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중국 근대의 민낯, 일상의 아이들
《귀뚜라미 싸움》은 중국 아동문학 작가 런다린의 단편집으로, 시대적 배경은 대략 일본군이 중국을 점령하고 있던 시기부터 문화대혁명 이전 시기까지를 아우르고 있어, 당시 중국 아이들의 일상적 삶을 살펴보기에 부족함이 없다. <초롱불의 저주>에서는 일본군 치하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귀뚜라미 싸움>이나 <세숫대야로 변한 찻잔> 같은 작품에서는 협동조합의 어엿한 일원으로 일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히 일본군 때문에 목숨의 위험을 느끼며 고통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같은 역사를 공유한 우리에게 결코 낯설지 않으며 묵직한 울림을 준다.
하지만 이들 작품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대상은 어디까지나 그 안에서 생생하게 살아 숨쉬고 움직였던 아이들이다. <초롱불의 저주>에서 자신이 결혼식 초롱을 떨어뜨려서 선생님이 불행해진 것이 아닐까 죄책감을 느끼는 어린이의 이야기는 보편적으로 감정이입할 만하다. 어느 시대, 어느 곳에 사는 아이들이든 아이라면 실수를 하고 금세 뉘우치기 마련이니까. <귀뚜라미 싸움>과 <세숫대야로 변한 찻잔>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공산주의 아동문학이 으레 등장시키는 도식적인 모범생이기보다는 놀기 좋아하고 게으름을 피우고 엉뚱한 실수를 반복하는 보통 아이들이다. <한여름 밤의 내기>에서 개구쟁이 친구들에게 떠밀려 좋아하는 여자아이에게 모진 행동을 해놓고 부끄러움을 느끼는 아이도, <여동생은 내 꼬리>에서 어린 동생을 귀찮아하다가 사고의 위기를 넘기는 오빠 역시 오늘날 한국의 어린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주목할 점은 이렇게 평범한 보통 아이들에게도 언제나 반짝이는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산골 소녀 산리홍>과 <찬란한 별빛 아래>에서 주인공 소년소녀는 어른 화자에게 길을 안내하는데 아이들은 유약한 지식인 어른을 돕기 위해 사나운 개를 물리치고 씩씩하게 먼 길을 자전거로 달린다. 이야기가 상징하는 바는 명확하다. 아이들이 맑고 순진한 얼굴을 하고 선의를 가득 품은 채 어른들 앞에서 달려 나가리라는 기대와 소망. 바라는 바가 분명한데도 섣부르게 교훈을 내세우기보다 차근차근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자세가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슬픔을 딛고 어른이 되자
《귀뚜라미 싸움》에 수록된 작품들 중 다수는 슬픔과 죄의식을 이야기하고 있다.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이야기하는 작품들은 물론이거니와 일찌감치 사회에 나가 일찍 철들어버린 이웃집 형을 바라보는 아이의 시선을 이야기하는 <연날리기의 추억>이나 끝까지 길들여지지 않는 야생 병아리를 키우다 실패하는 이야기인 <햇병아리 길들이기>와 같은 이야기에서도 묘한 서글픔이 느껴진다. 아무리 놀기 좋아하는 어린이라고 해도 어느 시점이 되면 어른이 되어야 하는 법이고, 야생 닭을 길들이다 실패하는 것은 그냥 그뿐인 이야기로 넘겨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작가는 이들 이야기를 통해 짧은 어린 시절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도저히 바꿀 수 없는 세상의 이치를 납득해가도록 한다. 결국 어른이 된다는 것은 세상일의 한계를 깨닫는 일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귀뚜라미 싸움》은 다양한 인물과 다양한 상황을 통해 우리가 중국 아동문학에서 보고 싶은 많은 진짜 이야기를 전해 준다. 이 안에는 중국 근대사가 어른거리고, 고달픈 삶으로 고통 받는 서민들의 삶이 있고, 그러면서도 아이들 특유의 명랑함과 낙천성이 굳게 자리 잡고 있다. 한 편 한 편이 완결미를 갖추고 있어 단편동화 읽는 즐거움도 톡톡히 누릴 수 있겠다. 덧붙여, <한여름 밤의 내기> 등 여러 작품이 어른 화자의 회상이나 서술에 의지하고 있는 만큼 어른 독자가 읽어도 어린이 독자와는 다른 어른 나름의 감상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작가 소개
런다린
저장 샤오산浙江蕭山 출신으로 수많은 저서를 남겼다. 특히 수십 권의 아동문학 작품을 남겼다. 중국 작가협회 아동문학위원회 위원을 지냈으며, 상하이 작가협회 아동문학 위원회 부주임을 역임했다. 중국에서 국가가 인정하고 특별히 보조금을 받는 1세대 전업작가가 되었다. 작가는 70년대 <아침 놀朝霞>의 편집장으로 일했고, 문화대혁명이 끝난 뒤로는 상하이 문예출판사에서 문예편집실 주임을 맡았다. 1980년 8월에 소년아동출판사로 돌아와 편집 일을 다시 맡았으며, 1989년에는 소년아동출판사 편집장으로 일하며 <소년문예少年文藝>,<아동문학 모음간행물兒童文學?刊>, <거인巨人> 등 잡지의 주간을 지냈다.
67년의 생애 중 47년을 아동문학과 관련 된 일에 종사했으며 남긴 작품만도 300만자가 넘는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 어린이와 관련된 내용이다. 그의 작품 중 《귀뚜라미 싸움??》은 제2회 중국소년아동문학 예술상 1등상을 수상했으며, 《아동소설창작론兒童小說創作論》으로는 중국 우수 어린이 도서상과 중국 아동문학 이론상을 받았다. 그 외 《어린 시절의 친구童年?代的朋友》는 중국 아동문학의 경전으로 꼽히고 있으며, 《리리와 세 엄마莉莉和?的三???》,《노법사의 묘책老法師的?招》등은 드라마로 제작된 바 있다. 그의 작품 중 다수가 영어, 일어, 독일어, 러시아어 등으로 번역되어 세계로 퍼져 나갔다.
▣ 주요 목차
1. 귀뚜라미 싸움
2. 무당집 아이
3. 연 날리기의 추억
4. 백로 울음소리
5. 초롱불의 저주
6. 한여름 밤의 내기
7. 산골 소녀 산리홍
8. 털옷과 바꾼 학비
9. 햇병아리 길들이기
10. 세숫대야로 변한 찻잔
11. 여동생의 꼬리
12. 찬란한 별빛 아래
13. 하수구에 빠진 아기 오리
14. 거지 노인의 정체
15. 누명 쓴 고양이
중국 근대의 민낯, 일상의 아이들
《귀뚜라미 싸움》은 중국 아동문학 작가 런다린의 단편집으로, 시대적 배경은 대략 일본군이 중국을 점령하고 있던 시기부터 문화대혁명 이전 시기까지를 아우르고 있어, 당시 중국 아이들의 일상적 삶을 살펴보기에 부족함이 없다. <초롱불의 저주>에서는 일본군 치하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귀뚜라미 싸움>이나 <세숫대야로 변한 찻잔> 같은 작품에서는 협동조합의 어엿한 일원으로 일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히 일본군 때문에 목숨의 위험을 느끼며 고통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같은 역사를 공유한 우리에게 결코 낯설지 않으며 묵직한 울림을 준다.
하지만 이들 작품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대상은 어디까지나 그 안에서 생생하게 살아 숨쉬고 움직였던 아이들이다. <초롱불의 저주>에서 자신이 결혼식 초롱을 떨어뜨려서 선생님이 불행해진 것이 아닐까 죄책감을 느끼는 어린이의 이야기는 보편적으로 감정이입할 만하다. 어느 시대, 어느 곳에 사는 아이들이든 아이라면 실수를 하고 금세 뉘우치기 마련이니까. <귀뚜라미 싸움>과 <세숫대야로 변한 찻잔>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공산주의 아동문학이 으레 등장시키는 도식적인 모범생이기보다는 놀기 좋아하고 게으름을 피우고 엉뚱한 실수를 반복하는 보통 아이들이다. <한여름 밤의 내기>에서 개구쟁이 친구들에게 떠밀려 좋아하는 여자아이에게 모진 행동을 해놓고 부끄러움을 느끼는 아이도, <여동생은 내 꼬리>에서 어린 동생을 귀찮아하다가 사고의 위기를 넘기는 오빠 역시 오늘날 한국의 어린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주목할 점은 이렇게 평범한 보통 아이들에게도 언제나 반짝이는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산골 소녀 산리홍>과 <찬란한 별빛 아래>에서 주인공 소년소녀는 어른 화자에게 길을 안내하는데 아이들은 유약한 지식인 어른을 돕기 위해 사나운 개를 물리치고 씩씩하게 먼 길을 자전거로 달린다. 이야기가 상징하는 바는 명확하다. 아이들이 맑고 순진한 얼굴을 하고 선의를 가득 품은 채 어른들 앞에서 달려 나가리라는 기대와 소망. 바라는 바가 분명한데도 섣부르게 교훈을 내세우기보다 차근차근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자세가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슬픔을 딛고 어른이 되자
《귀뚜라미 싸움》에 수록된 작품들 중 다수는 슬픔과 죄의식을 이야기하고 있다.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이야기하는 작품들은 물론이거니와 일찌감치 사회에 나가 일찍 철들어버린 이웃집 형을 바라보는 아이의 시선을 이야기하는 <연날리기의 추억>이나 끝까지 길들여지지 않는 야생 병아리를 키우다 실패하는 이야기인 <햇병아리 길들이기>와 같은 이야기에서도 묘한 서글픔이 느껴진다. 아무리 놀기 좋아하는 어린이라고 해도 어느 시점이 되면 어른이 되어야 하는 법이고, 야생 닭을 길들이다 실패하는 것은 그냥 그뿐인 이야기로 넘겨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작가는 이들 이야기를 통해 짧은 어린 시절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도저히 바꿀 수 없는 세상의 이치를 납득해가도록 한다. 결국 어른이 된다는 것은 세상일의 한계를 깨닫는 일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귀뚜라미 싸움》은 다양한 인물과 다양한 상황을 통해 우리가 중국 아동문학에서 보고 싶은 많은 진짜 이야기를 전해 준다. 이 안에는 중국 근대사가 어른거리고, 고달픈 삶으로 고통 받는 서민들의 삶이 있고, 그러면서도 아이들 특유의 명랑함과 낙천성이 굳게 자리 잡고 있다. 한 편 한 편이 완결미를 갖추고 있어 단편동화 읽는 즐거움도 톡톡히 누릴 수 있겠다. 덧붙여, <한여름 밤의 내기> 등 여러 작품이 어른 화자의 회상이나 서술에 의지하고 있는 만큼 어른 독자가 읽어도 어린이 독자와는 다른 어른 나름의 감상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작가 소개
런다린
저장 샤오산浙江蕭山 출신으로 수많은 저서를 남겼다. 특히 수십 권의 아동문학 작품을 남겼다. 중국 작가협회 아동문학위원회 위원을 지냈으며, 상하이 작가협회 아동문학 위원회 부주임을 역임했다. 중국에서 국가가 인정하고 특별히 보조금을 받는 1세대 전업작가가 되었다. 작가는 70년대 <아침 놀朝霞>의 편집장으로 일했고, 문화대혁명이 끝난 뒤로는 상하이 문예출판사에서 문예편집실 주임을 맡았다. 1980년 8월에 소년아동출판사로 돌아와 편집 일을 다시 맡았으며, 1989년에는 소년아동출판사 편집장으로 일하며 <소년문예少年文藝>,<아동문학 모음간행물兒童文學?刊>, <거인巨人> 등 잡지의 주간을 지냈다.
67년의 생애 중 47년을 아동문학과 관련 된 일에 종사했으며 남긴 작품만도 300만자가 넘는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 어린이와 관련된 내용이다. 그의 작품 중 《귀뚜라미 싸움??》은 제2회 중국소년아동문학 예술상 1등상을 수상했으며, 《아동소설창작론兒童小說創作論》으로는 중국 우수 어린이 도서상과 중국 아동문학 이론상을 받았다. 그 외 《어린 시절의 친구童年?代的朋友》는 중국 아동문학의 경전으로 꼽히고 있으며, 《리리와 세 엄마莉莉和?的三???》,《노법사의 묘책老法師的?招》등은 드라마로 제작된 바 있다. 그의 작품 중 다수가 영어, 일어, 독일어, 러시아어 등으로 번역되어 세계로 퍼져 나갔다.
▣ 주요 목차
1. 귀뚜라미 싸움
2. 무당집 아이
3. 연 날리기의 추억
4. 백로 울음소리
5. 초롱불의 저주
6. 한여름 밤의 내기
7. 산골 소녀 산리홍
8. 털옷과 바꾼 학비
9. 햇병아리 길들이기
10. 세숫대야로 변한 찻잔
11. 여동생의 꼬리
12. 찬란한 별빛 아래
13. 하수구에 빠진 아기 오리
14. 거지 노인의 정체
15. 누명 쓴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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