭만적 환상에서 벗어나 사랑의 실체를 들여다보고 사랑을 지속시키는 방법을 탐구했다. 그 밖에 지은 책으로는 《공감페이퍼1》, 《공감페이퍼2》, 《공감사색?빛과 어둠의 경계에 서서》가 있다.
목 차
저자의 글
프롤로그—왜 사랑을 공부해야 하는가
1부 만남과 끌림
••사랑의 발견 ••
첫눈에 반한다는 것
‘사랑의 지도’와 ‘눈을 깜박이는 순간’
이상형과 소개팅의 조건
남성을 적극적이게 만드는 여성
인간이 평생 사랑을 갈망하는 이유
흔들리는 다리 위에서 뇌는 착각한다
강렬한 끌림의 비밀
끌림과 편안함
성적 매력 그리고 사랑
전 재산과 맞바꾼 하룻밤
2부 사랑을 하기 위한 준비
•• 외로움의 효용 ••
외로움의 극복 또는 망각
행복의 의미
치명적인 독, 결핍
행복을 지속시키는 공감능력과 관계성
나의 아름다움
인정이라는 끝없는 갈증
나는 완벽한 사람
자기합리화의 이중성
나르시시즘에 빠진 현대인
SNS라는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페르소나와 진정한 나 사이에서
가면을 벗는 용기
주는 데 익숙한 사람, 받는 데 익숙한 사람
3부 사랑의 이면, 질투와 집착
•• 연인 간의 거리 ••
사랑의 단서
남자의 질투와 여자의 질투는 다르다?
질투의 양면성 121
좋은 관계란 시간이 아니라 존중에 비례한다
애정, 애착 그리고 집착
의심에서 비롯되는 통제와 퇴행
욕망과 사랑
나의 ‘개성화’와 우리의 ‘관계’
사랑은 양날의 검
집착을 대하는 자세
4부 사랑에 빠진 남녀의 뇌
••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
화성인도 금성인도 아닌 지구인
이성의 매력과 호르몬의 작용
냄새 맡고 바라보고 키스로 확인하다
일부일처제 동물의 비밀
바람기는 유전자와 관련 있을까
애착의 기원
사랑에 대한 과학의 한계
5부 사랑의 철학
••사실을 찾는 과학자와 의미를 찾는 철학자 ••
사랑의 세 단계
러브스토리의 낭만성
사랑은 너와 나의 합일
사랑의 타자성과 윤리적 책임
둘만의 신세계 구축
채워지지 않는 욕망
사랑은 기술
닮음에서 확장으로
사랑과 망각, 생과 사를 가르는 〈도깨비〉의 아이러니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박열과 후미코의 사랑
6부 사랑의 파국 또는 완성
•• 사랑의 유형 ••
사랑의 완성은 공존
사랑의 탈을 쓴 가짜사랑
한국 남성들의 성의식 수준은?
결혼을 하는 이유
연애와 결혼의 차이
결혼하기 전에 결혼한 다음을 생각하라
결혼은 우주여행처럼
불륜도 사랑일까?
‘정절’을 강요하는 그릇된 사랑법과 권력관계
가부장제와 평등의 조건
부부의 이상적 조건
우정과 사랑의 차이
연인 간 대화의 준비
사랑하는 사이의 권력, 주도권
러블리와 로맨틱에 대한 경고
어른다운 사랑
사랑, 상처 받을 권리
사랑은 집중이고 초월하며 다수이다
에필로그—로미오와 줄리엣은 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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