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전설 속 도깨비, 친구가 되어 우리 곁으로 오다
도깨비는 동양의 전설로 전해져 내려오는 귀신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혹부리 영감」, 「도깨비방망이」, 「도깨비 감투」 등 옛이야기의 단골 소재로 등장한다. 험상궂은 외모에 짓궂은 장난을 좋아해 도깨비를 무서워하는 어린이들이 많지만, 착한 사람에겐 선물을 주기도 하고, 못된 사람을 혼쭐내는 정의로운 도깨비도 있다.
어린이만화 『톨이야, 놀자』에도 도깨비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톨이는 다른 도깨비처럼 괴이한 외모에 장난기도 많지만,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기 좋아하고 아이처럼 순수하고 사랑스럽다. 어쩌면 지금까지 아이들이 보아 왔던 도깨비 중에서 가장 친근하고 인간적인 도깨비일지도 모른다. 톨이를 처음 발견한 수리뿐만 아니라 수리의 학교 친구들은 톨이를 만나자마자 그의 천진하고 따뜻한 매력에 바로 빠져들고 만다.
붓으로 그린 듯한 테두리와 색채감은 도깨비의 전통적인 분위기를 한껏 느끼게 하면서 호기심을 자극한다. 시공간을 빠르게 넘나들며 긴장감을 놓지 못하게 하는 작가 특유의 전개 방식은 아이들의 마음을 확 사로잡으며 모험심을 자극한다. 로봇이나 게임 캐릭터가 아닌 도깨비 캐릭터는 어른들에게도 익숙하여서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온 가족이 함께 보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책이다.
어릴 적 살던 동네 근처에는 도깨비시장이란 곳이 있었어요. 엄마가 가끔 다녀오시곤 했죠. 엄마가 시장에 간 사이, 머릿속은 궁금증으로 가득 찼어요. (…) 도깨비시장에 가면 정말 도깨비가 있을까? (…) 도깨비랑 장난도 치고 같이 놀면 좋겠다. 이런저런 상상을 하며 엄마를 기다렸던 기억이 생생해요. 지금도 가끔 도깨비 도로, 도깨비풀, 도깨비방망이 등 도깨비가 들어간 이름을 발견할 때면, 이런 재밌는 상상을 하곤 해요. (…) 도깨비에 대한 수많은 호기심은 도깨비 만화를 그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어요. _‘작가의 말’에서
환상의 콤비, 꼬마 도깨비 톨이와 인간 수리
톨이와 수리의 첫 만남은 엉뚱하지만 흥미진진하다. 평범한 어린이 수리는 어느 날 시골에 계신 할아버지가 보낸 의문의 항아리를 택배로 받는다. 특별한 선물이 있길 기대하며 수리는 항아리 안을 들여다봤지만, 항아리는 텅 비어 있다. 실망한 채 항아리를 가지고 방으로 온 수리. 그런데 무심코 내뱉은 “놀고 싶”다는 말에 어디선가 “나도 놀고 싶은데.” 하고 대답이 들리는 게 아닌가! 소리의 근원지는 바로 항아리! 자신에게 이름을 지어 주면 함께 놀 수 있다는 말에 수리는 ‘톨이’라는 이름을 지어 준다. 홀로 오랫동안 외톨이처럼 지냈을 것 같아 지은 이름이다. 수리가 톨이를 부르자 텅 빈 항아리에서 뿔 달린 도깨비가 펑 하고 튀어나왔다. 그날부터 수리와 톨이는 환상의 짝꿍이 되어 특별하고 소중한 나날을 공유하고 유쾌하고 행복한 추억을 쌓아 간다.
평범한 일상을 다채롭게 변화시키는 마법 같은 이야기
호기심 많고 마음이 따뜻한 수리, 공부엔 관심 없지만 행복한 희망이, 덩치 크고 힘도 세서 친구들을 괴롭히길 좋아하는 떡배, 머리는 좋지만 약삭빠른 영재까지 이 만화에 나오는 친구들은 모두 저마다의 개성이 뚜렷하다. 그렇지만 어딜 가나 교실에 한 명씩은 꼭 있는 평범한 아이들이다.
특별할 것 없이 반복된 일상을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톨이는 마을 전체를 정전시키는 일을 벌인다. 학원에 있던 아이들, 피시방에서 게임하던 아이들까지 정전 때문에 모두 밖으로 나오자 톨이는 도술로 불빛 축구공을 만들어 아이들과 함께 축구를 즐긴다.(「톨이야, 안녕?」)
수리와 친구들은 사라진 톨이를 찾기 위해 항아리 속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항아리는 도깨비들이 사는 곳과 인간 세계를 이어준다. 아이들은 짓궂은 도깨비들의 장난에 넘어가 애를 먹기도 하지만 재치와 용기를 발휘해 어려움을 극복한다. 떡배의 강인한 힘, 영재의 똑똑한 머리, 약자를 돌보는 희망이의 착한 마음씨, 수리의 용기 있는 결단력 중 어느 하나라도 모자랐다면 아이들은 항아리 속에 영원히 갇혔을지도 모른다.(「톨이야, 어딨어?」)
아이들의 평범하고 지루했던 일상은 톨이로 인해 점점 신나고 모험적인 일들로 가득 차게 된다.
휘파람을 불면 부엉이가 날아오고, 방망이를 두들기면 신비한 물건이 뚝딱!
톨이는 도술을 부려 분신술을 쓰기도 하고, 부엉이를 불러내 원하는 곳으로 날아갈 수도 있다. 특히 톨이는 인간 세계에 없는 신기한 물건들을 가지고 있다. 「도깨비 감투」에서는 머리에 쓰기만 하면 투명 인간으로 만들어 주는 ‘도깨비 감투’가 나온다. 톨이에게 도깨비 감투를 얻은 수리는 투명 인간이 되어 그동안 자신을 괴롭히던 아이들에게 꿀밤과 방귀 폭탄을 날리며 시원하게 복수를 한다. 그러나 지나친 욕심은 화를 부르는 법. 도깨비 감투에는 영원히 투명 인간으로 만들어 버리는 무시무시한 비밀이 숨어 있었는데……. 수리는 그것도 모른 채 점점 더 큰 유혹에 빠져들고 만다. 과연 수리는 감투를 벗을 수 있을까?
「장원급제 붓」에서는 무엇이든지 정답만 알려주는 ‘장원급제 붓’이 나온다. 모두에게 인정받고 싶었던 수리는 장원급제 붓의 힘으로 시험에서 만점을 받는다. 그러나 성적이 갑자기 높아지자 친구들은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수리는 오히려 곤혹스러운 일을 겪는다. 수리에게 쓸모없어진 장원급제 붓은 떡배를 거쳐 영재, 희망이에게 전달된다. 붓을 통해 드러난 아이들의 솔직한 진심은 가슴 한편을 짠하게 만든다.
“아저씨, 전 그 붓 안 쓸 거예요.”
(…)
“이놈아! 공부를 잘해야 출세를 할 수 있어.”
(…)
“우리 엄마 아빠는 세상에 쓸모없는 사람은 없다고 했어요. 그리고 꼭 공부를 잘할 필요도 없고요. 행복하게 사는 게 중요하다고 하셨어요.” (본문 189-191쪽)
어른들은 알지 못하는 두근두근 아이들 세상
「수리의 걱정」에는 톨이가 어른들 눈에 띄면 잡혀갈까 봐 노심초사하는 수리와 친구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톨이가 진짜 어른들한테 들키면 어떻게 될까?” “톨이같이 초능력이 있는 애는 연구소에서 잡아갈 거야.” “그래서 이상한 실험들을 하는 거지.” “그러다가 연구가 끝이 나면….” “해부를 하는 거지.” 아이들의 이런저런 엉뚱한 상상이 더해지면서 수리는 소중한 친구, 톨이를 잃을까 걱정에 휩싸이는데, 그런 수리의 걱정이 무색하게 톨이는 어른들 앞에서도 태연하게 도술을 부린다. 사실 어른들은 톨이를 만나는 그 순간만 기억하고, 돌아서면 곧바로 그 존재를 잊어버리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됐던 것이다.
어른들이 톨이의 존재를 잊어버리는 이유는 어쩌면 톨이의 특별한 능력 때문이 아닐지도 모른다.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느라 바로 옆에 있는 행운을 어른 스스로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작가는 「톨이의 하루」에서 톨이의 시선으로 현재 우리나라의 현실을 그대로 담았다. 심심한 톨이는 홀로 집을 나와 인간 세계를 구경한다. 답답한 항아리 속에만 갇혀 있던 톨이에게 하루하루는 즐겁고 신나는 일들로 가득해도 모자란데, 어른들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하루 치 아르바이트비에 눈물 흘리는 사람도 있고, 취직 걱정과 결혼 걱정에 어깨가 축 처진 사람도 있다. 폐휴지나 지폐나 톨이에겐 똑같은 종이일 뿐인데 폐지가 실린 수레를 힘겹게 끌고 다니는 할머니가 있는가 하면, 돈이면 무슨 일이든 가능하다고 믿는 국회의원도 있다. 천 살을 넘게 살아왔지만 톨이는 이런 세상이 낯설기만 하다.
톨이와 친구들의 특별한 교감과 성장
수리와 친구들은 톨이와 함께 지내면서 말로 다할 수 없는 특별한 교감을 나눈다. 톨이는 아이들에게 인간으로서 올바르게 살아가는 삶을 일깨워 준다. 톨이는 자신에게 도움을 준 사람들을 잊지 않고 그 은혜를 갚고, 도움이 필요한 주변의 약자를 감싸준다. 또한 욕심이 과하면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교훈을 아이들 스스로 깨닫게 해 준다. 톨이와 함께하는 모험을 통해 아이들은 한층 더 성장한다. 항아리 속에서 오래도록 홀로 지내 온 톨이 역시 아이들을 만나고 나서부터 더 이상 외톨이가 아니다.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주위를 둘러보아요. 주변에 도깨비같이 엉뚱하고 신나게 노는 친구가 꼭 한 명씩 있어요. 어쩌면 그게 바로 나일 수도 있고요. (…) 이런 친구들 모두 이 책을 보며 즐거운 상상 여행을 떠나면 좋겠습니다.”라고. 이 책은 도깨비 같은 친구, 수리 같은 친구, 혹은 떡배, 영재와 희망이 같은 친구들과 함께 옹기종기 모여 읽기에 좋은 책이다.
▣ 작가 소개
글 : 이기량
1976년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중,고등학교 교과서 등에 그림을 그렸고, 짧은 만화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현재 어린이 잡지 『고래가 그랬어』에 「톨이야, 놀자」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면서 만화가로 살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내 마음의 작은 별』 등이 있습니다.
▣ 주요 목차
작가의 말 / 등장인물 소개 / 1. 톨이야, 안녕? / 2. 톨이야, 어딨어? / 3. 톨이의 하루 / 4. 도깨비 감투 / 5. 수리의 걱정 / 6. 장원급제 붓 / 7. 내 항아리 내놔
전설 속 도깨비, 친구가 되어 우리 곁으로 오다
도깨비는 동양의 전설로 전해져 내려오는 귀신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혹부리 영감」, 「도깨비방망이」, 「도깨비 감투」 등 옛이야기의 단골 소재로 등장한다. 험상궂은 외모에 짓궂은 장난을 좋아해 도깨비를 무서워하는 어린이들이 많지만, 착한 사람에겐 선물을 주기도 하고, 못된 사람을 혼쭐내는 정의로운 도깨비도 있다.
어린이만화 『톨이야, 놀자』에도 도깨비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톨이는 다른 도깨비처럼 괴이한 외모에 장난기도 많지만,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기 좋아하고 아이처럼 순수하고 사랑스럽다. 어쩌면 지금까지 아이들이 보아 왔던 도깨비 중에서 가장 친근하고 인간적인 도깨비일지도 모른다. 톨이를 처음 발견한 수리뿐만 아니라 수리의 학교 친구들은 톨이를 만나자마자 그의 천진하고 따뜻한 매력에 바로 빠져들고 만다.
붓으로 그린 듯한 테두리와 색채감은 도깨비의 전통적인 분위기를 한껏 느끼게 하면서 호기심을 자극한다. 시공간을 빠르게 넘나들며 긴장감을 놓지 못하게 하는 작가 특유의 전개 방식은 아이들의 마음을 확 사로잡으며 모험심을 자극한다. 로봇이나 게임 캐릭터가 아닌 도깨비 캐릭터는 어른들에게도 익숙하여서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온 가족이 함께 보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책이다.
어릴 적 살던 동네 근처에는 도깨비시장이란 곳이 있었어요. 엄마가 가끔 다녀오시곤 했죠. 엄마가 시장에 간 사이, 머릿속은 궁금증으로 가득 찼어요. (…) 도깨비시장에 가면 정말 도깨비가 있을까? (…) 도깨비랑 장난도 치고 같이 놀면 좋겠다. 이런저런 상상을 하며 엄마를 기다렸던 기억이 생생해요. 지금도 가끔 도깨비 도로, 도깨비풀, 도깨비방망이 등 도깨비가 들어간 이름을 발견할 때면, 이런 재밌는 상상을 하곤 해요. (…) 도깨비에 대한 수많은 호기심은 도깨비 만화를 그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어요. _‘작가의 말’에서
환상의 콤비, 꼬마 도깨비 톨이와 인간 수리
톨이와 수리의 첫 만남은 엉뚱하지만 흥미진진하다. 평범한 어린이 수리는 어느 날 시골에 계신 할아버지가 보낸 의문의 항아리를 택배로 받는다. 특별한 선물이 있길 기대하며 수리는 항아리 안을 들여다봤지만, 항아리는 텅 비어 있다. 실망한 채 항아리를 가지고 방으로 온 수리. 그런데 무심코 내뱉은 “놀고 싶”다는 말에 어디선가 “나도 놀고 싶은데.” 하고 대답이 들리는 게 아닌가! 소리의 근원지는 바로 항아리! 자신에게 이름을 지어 주면 함께 놀 수 있다는 말에 수리는 ‘톨이’라는 이름을 지어 준다. 홀로 오랫동안 외톨이처럼 지냈을 것 같아 지은 이름이다. 수리가 톨이를 부르자 텅 빈 항아리에서 뿔 달린 도깨비가 펑 하고 튀어나왔다. 그날부터 수리와 톨이는 환상의 짝꿍이 되어 특별하고 소중한 나날을 공유하고 유쾌하고 행복한 추억을 쌓아 간다.
평범한 일상을 다채롭게 변화시키는 마법 같은 이야기
호기심 많고 마음이 따뜻한 수리, 공부엔 관심 없지만 행복한 희망이, 덩치 크고 힘도 세서 친구들을 괴롭히길 좋아하는 떡배, 머리는 좋지만 약삭빠른 영재까지 이 만화에 나오는 친구들은 모두 저마다의 개성이 뚜렷하다. 그렇지만 어딜 가나 교실에 한 명씩은 꼭 있는 평범한 아이들이다.
특별할 것 없이 반복된 일상을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톨이는 마을 전체를 정전시키는 일을 벌인다. 학원에 있던 아이들, 피시방에서 게임하던 아이들까지 정전 때문에 모두 밖으로 나오자 톨이는 도술로 불빛 축구공을 만들어 아이들과 함께 축구를 즐긴다.(「톨이야, 안녕?」)
수리와 친구들은 사라진 톨이를 찾기 위해 항아리 속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항아리는 도깨비들이 사는 곳과 인간 세계를 이어준다. 아이들은 짓궂은 도깨비들의 장난에 넘어가 애를 먹기도 하지만 재치와 용기를 발휘해 어려움을 극복한다. 떡배의 강인한 힘, 영재의 똑똑한 머리, 약자를 돌보는 희망이의 착한 마음씨, 수리의 용기 있는 결단력 중 어느 하나라도 모자랐다면 아이들은 항아리 속에 영원히 갇혔을지도 모른다.(「톨이야, 어딨어?」)
아이들의 평범하고 지루했던 일상은 톨이로 인해 점점 신나고 모험적인 일들로 가득 차게 된다.
휘파람을 불면 부엉이가 날아오고, 방망이를 두들기면 신비한 물건이 뚝딱!
톨이는 도술을 부려 분신술을 쓰기도 하고, 부엉이를 불러내 원하는 곳으로 날아갈 수도 있다. 특히 톨이는 인간 세계에 없는 신기한 물건들을 가지고 있다. 「도깨비 감투」에서는 머리에 쓰기만 하면 투명 인간으로 만들어 주는 ‘도깨비 감투’가 나온다. 톨이에게 도깨비 감투를 얻은 수리는 투명 인간이 되어 그동안 자신을 괴롭히던 아이들에게 꿀밤과 방귀 폭탄을 날리며 시원하게 복수를 한다. 그러나 지나친 욕심은 화를 부르는 법. 도깨비 감투에는 영원히 투명 인간으로 만들어 버리는 무시무시한 비밀이 숨어 있었는데……. 수리는 그것도 모른 채 점점 더 큰 유혹에 빠져들고 만다. 과연 수리는 감투를 벗을 수 있을까?
「장원급제 붓」에서는 무엇이든지 정답만 알려주는 ‘장원급제 붓’이 나온다. 모두에게 인정받고 싶었던 수리는 장원급제 붓의 힘으로 시험에서 만점을 받는다. 그러나 성적이 갑자기 높아지자 친구들은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수리는 오히려 곤혹스러운 일을 겪는다. 수리에게 쓸모없어진 장원급제 붓은 떡배를 거쳐 영재, 희망이에게 전달된다. 붓을 통해 드러난 아이들의 솔직한 진심은 가슴 한편을 짠하게 만든다.
“아저씨, 전 그 붓 안 쓸 거예요.”
(…)
“이놈아! 공부를 잘해야 출세를 할 수 있어.”
(…)
“우리 엄마 아빠는 세상에 쓸모없는 사람은 없다고 했어요. 그리고 꼭 공부를 잘할 필요도 없고요. 행복하게 사는 게 중요하다고 하셨어요.” (본문 189-191쪽)
어른들은 알지 못하는 두근두근 아이들 세상
「수리의 걱정」에는 톨이가 어른들 눈에 띄면 잡혀갈까 봐 노심초사하는 수리와 친구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톨이가 진짜 어른들한테 들키면 어떻게 될까?” “톨이같이 초능력이 있는 애는 연구소에서 잡아갈 거야.” “그래서 이상한 실험들을 하는 거지.” “그러다가 연구가 끝이 나면….” “해부를 하는 거지.” 아이들의 이런저런 엉뚱한 상상이 더해지면서 수리는 소중한 친구, 톨이를 잃을까 걱정에 휩싸이는데, 그런 수리의 걱정이 무색하게 톨이는 어른들 앞에서도 태연하게 도술을 부린다. 사실 어른들은 톨이를 만나는 그 순간만 기억하고, 돌아서면 곧바로 그 존재를 잊어버리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됐던 것이다.
어른들이 톨이의 존재를 잊어버리는 이유는 어쩌면 톨이의 특별한 능력 때문이 아닐지도 모른다.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느라 바로 옆에 있는 행운을 어른 스스로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작가는 「톨이의 하루」에서 톨이의 시선으로 현재 우리나라의 현실을 그대로 담았다. 심심한 톨이는 홀로 집을 나와 인간 세계를 구경한다. 답답한 항아리 속에만 갇혀 있던 톨이에게 하루하루는 즐겁고 신나는 일들로 가득해도 모자란데, 어른들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하루 치 아르바이트비에 눈물 흘리는 사람도 있고, 취직 걱정과 결혼 걱정에 어깨가 축 처진 사람도 있다. 폐휴지나 지폐나 톨이에겐 똑같은 종이일 뿐인데 폐지가 실린 수레를 힘겹게 끌고 다니는 할머니가 있는가 하면, 돈이면 무슨 일이든 가능하다고 믿는 국회의원도 있다. 천 살을 넘게 살아왔지만 톨이는 이런 세상이 낯설기만 하다.
톨이와 친구들의 특별한 교감과 성장
수리와 친구들은 톨이와 함께 지내면서 말로 다할 수 없는 특별한 교감을 나눈다. 톨이는 아이들에게 인간으로서 올바르게 살아가는 삶을 일깨워 준다. 톨이는 자신에게 도움을 준 사람들을 잊지 않고 그 은혜를 갚고, 도움이 필요한 주변의 약자를 감싸준다. 또한 욕심이 과하면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교훈을 아이들 스스로 깨닫게 해 준다. 톨이와 함께하는 모험을 통해 아이들은 한층 더 성장한다. 항아리 속에서 오래도록 홀로 지내 온 톨이 역시 아이들을 만나고 나서부터 더 이상 외톨이가 아니다.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주위를 둘러보아요. 주변에 도깨비같이 엉뚱하고 신나게 노는 친구가 꼭 한 명씩 있어요. 어쩌면 그게 바로 나일 수도 있고요. (…) 이런 친구들 모두 이 책을 보며 즐거운 상상 여행을 떠나면 좋겠습니다.”라고. 이 책은 도깨비 같은 친구, 수리 같은 친구, 혹은 떡배, 영재와 희망이 같은 친구들과 함께 옹기종기 모여 읽기에 좋은 책이다.
▣ 작가 소개
글 : 이기량
1976년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중,고등학교 교과서 등에 그림을 그렸고, 짧은 만화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현재 어린이 잡지 『고래가 그랬어』에 「톨이야, 놀자」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면서 만화가로 살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내 마음의 작은 별』 등이 있습니다.
▣ 주요 목차
작가의 말 / 등장인물 소개 / 1. 톨이야, 안녕? / 2. 톨이야, 어딨어? / 3. 톨이의 하루 / 4. 도깨비 감투 / 5. 수리의 걱정 / 6. 장원급제 붓 / 7. 내 항아리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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