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우리 가족의 모습은 어떤가요?
디다네 가족은 외형적으로는 가족 판타지를 충족시킬 만한 나무랄 데 없는 핵가족의 모습이다. 하지만 그 일상의 단면을 잘라 내용을 들여다보면 가족 판타지와 거리가 멀다. 표제작 「디다와 소풍 요정」에서 디다는 어른들의 이런 저런 사정 때문에 가족 소풍을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그래서 가족 소풍을 가기 전날 소풍을 방해하는 온갖 요소를 점검하고 친구가 알려준 대로 풍선껌을 씹으며 소원을 빌어 소풍 요정을 불러낸다. 그런데 이 소풍 요정은 소풍을 도와주기는커녕 배고프다고 샌드위치와 김밥에 꼭 필요한 재료들을 먹어치운다. 소풍을 도와 달라는 요구에는 “한숨 자고”라는 대답을 한다. 엄마 아빠 역시 마찬가지이다. 샌드위치와 김밥에 중요한 재료가 빠져 그 이유를 설명하려는 디다에게 엄마 아빠는 “이 닦았니?” 하는 물음으로 동문서답한다. 가족 사이에 일상적으로 오가는 동문서답은 겉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는 가족의 어긋난 관계들을 절묘하게 드러낸다.
# 장면 1
디다: 아빠 양복을 입고 어떻게 캐치볼을 해요?
아빠: 사람은 제대로 차려입고 다녀야 체면을 지킬 수 있는 거야.
디다: 아빠, 저 어때요? 제대로 차려 입었죠? 밤이 되면 근사할 거예요.
아빠: 그래, 보기 좋진 않지만 안전해 보이는구나.
# 장면 2
디다: 엄마, 저기 커다란 나무가 무예요? 잎이 반짝거려요.
엄마: 디다, 창문 올려. 수목원에 가면 자생식물 2,000종에 외래식물도 3,000종이나 볼 수 있어.
서로의 동문서답을 너무 쿨하게 받아들이는 가족의 모습은 섬뜩하고 서늘한 느낌까지 준다. 작품 속 가족의 모습은 냉정하지만 현실적이다. 재미있는 장면이 이어지고 있으나 문체는 사실을 정확하게 직시한다. 신인 작가 김진나는 현실과 판타지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독특하고 환상적인 문학 세계를 선보인다. 우리 동화의 많고 많은 가족 이야기 중 가장 독특하면서도 가장 공감이 가는 수작이다.
자신의 시각으로 재단하는 어른들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문제작
두 번째 단편 「기억을 잃어버린 디다」에서 디다는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기억을 잃어버린다. 아빠는 디다가 타인의 시선을 통해 자기 정체성을 찾도록 종이옷을 만들어 입혀 주고 디다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자신에 대해 종이옷에 적어 달라고 한다. 집에 온 밥솥 수리 기사는 기억을 잃어버린 척했던 자기 어린 시절 경험에 비추어 디다가 기억을 잃어버린 척하는 걸로 단정해 ‘척하는 아이’라고 적고, 병원에서 만난 할머니는 종이옷에 적힌 내용들이 너무 안 좋아 도와줘야겠다며 엉뚱하게 ‘자연을 사랑하는 아이, 평화를 사랑하는 아이’라고 적어 주는 식이다. 어른들은 모두 자신의 경험이나 시각으로 디다를 판단하고 재단한다. 그래서 결국 디다의 종이옷에는 말 잘 듣는 아이이기를 바라는 어른들의 바람이 잔뜩 적혀 있을 뿐이다. 작가는 인물들의 대화를 시종일관 유머러스하게 끌고 가지만 행간을 읽다 보면 마냥 웃을 수만 없다. 특히 종이옷에 적힌 디다에 대한 설명은 자신의 시선과 요구에 맞춰 정체성을 세우라는 어른들의 강요로, 우리 현실을 날카롭게 파고든다. 작가는 어른들이 아무리 길들이려고 해도 아이들이 자신의 보물 상자를 잃어버리지 않고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 갔으면 하는 바램을 이 단편에 담아냈다. 아이들은 이 작품을 읽으며 디다의 마음이 되어 소풍 요정과 신나게 놀거나 보물 상자를 잃지 않기 위해 애쓸 것이고, 어른들은 깔깔거리며 웃다가 가슴이 서늘해지는 느낌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디다네 가족은 외형적으로는 가족 판타지를 충족시킬 만한 나무랄 데 없는 핵가족의 모습이다. 하지만 그 일상의 단면을 잘라 내용을 들여다보면 가족 판타지와 거리가 멀다. 표제작 「디다와 소풍 요정」에서 디다는 어른들의 이런 저런 사정 때문에 가족 소풍을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그래서 가족 소풍을 가기 전날 소풍을 방해하는 온갖 요소를 점검하고 친구가 알려준 대로 풍선껌을 씹으며 소원을 빌어 소풍 요정을 불러낸다. 그런데 이 소풍 요정은 소풍을 도와주기는커녕 배고프다고 샌드위치와 김밥에 꼭 필요한 재료들을 먹어치운다. 소풍을 도와 달라는 요구에는 “한숨 자고”라는 대답을 한다. 엄마 아빠 역시 마찬가지이다. 샌드위치와 김밥에 중요한 재료가 빠져 그 이유를 설명하려는 디다에게 엄마 아빠는 “이 닦았니?” 하는 물음으로 동문서답한다. 가족 사이에 일상적으로 오가는 동문서답은 겉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는 가족의 어긋난 관계들을 절묘하게 드러낸다.
# 장면 1
디다: 아빠 양복을 입고 어떻게 캐치볼을 해요?
아빠: 사람은 제대로 차려입고 다녀야 체면을 지킬 수 있는 거야.
디다: 아빠, 저 어때요? 제대로 차려 입었죠? 밤이 되면 근사할 거예요.
아빠: 그래, 보기 좋진 않지만 안전해 보이는구나.
# 장면 2
디다: 엄마, 저기 커다란 나무가 무예요? 잎이 반짝거려요.
엄마: 디다, 창문 올려. 수목원에 가면 자생식물 2,000종에 외래식물도 3,000종이나 볼 수 있어.
서로의 동문서답을 너무 쿨하게 받아들이는 가족의 모습은 섬뜩하고 서늘한 느낌까지 준다. 작품 속 가족의 모습은 냉정하지만 현실적이다. 재미있는 장면이 이어지고 있으나 문체는 사실을 정확하게 직시한다. 신인 작가 김진나는 현실과 판타지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독특하고 환상적인 문학 세계를 선보인다. 우리 동화의 많고 많은 가족 이야기 중 가장 독특하면서도 가장 공감이 가는 수작이다.
자신의 시각으로 재단하는 어른들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문제작
두 번째 단편 「기억을 잃어버린 디다」에서 디다는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기억을 잃어버린다. 아빠는 디다가 타인의 시선을 통해 자기 정체성을 찾도록 종이옷을 만들어 입혀 주고 디다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자신에 대해 종이옷에 적어 달라고 한다. 집에 온 밥솥 수리 기사는 기억을 잃어버린 척했던 자기 어린 시절 경험에 비추어 디다가 기억을 잃어버린 척하는 걸로 단정해 ‘척하는 아이’라고 적고, 병원에서 만난 할머니는 종이옷에 적힌 내용들이 너무 안 좋아 도와줘야겠다며 엉뚱하게 ‘자연을 사랑하는 아이, 평화를 사랑하는 아이’라고 적어 주는 식이다. 어른들은 모두 자신의 경험이나 시각으로 디다를 판단하고 재단한다. 그래서 결국 디다의 종이옷에는 말 잘 듣는 아이이기를 바라는 어른들의 바람이 잔뜩 적혀 있을 뿐이다. 작가는 인물들의 대화를 시종일관 유머러스하게 끌고 가지만 행간을 읽다 보면 마냥 웃을 수만 없다. 특히 종이옷에 적힌 디다에 대한 설명은 자신의 시선과 요구에 맞춰 정체성을 세우라는 어른들의 강요로, 우리 현실을 날카롭게 파고든다. 작가는 어른들이 아무리 길들이려고 해도 아이들이 자신의 보물 상자를 잃어버리지 않고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 갔으면 하는 바램을 이 단편에 담아냈다. 아이들은 이 작품을 읽으며 디다의 마음이 되어 소풍 요정과 신나게 놀거나 보물 상자를 잃지 않기 위해 애쓸 것이고, 어른들은 깔깔거리며 웃다가 가슴이 서늘해지는 느낌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진나
1979년 서울에서 태어나 광운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공부했다. 2015년 『디다와 소풍 요정』으로 제5회 비룡소 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쓴 책으로는 청소년소설『도둑의 탄생』, 『숲의 시간』이 있다.
그린이 : 김진화
대학에서 회화를 공부하고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려 왔다. 그동안 그린 책으로 『봉주르 뚜르』, 『뻔뻔한 실수』, 『학교 가는 길을 개척할 거야』 등이 있다.
1979년 서울에서 태어나 광운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공부했다. 2015년 『디다와 소풍 요정』으로 제5회 비룡소 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쓴 책으로는 청소년소설『도둑의 탄생』, 『숲의 시간』이 있다.
그린이 : 김진화
대학에서 회화를 공부하고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려 왔다. 그동안 그린 책으로 『봉주르 뚜르』, 『뻔뻔한 실수』, 『학교 가는 길을 개척할 거야』 등이 있다.
목 차
디다와 소풍 요정
기억을 잃어버린 디다
기억을 잃어버린 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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